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화 동현, 요동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산적을 토벌하다
내호아가 그렇게 동현에 의해 완벽하게 속고 있을 그 때… 동현은 상단을 이끌고 빠른 속도로 고구려의 요동성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인어른! 이제 저기 보이는 언덕만 넘으면 우리 고구려의 영토입니다!”
“그렇구만.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어.”
“예! 제가 발길을 재촉하도록 해보겠습니다!”
“아냐. 지금만 해도 충분히 빠르다. 이 상태에서 괜히 더 서둘렀다가는 탈이 나기에 십상이지. 그러니 본래의 속도대로 가.”
“예! 대인어른!”
“그리고 혹시 모르니 이 주변에 정찰병들도 띄워.”
“예? 정찰병이요?”
“그래. 내가 알기로 현재 우리는 북평성에서 요동성이 있는 곳으로 가려 할 때 좁은 길을 지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동성으로 빨리 돌아가기 위해 이 길을 택한 거지. 하지만 길이 빠른 반면에 숲이 많아. 행여 그 숲속에 불순한 무리라도 매복을 하고 있다가 우리를 기습하면 당할 도리가 없다. 그러니 그곳을 집중적으로 정찰을 하도록 해봐.”
“알겠습니다. 대인어른!”
“단석한! 네가 직접 정찰병들을 데리고 다녀와 보거라!”
“예! 대인어른!”
동현의 명령을 받은 단석한은 자신의 수하 몇 명을 데리고 말을 타고 빠르게 달려간다.
그러는 동안 동현도 상단을 이끌고 뒤따라가는데…….
“응? 대인어른. 저기 단석한이 오고 있습니다.”
“그렇군.”
히히이잉!
“그래. 정찰을 해 보았느냐?”
“예. 대인어른! 대인어른의 말씀이 맞았습니다. 그곳에 산적들이 매복해 있었습니다. 그 수는 1천여 명이 조금 넘어보였고 말입니다.”
“그래?”
“예. 조금 깊숙이 들어가서 정찰을 해보니 그들은 상단의 물건들을 약탈하는 것이 꽤 익숙해 보였습니다.”
“그렇겠지. 이곳만큼 상단의 물건들을 약탈하기에 좋은 곳이 없으니 말이야.”
“소장에게 군사를 주시면 바로 그 숲으로 가 놈들을 모두 도륙하고 오겠습니다!”
단석한의 말에 동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 측도 피해가 클 것이다. 대놓고 가면 안 돼.”
“그럼 어떻게…….”
“지금 바람의 방향도 우리 등 뒤에서 앞으로 불고 있다. 불을 지르기에 딱 좋은 날씨가 아니더냐?”
“아, 화공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그래. 불을 지르면 저들이 못 견디고 나오겠지. 그 때 우리 호위무사들이 저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잡는다. 알겠나?”
“예! 대인어른!”
“저들을 죽이되 우리가 승기를 확실히 잡았을 경우에는 항복을 권유해라. 그렇게 해서 저항하는 자들만 죽이고 나머지는 모두 포로로 잡아.”
“알겠습니다.”
“해론과 허손!”
“예!”
“너희 둘은 호위무사들에게 불화살을 쏠 준비를 미리 시켜놔라. 좁은 길에 도착하면 바로 불화살을 쏴야 하니 말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지시를 내린 후 좁은 길을 통과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잠시 후… 모든 준비가 끝나자 천천히 좁은 길을 향해 전진하는데…….
“두목! 오고 있습니다! 상단의 규모가 엄청납니다!”
“후후후. 그래. 오늘 저들을 털면 한 동안 우리들이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야. 그러니 준비를 단단히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두목!”
“왜 이리 안 오나 했는데 이제 오는구나. 혹시 눈치를 챘나했는데 말이야. 아, 참 그나저나 좀 전에 우리가 매복한 근처를 서성이던 놈들은 대체 누구인지 알아보았느냐?”
“예. 지금 오는 상단의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이 험하다보니 자기들 나름대로 길이 어떤지 미리 보러 온 것 같습니다.”
“그렇군. 이곳이 얼마나 험한 곳인지 보러 온 것이겠지.”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아마 이곳에 매복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 할 것입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저들이 오면 한 동안 화살을 계속 날려서 저들을 전투 불능으로 만든다. 알겠느냐?”
