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화 동현, 두창을 막는 시험에 성공하고 집으로 돌아가다
동현과 근혁이 그렇게 두창에 걸린 고름과 딱지를 통에 담아 마을을 나온다.
마을 앞을 지키는 군사는 동현에게 조심히 가시라고 인사를 했고 동현은 그 인사를 받아주며 자신이 있던 임시 막사로 돌아간다.
그런데…….
“형님. 저기 해론이 아닙니까?”
“응? 맞구나. 뒷모습이 딱 해론이군. 아… 참!”
“……?”
“해론이 예전에 두창에 걸린 적이 있느냐?”
“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이 거리에서는 그렇게 큰 소리로 부르지 않아도 되니 해론에게 물어보자. 그게 정말 중요한 것이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이 봐! 해론!”
“어? 집사님?! 대인어른!”
“오지 말고 잠시 거기서 있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 말이야!”
“……?”
“자네… 어렸을 때 두창에 걸렸던 적이 있나?”
근혁의 물음에 해론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소신의 생각에 걸린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팔이나 얼굴, 몸에 가릴 것 없이 무언가 계속 나지 않습니까? 그리고 열도 오르고 말입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어떻게 되지?”
“제가 알기로… 얼굴에 딱지가 앉다가 더 지나면 딱지가 떨어지면서 열도 가라앉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복이 되는 것이구요.”
해론의 말에 근혁이 동현에게 말한다.
“해론은 분명 두창을 앓은 적이 있는 듯 합니다. 저렇게 잘 아니 말입니다.”
“그래. 그런 것 같구나. 잘 되었다.”
“헌데… 두창에 한 번 걸렸던 사람이 다시 걸리지 않는 것이 확실한 겁니까?”
“내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늘 우리가 이 소의 두창을 상처에 발라보고 있어보면 알 수 있겠지.”
“음… 알겠습니다.”
“자… 해론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가자.”
“예.”
동현과 근혁은 그렇게 임시 막사 가까이에 있는 해론에게 다가간다.
그러자 해론이 묻는다.
“시험은 성공한 것입니까?”
“이제 마지막 단계네. 빠르면 한 이레(7일)에서 늦으면 열나흘(14일)이면 모든 시험이 끝나.”
“음… 알겠습니다. 저번에 대인어른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행하러 와 보았던 것인데…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그것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동현은 해론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그래. 나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거의 막바지 단계이니 안심하고 돌아가도 좋다.”
“아직도 그렇게나 더 걸리는 것입니까?”
“그래.”
“흐음… 알겠습니다. 다만…….”
“……?”
“형수님들께서 대인어른의 소식이 한 동안 없어서 걱정하고 계십니다.”
동현은 그 말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임시 막사 안에 잠시 들어가 무언가를 가지고 나온다.
“이것을 두 부인에게 보여주거라. 두 부인에게 쓴 서찰이다. 내가 열나흘 뒤에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써 놓았으니 보면 안심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인어른.”
“그래. 이만 가보거라.”
“예. 대인어른.”
“서찰은 네가 군사 훈련을 시키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와서 건네줬다고 이야기를 하도록 해. 그래야 믿을 것이야.”
“예. 대인어른.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모든 시험을 마치고 조심히 오십시오.”
“그래. 조심히 가거라.”
그렇게 해론은 동현에게서 서찰을 받아 다시 상단으로 돌아갔다.
해론이 돌아가자 동현이 근혁에게 말한다.
“자… 이제 우리는 다시 시험을 해보자. 시작하자. 근혁아.”
“예. 형님.”
동현은 그렇게 2주전처럼 바늘을 손가락에 찔러 상처를 낸 뒤 그 상처에 두창이 걸린 사람의 고름과 딱지를 발랐다.
그리고 우두를 발랐을 때와 마찬가지로 반 시진(1시간) 정도 있다가 손을 씻었고 2주간의 몸 상태를 확인한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열나흘이 지나자 동현은 감격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근혁에게 말한다.
