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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165화 (165/400)

165화 동현, 인간의 본성에 대해 논하다

연태조는 영양 태왕의 황명을 받자마자 칙서를 들고 비사성으로 향했다.

그때 동현은 유리를 대량으로 받은 후 본격적으로 염전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후우… 이제야 제대로 된 염전을 만들 수 있겠군.”

“정말 유리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겁니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단… 제대로 된 소금이 만들어 질 때까지는 기간이 꽤 걸릴 것이다. 이 바다에서 만드는 소금은 만들어지더라도 간수라는 것을 빼야한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너도 잘 알 것이야.”

“물론입니다. 두부를 만들 때 소금에서 나오는 것 아닙니까? 그게 있어야 꼭 두부를 만들 수 있다고 형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맞아. 이번에 만드는 소금은 그것이 유난히 많은 소금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원래 알던 소금 맛을 내려면 그 간수를 모두 빼내어야만 하지. 짧게는 100여일 정도에서 길면 200일에서 1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완성되는 순간부터 인내의 시간이군요.”

“맞아. 하지만 한 번 만들어지고 나면 그 뒤부터는 소금이 너무나도 쉽게 만들어지고 큰 이문을 남길 수 있지.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내가 생각한 것은 꼭 성공할 것이니까 말이야.”

동현의 말에 근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무언가 할 말이 생각났는지 동현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저… 그런데 형님.”

“응?”

“얼마 전 형님께서 저와 사훈, 조용에게 고승 장군과 있었던 일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랬지. 그런데 왜?”

“형님께서는 그 때 저희에게 밝히기를 고승 장군을 도와 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얻음으로써 앞으로의 일이 순조로워 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랬지.”

“하지만 형님. 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뭐가?”

“고승 장군은 예전에 저희가 알아보았던 대로 테제 전하의 심복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밝혔듯이 형님을 살펴보라고 했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가 형님의 그런 행동으로 쉽게 바뀌겠습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저는 인간의 본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현은 근혁의 말에 피식 웃으며 말한다.

“인간의 본성이라… 네가 하는 말은 알겠다. 본디 사람의 성격은 어렸을 때 가정환경이나 태어났을 때 기질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고승 장군은 아주 오래 전부터 태제 전하를 모셔왔던 사람이니 그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을 할 것이라는 것 아니냐?”

“맞습니다. 형님. 그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도 저는 그 자가 형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혁이가 사람에 대해 참으로 많은 공부를 했구나. 하지만 너도 한 가지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네가 볼 때 상관이 수하에게 감복하며 인정하는 경우가 어떤 경우라고 생각하느냐?”

동현의 말에 근혁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 뜸을 들이다가 대답한다.

“음… 일단 첫 번째로는 상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수하가 자신의 몸을 던져가며 도와줄 때 감복할 것이고 두 번째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상관이 하는 일에 크게 도움이 될 때 상관은 수하에게 대해 감복하며 인정을 하겠지요.”

“아주 잘 알고 있군.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자신에게 바른 길로 인도하는 수하가 있을 때도 상관이 감복하며 인정한다. 나는 지금 내가 말한 것을 고승 장군에게 적용을 한 것이야.”

“그 말씀은… 위에서 황명이 내려오고 난 뒤 고승 장군께서 형님께 감복하고 인정하게 될 것이란 말입니까?”

“그래. 내가 하는 말 한 마디로 인해 그는 강등만 될 것이고 그보다 더 심하면 동시에 도성에 소환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목숨은 건질 수 있게 되겠지. 그렇게 되면 고승 장군은 모든 것이 내가 말하던 대로 되었으니 나를 인정할 것이 아니겠나?”

“과연…….”

“나는 고승 장군의 그런 심리를 이용한 것이야. 그가 무조건적으로 내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심리가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도와주었으니 후에 내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몇 번은 도와줄 것이야. 나는 그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동현의 말에 근혁이 감탄한다.

“형님의 그 뜻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오늘 말씀을 듣고 보니 비로소 막혔던 가슴이 뚫리듯 후련합니다.”