“예! 두목!”
동현이 오는 길목으로 산적들은 상단을 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동현이 오는 줄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그렇게 산적들은 상단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그 때…….
“어? 두목! 저길 보십시오!”
“응? 저 녀석들이 왜 안 들어오고 있지? 지금 뭐하는 거야?”
“어? 두… 두목! 저건! 부… 불화살입니다!”
“뭐?”
“저희가 이곳에 매복해 있다는 걸 들킨 것 같습니다!”
“이런…….”
슈슈슈슈슉!
화르르륵! 화륵!
“줄에 메단 기름 항아리를 던져라! 더 크게 불이 번질 수 있도록!”
“예!”
동현의 명령에 불화살을 날린 호위무사들이 잠시 뒤로 빠지고 다른 호위무사들이 나와 불화살을 날린 곳으로 줄에 메어놓은 작은 기름 항아리를 던진다.
그러자 순식간에 불이 커졌고 그 불은 나무를 태우며 산적들이 매복을 한 곳으로 번져간다.
그 모습에 산적들은 매복하던 곳에서 도망을 치려는데…….
“이 때다! 저놈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공격하라! 공격해서 죽일 놈들은 죽이고! 섬멸해라!”
“예! 대인어른! 모두 공격한다! 산적들을 싹 쓸어버려라! 돌격!”
“와! 와! 와!”
동현의 호위무사들은 명령을 받자마자 매복한 곳에서 도망쳐 나오는 산적들을 공격했다.
동현의 호위무사들은 그 동안 갈고 닦은 무예 실력을 보이는데, 그 모습을 처음 보는 소희(청명공주)는 바로 얼어 버렸다.
“아가씨.”
“응? 으응…….”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기 싫으시면 뒤로 갈까요?”
“아… 아냐…….”
“아가씨께서는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럼 너는… 본 적이 있어?”
“제가 어렸을 적 이 황실에서 거두어 주시기 전에 노비 신분이었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죽는 모습을 정말 많이 봤죠.”
“그랬구나…….”
“보기 힘드시면 제가 스승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아냐. 후우… 강해져야지. 그래야 우리가 무예를 수련한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으음… 알겠습니다. 하지만 정 힘드시면 말씀하십시오.”
“그래. 알았다.”
소희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며 살육에 가까운 현장을 직접 보다가 동현의 모습을 보는데 동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전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옆에 있던 허손에게 말한다.
“허손.”
“예! 대인어른!”
“자네가 좀 나서줘야겠어. 내 밑에 들어오고 나서 그대에게 단독으로 주는 첫 임무니 꼭 완수해줬으면 하네.”
“명령만 해주십시오!”
“저기…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투구를 쓴 자가 보이는가?”
“그렇습니다. 보입니다.”
“내가 보았을 때 저자가 산적들의 우두머리인 것 같네. 호위무사들을 조금 붙여줄 테니 저 놈을 죽이지 말고 사로 잡아오게. 가능 하겠는가?”
동현의 말에 허손이 씩 웃으며 대답한다.
“제가 대인어른의 밑에 들어간 선물로 저자를 아무 상처도 입히지 않고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좋아! 사훈!”
“예! 대인어른!”
“허손에게 호위무사를 붙여주게!”
“예! 대인어른!”
동현의 명령에 사훈은 고개를 숙이고는 허손에게 말한다.
“허손! 대인어른의 명령대로 약간의 호위무사를 떼어주겠네! 대인어른의 명령을 수행하고 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자! 다들 나를 따르라!”
“와! 와!”
허손은 가장 선봉에 서서 호위무사들을 이끌고 산적들의 두목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네 놈이 이 산적들 중 두목이냐?”
“그렇다! 대… 대체 네 놈들은 누구냐? 어찌 우리의 매복을 알고…….”
“으하하하! 우리 대인어른의 눈을 피해갈 수 없지! 이 쥐새끼 같은 놈들! 오늘 당장 네 놈을 잡아서 대인어른께 바쳐야겠다!”
“어림없는 소리!”
허손의 외침에 산적의 두목도 크게 반응하고는 허손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자신감 있게 창을 허손에게 내지르는데…….
까아아앙!
“크윽… 무… 무슨 힘이?!”
