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103화 (103/400)

103화 장손성과의 만남

동현은 왕빈과 한 동안 거래 품목을 정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하북에는 제가 알기로 땅도 비옥하여 농사가 잘 되고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철과 밀, 그리고 말과 복숭아의 특산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말입니다.”

“아주 잘 알고 있군요. 김 대인. 그래서 그것들과 비누, 두부와 거래를 많이 하기를 원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철과 말의 경우에는 우리 고구려도 풍부한 편이지만 밀과 복숭아는 많이 나지 않습니다. 복숭아의 경우에는 백제 땅에서 소규모로 나오고 있을 뿐이고 밀의 경우에는 우리 고구려 땅에 산지가 많다보니 대인어른께서 말씀하시는 그 지방을 제외하고는 밀이 나오는 곳이 적습니다. 그러니 밀이 고구려에는 비싸게 팔릴 수 있겠지요.”

“흐음… 좋소이다. 하지만 철과 말은 왜 구입하시려는지 궁금하군요. 김 대인도 알다시피 철과 말은 무역을 할 때 절차가 까다로운데…….”

“물론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 철을 농기구를 더욱 개발하는데 쓰려고 합니다.”

“농기구 말이오?”

“그렇습니다. 대인어른께서 아시겠지만 제가 장사가 잘 되는 물품을 잘 개발하지 않습니까? 비누와 두부를 보시면 잘 아실 겁니다.”

동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물론이오. 아주 잘 알고 있지.”

“저는 그래서 그 철들을 저희 고구려의 제조 기술로 농기구를 만들 겁니다.”

“흐음… 하지만 김 대인. 철은 우리 수나라 조정의 허락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나갈 수가 없소이다. 말의 경우에는 상행을 위해 쓰는 것이 증명이 되면 별 문제가 없고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 없으니 문제가 없지만… 철의 경우에는 그것들로 무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통제가 되고 있소. 아시지 않소?”

동현은 왕빈의 말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물론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철을… 수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농기구로 받으려고 합니다.”

“농기구로?”

“예. 수나라에서도 농사를 지을 때 농기구들을 철로 만들지 않습니까? 그것을 녹여서 새로운 농기구로 만들 생각입니다.”

“흐음… 확실히 그렇게 하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소만… 좋소. 그 쪽으로 내가 한 번 알아보도록 하리다.”

“감사합니다. 대인어른.”

“그리고 좀 전에 잠시 말이 나왔지만 철 못지않게 말도 절차가 까다롭소. 김 대인이 진양에서 구입해서 우리 업으로 왔기에 괜찮았지만… 만약 그 말들을 가지고 고구려로 돌아가려고 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소.”

“예.”

“내가 알기로 고구려는 기병이 매우 뛰어난 민족이라 들었는데 그 말들이 고구려가 기병을 편성하는데 쓰일 수가 있기 때문이오. 그러니 고구려로 돌아가실 때 분명 그 점도 잘 고려를 해야 할 것이오.”

동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인어른과 저 사이에 이렇게 큰 규모의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수레를 끌고 고구려로 돌아갈 때 말과 소에게 모두 수레를 끌게 한다면 별 말은 없을 겁니다.”

“으음… 전적으로 상행에 쓰이는 말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오?”

“맞습니다. 대인어른.”

“그 방법이 웬만한 관리들에게는 먹힐지 모르나 깐깐한 관리를 만난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가 있을 것이오. 그러니 그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놓아야 할 것이오.”

“대인 어른의 말씀을 명심하겠습니다.”

“아무튼… 이제 이 범위 내에서 수량만 잘 조절하면 되겠군. 이 수량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해 봅시다.”

동현과 왕빈은 그렇게 수량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한 동안 나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럼 이제 이야기는 끝났군. 이 계약은 자네가 고구려로 돌아간 이후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걸로 말이오.”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그리고 전 이 거래를 대인어른의 상단과만 할 것입니다. 나머지 상단과는 이 중원의 본토에서 분점을 세우고 할 것이고 말입니다.”

“고맙소이다. 나를 이토록 믿어주어서…….”

“대인어른께서 먼저 저에게 큰 믿음을 보내주셨으니 저도 그에 따라 보답하는 것뿐입니다.”

