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동현, 수술로 왕빈을 살리다
동현은 그렇게 돌석비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수술을 할 준비를 한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폐탕으로 인해 왕빈이 완전히 마취가 된 것을 확인한 동현은 드디어 수술을 시작하려 한다.
“자… 그럼 시작한다. 일단 두개골을 깨 열어야 한다. 이곳에 작은 구멍을 낼 거야. 크게 내면 보기에도 흉하니 작게 낸 후 뇌수를 꺼내 풍연을 씻어내야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니 너는 그 동안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도와야 할 것이다.”
“예. 대인어른.”
“손도끼를 다오.”
“예.”
동현은 그렇게 수술을 시작한다.
드디어 수술할 손도끼를 이용해 두개골을 깨려 조준을 하는데 그런 동현의 모습에 돌석비는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동현도 긴장을 했지만 자신이 가진 의술이라는 특기를 믿었다.
의술이라는 특기가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을 다 알려주고 있었으니 그것을 잘 따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후우…….”
동현은 숨을 크게 심호흡 하고는 드디어 손도끼로 힘을 조절하여 두개골에 내리친다.
머리에 손도끼가 박히자 왕빈의 머리에서 피가 나기 시작하는데 동현은 돌석비에게 피를 대야로 받치게 하고는 두개골을 힘을 조절하여 좀 더 두개골을 가른다.
그리고 어느 정도 느낌상 갈라진 것 같아 동현은 망치로 힘을 조절하여 두개골을 내리치는데, 한 부분이 망치의 힘에 작게 구멍이 나며 두개골이 부서진다.
그리고 잠시 후.
‘보인다. 저것을 씻어내야 해. 저기 종양을 떼어내고 깨끗하게 만들고 머리를 다시 닫으면 왕 대인은 살 수 있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손놀림이 더욱 빨라진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후우… 됐다…….”
“이제 다 된 것입니까?”
“그래. 피의 양은 어느 정도야?”
“예. 여기…….”
“그 정도면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가 아니다. 다행이군. 이제 문제는 대인어른께서 백치가 되지 않고 회복하시기만을 바라야 한다. 이제 모든 것은 하늘의 뜻에 달렸어.”
“대인어른께서 노력을 하셨으니 아무 문제없이 깨어나서 일어나실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구나… 그나저나 나 때문에 고생했다. 이제 그만 돌아가 봐.”
“예? 대인어른께서는….”
“나는 한 동안 왕 대인어른의 옆에서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니 너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서 근혁이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내가 자리를 비울 동안 근혁이에게 모든 것을 총괄하도록 하게 해라. 정 급한 일이 있으면 그 때만 나에게와 보고를 하도록 하고!”
“으음… 알겠습니다. 대인어른.”
“일단 집사를 보고 수술이 끝났음을 말해야겠군. 같이 나가지.”
“예. 대인어른.”
그렇게 동현은 돌석비와 함께 방 밖으로 나가는데 집사가 문 앞에서 계속 있었던 듯 동현이 나오자마자 묻는다.
“어… 어떻게 됐습니까?”
“일단 수술은 잘 되었네. 이제 남은 건 하늘의 뜻에 맡겨야겠지…….”
“제발… 주인어른께서 살아나셔야 하는데…….”
“그 마음 잘 아네. 그리고 그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야.”
“…….”
“내가 대인어른께서 깨어나시고 어느 정도 회복이 되실 동안 옆에 붙어 있을 테니 너무 걱정은 말게.”
“감사합니다. 김 대인.”
“무슨 말을… 왕 대인어른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고 장사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신 분일세. 스승과도 같은 분이시지. 그러니 당연한 것이야. 자… 돌석비 너는 이제 얼른 돌아가 보도록 해.”
“예. 대인어른. 그럼…….”
돌석비가 사라지자 집사가 동현에게 말한다.
“식사를 차려드리겠습니다. 식사를 하시면서 대인어른의 상태를 보시지요.”
“고맙네. 자네도 식사를 같이 하도록 하지.”
“주인어른과 같이 모든 것을 하셨던 분인데 어찌 제가 그 자리에서 같이 식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소인은 그냥 혼자…….”
“그건 상관없네. 자네는 대인어른을 오랜 세월 모셔왔던 사람이야. 대인어른께서 자리를 비우시면 모든 일을 자네가 대신 처리 했지. 그러니 지금 자네는 나와 같이 식사를 해도 상관없어. 그러니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말고 같이 식사를 하도록 하지.”