“뭐야? 고작 이 정도 가지고 두목이라고?”
“이놈이! 죽어랏!”
까앙! 깡!
“푸하핫! 마치 어린 아이가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는 것 같구나!”
“뭐라?”
“잘 보거라! 창은 이렇게 쓰는 거다! 이야압!”
허손은 산적 두목에게 이렇게 외치더니 산적 두목의 창을 막아낸 후 창대로 강하게 두목의 몸을 쳐버린다.
허손의 엄청난 힘에 의한 창대가 산적 두목의 배를 강하게 때리자 산적 두목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낙마하고 만다.
휘이이잉!
퍼어억!
“어억!”
털썩!
“뭣 들 하느냐?! 저 놈을 생포해라!”
“예!”
허손의 명을 받은 호위무사들은 재빨리 오랏줄을 가지고 가 산적 두목을 꽁꽁 묶었다.
산적 두목은 어떻게든 벗어나려 잠시 몸부림을 쳤지만 이미 호위무사 2명이 강력하게 힘을 주어 압박을 하며 자신의 손을 뒤로 한 후 결박 지어 버리자 아무 힘도 쓰지 못한다.
그런 산적 두목을 본 허손은 창을 높게 들어 올리며 외친다.
“너희들의 산적 두목이 생포되었다! 항복하라! 항복하는 자는 목숨만은 살려줄 것이다!”
허손의 외침에 저항하던 산적들은 무기들을 놓으며 항복하는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도망을 쳤다.
하지만 계속해서 저항하는 자들은 동현의 명령에 의해 죽이라는 명령을 들었기에 자비 없이 산적들을 죽였다.
동현의 계책에 의해 산적들이 순식간에 정리가 되고… 허손은 위풍당당하게 산적 두목을 잡아와 동현 앞에 무릎을 꿇리고는 군례를 올리며 말한다.
“대인어른! 대인어른의 말씀대로 산적의 두목을 생포해 왔습니다!”
“대단하구만! 자네가 싸우는 것을 모두 보았네! 정말 대단해! 이곳에서 모든 것이 정리가 되면 내가 크게 포상을 하지!”
“감사합니다. 대인어른!”
“자… 그럼 산적의 두목이라는 자를 볼까?”
동현이 그렇게 말하며 산적 두목을 보는 그 때…….
“아니! 너는 종수가 아니더냐?”
“아니… 혀… 형님!”
동현의 명에 의해 산적들이 후방을 공격할 수 있으니 후방 공격에도 대비하라고 단석한을 잠시 후방으로 보냈었는데 상황이 끝나자 다시 동현의 곁으로 돌아왔다.
돌아오고 난 후 포로로 잡힌 산적 두목을 보는데 자신이 아주 잘 아는 자가 산적의 두목이라는 것을 알자 매우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던 것이다.
단석한의 물음에 산적 두목인 단종수라는 자도 매우 놀란 표정을 짓는다.
“형님께서 어찌 여기에 계신 것입니까?”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아는 자요?”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저 녀석은 제 친동생인 단종수입니다.”
“뭐라? 친동생이라고?”
“예. 대인어른.”
“어찌 이런 일이…….”
“소인이 저 녀석을 데리고 들어가 그 동안의 일에 대한 자초지종을 들어보겠습니다. 그러니 저 녀석에 대한 처분은 그 후에 내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으음…….”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 말을 잘 듣는 녀석이니 설득을 하면 대인어른께 충성을 다할 수도 있을 겁니다.”
동현은 단석한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좋아. 시간을 주겠네. 그 시간은 얼마나 주면 되겠나?”
“한 시진 정도면 충분합니다.”
“좋아. 자네가 책임지고 이번 일을 맡아봐. 단…….”
“……?”
“만약에 자네가 동생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나로서는 어쩔 수가 없네. 그것은 자네가 이해해 주었으면 하네.”
“알겠습니다. 대인어른…….”
“데리고 가 봐. 이보게 허손!”
“예! 대인어른!”
“저 녀석의 결박을 풀어주고 단석한에게 가게 해.”
“괜찮겠습니까?”
“단석한의 친동생이니 괜찮을 것이야. 나는 단석한을 믿는다.”
“알겠습니다…….”
동현의 명령에 허손은 단종수의 결박을 풀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