“하하하! 그리 말해줘서 고맙구나. 아 참! 그나저나… 요동성에서 연락은 왔느냐?”

“예. 어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뭐라고 왔느냐?”

“예. 형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치즈를 대량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두부와 비누에 대한 양도 늘려서 거래량을 늘렸답니다. 그리고 중원에 있는 쌀들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골라 구입을 하고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잘 하고 있군. 우리가 말한 은밀한 곳에 마련된 창고에도 쌓아두었겠지?”

“물론입니다. 형님.”

“그곳에 있는 염초 밭은?”

“예. 이제 완성 단계라고 합니다. 형님께서 서찰을 써서 보내신 대로 염초 밭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주 잘 하고 있군. 그나저나 우리가 미리 보아두고 창고를 만든 그 곳이 다른 사람의 눈에 절대 들켜서는 안 될 텐데?”

“걱정 마십시오. 형님. 저희가 직접 봐둔 곳인데 쉽게 들키겠습니까?”

동현은 근혁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래도 모르는 것이야. 으음… 그곳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철저하게 주변을 잘 살피라고 해. 그곳은 강이식 대장군한테도 들키면 안 되는 곳이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형님. 바로 서찰을 보내놓겠습니다.”

동현과 근혁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때… 사훈이 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대인어른!”

“천천히 오게. 그러다 넘어지겠어.”

“하하! 제가 본래 걸음이 빨라서 말입니다.”

“사람하고는… 그래. 이렇게 온 거 보면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왔구만?”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좀 전에 평양성에 있는 저희 상단의 사람들에게서 서찰이 왔는데…….”

“……?”

“곧 있으면 이 비사성에 칙사가 당도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미 우리가 예상한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칙사로 오는 자가… 막리지 연태조 어른이라 합니다.”

“막리지께서 직접?”

“예. 태왕 페하께서 직접 황명을 내리셨다고 하는군요.”

동현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는 대답한다.

“고승 장군이 신분이 강등되면서 도성으로 소환되겠군.”

“어찌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막리지 연태조 어른은 태왕 폐하의 수족과도 같은 분이시다. 그런 분을 이 비사성에 칙사로서 보낸다는 것은 고승 장군을 직접 소환해 자초지종을 듣겠다는 것이지. 그리고 그에 따라 문책을 하실 것이고 말이야.”

“그렇군요.”

“그와 동시에 고승 장군을 이용할 것이다. 이 약점을 통해서 수나라에 대한 대비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구나. 고승 장군을 이용하면 수나라에 대해 강경 노선이 아닌 온건 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태제 전하와 그 세력들을 누를 생각이신 것 같다. 지금 고승 장군의 상황을 이용하면 손쉽게 그 세력들을 누를 수 있으시겠지.”

“과연…….”

“하지만 대비도 해 두어야겠군. 막리지께서는 매우 영민하신 분이니 금방 이 비사성의 상황을 파악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 분 눈 밖에 나는 일이 없도록 경거망동(輕擧妄動)하지 않도록 해야 해. 다들 명심하거라.”

“예!”

동현은 그렇게 수하들에게 연태조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신신당부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동현의 예상대로 고승에게 현재의 직위인 상승장군과 비사성을 맡던 직위를 박탈하고 벼슬도 강등시키면서 도성에 소환한다는 황명이 떨어졌다.

연태조가 그렇게 칙서를 읽자 고승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면서 황명에 대해 절을 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군부로 들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지금 바로 도성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도록 하게.”

“이 비사성에 대한 다음 후임자가 누구입니까?”

“그것은 일단 추후에 정하기로 했네. 그 동안 이 비사성의 대리는 자네를 보좌하던 자가 대리로 맡게 될 것이야.”

“알겠습니다… 막리지 어른…….”

“그나저나… 대체 어찌하다가 그런 실수를 했나?”

“다 소장의 불찰입니다…….”

“자네 같은 사람이 옥사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진 않았을 것인데… 아무래도 경계병들 중에 그들을 풀어준 자가 있는 것 같군.”

