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86화 (86/400)

086화 영양태왕의 관심과 연태조의 근심

백성들이 상단 앞에 모이고 군부에서 군사들이 오자 근혁이 백성들에게 외친다.

“모두들 들으시오! 여기 있는 김동현 대인어른께서! 이번 가뭄으로 인해 그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는! 상단의 군량미를 구휼미로 내기로 결정하셨소! 이번 구휼미는 저번에 구휼미를 받지 못한 백성들에게만 해당이 되는 것이니! 구휼미를 받지 못한 백성들만 저기 군사가 보이는 앞에 가 줄을 서도록 하시오!”

“와! 와!”

“우린 이제 살았어!”

“질서를 지키시오! 질서를 지키지 않는 자는 엄벌에 처할 것이라는 강이식 대장군의 엄명이 있으셨소!”

근혁의 말에 줄을 서던 백성들이 혼잡하던 상황을 스스로 정리하고는 한 군사 앞에 나란히 줄을 선다.

그러자 근혁이 다시 한 번 외친다.

“자! 그럼 배식을 시작하겠소! 우선 맨 앞의 사람이 나에게 오도록 하시오! 여기 명부에서 구휼미를 받지 못한 사람인지 확인을 한 후! 배식을 차례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소이다!”

근혁이 그렇게 말을 하고 난 뒤 맨 앞에 줄을 선 사람이 근혁의 앞에 다가왔다.

그 백성은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근혁은 그 백성의 이름을 확인한 후 같이 사는 가족을 확인한 뒤 옆에 있는 호위무사에게 말을 해주면 옆에 있던 호위무사는 그 백성의 가족 수에 따라 쌀을 나누어준다.

그렇게 저번에 구휼미가 모자란 관계로 받지 못한 백성들에게 명부에 따라 계속해서 쌀을 나누어주는 동현의 상단.

백성들은 그렇게 구휼미를 받아가면서 동현을 칭송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구휼미를 준 분의 이름이 뭐라고 했지?”

“김동현이라는 분이야. 상단이름도 자신의 이름을 딴 동현 상단이잖아? 기억하기 쉽지.”

“맞아. 들으니까 다시 기억이 나는군. 그나저나 정말 감사한 일이야. 저 많은 쌀을 구휼미로 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야.”

“그러게. 더구나 장사를 하는 사람 아니야? 그러면 많은 이문을 남겨야 이득인데 그 손해를 감수하고도 우리에게 베풀고 있어.”

“상인 중에 저런 사람이 어딨어? 진짜 대단하신 분이야. 더 장사가 잘 돼서 크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게 말이야.”

그렇게 백성들에 의해 동현의 이름은 크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동현의 상단도 백성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때 강이식 대장군은 구휼미를 나누어 주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잠시 보고는 군부로 돌아오더니 무언가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

“밖에 있느냐?”

“예! 대장군!”

“이것은 태왕 폐하께 올리는 장계이니라. 평양성에 가서 전하고 오도록 해라.”

“예!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은 동현이 장사하는 모습을 보고는 영양태왕에게 바로 장계를 써 전령을 통해 보냈다.

그 내용은 동현이 백성들에게 이런 좋은 일을 했으니 더 챙겨주라는 의미에서 보냈던 것.

강이식 대장군은 동현을 그렇게 계속 챙겨주면 영양태왕이 훗날 동현이 임관했을 때 동현을 중히 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며칠 뒤, 평양성의 궁 안에서는 영양태왕이 강이식 대장군의 장계를 받아 읽어보고 있었다.

“허어… 이런 일을? 그 아이가 참으로 기특하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강이식 대장군에게서 온 장계요. 막리지. 한 번 보시구려.”

영양태왕과 연태조가 편전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강이식 대장군의 장계가 와 읽어보던 영양태왕은 글을 다 읽고는 연태조에게 건넸다.

