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화 동현, 중원에서 새로운 수하를 얻다
동현은 그렇게 막사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는 그 때… 한 호위무사가 막사 앞에서 외친다.
“주인어른!”
“음? 무슨 일이냐?”
“웬 사람이 주인어른을 보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
“나를?”
“그렇습니다.”
“음… 들이거라.”
“예.”
동현이 허락하자 한 남자와 여자가 같이 들어와 동현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허도 중모현의 사람인 조송이라고 합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조연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헌데 일개 상인이 저에게 무슨 일로…….”
동현이 궁금해 하자 갑자기 둘은 넙죽 절을 하며 말한다.
“제발…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아니… 갑자기 이 무슨 행동입니까? 다짜고짜 와서 도와달라니요?”
“그것이…….”
조송은 자신이 있던 중모현에서 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동현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음… 그러니까 애초부터 관계가 좋지 않았었던 겁니까?”
“그렇습니다. 본래 저희를 공격한 이종이라는 사람이 있는 가문과는 선대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무엇이든지 의견을 내면 서로 반대를 했었죠. 그리고 그것을 대대로 배우며 저에게 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행동을 했고 말입니다.”
“…….”
“하지만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할 뿐 물리적인 공격은 절대 없었습니다. 헌데 새벽에… 갑자기 그 가문의 사람들이 저희 집을 기습 공격을 했습니다. 저희는 간신히 몸을 빼고 몸을 숨기며 주변을 살피다가 대인어른이 큰 상단인 것을 보고 이렇게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누군지도 모르시겠군요.”
“그렇습니다. 그저 깃발을 보고 동현 상단이라는 것만 압니다. 그리고 성씨가 김씨라는 것. 대인어른을 아는 것은 이 두 가지뿐입니다.”
동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솔직하게 말한다.
“솔직하게 말하리다. 나는 고구려에서 온 상인이며 이 동현 상단을 이끌고 있는 김동현이라 하오. 이 중원에도 판로를 열어 우리 상단의 이름을 남기고 크게 이문을 남기고 싶어 왔소이다. 얼마 전에 왕빈 상단은 물론이고 장손성 장군과도 거래를 했지요.”
동현의 말에 조송이 깜짝 놀란다.
“수… 수나라 제일의 거부 상단인 왕빈 상단과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장군인 장손성 장군과 거래를 했단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저…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럼 저희를 도와주기가 훨씬 수월하시겠군요. 이렇게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동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기꺼이 도와드리겠습니다. 안심하고 저희 막사 안에 머무십시오.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는 장손성 장군께 전령을 띄워서 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손쉽게 해결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흐흐흑…….”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이 정도 가지고 은혜는요. 자…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나누도록 합시다. 여봐라! 밖에 있느냐?!”
“예! 주인어른!”
“이 두 분이 묵을 막사를 내주거라.”
“예! 주인어른! 두 분은 저를 따라오시지요.”
한 호위무사의 말에 조송과 조연은 동현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는 호위무사의 안내를 받아 자신들에게 배정된 막사로 향해 휴식을 취하고 잠을 청한다.
다음 날 아침… 동현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소희, 의정과 무예 수련을 하고는 일을 보려는데 근혁이 막사에 들어와 보고한다.
“형님. 어제 칼에 맞은 자가 깨어났습니다.”
“그래? 알았다. 가보자. 안내하거라.”
“예. 형님!”
동현은 근혁의 안내를 받으며 칼에 맞은 자를 보러 향했다. 잠시 후…….
“좀 괜찮으시오?”
“으윽,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은혜는 무슨요… 갑자기 그렇게 피를 흘리고 오시니 도와드렸던 것뿐입니다.”
“그것이 정말 큰 은혜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제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고는 두려워하며 줄행랑을 쳤을 겁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헌데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칼을 맞은 것입니까?”
동현의 말에 침상에 누워있던 남자가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후우… 제 이름은 정훈이라고 합니다. 저는 조송이라는 분의 호위무사였는데…….”
“응? 잠시만…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조송이라고 하셨습니까?”