“소장도 그래서 그 일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몇 명은 목을 베었습니다. 수나라의 세작이라는 것이 밝혀져서 말입니다.”

“그래? 역시…….”

동현이 몰랐던 사실 중 하나는 백제 사신들이 옥에 갇혔을 때 그 옥사를 지키던 몇몇 군사들 중 수나라 세작이 군사로 위장해 있었다.

그것을 고승이 옥사를 지키던 군사들을 고문하여 밝혀냈고 그 자들을 모조리 참수했다.

“그만하길 다행일세. 만약 그 자가 수나라가 아닌 백제나 신라 사람이었다면… 자네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일세.”

“막리지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응? 나 말고 이런 말을 해준 자가 있나?”

“예. 비사성 포구에서 염전을 만들고 있는 동현이가 그렇게 말을 해주더군요.”

“그래?”

“예. 만약 제가 잡은 사신들이 백제 사신들이었다면… 제 목이 달아났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막리지께서 같은 말씀을 하시니 정말 놀랍군요.”

고승은 자신이 거짓말을 꾸며대어 연태조에게 말을 하는 것이 양심에 찔렸지만 좀 전에 연태조의 말을 듣고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대단한 녀석이야. 통찰력이 있어.”

“소장은 솔직히 그 녀석에게 많은 도움을 준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더 경계를 했지요. 막리지께서도 아시다시피 그 녀석을 지금 많은 귀족들이 경계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태제 전하께서도 제게 그런 말을 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래. 그렇지.”

“그래서 제가 그 녀석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나는 오히려 자네를 경계했는데 나를 왜 돕냐고… 그랬더니 하는 말이…….”

“……?”

“오직 고구려를 위해서라고 말을 했습니다. 언젠가 수나라가 우리 고구려를 칠 것인데 그 때 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랬군. 잘 대해주게. 내가 본 그 녀석은 정말 다른 뜻은 없고 오로지 우리 고구려를 위해 일을 하려는 녀석이야.”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래.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내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뛰어나다는 거 말이야.”

“그건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믿게. 태왕 폐하께서 각별히 챙기는 자가 아닌가?”

고승은 연태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한 것이 있는지 또 묻는다.

“그럼 막리지 어른. 수나라가 저희 고구려를 칠 것이라는 것이 확실한 겁니까? 준비를 하고 있다고는 들었지만 언제 쳐들어올지 알 수가 없으니…….”

“쳐들어오는 것은 확실하네. 다만 그 시기가 바로 쳐들어오진 않을 것이야.”

“그렇다면 대화로…….”

“대화로 풀려고 하면 할수록 저들은 우리에게 군신관계를 요구할 것이고 우리 태왕 폐하께 입조를 요구할 것이네. 그래도 좋은가?”

“으음…….”

“태제 전하와 온건파의 심정은 이해하네. 지금 같은 시기에 행여 쳐들어오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으니 그렇겠지. 하지만 저들은 바로 쳐들어오지 않아. 우리는 그에 따라 충분히 대비 할 시간도 있고 말일세. 충분히 대비만 한다면 우리는 수나라도 쉽게 물리칠 수 있네.”

“…….”

“일단 얼른 도성으로 떠나야 하니 빨리 준비를 마치도록 하게. 나는 그 동안 포구로 가서 그 녀석을 만나봐야겠군.”

“동현이 녀석을 말입니까?”

“그래. 염전을 만드는데 연구하고 힘을 쓰고 있다지? 직접 자기가 일까지 한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자기가 연구하고 만드는 것이라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하더군요.”

고승의 말에 막리지 연태조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그런 행동력이 마음에 드는군. 자… 그럼 가볼까? 내가 그 녀석과 이야기를 나눌 동안 도성으로 떠날 준비를 마치도록 해. 준비를 다 마치면 사람을 보내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막리지 어른.”

“자… 그럼 가볼까?”

연태조는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군부를 나가 동현이 있는 영채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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