“성공이다… 성공이야! 두창을 막아내는 방법을 알아냈어!”
“형님…! 흐흐흑……!”
동현이 감격에 가득 차 대답하자 근혁은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했다.
그만큼 두창이 이 시대에 큰 영향력을 끼치며 사람을 죽이는 큰 병이기에 이런 반응이 당연한 것이리라… 동현은 펑펑 우는 근혁을 일으키며 꼭 껴안아주며 말한다.
“고맙다. 너 덕분에 이 시험을 성공할 수 있었다.”
“아닙니다. 형님. 모든 것이…. 형님의 의지가 없었다면 감히 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동현은 그런 근혁을 보며 씩 웃으며 말한다.
“자… 이제 이곳을 정리하고 내려가자.”
“예. 형님. 저 그 전에…….”
“……?”
“저 소가 며칠 전 명이 다 되지 않았습니까? 저 소 무덤은 작게나마 만들어주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저 소 덕분에 저희 시험이 성공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동현은 근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네 말이 옳다. 그렇게 하자꾸나. 일단… 근처 마을에서 삽을 구해서 오자. 그래야 묻어주지.”
“예. 형님.”
그렇게 동현과 근혁은 가장 가까운 마을로 삽을 구하러 향한다.
그렇게 삽을 구하러 마을로 향하는데 그 마을이 굉장히 소란스러워 보였다.
그러자 동현이 궁금하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는다.
“이보시오.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소?”
“음… 그렇게 말을 하시는 것 보니 이 마을 사람이 아닌가 봅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요동성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외곽에 볼 일이 있어서 잠시 나왔습니다만…….”
“그렇군요.”
“대체 무슨 일입니까?”
“그게… 얼마 전부터 여자들이 납치가 되어서 말입니다.”
“납치요?”
“예. 근래 들어서 납치를 당하는 여자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여자들이 말입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15살의 여자부터 20대 중반의 여자들이 대부분이죠.”
“허어… 저렇게 울음소리가 진동을 하는 것이구려.”
“그렇습니다. 후우… 저 같은 경우에 자식이 아들 하나 밖에 없어서 다행이라지만… 딸을 가진 부모들은 지금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겠습니까?”
동현은 그 말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묻는다.
“그렇겠습니다. 왜 저런 일이 일어나는지 마음이 아프군요.”
“도와줄 수 없는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납치를 한 곳이 어디인지 알아야 도와줄 터인데… 납치된 곳도 모르니… 그럼 난 이만 가보겠소. 바빠서…….”
동현이 붙잡고 물었던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하고 곁을 떠나자 동현이 옆에 있던 근혁에게 말한다.
“얼른 이곳에서 삽을 사서 소를 묻어주고 상단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요동성으로 돌아가서 대장군께 이 소식을 전해야겠어.”
“예. 저도 그러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자… 얼른 삽부터 사자.”
동현과 근혁은 그렇게 빠르게 삽을 사기 위해 마을 안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는 짐승으로 태어나지 말고 나중에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거라.”
“좋은 곳에 갔으면 좋겠구나.”
동현과 근혁은 삽을 사서 다시 임시 막사 근처로 와 구덩이를 파 소 시체를 묻어주었다.
그리고는 빠르게 상단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대인어른!”
“대인어른 오셨습니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 그 동안 잘 지냈느냐?!”
“예! 대인어른!”
동현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수하들은 물론 호위무사들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두 아내들을 보려는데 이미 둘은 방 앞에 나와 동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방님!”
“부인… 잘 지내고 계시었소?”
“그렇습니다. 서방님…….”
정희는 임신을 함으로 인해 동현이 많이 보고 싶었던 듯 눈물까지 흘렸다.
그런 정희를 본 동현은 손으로 눈물을 훔쳐주며 말한다.
“미안하오.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
“이제 그렇게 서방님만 따로 밖으로 돌아다닐 일은 없는 것이옵니까?”
