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가동, 동현에게 호위무사 늘릴 방법을 알려주다
가동은 술 한 잔을 들이켠 후 동현에게 말한다.
“일단 내가 부탁할 것은 내가 이 허도에서 관리 생활을 그만두게 되면 내 가족들은 아무것도 없게 되네. 지금까지 그나마 내가 이 자리를 지킴으로 인해서 나라에서 받은 약간의 땅을 이용해서 먹고 살았어. 그것을 해결해 주었으면 하네.”
“그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제게 많은 재물이 있으니 그것으로 가족들 문제를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제 또 다른 질문……!”
“말씀하십시오.”
“자네도 알겠지만 이 수나라와 자네의 나라인 고구려는 적대 관계야. 만약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는 자네가 현재 이끌고 있는 상단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따라 자네를 따를지 말지 결정하려고 하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야.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 상단의 방향을 어떻게 잡고 행동할 것인가……?”
동현은 가동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한다.
“저는 그 전에 먼저 기미가 보이면 일단 빠르게 먼저 전국에 있는 제 상단의 분점에 소식을 전하여 전부 업으로 모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 다음엔……?”
“그들에게 분점의 모든 재산들을 정리하여 업성으로 올라오라고 했으니 저도 그 동안 모든 것을 정리하여 고구려로 갈 준비를 해야겠죠.”
“하지만 이만한 규모의 상단으로 고구려로 돌아가려면 분명 제재를 받을 텐데? 특히 말 때문에 말이야.”
“그것도 이미 방법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그래……?”
“예. 그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장군께서 저와 함께 해주신다는 답만 하시면 제 계획을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가동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좋아. 이번 산적 토벌이 끝나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너와 함께 하도록 하겠다.”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래. 다만 너를 주인으로 받들지는 좀 더 지켜본 후에 하고 싶구나. 주인을 정하는 데 있어서는 신중해야 하니 말이다.”
가동의 말에 동현은 조금 아쉬웠지만 자신의 언행에 문제가 없다면 분명 가동도 자신을 주인으로 받들 것이라 생각하고 흔쾌히 승낙한다.
“장군께서 저와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하하하! 제가 기분이 정말 좋군요……!”
동현의 말에 가동은 미소를 지었고 둘은 한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허도에는 칙사가 당도하여 조용 태수에게 황명을 전했고 조용 태수는 그 황명을 받들며 칙사에게 말했다.
“이미 황제 폐하께서 내리신 칙명에 대한 내용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제 딸의 병세가 좋아지기 시작해서 다시 제가 허도를 살피고 있지요.”
“다행이군요. 하지만 공과 사는 구분하도록 하십시오. 따님의 일은 사사로운 일이고 이 허도를 다스리는 일은 공적인 일이니 말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이번 일이 잘 해결되고 태수님이 이 허도를 잘 발전시킨다면 큰 포상을 주신다고 하셨으니 최선을 다해 이 허도를 살려보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니… 묵었다 가시지 않고요……?”
“아닙니다. 제 공무를 비워두고 칙사로 온 것이라 빨리 가봐야 해서요.”
“그러십니까? 그럼 살펴 가십시오.”
조용 태수는 칙사를 성문 밖까지 배웅하며 칙사가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칙사의 뒷모습을 보았다.
칙사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조용 태수는 크게 한숨을 몰아쉬며 관청으로 돌아왔고 동현에게 서찰을 보내 칙사가 동현이 말한 대로 황명을 전하고 갔다며 써서 보냈다.
그 서찰을 받은 동현은 가동에게도 같이 서찰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네가 말한 대로 되었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요.”
“그거라면 혹시… 호위무사의 수를 늘리는 문제 때문에 그런가……?”
“그렇습니다. 제 본래 계획은 포로들을 우리 상단의 호위무사로 받아들여서 힘을 키우고 상단의 몸집을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이었는데… 조정에서 그것을 경계하였는지 포로들은 모두 허도의 군사들로 받아들이라는 칙명이 올라왔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이번 일로 인해 이 허도가 힘이 커져서 과거처럼 그런 일을 저지를까봐 경계하는 것이겠지.”