“예? 아… 예. 그렇습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동현은 정훈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대의 주인이었던 사람이 저희 막사에 찾아와서 묵고 있습니다.”
“예? 그것이 정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 불러 드릴 테니 만나보십시오. 여봐라! 밖에 있느냐?!”
“예! 주인어른!”
“너는 지금 당장 조송 공과 조연 낭자를 오거라!”
“예!”
동현의 명령에 호위무사는 명령을 받고는 밖을 나가 조송이 있는 막사로 향한다.
“훈아!”
“주… 주인어른…….”
“살아 있었구나! 살아 있었어! 흐흐흑! 살아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
“주인어른…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그래. 나는 전혀 없다… 그나저나 괜찮은 것이냐? 많이 다친 것 같은데…….”
“제가 오늘 내일 하던 것을 여기 이 분께서 구해주셨습니다.”
정훈의 말에 조송은 동현에게 어제처럼 절을 하며 말한다.
“귀공께서 우리 집안사람들 살려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참으로 은혜가 백골난망입니다. 후에 반드시 은혜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동현은 또 다시 바닥에 넙죽 절을 하는 조송을 다급하게 일으키며 대답한다.
“전 그저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을 구해준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여기 정훈 공을 보았더라면 저와 똑같이 했을 겁니다.”
“참으로 겸손하십니다.”
조송은 이렇게 대답을 하며 거듭 동현에게 감사해한다.
그 모습에 조연 또한 동현에게 감사인사를 하는데 동현은 그런 두 사람의 인사를 받아주며 정훈에게 말한다.
“귀공이 당한 일은 조만간 잘 해결될 것이니 몸이 회복되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하십시오.”
“훈아. 김공께서 장손성 장군과 친분이 있다고 하시는구나. 어제 우리가 겪었던 일을 서찰을 써서 보냈다고 하니 그분께서 우리의 복수를 대신 해주실 것이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그러니 김공의 말대로 너는 당분간 몸을 빨리 낫는 것만 생각하거라. 알겠느냐?”
“예. 대인어른.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인어른의 말씀을 들으니 안심이 됩니다.”
정훈의 말에 조송은 미소를 짓는데 동현이 그런 조송을 향해 말한다.
“우리 상단은 허도로 가려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열흘 정도 머문 후 낙양과 장안을 거쳐 한중과 자동, 성도로 갈 생각인데… 같이 동행을 하시겠습니까?”
“어차피 저희 가문은 이종이라는 그 자 때문에 풍비박산이 났고 남은 사람이라고는 저희밖에 없습니다. 김공을… 제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절 받으십시오.”
동현은 갑자기 조송이 절을 하며 자신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하자 당황한다.
하지만 자신의 사람이 늘면 늘수록 좋은 법.
동현은 이내 당황한 감정을 정리하고는 조송을 일으키며 말한다.
“내가 자네에게 주인이 될만한 사람인지 모르겠군.”
“충분히 그 자격이 되십니다. 칼을 맞아 오늘내일하던 사람을 도와주었다는 것은 그만큼 담대한 사람이라는 것을 뜻하며 어려운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시는 것을 볼 때 남의 말에 잘 귀를 기울이며 해결해 주려고 하는 경청의 자세가 있으십니다. 그것이 제 주인으로 정한 이유입니다.”
“솔직히 말하지. 좀 전에 말했듯이 칼에 맞았던 사람은 그렇게 피를 흘리면 누구라도 도왔을 것이고 자네의 부탁을 들어준 것은 나와 거래를 하는 분 중에 장손성 장군이 계셔서 쉽게 들어준 것일세. 내가 이렇게 말해도… 나를 주인으로 받들겠나?”
동현의 말에 조송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물론입니다.”
“어째서?”
“대인어른께서는 장손성 장군이라는 뒷배경이 없었어도 저를 무조건 도우려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어찌 아는가?”
“대인어른의 행동을 보고 알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갑작스레 절을 하며 부탁을 하였을 때 저는 대인어른의 표정과 행동을 보았습니다.”