“하하하! 그리 말해주니 참으로 고맙소! 자… 이럴 것이 아니라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연회를 즐겨봅시다. 김 대인의 상단 사람들도 다 불러서 말이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밖에 있느냐?”

“예! 대인어른!”

“왕 대인어른께서 다 같이 연회를 즐기자고 하신다. 모든 상단 사람들을 이곳으로 불러라!”

“예! 대인어른! 그리하겠습니다!”

동현의 호위를 수행하던 해론과 그 수하 한 명이 동현을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동현이 말을 듣고는 상단 사람들에게 달려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왕빈의 집 안에 연회장에는 왕빈 상단 사람들과 동현의 상단 사람들로 가득 차 즐거운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왕빈의 수하로 보이는 한 사람이 연회장으로 들어오더니 귀에다 대고 무언가를 말한다.

그러자 왕빈이 매우 놀라며 묻는다.

“뭐라? 거기장군께서 오셨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지금 어디 계시느냐?”

“일단 손님을 대접하는 방에 잠시 모셔두었습니다.”

“이런… 내가 잠시 가봐야겠군. 아니… 이럴 것이 아니라 저 김 대인도 같이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어. 잠시 기다리게. 내가 김 대인에게 말을 해보고 같이 가도록 할 테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대인어른.”

왕빈은 자신에게 말을 전해주러 온 수하에게 말을 하고는 옆에 같이 앉아 있던 동현에게 말한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손님이 와 있다고 하오. 그런데 그 분에게 김 대인을 소개시켜 주고 싶은데 같이 가보는 것이 어떠하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오. 내가 그 분 만큼은 자네에게 꼭 소개를 시켜주고 싶어서 말이지. 정말 대단한 사람이거든.”

“그렇습니까? 대체 누구이시길래…….”

“들어봤나 모르겠구려. 장손성이라고 말이야.”

“장손성이라면… 혹시 돌궐을 이간계로 둘로 갈라지게 만든 외교술의 대가가 아닙니까?”

“김 대인도 알고 있었구려. 맞소이다. 지금 그 분이 우리 집에 와 있다고 해서 말이오. 어떻소. 한 번 가보시겠소?”

동현은 장손성이라는 이름을 잊을 수가 없었다.

좀 전에 말한 장손성은 돌궐은 물론이고 주변 이민족들에 대해 대단한 전문가였는데 그들을 외교 한 번으로 변방을 정리하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동현이 그 이름을 더욱 더 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그가 훗날 세상에 나오는 장손무기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었다.

‘잘 되었군. 여기서 그 아버지 장손성이라는 인물을 보고 그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해보자. 분명 뛰어난 인물이니 장손무기도 이세민을 도와서 당나라를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겠지.’

“좋습니다. 그런 분이라면 저도 궁금하군요. 한 번 뵙고 싶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소이다. 자… 나를 따라오시구려! 나머지 사람들은 여기서 연회를 계속 즐기라고 하고 말이오.”

“예.”

동현은 잠시 수하들에게 연회를 즐기라고 말을 한 후 자신의 호위인 해론과 함께 왕빈과 그 수하를 따라 나간다.

잠시 밖으로 나와 얼마나 걸었을까?

“대인어른. 여깁니다. 장군! 대인어른 오셨습니다!”

“그래? 안으로 모셔라!”

“김 대인. 들어가십시다.”

“예. 대인어른.”

왕빈의 권유에 동현은 함께 방으로 들어간다.

왕빈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 장손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왕빈의 손을 잡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정말 오랜만이오! 왕 대인! 그 동안 잘 계시었소?”

“물론입니다. 요즘 바쁘실 텐데 이 업까지 어찌 오셨습니까?”

“이 업에 군사 점검 차 왔소이다. 요즘 황제 폐하께서 내부 단속을 철저하게 하고 있지 않소? 그래서 고위직에 있는 장군들에게 각지를 돌면서 군사 상태를 점검하라는 황명이 떨어졌다오. 내가 그 중 하북을 점검하게 되었고 이렇게 업에 오게 된 것이지.”

“그랬군요. 잘 오셨습니다.”

“헌데… 뒤에 있는 젊은 사람은 누군가?”

“아. 예. 이 사람은…….”

왕빈은 동현에 대해 장손성에게 소개를 해준다.

동현도 왕빈이 소개를 하자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말한다.