“지금으로서는 그렇소이다.”
“그 말씀은… 나중에 밖으로 또 다시 나갈 수 있다는 말인가요?”
“상황에 따라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오. 내가 확답은 하지 못하겠구려.”
“그렇군요…….”
“하지만 한 동안은 나가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마시오. 이제 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잔뜩 생겨서 말이오.”
“그렇습니까?”
“그렇소. 그러니 부인은 아이를 건강하게 낳을 생각만 하시오. 이제 내가 왔으니 약도 내가 직접 다시 달여주겠소.”
“아니… 그렇게까지…….”
“한 동안 못해줬으니 말리지 마시오.”
동현은 그렇게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정희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말을 한 동현은 이번에는 화연을 돌아보며 말한다.
“둘째 부인은 내가 없을 동안 잘 지내시었소?”
“그렇습니다. 서방님. 그런데 저…….”
“……?”
“얼마 전에 아버님께 서찰이 왔습니다.”
“서찰이?”
“예. 여기…….”
화연은 장인인 시미즈 히로무에게 왔다는 서찰을 동현에게 건넨다. 동현은 그 서찰을 받아 읽어보는데…….
[사위. 잘 지내는가?
나는 사위 덕분에 우리 가문을 크게 일으키는 동시에 현재 상단도 대형 상단이 되었네. 이게 다 사위 덕이야.
가끔씩 내 딸과도 서찰을 주고받는데 항상 너무 행복하다고 말을 하더군. 내 딸을 잘 대해줘서 고맙네. 그리고 좋은 소식도 기다릴 것이야. 내 딸이 회임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꼭 서찰로 알려주게. 시간을 내어 꼭 한 번 가지.
아… 그리고… 내가 이렇게 사위에게 따로 서찰을 보낸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근래 들어 고민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네.
우리 상단에 고구려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퍼진 후 다른 왜에 있는 상단이나 해적들은 이제 우리 상단을 건드리려고 하지 않네. 하지만 딱 한 군데에서는 여전히 우리 배를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수나라 근처에 사는 해적들이네.
우리 상단에 대한 소문이 그곳까지 소문이 퍼졌는지 근래 우리 상단의 배들이 공격받는 횟수가 급격히 늘었어.
다행히 현재 부유해진 재물로 군사들도 키움으로 인해서 잘 방어를 하면서 무역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작정하고 덤빈다면 큰 피해가 생길 것이 우려가 되는 상황이야.
그래서 이렇게 사위에게 서찰을 보내 이것을 해결 할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일세.
만약 좋은 생각이 있다면 서찰을 써서 나에게 보내주게. 이렇게 부탁하겠네.]
동현은 서찰을 다 읽어보고는 화연에게 묻는다.
“부인은 그 해적들이 그 동안 장인어른의 상단 배를 얼마나 공격했고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오?”
“예. 가끔가다가 저에게 서찰로 그런 소식을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제가 그 서찰에 있는 내용을 옮겨 적어 봤습니다. 여기…….”
동현은 화연이 건네는 서찰을 받아 꼼꼼히 읽어본 후 말한다.
“흐음…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군.”
“그렇습니다. 근래 들어서 해적들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헌데 이상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상하지 않소? 이들은 수나라에 있는 해적이라고 장인어른께서 적어 놓았소. 그런데 내가 알기로 최근 수나라의 황제 양견이 백성들을 위해 산적이나 해적들을 다 소탕하고 백성들을 편안케 하고자 한다는 말이 있었던 것으로 아오. 그런데 장인어른의 서찰에 의하면 그 해적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하지 않소? 무언가… 이상하지 않소?”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하군요. 수나라 조정에서 황제의 말을 들었다면 그런 해적들이 오히려 활개치지 못해야 하는데… 오히려 활개를 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바로 보았소. 그게 정말 이상하다는 것이오.”
동현은 화연에게 이렇게 말을 한 후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