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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104화 (104/400)

104화 장손성의 의심과 동현의 대처

장손성은 동현을 보며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하하! 어린 녀석이 상대를 띄워줄 줄도 아는군. 그리고 세심해! 아주 마음에 들어! 그런데 말이야.”

“……?”

“고구려 상인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려. 우리와 적대국이 아닌가 말이야.”

장손성의 말에 왕빈이 급히 대답한다.

“상인에게 본래 국경은 없습니다. 장군. 전시 상황과 당시 상황에 대한 제재만 잘 지킨다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것이 상인이지요.”

“물론 그렇지. 하지만 말이야.”

“……?”

“상인이 그 나라의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다닐 수 있지. 자네도 알지 않나?”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와 여기 김 대인의 상단은 어디까지나 그 정보가 장사에 관계된 것일 뿐 저희는 군사적인 정보를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장군께서도 제 상단이 그렇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왕빈의 말에 장손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지. 나는 자네를 전적으로 믿네. 하지만… 여기 이 고구려의 상인 아이는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 훗날 크게 싸울 적국이 될 수 있으니 말이야.”

“장군. 좀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왕 대인! 자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네. 좀 전의 말로 다 되었어. 이제 나는 이 아이와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구만.”

“예…….”

장손성의 단호한 말에 왕빈은 잠시 뒤로 빠진다. 그러자 장손성이 동현을 보며 말한다.

“내가 지금 너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거래를 계속하다가 우리 수나라와 고구려간의 전쟁이 터졌다. 그렇다면 너는 어찌할 것이냐?”

동현은 장손성의 말에 대답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장손성은 수나라에서 고위직 장군직에 있는 인물.

여기서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목이 달아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현은 빠르게 머릿속을 정리한 뒤 대답한다.

“저는 상인입니다. 아마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면 일단 분점에 있는 제 상단의 사람들을 모두 모아 고국인 고구려로 돌아가겠죠.”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어찌하겠는가?”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럼 이곳에 잠시 기반을 두고 머물렀다가 기회가 생길 때 고구려로 돌아가야겠죠.”

“만약 자네가 가지고 있는 군량으로 군상이 되라고 한다면?”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군상이 되기는 싫습니다. 다만 가지고 있는 군량의 절반 정도는 내드릴 수 있겠군요. 저는 전쟁보다 제 목숨이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흐음… 철저하게 이문을 취하겠다는 것이군. 전쟁을 어떻게든 피해서 말이야.”

“그렇습니다. 저는 고구려 사람이나 양쪽에 다 도움이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오로지 제 가문과 상단을 키울 뿐이지요.”

동현의 대답에 장손성은 한 동안 동현을 말없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동현도 그 눈빛을 피하지 않고 쳐다보는데…….

“하하하하하!”

“……?”

“내 눈빛을 이렇게 정면으로 바라보는 당돌한 아이는 처음 보는구만!”

“장군의 눈을 피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말입니다.”

“뭐라? 하하하! 거 참 마음에 드는군! 솔직함과 함께 장부다운 성격을 지니고 있어!”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명심하게.”

“……?”

“상인으로서 이문을 취하는 것? 아주 좋지. 그 재물로 가문을 일으킬 수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이문을 취하는 것에 앞서서 나라가 먼저 일세.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동현은 장손성의 말에 공손히 대답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자네의 이야기를 모두 들으니 계약을 해도 될 것 같군. 세부적인 조율을 한 뒤에 계약을 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장군. 제가 곧 계약서를 만들어서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이보게. 왕빈. 이제 여기 이 아이에 대한 소개도 끝났고 해서 말인데… 본격적으로 즐겨보고 싶어서 말이야.”

장손성의 말에 왕빈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염려 마십시오. 안 그래도 장군의 말씀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준비를 시키려 했습니다. 여봐라! 술과 음식을 당장 내오너라! 풍악도 울리도록 하고 말이다!”

“예! 대인어른!”

왕빈의 말에 장손성만을 위한 연회를 한 방에서 열었다.

왕빈이 명령하자 엄청난 반찬 가지 수가 들어왔고 술까지 따뜻하게 데워서 나왔다.

동현도 같이 자리를 함께하는데…….

“이름이 동현이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장군.”

“자네는 어디 사는가?”

“예. 요동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요동성이라… 우리 수나라 국경에 가까운 최전선의 성이로군.”

“그렇습니다. 장군.”

“자네는 어찌 생각하나?”

“무엇을 말입니까?”

“만약 우리 수나라가 고구려를 친다면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동현은 그 말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런 동현을 보며 장손성이 재차 묻는다.

“왜 말이 없나? 말해보게.”

“장군. 저를 시험하시는 것입니까?”

“응? 그것이 무슨 말인가?”

“지금 장군의 말은 이 연회를 하기 전 저에게 했던 말과 비슷합니다.”

“그래? 어떻게 말이지?”

“장군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좀 전과 비슷한 질문을 하시는 것은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을 해서 그 사람이 뛰어나 보이면 그 싹을 잘라내려는 것이 아니십니까?”

동현이 그렇게 말을 하자 왕빈이 당황한다.

“기… 김 대인.”

“왕빈. 자네는 가만히 있게. 그래. 계속 말해보게.”

“저는 아까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오직 제가 살고 있는 고구려도 그렇고 수나라도 관심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오직 제 가문과 상단의 이문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입니다.”

“…….”

“장군께서 앞서 제게 군상이 되라면 어떻게 할지 물어보셨고 전쟁이 터져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 하는 상황, 또 장사를 쉽게 하지 못할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고 제게 말씀하셨을 때 그것은 분명 저를 경계하셔서 물어보신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대놓고 제가 고구려 사람의 상인이니 왕 대인처럼 믿을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셨고 말입니다.”

