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164화 (164/400)

164화 동현, 고승에게 조언해주다

동현은 유리를 이곳저곳 살펴본 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아주 잘 구입했어. 염전에 쓸 수 있는 충분한 유리다.”

“다행이군요.”

“자… 옮기는 작업을 계속 하도록!”

“예!”

동현의 명령에 호위무사들과 짐꾼들은 유리를 영채 안에 마련된 창고로 모두 옮겼다.

그런데 그 때.

“대인어른. 고승 장군께서 오고 계십니다.”

“아마 백제 사신이 탈출한 것 때문에 오셨을 테지.”

“그럴 겁니다.”

“절대 내색하지 말거라. 내가 처리할 테니…….”

“예. 대인어른.”

동현이 그렇게 입단속을 시키는데 고승이 가까이 다가온다.

동현은 고승이 가깝게 다가오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장군을 뵙습니다.”

“그래. 어찌 되었느냐? 바다로 탈출한 흔적은 없었느냐?”

“확인을 해보니 배가 두 척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어찌 알았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걸 봤습니다.”

“발자국이?”

“예. 현재 있는 배보다 조금 더 앞으로 가보았는데 그 쪽에 발자국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 배를 타고 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체… 누가 그 자를 탈출시키고 준비를 했단 말인가?!”

고승이 분통을 터뜨리는데 동현은 그런 고승을 보며 대답한다.

“장군.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다음에 침투해 올 세작들에 대비해 해안가는 물론이고 비사성 근처의 경계를 더 늘리는 동시에 차후에 또 다른 포로들이 탈출하는 일이 없도록 옥사의 경계를 우선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 일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아… 그 일이라면 이미 했네. 당시 옥사를 지키던 군사들도 다른 사람들로 교체를 시켰고 말이야.”

“그렇군요.”

“이를 태왕 폐하께 어찌 고한단 말인가?”

“태왕 폐하께 백제 사신을 잡았던 일을 아직 고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미 전령을 보내려고 장계까지 다 써두었지! 그러니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럼 아직 전령을 보내지 않은 것이군요.”

“그렇네.”

고승의 말에 동현이 잠시 고민하고는 대답한다.

“장군. 잠깐 독대를 청해도 되겠습니까?”

“독대를?”

“예. 좀 전의 일로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음… 그래. 알았다.”

동현의 말에 고승은 동현을 비사성 안에 있는 군부로 가 방 안으로 동현을 데리고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후…….

“얼른 말해 보게. 좀 전의 일로 말할 것이 있다며?”

“예. 장군. 제가 말씀드릴 것은… 태왕 페하께 이번 일에 대해 태왕 폐하께 보낼 장계 내용을 바꾸십시오.”

“뭐라?”

“그래야 장군이 살 수 있습니다.”

“…….”

“이번 일을 사실대로 고하게 되면 장군은 지위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

“수 황제가 백제에게 내린 칙서를 함께 황실에 보낸 이상 오늘 있었던 일이 윗선에 알려지면 장군께서는 큰일 납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내용을 바꾸라는 것인가?”

“조사 중에 알고 보니 그들은 백제로 보내기로 했던 수나라 사신들이라고 이야기를 하십시오. 백제의 왕이 올린 상소에 대한 답을 보내는 걸로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수나라와 백제간 군신 관계를 다지려 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보내십시오.”

동현의 말에 고승이 의아해하며 묻는다.

“하지만 그렇게 상소를 올리더라도 중요한 인물들이 탈출한 것은 똑같지 않나? 그들을 수나라 사신들의 신분으로 둔갑을 해도 탈출한 것 자체가 크게 문책을 당할 일이니 말이야.”

“전혀 다릅니다. 수나라 사신과 백제 사신이 옥에서 탈출한 것은 말입니다.”

“어떻게?”

“수나라는 우리 고구려와 언젠가 충돌을 하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고구려 입장에서는 그 수나라를 제대로 상대하려면 시간을 벌어야 할 정도로 국력을 키워야 하죠. 하지만 백제는 다릅니다. 우리보다 영토도 적고 국력도 우리보다 적은 나라이기에 언제든지 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

“그래서 백제 사신들이 옥에서 탈출했다고 말하면 위에서는 고승 장군을 크게 문책을 하는 동시에 목숨이 위태롭게 되겠지만 수나라 사신들이 옥에서 탈출했다고 말하면 현재 비사성에 있는 장군의 위치를 잠시 강등시키거나 장군을 도성으로 불러올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입니다.”