연태조는 그 글을 읽고는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그 아이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을 아이입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나라에 충성하는 자…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한동안의 행적을 내가 사람을 보내 확인을 해봤더니 참으로 대단한 녀석이었네. 이번에 아주 기특한 일을 했군. 구휼미 하나로 많은 백성들을 살렸으니 말이야. 그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해주어야 할 텐데…….”

“태왕 폐하. 이미 포상으로 주신 것도 많은데 또 주시려고 하십니까?”

“그래야지. 그렇게 해야 그 녀석이 임관했을 때 나에게만 충성을 다하지 않겠는가?”

“그 아이를 지켜본 결과 그 아이는 오로지 가문과 나라 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태왕 폐하께 충성을 다하겠지요.”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오. 막리지. 사람의 마음은 형편 따라 변하는 경우가 많은 법이오. 그래서 처음에 그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형편에 따라 돌아서는 경우가 많지. 흐음… 절대적으로 충성하게 만드는 방법이 필요한데 아직 임관도 안 해서 그렇고… 무엇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 되는군.”

그런데 그때 옆에 있던 상선이 고한다.

“저 태왕 폐하.”

“응? 상선. 무언가 할 말이 있나?”

“예. 대화중에 죄송합니다.”

“아닐세. 중요한 것이 있다면 말을 해야지. 그래. 무슨 할 말이 있는가?”

“그게… 공주님 있지 않습니까? 청명 공주님 말입니다.”

“그래. 내 딸, 내 딸이 어디 있는지 찾았느냐?”

“예. 의외의 곳에서 찾았습니다.”

“그래? 어디?”

“그게… 지금 태왕 폐하께서 말씀하신 김동현이라는 그 아이 밑에서 제자로 있답니다.”

“뭐라? 그게 사실인가?”

“예. 김동현 그 아이의 밑에서 무예를 기본부터 익히고 있다고 하더군요.”

“허어… 무예도 뛰어난가 보지?”

영양태왕의 말에 이번에는 앞에 있던 막리지 연태조가 대답한다.

“소신이 강이식 대장군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는 문무를 겸비했다고 말입니다.”

“문무를 겸비했다라…….”

“예. 강이식 대장군이 결코 허언을 할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최근에 들으니, 그 아이가 강이식 대장군을 스승으로 받들면서 무예를 가르쳐달라고 했답니다.”

“허어… 그래?”

“예. 강이식 대장군이 저에게 가끔씩 서찰을 보내는데 그 내용에서 보길 무예에도 매우 뛰어난 재능이 있으니 자신의 아들인 우식과 같이 경쟁하듯이 키우면 서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제자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랬구만. 전혀 몰랐던 사실이야. 아무튼, 내 딸인 공주는 그 아이의 제자로 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태왕 폐하.”

영양태왕은 그 말을 들은 후 잠시 턱을 쓰다듬고는 고민하고는 대답한다.

“흐음… 방법은 아무래도 그거 하나뿐인데?”

“예? 무슨 말씀이신지…….”

“동현이라는 그 아이 말이야. 나에게만 충성을 하게 만들려면 방법은 딱 하나란 말이지.”

“그것이 무엇입니까?”

“자네도 알지 않나?”

“설마…….”

“그래. 그 설마일세.”

“태왕 폐하. 하지만 지금 동현이에게는 부인이 둘이나 있습니다. 혼인을 하게 되면 공주님은 세 번째 부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세 번째로 혼인을 시키더라도 내 아이는 반드시 첫째 부인 서열이 되어야겠지.”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영양태왕은 연태조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씩 웃으며 대답한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 그 녀석이 임관을 하고 어느 정도 공을 세우고 위치가 어느 정도 올라와야 가능하겠지.”

“…….”

“그렇게 된다면… 나는 그 녀석에게 내 딸을 줄 용의가 있네.”

“하지만 태왕 폐하. 아마 본인이 거절할 겁니다. 듣자하니 이번 두 번째 혼인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상대측에서 거래를 할 때 자신의 딸과 혼인을 조건으로 집어넣는 바람에 혼인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상하군. 보통의 남자라면 혼인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예. 그래서 소신이 그 이유를 강이식 대장군을 통해서 알아보았사온데…….”

