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동현, 투명망토를 이용해 백기를 탈출시키려 하다
동현의 대답에 조용이 매우 놀라며 묻는다.
“설마 그 자를 풀어주시겠다는 겁니까?”
“그렇다네.”
“너무 위험합니다! 옥까지 어떻게 잠입하시려고…….”
“나에게 방법이 하나 있으니 걱정말게.”
“방법이 있으시다고요?”
“그래. 그 자를 탈출 시킬 방법이 하나 있으니 자네는 내가 말하는 것만 준비를 해주면 되네. 부탁하네.”
“으음…….”
“걱정된다는 거 잘 알아. 그런데 이 계획은 반드시 성공을 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
“정말… 그토록 완벽한 계획입니까?”
“그래. 그러니 내가 말한 것만 제대로 준비해줘.”
“대인어른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용은 동현과 이야기를 나눈 후 동현의 막사에서 나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대체 옥에서 어떻게 그 자를 탈출 시키겠다는 건가? 무슨 방법을 쓰시려는 것이지? 대인어른의 계책은 워낙 신출귀몰하니 쉽게 예측을 할 수가 없구나.’
조용은 그렇게 고개를 연신 갸우뚱 거리며 자신의 막사 안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준비는 다 되었는가?”
“예. 대인어른. 그 쪽에 백제 사람들이 달아날 수 있도록 숲 쪽에 작은 배를 숨겨두었습니다.”
“수고했네. 그럼 오늘 새벽에 일을 시작해야겠군.”
“정말 괜찮겠습니까?”
“그럼!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탈출 시킬 것이니까 걱정 말게! 아마 탈출시키고 난 뒤 아침이 되어야 알게 될 것이야.”
“어떤 방식으로 탈출 시킬지 정말 궁금하군요.”
“그것은 내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이야기를 해주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조용이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자 동수를 불러 아이템 창을 살폈다.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제야 쓰는군.’
[투명망토 아이템을 쓰실 생각이십니까?]
‘응. 그걸로 옥사를 지키는 군사들을 제압한 후에 탈출 시키려고…….’
[좋은 생각이십니다. 하지만 그래도 조심하십시오.]
‘그래야지.’
[망토를 목에 제대로 두르고 끈을 묶으면 그 시점부터 시간이 적용됩니다. 그 시간이 10분 정도 남았을 때 제가 옆에서 알려드릴 것이고요. 그리고 목에 두르는 순간 주인님 몸에 붙어 있는 모든 것들은 투명화가 적용되니 알아두십시오.]
‘알았어. 알려줘서 고맙다. 일단 상대 경계가 느슨해질 때를 기다려야 하니 새벽에 가야겠어. 사경(1시부터 3시까지)에 나가야겠다. 동수야. 사경쯤 되면 나 좀 깨워줘. 나 그 동안 잠 좀 자게.’
[알겠습니다. 주인님.]
동현은 그렇게 동수에게 자신을 깨워달라고 말을 하고는 잠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주인님. 이제 움직이실 시간입니다.]
‘그래. 고마워. 일단 잠 좀 깨고…….’
동현은 잠에서 깨기 위해 양손으로 얼굴을 쳤다.
그리고 잠이 어느 정도 깨고 난 뒤에 동수에게 묻는다.
‘그나저나 우리 영채에서 그들이 갇혀 있는 옥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지?’
[일각 정도 걸립니다.]
‘일각이면 15분인데… 빨리 움직여야겠어. 그럼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겠지.’
[그런데 주인님.]
‘응?’
[옥사가 어디 있는지는 아십니까?]
‘아까 백제 사신이 향하는 쪽을 봤어. 그리고 고승 장군을 보러 들어갔을 때 주변을 살펴봤었지. 주변을 살피면서 옥사가 어디 있는지 봐 두었으니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아.’
[그렇군요. 하지만 주인님. 명색이 한 나라의 사신인데 범죄자들만 모아 놓은 옥사에 두겠습니까? 그 점도 염두에 두시기 바립니다.]
‘으음… 그렇네? 일리가 있어.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직접 들어가서 살펴보는 것이 좋겠지.’
[투명망토 적용시간을 꼭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주인님.]
‘그래. 걱정 마. 자… 이건 우리 사람들한테도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니 지금 투명망토를 두르고 내 막사를 빠져나가야겠다.’
동현은 그렇게 투명망토를 몸에 두르고 목에 있는 끈을 묶었다. 그러자 잠시 후…….
띠링!
[투명망토가 풀리지 않게 제대로 묶였습니다. 이제부터 2시간을 적용합니다.]
‘오케이! 알았어! 그럼 가볼까?’
동현은 자신의 막사 앞을 지키는 군사들에게 발소리가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막사를 나와 영채를 빠져나왔다.