“높으신 고명을 많이 들었습니다. 고구려의 상인 김동현이라 합니다.”

“나이가 매우 어려 보이는데 벌써 상단의 주인이라고?”

“그렇습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랬군. 헌데 왕 대인이 나한테 소개시켜 줄 정도면 그 수완이 대단한가 보군. 왕 대인은 평소에 인물을 소개하는데 있어서 신중한 성격인데 말이야.”

왕빈은 장손성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역시 장군께서는 저를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여기 김 대인이 정말 장사 수완이 뛰어나서 소개를 시켜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장사 수완에 앞서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가? 어떤 것을 새롭게 만들었는가?”

“제가 예전에 장군께 비누와 두부라는 것을 따로 보내드린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음? 그래. 기억이 나는군. 그 몸을 씻을 때 쓰는 것과 고소하면서 맛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냐?”

“맞습니다. 장군. 그 두 가지를 모두 여기 있는 김 대인이 만든 것입니다.”

왕빈의 말에 장손성이 깜작 놀라며 대답한다.

“그것이 정말인가? 자네가 당시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그 사람 말이야!”

“맞습니다. 장군! 그 사람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

“참으로 놀랍군. 이토록 어린 나이에 그런 것을 만들 줄 알다니…….”

“과찬이십니다. 왕 대인이 저를 너무 띄워줍니다.”

“띄워주다니? 난 결코 허언을 하는 사람이 아니오. 지금 김 대인만한 나이에 그런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을 것이오.”

“저를 이토록 칭찬해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동현이 정중하게 대답하는데 장손성이 웃으며 말한다.

“나는 자네가 만든 물건을 여기 왕 대인을 통해 주기적으로 사고 있었네. 비누와 두부 둘 다 너무나 좋아서 말이야.”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그 비누와 두부라는 것 나에게 모두 팔지 않겠나?”

“저… 이미 저희가 생산하는 양 절반은 왕빈 상단에 주기적으로 독점 거래를 하기로 해서 말입니다.”

“그래? 그러면 이렇게 하지. 그 나머지 절반을 나와 독점 거래를 하는 것으로 말이야.”

“장군과 말입니까?”

“그래. 안 되겠나?”

“그게…….”

“……?”

“사실 저는 왕빈 대인 상단과 두부와 비누 독점 거래를 맺고 난 이후 다른 품목들로 이문을 남기기 위해 중원에 여러 개의 분점을 세워 각지의 특산품이나 그곳에서 싸게 파는 것들을 수입하여 저희 고구려에 비싸게 팔며 저희의 이문을 챙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장군께서 두부와 비누에 대한 절반을 독점 거래를 한다고 하시면…….”

장손성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이해했네. 자네 계획이 틀어지게 되는 것이군? 두부와 비누 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도 거래를 해야 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말이야.”

“그렇습니다. 장군.”

“그거라면 쉽게 해결이 될 것 같은데?”

“……?”

“내가 자네와 두부와 비누의 독점 거래 말고도 원하는 지역의 상단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그 지역에 분점을 열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되지 않나?”

“정말 그렇게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하하하! 이보게. 내 자리가 어디인가? 거기 장군이야! 이 수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있는 장군이라 이 말일세. 그 정도는 일도 아니야.”

장손성의 말에 옆에 있던 왕빈이 웃으며 대답한다.

“잘 되었구려. 김 대인. 이것은 여러모로 김 대인에게 이득이오. 그러니 받아들이시구려.”

왕빈의 말에 동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거기장군이 크나큰 은혜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하하하하! 그래. 내가 밑에 사람을 시켜 자네가 원하는 지역에 분점을 열 수 있도록 사람들을 보내주겠네! 자네가 분점을 열기를 원하는 곳을 써서 나에게 보내주게.”

“예. 그리하겠습니다. 저는 그럼 그 분점이 생기는 지점을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돌아보면 되겠군요.”

“분점을 돌아본다?”

“예. 소인의 목적은 본래 각지에 분점을 세우고 그 주변 시세를 파악하여 어떤 물건을 제대로 팔고 살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분점에 대한 것은 거기장군 덕분에 해결했으니 이제는 분점이 생기는 곳을 직접 돌아보고 그곳의 상권을 파악한 후 어떤 물건을 사고 팔지만 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 일을 덜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군.”

동현의 말에 장손성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