“…….”

“현재 수나라를 괜히 자극해서 그들이 빨리 쳐들어오도록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니 그렇게 하셔야만 장군께서 사실 수 있습니다. 반면 백제는 우리보다도 약한 나라이기에 사실대로 고하면 장군께서 우리 고구려 군의 위신과 위엄을 깎아먹었다 하여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 있으니 잘 생각하시고 장계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게 장군께서 살 길입니다.”

동현의 말에 고승은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된 듯 고승이 동현에게 말한다.

“자네 말은… 우리가 놓쳤던 그 백제 사신 포로들을 수나라 사신 포로들이라고 위장을 해서 장계를 띄우라는 건데… 그럼 내용을 어찌 써야 하겠나?”

“결심하신 것입니까?”

“나도 일단 살아야 하지 않겠나? 자네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아서 말이야. 우리 고구려는 백제, 신라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나라야. 그런 상대 중 하나인 백제를 상대로 내가 큰 실수를 해서 우리 고구려의 위신은 물론이고 태왕 폐하의 위엄을 깎아먹었으니 마땅히 내 목이 잘려도 할 말이 없겠지. 우리보다도 힘이 약한 나라인데 말이야.”

“…….”

“하지만 수나라는 국력이 우리보다 배 이상의 나라이고 자네 말대로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 만만치 않은 나라라는 것을 우리 누구나 다 아는데 그 점을 분명 참작해 주실 것이야. 생각해보니… 자네 말에 일리가 있어.”

“영명하십니다. 장군. 그럼 이제 결심을 하셨으니 장계를 보내실 때 이렇게 보내십시오. 우리 고구려의 영토를 통과해 백제로 향하려는 배를 검문, 검색을 했는데 그들이 그 검문, 검색을 거부하고 완강히 저항하려 했다. 그래서 그들을 제압한 후에 배를 수색하고 사람들도 수색해보니 수나라 황제 장계가 나왔다.”

“음…….”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문초를 해보니 그들은 수나라 사신이 백제로 향하는 중이라는 것이 밝혔고 그 사실을 밝혀낸 후 비사성의 옥에 가두었다. 그런데 그들이 탈옥을 하여 도망을 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우리 군사들은 부득이하게 활을 쏴 죽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장계를 쓰면 될 것입니다.”

동현의 말에 고승이 궁금해 한다.

“수나라 사신포로들이라고 장계를 써서 보내라?”

“예. 장군께 제가 말씀드렸지만 제 상단의 분점을 운영하던 사람이 백제 사신을 잡았을 때 은밀하게 수나라로 들어왔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려면 둘의 관계를 우리 고구려 모르게 맺으려고 했겠지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과연…….”

“그래서 수나라 사신들이 답신 차 백제로 들어갈 때 수나라 사람들로 보이지 않으려고 복색도 백제 것으로 갈아입고 들어가려고 했다고 말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말에도 매우 능숙했다고 꼭 써서 보내십시오. 그 중 사신들 중 몇 명은 백제를 시작으로 우리 고구려와 신라에도 세작을 침투시켜 각 나라에 대한 중요 정보를 캐내려 했다고 말입니다.”

“흠.”

“백제를 제후국으로 삼고 신라를 제후국으로 삼아 우리 고구려를 동시에 공격하려는 계획이었다고 장계를 쓰면 장군의 과오를 위에서 크게 줄어들게 해서 문책이 내려올 것입니다.”

“하아… 내 신세가 어찌 이렇게 되었는지…….”

“제 잘못도 있습니다. 비사성 앞바다를 제가 맡은 만큼 그 쪽에도 제가 호위무사를 세워두고 경계를 했어야 하는 건데…….”

동현의 말에 고승은 고개를 젓는다.

“그게 어찌 자네 탓인가? 자네는 어디까지나 백제에 대한 상권과 바로 앞바다에 대해서의 권한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어. 자네 탓이 아니야.”