“가… 감사합니다. 대인어른…….”
그렇게 집사는 동현에게 감사해하며 하인들에게 저녁을 차려오도록 한다.
그리고 잠시 후… 왕빈이 누워 있는 방문 앞에 저녁 식사 한 상이 차려지게 되었다.
“허어… 이거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저희 주인어른을 고쳐주시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신 겁니다. 자… 먼저 드시지요.”
“고맙네.”
동현이 그렇게 먼저 수저를 들고 먹기 시작하자 그제야 집사도 식사를 같이 한다.
그렇게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럼 나는 이제 대인어른이 있는 방에 들어가겠네. 자네는 얼른 자게. 이미 밤이 깊었어.”
“사람이 없어도 되겠습니까?”
“그렇네. 지금으로선 나만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자도록 해. 대인어른께서는 분명 아무 문제없이 일어나실 것이야.”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인어른.”
“……?”
“저희 주인어른이 아무 문제없이 일어나신다면 언제쯤 의식을 찾으시겠습니까?”
“빠르면 내일 날이 밝고 아침이나, 늦으면 내일 밤이나 새벽에 찾을 수 있을 걸세.”
“알겠습니다. 그럼 대인어른을 믿고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옆방에서 잘 테니 무슨 일이 있으시면 저를 바로 부르십시오.”
“알겠네. 얼른 들어가 봐.”
동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왕빈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밤새 자지 않고 왕빈의 상태를 체크하는 동현.
그렇게 동현은 하루를 꼴딱 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니… 잠을 아예 주무시지도 않은 것입니까?”
“대인어른의 상태를 살펴야 하지 않는가?”
“그래도 옆에서 자다 일어나다 해도 될 일인데요. 그래서 이불도 가져다 드렸는데…….”
“대인어른을 살피는데 있어서 소홀해서 되겠는가?”
동현의 말에 집사는 진심으로 감동했다.
‘주인어른의 눈은 정확했어! 이분은 현재 주인어른의 뒤를 이을 큰 그릇이다! 주인어른께서 늘상 말씀하셨듯이 김 대인은 자기보다 크게 될 사람이라며 항상 칭찬하셨지. 그 이유를 오늘에서야 잘 알겠구나. 현재 주인어른께서 돌아가시면 난… 김 대인을 내 주인으로 모실 것이다! 주인어른께서 지목하신 만큼 잘 받들어 모실 것이야!’
집사가 그렇게 동현에게 진심으로 감동하고 있는 그 때.
“으으음…….”
“응? 주… 주인어른!”
“대인어른! 정신이 드십니까?”
왕빈이 드디어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풀리고 난 뒤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눈동자를 굴리며 주변을 살피는데 동현과 집사가 왕빈의 눈앞에서 말한다.
“주인어른! 저…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대인어른! 저 동현입니다!”
두 사람의 말에 왕빈은 힘겹게 대답한다.
“지… 집사와 동현이가 아닌가?”
“오! 김 대인어른! 수… 수술이 성공했습니다! 흐흐흑…….”
집사는 왕빈이 살아난 데다가 백치가 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눈물을 흘렸고 동현도 왕빈의 말을 들은 후에야 마음을 놓으며 말한다.
“대인어른. 정신이 이리 돌아온 것을 보니… 수술은 성공한 듯 합니다.”
“그래? 다행이군. 그런데 통증이 심하네. 수술한 곳 같은데…….”
“예. 제가 지금 당장 고통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일단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침을 놓아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집사.”
“예. 김 대인!”
“여기 이 약의 처방대로 약을 지어서 달인 후 와주십시오. 이 약은 진통 성분이 있는 것이라 약을 드시면 고통이 크게 가라앉을 것입니다.”
“예! 김 대인어른! 그렇게 하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집사는 종이에 약재 내용이 적힌 것을 받아 빠르게 방을 나가 약재를 사러 저잣거리로 향한다.
동현은 그 동안 왕빈에게 침을 놓아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침을 놓으니 한결 낫군. 동현이 네가 참으로 명의구나.”
“과찬이십니다.”
“아니야. 정말이야. 의술에도 이런 재능이 있는 줄은 몰랐어. 상행을 하지 않았다면 의원으로서도 충분히 먹고 살았을 것이다.”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래. 내 머리 속을 열어보고 해야 할 치료는 제대로 한 것인가?”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이제 한 동안 제가 처방한 약만 잘 먹고 하면 금세 회복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고맙네. 정말 고마워. 내가 이 은혜를 잊지 않겠네.”