“내 행동과 표정이 어땠지?”
“저희를 보며 매우 안타까워하는 표정이셨죠. 그 표정은 진심으로 나오는 표정이었고 어떻게든 도와주기 위해서 고민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인어른께서는 장손성 장군이라면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낸 것이고요. 아닙니까?”
동현은 조송의 말에 감탄한다.
“대단하군. 내 마음을 훤히 읽는 것 같아.”
“주제넘게 대인어른의 마음을 함부로 제 입으로 밝혔다면 죄송합니다.”
“아니야. 내 주변엔 그대와 같은 자가 필요하네. 나한테 그런 자들이 별로 없어서 말이지. 내가 부족하지 않다면… 그대를 내 수하로 받아들이겠네.”
“감사합니다. 대인어른께 견마지로(犬馬之勞 : 그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는 뜻)를 다하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조송에게 충성 맹세를 들으며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조송의 능력치를 살펴보았다.
[이름 : 조송
성장 타입 : 보통
나이 : 30살
출신 : 수나라
무력 : 35
지력 : 81
정치 : 94
통솔 : 67
매력 : 75
특기 : 눈치 백단, 내정의 달인.
전법 : 방원진]
‘헉! 정치가 94? 그리고 특기가 눈치 백단과 내정의 달인? 내정의 달인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눈치 백단은 뭐지?’
동현의 말에 동수가 대답한다.
[눈치 백단 특기란 주인님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면 파벌이라든지 같은 세력 중에 불만을 품은 세력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파벌이나 같은 세력 중에 불만을 품은 세력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라…….’
[예. 쉬운 예로 주인님은 연개소문에 대해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생을 하시기 전 역사책으로 많이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잘 알지.’
[연개소문은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눈치 빠른 사람이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알고 빠르게 파악하여 대처를 하였다면 연개소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음…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이 눈치 백단의 능력이 그런 능력이라는 거잖아? 내부의 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 말이야.’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더 설명할 것이 없군요.]
‘그럼 전법인 방원진은 내가 잘 알고 있는 그 전법인가? 어느 방향의 공격에도 쉽게 방어하면서 유연하게 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법 말이야.’
[맞습니다. 주인님. 이 방원진은 주인님이 말씀하셨던 장점이 있긴 하지만 전력이 분산되어 있음으로 각개격파 당할 우려도 큽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동현은 동수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조송이 앞에 있었기에 혼잣말을 할 수도 없는 동현.
동수와 함께 그저 생각을 통해 대화를 하며 조송을 잠시 보고 있었다.
동현이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보고 있자 조송이 묻는다.
“대인어른.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아… 미안하군. 이제 앞으로의 상행에 대해 머릿속으로 정리 중이었네.”
“그러셨군요. 그런데 익주의 성도로 가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낙양과 장안을 거쳐서 말입니다.”
“그렇네.”
“잘 되었군요. 익주 성도에는 제 친동생이 있습니다. 지금 성도의 태수로 알고 있는데…….”
“뭐라? 성도의 태수?”
“예. 이름은 조도라고 하는데 제 동생이 성도의 태수인 만큼 장사를 하는데 있어서 대인어른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제가 서찰하나를 써서 보내기만 하면 분명 대인어른을 적극적으로 도와 줄 것입니다.”
“고맙군. 그럼 부탁하겠네.”
“염려 마십시오.”
동현은 조송의 말에 매우 기뻐한다.
그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옆에 누워있는 정훈을 보며 말한다.
“자… 그럼 우리는 이만 나가지. 훈이가 좀 쉬어야 해.”
“예. 대인어른. 이보게. 훈이. 이제 나는 새 주인을 모시고 여러 곳을 돌아다닐 것이고 대인어른께서 고구려로 가시면 같이 따라 갈 것이야. 자네는 상처가 나으면 어떻게 하겠나?”
“제 주인은 오직 대인어른 뿐입니다. 대인어른께서 새 주인을 모셨으니 저도 마땅히 따라야지요. 저도 대인어른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조송과 조연을 데리고 막사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