영채를 나오자마자 동현은 옥사를 보아두었던 곳으로 달렸고 비사성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아… 참! 깜빡했군. 지금 시간에 성문이 닫혀있어서 가려면 성문을 넘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한다?’
동현이 이렇게 고민하는 그 때.
‘응? 왜 성문이… 아! 교대 시간이구나! 잘 됐다!’
동현이 성문 근처에 도착하여 고민하고 있을 때 군사들이 임무 교대를 위해 성문이 살짝 열리는 것이 보였다.
동현은 그 틈을 이용해 성문 안으로 들어갔고 옥사를 찾았다.
‘이 근처였지? 어디 한 번 볼까?’
동현은 옥사 앞을 지키던 문지기 병사들에게 들키지 않게 투명망토를 두른 채 옥사 안으로 들어갔다.
옥사 안으로 들어간 동현은 옥사 안을 살펴보며 백제 사신들이 있는지 살폈다.
‘음… 이 안에는 없는데? 대체 어디 있는 거지? 어? 여기 문이 있네? 이 안에도 옥인가?’
동현은 다른 곳에 문이 있는 것을 보자 문을 살짝 열고는 옥사를 살펴보았다.
‘여기는 사람들이 한두 명씩만 있네. 아예 없는 곳도 있고 말이야. 그렇다는 건… 이 안에 백제 사신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겠군. 아무래도 중한 죄를 저지를 사람만 모아 놓은 것 같으니 말이야. 어디…….’
동현은 문을 열고 들어가 옥사를 지키는 군사들을 피해가며 안을 살폈다. 그리고 잠시 후…….
‘저기 있군. 이곳은 백제 사신들만 있는 거 보니 정말 아주 중한 사람들만 받는 것 같아. 우선… 이 군사들을 기절 시켜야겠다.’
동현은 그렇게 결심을 한 후 빠르게 백제 사신들이 있는 옥사 앞을 지키는 군사들 뒤로 가 양손 손날로 목 뒤를 쳐 기절 시켰다.
퍼억! 퍽!
“컥!”
“끄윽…….”
갑자기 자신들의 옥사를 지키던 군사 2명이 쓰러지자 옥사 안에 있던 백제 사신들 또한 놀라는데 동현이 목소리를 굵게 바꾸어가며 말한다.
“네 놈이 백기로군.”
“누… 누구십니까?”
“나는 백제를 세웠던 온조다.”
“예?”
“너희들을 살리기 위해 저 고구려 군사들을 잠시 기절시켰지. 너희들에게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거다. 특별히 옥황상제의 허락을 받고 왔으니 말이다.”
동현의 말에 백기는 물론이고 백제 사신들로 같이 온 사람들 또한 놀라 주변을 살폈는데 과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직접 확인한 백기가 무릎을 꿇더니 대답한다.
“백제를 세우신 온조 어라하시란 말입니까?”
“그렇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를 버리시지 않고 살려주셔서…….”
“단… 너희를 살려주는데 조건이 있다.”
“조건이요?”
“그래.”
“하명하십시오.”
“우리 백제의 국운이 이제 70년에서 80년밖에 남지 않았다. 옥황상제께서 특별하게 알려주신 것이지.”
동현의 말에 백기가 깜짝 놀란다.
“예? 그것이 참말입니까?”
“그래. 그래서 내가 사정을 했다. 옥황상제께 백제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야. 그래서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현재 우리는 고구려와 신라를 적대하고 있다. 그 중 특히 고구려를 현재 부여창이 수나라를 이용하여 공격하려고 했지. 그것을 위해 수나라에 다녀온 것이 아니더냐?”
“그… 그렇습니다.”
“그것은 결정적인 패착이 될 것이다.”
“패착이요?”
“그래. 현재 부여창은 돌아가는 국제 정세를 너무 몰라! 못난 놈 같으니… 지금 고구려와 척을 지겠다는 것은 멸망의 길을 더 빨리 재촉하는 길이 될 뿐이다.”
“그… 그러면 어찌해야 합니까?”
“오히려 고구려와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신라를 공격해서 조금이라도 영토를 넓혀서 힘을 키워야지. 그리고 수나라에 같이 대항해야 한다.”
“그 큰 수나라에 말입니까?”
“그래. 우선 이걸 받아라.”
동현은 자신의 주머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옥사 안으로 던진다.
그러자 종이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며 백기 앞에 떨어지자 백기는 깜짝 놀라며 그 종이를 살펴본다.
“이건…….”
“내가 너를 풀어서 백제로 살아 돌아간 뒤 내가 말한대로 하더라도 분명 네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여기 쓰여져 있는 내용을 내가 말한 사람에게 보내도록 해.”
“이 사람이 누구입니까?”