“대인어른. 대인어른께서 소인에게 베풀어 준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일로 약간의 은혜를 갚은 것뿐이지요.”
“아니야. 그렇지 않아. 사람의 목숨보다 중한 것이 있던가? 정말 고맙네. 고마워.”
“제가 대인어른께서 어느 정도 회복하실 때까지 옆에 있겠습니다. 그러니 불편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말씀하십시오.”
“그렇게 하겠네.”
“그리고 앞으로 살면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으니 잘 들으십시오. 대인어른.”
동현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왕빈이 앞으로 주의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
“대인어른의 머리 속에 있는 것들을 치료하기 위해 제가 도끼와 망치로 대인어른의 머릿속을 보호하는 단단한 뼈를 조금 부셔야만 했습니다. 나중에 힘이 어느 정도 돌아오시면 동경을 통해 그 부분을 알려드릴 텐데 그 부분에 강한 충격이 가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 부분을 기존의 뼈를 대체 할 동물 뼈를 넣긴 했으나 그래도 만일이라는 것이 있으니 말입니다.”
“주의하겠네. 그리고 이 말을 지금 내가 수술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된 지라 잊을 수 있으니 집사에게도 말을 해주겠는가?”
“물론입니다. 대인어른.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동현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 그 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동현은 집사가 온 것으로 생각하고는 왕빈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는 잠시 밖으로 나가보는데, 집사가 직접 동현이 내려준 처방대로 약을 달이고 있었다.
동현은 그런 집사를 보며 왕빈에게 했던 주의사항을 그대로 다시 한 번 전했다.
“알겠습니다.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네. 머릿속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뼈에 구멍을 뚫은 후 치료를 했네. 그리고 동물 뼈로 그 구멍을 막았지. 다시 봉합하고 동물 뼈로 그곳을 막았다고는 하나 만일이라는 것이 있으니 만약 그 구멍에 큰 충격을 받거나 한다면 나로서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대인어른께 신신당부를 하도록 하게. 매일 아침마다 말을 하도록 해.”
“소인 명심하겠습니다.”
“약은 내가 달일 테니 자네는 대인어른께 가서 잠시 말벗이라도 해주고 있게나.”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래. 누구보다도 대인어른을 걱정하는 자네가 아니었던가? 얼른 가보게.”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대인어른이 어디 불편함을 느낀다고 하시면 나에게 말해주고! 아… 그리고 깜빡했는데 대인어른께서 쓰러지시고 난 뒤 거동이 불편하실 수 있어. 그걸 회복하기 위해서는 힘이 어느 정도 돌아오고 앉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꾸준히 걷게 해드려야 해. 자네가 부축해서 말이야. 그래야 예전처럼 움직일 수 있을 것이야.”
“예. 대인어른!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집사는 그렇게 대답을 한 후 왕빈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동현은 그런 집사를 보며 정성들여 약을 부채를 부쳐가며 달였다.
‘으음… 이제 다 된 것 같군.’
약을 정성들여 달이는데 꽤 시간이 흐른 후… 동현은 약을 다 달이자 그것을 그릇에 옮기고는 바로 왕빈의 방으로 향한다.
“대인어른. 이것이 진통제 역할을 하는 약과 함께 치료제 약입니다. 일어나서 드시지요.”
동현은 왕빈을 부축하게 앉게 한 후 약을 마시게 한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 눕혔다.
“이제 늦어도 반 시진 정도면 한 동안 고통은 많이 사라지실 겁니다.”
“고맙네.”
“그리고 집사.”
“예. 대인어른.”
“내가 좀 전에 처방해 준대로 탕약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 세 번 꼭 대인어른께 먹이도록 하게.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네!”
“물론입니다. 김 대인.”
“동현아. 오늘 나 때문에 밤을 샜다면서? 이제 괜찮으니 집에 돌아가서 좀 자고 와.”
“아닙니다. 그래도 오늘 밤까지는 있어야죠.”
“대인어른. 어차피 대인어른의 집은 매우 가깝지 않습니까? 문제가 있으면 제가 바로 달려가겠습니다. 그러니 주무시고 계십시오.”
“그래. 동현아. 집사의 말대로 해. 네가 쉬지 못하면 내 마음이 편치 못해. 그러니 쉬다가 오도록 해.”
왕빈의 강력한 권유에 동현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한다.
“으음… 알겠습니다. 그럼 푹 자고 저녁 밤늦게 오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동현은 그렇게 왕빈에게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