“그게 언제적 일인데 지금까지 그런단 말입니까……?”
“자네가 직접 보고 있지 않나? 내가 출세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말이야.”
“그렇군요. 그 말을 들으니 한 번에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
가동의 말에 동현이 바로 대답한다.
“장군의 말씀을 경청하겠습니다.”
“어차피 포로들로 잡은 사람들 중 지시에 잘 따르는 자만 군사들로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잘 따르지 않아 반항하거나 몸이 약한 자들은 죽거나 밖으로 다시 한 번 퇴출이 되거나 영원히 감옥에서 썩게 되네.”
“그렇겠죠.”
“우리는 그것을 이용하면 되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들이 감옥에서 나오면 어디로 가겠는가? 잘 생각해보게.”
동현은 가동의 말에 잠시 생각한 후 대답한다.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산적이 되거나 그도 아니라면 허도 안에서 상인들을 뜯어먹을 생각을 하겠죠.”
“바로 그거네.”
“……?”
“그들은 이미 군사로써 받아들이는 데에 결격사유가 있어서 탈락한 이들이라는 것일세. 그럼 자네가 그들을 받아들이면 되지.”
“……!”
“그것은 황제의 황명을 어기는 것도 아니니 말일세. 산적들을 포로로 잡은 사람들을 허도의 군사로 만들라는 말을 했을 뿐 따로 결격사유가 있는 포로들을 허도 군사로 받아들인다는 말은 없지 않은가……?”
“참으로 묘책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만약 다른 사람들 눈에 뜨이면 다시 황명이 내려와 군사들을 토해내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럴 일은 없을 걸세.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결격사유가 있어서 탈락한 이들이야. 건강에 문제가 있다든지… 그게 아니라면 언행에 문제라든지 말이야.”
“으음… 그렇군요.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저희가 받아들였을 때도 힘들겠습니다.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들을 호위무사로 훈련을 시켜야 하니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가동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 정도 어려움은 감수를 해야지. 자네 상단이 더욱 더 커지고 몸집을 불리려면 호위무사들은 필수적이야. 거래량이 많아지는 만큼 그것들을 노리는 놈들이 늘어날 테니 말이야.”
“옳은 말씀입니다. 아무튼 참으로 기가 막힌 묘책이십니다. 장군님의 말씀대로 해보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가동의 조언을 듣고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이 내용들을 태수에게 사전이 이야기를 함으로써 탈락한 포로들을 자신의 상단에 끌어올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허도의 다른 상단과도 이야기를 해 그들을 호위무사로 키우고 싶은 상단과도 연결을 시켜줬다.
그 모습을 허도에 있으면서 보게 된 장손성 장군의 수하.
‘대단하군. 황명을 어기지 않으면서 호위무사들을 늘린다라… 기가 막힌 방법이야. 장손성 장군에게 이 소식을 알려야겠다. 장손성 장군님께서는 상단의 호위무사 병력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하셨으니 말이야.’
장손성 장군의 수하는 그렇게 허도에 있는 동현 상단의 모습을 보고는 장손성 장군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장안으로 향했다.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던 동현은 상단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가 장손성의 수하가 허도를 떠나갈 때쯤 동수가 동현에게 알려줌으로써 알게 되었다.
‘뭐? 장손성의 수하가……?’
[예. 워낙 깊숙하게 숨어 있어서 그런지 저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그가 허도를 떠나던 당일 날 발견하게 되었어요.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발견해서…….]
‘후우… 아니야. 늦게라도 발견해서 오히려 다행이지. 그리고 내가 너한테만 의존하면 안 되잖아. 괜찮아. 동수야. 그나저나… 정말 작정하고 숨었나보다. 동수 네가 그런 발견을 못 할 정도라면 말이야.’
[그렇습니다. 여러 명이었다면 금세 발견했을 것 같지만 단 한 명인지라 발견을 한 동안 못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번에도 제가 주인님한테 말씀드렸다시피 제 시스템이 완전히 만능은 아니거든요. 작정하고 도시 안의 정보를 숨기면 발견을 못 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그래. 저번에도 그런 말을 들었어. 으음… 그런데 말이야.’