“장군께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군요. 다만 이제부터라도 그 쪽은 제 밑에 호위무사들을 보내 놓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고승은 동현을 빤히 쳐다보며 묻는다.

“나는 자네에게 좋게 대한 적이 없는데 자네는 어찌 나를 이렇게 도와주나?”

동현은 고승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고구려를 위해서입니다.”

“고구려를 위해서라고?”

“그렇습니다. 우리 고구려에 장군 같은 인물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돕는 것뿐입니다. 결코 사사로운 감정은 없습니다.”

“…….”

“그럼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한 것 같군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동현이 그렇게 인사를 하고 군부를 나가려는 그 때…….

“고맙다. 진심으로…….”

“예?”

“고맙다고… 도와줘서…….”

동현은 고승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는 군부를 나왔다.

그리고 군부를 나오면서 다시 한 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후후후… 이번 일로 고승이 나를 예전보다 훨씬 신뢰하게 되겠군. 그런 장수의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나올 정도면… 이미 다 나에게 넘어왔다고 봐야지.’

동현은 그렇게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영채로 돌아갔다.

고승은 동현이 영채로 돌아가고 난 뒤 동현이 말한 대로 장계를 다시 써서 평양성으로 보냈다.

그 장계를 받은 평양성의 영양태왕은 이런 보고를 받자 매우 진노했다.

“대체 경계를 어떻게 섰길래 그들이 옥을 탈출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어?!”

“황공하옵니다. 태왕 폐하. 여기 고승 장군도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라서 이렇게 장계를 올려 죄를 청했습니다.”

“허어… 이런… 죄수들을… 그것도 한 나라의 사신을 가두어 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경계를 소홀히 해서 탈출을 하도록 만들어?! 이건 국법으로 엄히 다스려야 할 중죄야! 중죄!”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태왕 폐하. 그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어째서?”

“현재 저희의 가장 큰 적은 누구입니까?”

“수나라지.”

“그렇습니다. 수나라입니다. 그리고 도망친 사람들도 백제 사신으로 위장한 수나라 사신이었고 말입니다.”

“그런데?”

“현재 수나라는 태왕 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내정을 정비하면서 우리 고구려를 정벌하기 위해 군사를 모으는 등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 한 나라의 상장인 장수를 죽이면 어찌 되겠습니까?”

연태조의 말에 영양태왕은 바로 대답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놔두면 기강이 무너진다. 태제와 가까운 사람이라 하여 그 녀석을 봐준다면 분명 난리가 날 것이야. 그건 자네도 알지 않는가?”

“물론입니다. 물론 태왕 폐하의 말씀대로 죄는 물어야 합니다. 다만 그 죄를 목을 치거나 곤장을 때리거나… 또는 삭탈관직을 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는 겁니다.”

“으음…….”

“저희도 수나라가 저러고 있을 때 시간을 벌면서 수나라 침입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시기가 이런 상황에 저희가 괜히 수나라를 자극해서 전쟁을 앞당길 필요는 없습니다.”

“하아… 그럼 어찌해야 되겠는가?”

“고승 장군의 비사성 상승장군과 비사성을 맡고 있던 직위를 해제 시키고 도성으로 소환하여 임무를 따로 맡기십시오. 그것도 지금보다 직책을 낮추어서 말입니다.”

“그것만으로 처벌이 되겠는가?”

“충분히 됩니다. 그리고 벼슬의 단계를 한 단계가 아닌 2~3단계 이상 낮추어 버리면 충분한 벌이 될 겁니다. 고승 장군은 본래 자존심이 굉장히 강한 자… 그런 상황에서 벼슬이 떨어지면 큰 치욕을 느낄 것이고 이런 일이 없도록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더욱 열심히 일할 겁니다. 그에게는 충분한 벌이 될 겁니다.”

연태조의 말에 영양 태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후우… 그래. 자네가 고승 장군을 더 가까이 서 봤으니 잘 알겠네. 내가 칙서를 써줄 테니 자네가 칙사 자격으로 직접 가서 고승을 살펴 봐.”

“알겠습니다. 태왕 폐하.”

영양 태왕의 말에 연태조는 바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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