“현재 고구려에서 신동으로 불리는 자다. 상인이지. 자네도 알 거야. 백제에도 동현 상단이 있지 아마?”
“아… 압니다.”
“그 상단의 주인이다. 내가 보았을 때 그 자가 훗날 고구려를 크게 움켜쥐게 될 거다. 옥황상제님께서 천기를 누설하면 안 되니 직접 언급은 하지 않으셔서 둘러서 이야기를 하셨지만 내가 모든 정황을 볼 때 그 자가 확실해. 고구려를 움켜쥐는 것은 물론이고 그 힘을 널리 떨칠 자다.”
“……!”
“거기 쓰여져 있는 백제 백기 ― 거병이라는 글자가 쓰인 서찰을 그 자에게 보내면 남은 것은 그 자가 알아서 할 것이야. 내가 알기로 고구려의 주몽 태왕께서 직접 그 자에게 계시를 내려줬을 테니 말이야.”
동현의 말에 백기가 놀란다.
“주… 주몽 태왕께서요?”
“그래. 본래 우리는 한 핏줄이 아니냐? 사정상 분리가 되긴 했다만 지금 일이 그렇게 되었다. 그러니 잘 알아두도록 해.”
“…….”
“그렇게 되면 백제는 오랫동안 존재할 수 있을 것이며 후에도 200년이 넘도록 그 뒤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비록 고구려의 제후국으로 들어가는 것이지만, 나라는 살릴 수 있지. 현재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라도 백제를 살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저 중원의 오랑캐 놈들에게 멸망을 당할 것이야.”
“…….”
“어찌 하겠느냐? 선택을 해라. 우리 백제의 백성들을 보호하며 부강한 국가로 만들면서 저 중원의 오랑캐들을 없애는데 앞장서겠느냐? 아니면 잘못된 선택을 해서 저 놈들에 멸망을 당하겠느냐? 만약 후자를 선택한다면 나는 너희를 여기서 풀어줄 수 없다.”
동현의 말에 백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백기에게 다가와 말한다.
“내솔(백제 관등 중 16품이 있는데 그 중 6품에 해당하는 관등.)어른! 계시가 내려왔는데 무엇을 망설이십니까? 지금 계시를 받들어 얼른 몸을 뺍시다!”
“그래요! 지금 당장 가야 합니다!”
백기는 같이 사신으로 온 자가 그렇게 보채는 것에 잠시 망설이다가 궁금한 것이 생겼는지 동현에게 묻는다.
“저기…….”
“말하라.”
“하나만 묻겠습니다.”
“……?”
“저희 백제가 고구려의 제후국이 되고난 뒤 기회를 노려 과거처럼 크게 될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이것만 묻고 싶습니다.”
“어려울 것이다.”
“…….”
“자꾸 천기를 거스르는 것 같아서 말을 안 하려 했다만… 후에 너희 백제에는 굉장한 폭군이 나타날 것이다.”
“포… 폭군이요?”
“그래. 이런… 옥황상제님의 사자가 와서 한 마디 하는군… 지금 네가 하는 말 덕분에 내가 이 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동현의 말에 백기가 매우 놀라는데 동현이 놀란 그 표정을 보면서 계속 말을 이어간다.
“빨리 결정해라. 여기서 반 시진하고도 한 식경이 넘으면 나는 천계로 돌아가 사라질 것이다. 좀 전에 내 말 때문에 옥황상제께서 노하셔서 시간을 줄이셨어. 그러니 빨리 결정해!”
“내솔 어른! 얼른 따릅시다!”
백기는 동현의 말과 주변 사람들의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후우… 어라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좋다. 그럼 잠깐만 기다려라. 너희가 쉽게 나가기 위해 여기 사람들을 기절시키고 올 테니 말이다. 나갈 준비를 다들 하고 있어.”
“예. 어라하.”
동현은 그렇게 온조로 감쪽같이 연기를 하고는 자신이 돌아온 길을 짚어가며 군사들을 기절시킨다.
그리고 빠르게 백기가 있는 곳에 돌아가 쓰러져 있는 군사들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옥을 연다.
“나오거라.”
“감사합니다. 어라하.”
“지금 너희는 내 모습을 볼 수 없으나 너희가 빠져나갈 동안 나를 만질 수 있도록만 해주겠다. 그것도 딱 한 명에게만 말이다. 그것은 백기 네가 좋겠군. 내가 네 손을 잡고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니 다른 사람들은 백기를 따라 잘 따라붙도록 해라.”
“예. 어라하.”
동현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손으로 하여 백기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레 느껴지는 감촉에 깜짝 놀란 백기.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는 동현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따라 나간다.
그리고 옥사를 완전히 빠져나가려는 입구에 이르자 동현은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피고는 모두 데리고 나온다.
그리고 산 속으로 그들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