[……?]
‘시스템 업그레이드 같은 건 아이템으로 없어? 그도 아니라면 정기적인 업그레이드 같은 거 말이야.’
[죄송합니다. 저도 그것은 잘 모르겠네요.]
‘으음… 알았어. 아무튼 고맙다. 늦게라도 알려줘서 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어.’
동현은 동수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자신에게 장손성 밑의 수하가 찾아왔을 때를 대비를 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자신의 수하들은 물론이고 가동에게도 털어놓았다.
“장안에 심어두었던 세작이 그렇게 전해 왔다고……?”
“그렇습니다. 제가 따로 보낸 세작이 있는데 그 세작들은 장손성 장군의 곁에만 감시를 철저하게 하도록 했거든요. 그런데 그곳만 찾다가 우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제가 간과했습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미안합니다. 모두들…….”
동현이 그렇게 말을 하며 한숨을 쉬는데 그 모습을 본 사훈이 웃으며 대답한다.
“대인어른. 그것은 대인어른의 실수가 아니라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응? 잘 되었다니? 애초에 장손성 장군은 나를 경계하고 있었어. 내가 저번에 장손성 장군과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도 해주지 않았는가……?”
“물론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잘 되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어째서……?”
“장손성 장군이 그렇게 한 것에는 저희를 경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하나가 더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저희 상단이 얼마나 커지는지 보려는 것입니다.”
“음? 그것이 경계를 한다는 것 아닌가……?”
“결코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대인어른. 현재 이 수나라의 상권을 누가 가장 크게 쥐고 있습니까……?”
“그야… 왕빈 대인어른의 상단이지.”
“맞습니다. 그럼 그 다음은요……?”
“우리 상단이지.”
동현의 말에 사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맞습니다. 저희 상단은 왕빈 대인 상단 덕분에 상단 규모가 급성장을 했고 거기다 장손성 장군으로 인해 더욱 더 거대한 상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나라에서 두 번째 가는 규모의 상단이 되었죠. 사실상 왕빈 대인어른의 상단과 함께 쌍벽을 이루었다는 말입니다.”
“계속 말해보게.”
“장손성 장군의 수하가 이제 장안에 가면 저희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하겠죠. 아마 이 호위무사 이야기와 더불어서 저희 상행에 관련된 이야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 계획이 장손성 장군에게 바로 드러나겠죠.”
“그럼 숨겨야 할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장손성 장군은 그걸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기다려……?”
“예. 제가 애초에 이 허도에 온 이유는 이곳이 수나라에서 상행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고 상단을 더욱 더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에서였습니다.”
“그랬지.”
“대인어른께서는 제 계획을 들어주셨고 비누와 두부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에 대한 것을 이 허도의 상단과 거래를 하면서 그 품목들로 다른 나라와 거래를 하기로 하셨죠. 지금 장손성 장군은 그것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동현은 사훈의 말에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지 궁금하여 묻는다.
“어째서 그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현재 저희가 하고 있는 것들이 잘 풀리면 장손성 장군은 저희에게 분명 손을 뻗칠 겁니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장손성 장군은 나라에 대한 충성이 대단한 사람이지만 자기 가문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는 사람입니다. 주변의 평판을 들어보니 결코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죠.”
“그 말은 우리가 다른 나라와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이 허도에서 자리를 잡고 더더욱 상단의 규모가 커지면 우리에게 기존의 거래 말고 또 다른 거래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장손성 장군은 지금 그것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를 경계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가문이 발전해야 하니 많은 재물을 모아 가문을 더욱 키우려고 하겠죠. 만약 장손성 장군이 저희를 경계만 했다면 애초에 저희 상단과 거래를 하려고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거래를 하기까지 나와 언쟁이 있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장손성 장군은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자입니다. 지금 대인어른을 감시하려 하는 것은 대인어른이 고구려 사람이기에 수나라에 해가 되지 않게 감시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죠. 제가 장손성 장군에 대한 정보를 분석해서 말씀드린 것이니 저를 믿어주십시오.”
사훈의 말에 동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