“그래. 분명 그랬지.”

“하지만 그 이후 의심을 풀으신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게 장군과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죠. 그러나 지금 말을 들으니 장군은 의심을 푸신 것이 아니셨습니다.”

“……?”

“수나라가 고구려를 친다면 쉽게 나라를 점령할 수 있겠냐는 말씀은 제 식견을 시험해 봄으로 해서 제 속뜻을 알아내고자 함이 아니십니까? 제가 어떤 사람인지 좀 더 파악해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장손성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왕빈도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

“그래서… 자네가 하는 말은 본인이 뛰어나다는 말인가?”

“저는 제가 뛰어나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 뜻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 것뿐이지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저는 일개 상인입니다. 장수가 아니란 뜻입니다. 장군. 왜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십니까?”

동현이 공격적인 말투로 나오자 장손성이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하하하하! 그래. 인정하지. 솔직히 말하겠네. 자네 말이 맞아.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자네를 시험해 보기 위해 이런 말을 한 것이 맞아.”

“…….”

“눈치가 빠르군. 그리고 그런 머리를 나라를 위해 썼으면 좀 좋아.”

“…….”

“만약에 말이야. 내가 자네를 수나라의 관리로 등용한다면 자네는 받아들일 건가?”

“거절하겠습니다.”

“음? 수나라의 관리가 되면 내가 뒷배가 되어 줄 터이고 자네 앞이 탄탄대로일 텐데?”

“저는 출세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관리가 되면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저는 상인인지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동현의 대답에 장손성은 술 한 잔을 마시며 대답한다.

“크으… 좋아. 이제 자네를 의심하는 말에 대해서는 하지 않도록 하지. 다만…….”

“……?”

“나는 자네가 탐이나. 자네의 눈치와 내 의도를 눈치 챈 것만 봐도 자네는 매우 뛰어난 사람이야.”

“…….”

“내 밑에서 일해보지 않겠나?”

“좀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누구 밑에서 일을 할 생각이 없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고 말입니다.”

“내가 자네에게 그런 권한을 준다면?”

“그렇다하더라도 상단 일을 하지 못할 텐데 무슨 소용입니까?”

“흐음… 그토록 상인 일이 좋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상단을 제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이 일을 하셨고 제가 이어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포기하지 못할 것 같군요.”

“아쉽구만. 정말 아쉬워… 자네 정도면 분명 이 수나라에서 한 자리 크게 차지할 텐데…….”

장손성의 말에 옆에 있던 왕빈이 웃으며 말한다.

“이제 할 이야기는 모두 다 하신 것 같은데… 제가 끼어도 되겠습니까?”

“응? 미안하네. 본의 아니게 자네의 집에 와서 못 볼 꼴을 보이는구만…….”

“괜찮습니다. 그만큼 여기 김 대인을 장군께서 등용하고 싶었다는 뜻이니까요.”

“이해해주어 고맙네. 자… 이제 좀 전의 이야기들은 그만하고… 계속 마시세!”

“예. 장군.”

그렇게 장손성과 왕빈, 동현은 밤 늦게까지 술과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장군.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너무 시간이 늦어서…….”

“응? 벌써 날이 어두워졌구만. 그리하게. 내가 너무 오랫동안 붙잡아 놓았구만. 아… 그리고 동현이.”

“예. 장군.”

“오늘 미안했네. 자네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것이야. 그리고 우리 수나라에 위협이 될 만한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고 말이야. 그러니 서운한 것이 있다면 좀 전에 술을 마신 이 자리에서 풀었으면 좋겠구만.”

“이미 서운한 점은 다 풀렸습니다. 장군. 그리고 저는 그런 장군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장군께서는 이 수나라에서 높은 고위직에 계신 장군이시니까요.”

“이해해주어 고맙네. 그럼 돌아가서 푹 쉬게.”

“예. 장군. 그럼…….”

동현은 그렇게 왕빈과 함께 장손성이 있는 방을 나온다. 방을 나오자 왕빈이 말한다.

“오늘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소. 김 대인. 잘못하면 장군께 목이 잘릴 수도 있었던 상황 이었단 말이오. 아시오? 김 대인.”

“물론입니다. 그렇기에 일부러 더 강하게 대답을 한 것입니다.”

“응? 어째서 그렇소?”

“대인께서도 보았듯이 장군께서는 저를 시험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을 눈치 챘고 말입니다. 장군께서 하신 질문을 생각했을 때 그런 질문에 유하게 대답을 해보십시오. 그렇다면 장군께서 저를 어떻게 하려고 했겠습니까?”

“음… 듣고 보니 이해가 되오. 분명 김 대인을 밑에 수하로 집어넣고 주변 사람을 붙여서 감시를 했겠지.”

“그렇습니다. 그런 질문을 하셨다는 것은 저를 아직 믿지 못하고 계셨다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 그렇게 하셨을 겁니다. 저는 그래서 강력하게 그것을 거부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고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흐음… 일리 있는 말이오. 설사 김 대인이 품은 뜻이 다르다고 해도 장군께는 그런 뜻을 품은 것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말을 해야지. 그렇지 않소?”

동현은 왕빈의 말에 그저 말없이 빙그레 웃는다.

그런 동현을 보며 왕빈은 계속 말을 이어간다.

“아무튼 오늘 큰 고비를 하나 넘겼소. 김 대인. 그리고 앞으로도 조심하시오. 장 장군께서는 한 번 의심을 한 자에게는 쉽게 눈을 떼지 않으니 말이오.”

“명심하겠습니다.”

동현은 왕빈의 말에 감사해 하며 상단 사람들이 있던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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