“……?”

“자신이 거상이 되고 나서 그 상단을 뒤를 잇게 하는데 두 부인에게서 아들이 나온다면 두 아들을 자신의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투기를 할까봐 그랬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여자와만 혼인을 하려 했다고 말을 하더군요.”

연태조의 말에 영양태왕은 동감한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흐음… 꽤 공감이 가는군. 틀린 말이 아니야. 정말 생각이 깊구만. 그 김동현이라는 아이… 하지만 결국 그런 그도 두 번째 혼인을 했다. 그럼 세 번째 혼인도 쉬워지지.”

“…….”

“뭐…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 녀석이 얼마나 내가 바라는 인물로 크느냐에 따라 내 딸을 주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하하하하!”

영양태왕은 그렇게 호탕하게 웃으며 연태조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한 둘.

연태조는 해가 지기 시작할 때쯤 편전을 나와 퇴청을 해 집으로 향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그 녀석은 분명 제왕의 관상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한 나라에서 명신이 될 관상도 가지고 있지. 재상이나 큰 장군으로서 말이야. 그런 녀석에게 공주님을 시집보내도 되는 것일까? 만약 정말 태왕 폐하의 말대로 공주님을 그에게 시집을 보낸다면 그에게 너무 큰 권력을 쥐어주는 것이 아닐까? 흐음…….’

연태조는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오고 난 뒤에도 연태조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먹으며 자신의 방에 들어와 생각에 한동안 잠겨 있었다.

그런 그를 찾아온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동생인 연태중이었다.

“형님. 저 왔습니다.”

“응? 그래. 왔느냐?”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이십니다?”

“그렇게 보이느냐?”

“그렇습니다. 제가 형님을 본 것이 얼마인데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

“대체 무슨 근심거리가 있으시길래 그렇게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십니까?”

연태조는 한숨을 쉬며 모든 일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다만 혹시 몰라서 그 인물이 동현이라는 것을 빼고 모든 것을 동생 연태중에게 털어놓았다.

“그 관상 때문에 그래서 고민이었다는 것입니까?”

“그래. 너도 알다시피… 내가 관상을 본 사람은 그것에서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너도 알지 않느냐?”

“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형님.”

“……?”

“그럼 그 사람에게 잘 해줘서 저희 가문의 힘이 되도록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태왕 폐하께 더욱 더 충성하게 만들고 말입니다.”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 했다. 다만…….”

“……?”

“그 인물이 너무나도 비범하여 그것이 잘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야.”

“그 정도로 비범합니까?”

“그래. 너무나도 비범하다.”

“대체 그 인물이 누구입니까?”

“그것은 말을 해줄 수가 없구나. 태왕 폐하와 한 약조가 있어서 말이야.”

“아쉽군요. 저는 그 자가 누군지 너무나도 궁금한데 말입니다.”

연태조는 동생 연태중의 말에 피식 웃으며 묻는다.

“헌데, 지금 해가 진 이 시각에 왜 온 것이냐? 보통 이 시간이면 넌 집에서 책을 읽고 있을 시간인데…….”

“예. 다름이 아니라 드릴 말씀이 있어서 말입니다.”

“……?”

“제가 얼마 전 형님의 명령에 의해 수나라로 세작을 보낸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 그랬지.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러 왔나보군.”

“그렇습니다. 제가 세작을 통해 알아보니 현재 수나라는 작년에 중원을 통일하고 난 뒤 수 황제 양견이 내부를 정비하는데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내부를 정비하는 속에 또 하나의 황제가 있다하는 말이 들리더군요.”

“또 하나의 황제?”

“예. 양견의 아내인 독고가라를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독고가라라…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라.”

“예. 그게…….”

연태중은 자신이 보낸 세작에게서 들은 내용을 연태조에게 빠짐없이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