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화 동현, 염초 밭 만드는 방법을 전수해주다
동현이 매우 놀라는 모습을 본 사훈은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대인어른께 큰 뒤탈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강이식 대장군께서 추천한 사람인데 그렇게 되면 대장군의 체면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
“대장군께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십시오.”
“대장군께?”
“예. 세 분이서 같이 만날 테니 그 분께 전수해 주기 전 대장군께 먼저 이야기를 하면 대장군께서도 자연 이해해 주실 겁니다.”
동현은 사훈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생각해 보니 네 말이 맞다. 훗날 뒤탈이 없으려면 증거로 무언가 남겨두는 것이 맞겠지… 네 말대로 하마.”
“제 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인어른. 그럼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사훈의 인사를 받아준 동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이식 대장군이 있는 군부로 향한다.
“대장군! 김 대인 왔습니다!”
“오! 그래! 들이거라!”
동현이 군부로 들어가자 그 옆에는 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동현의 모습을 본 강이식 대장군은 바로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동현의 손을 잡으며 반겼다.
“하하하! 며칠 전에 봐 놓고도 이리 보니 반갑군! 자! 여기 앉게! 아… 그 전에! 소개를 하도록 하지! 여기는 우리 고구려에서 5관등이며 위두대형(국가기밀과 법률 개정에 관한 일, 그리고 병력 징발과 관작 수여 등의 일을 하는 벼슬이다)의 벼슬을 지내고 이석이라는 자다. 위장군 직책도 가지고 있지. 인사하거라!”
“처음 뵙겠습니다.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반갑소이다. 이석이라 하오.”
“하하하! 그래! 자… 다들 자리에 앉지!”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둘이 양쪽에 자리를 나누어 앉자 바로 본론을 꺼낸다.
“그래. 네가 말한 믿을만한 사람을 구해왔다. 그러니 이제 염초 밭 전수를 시작하자꾸나.”
강이식 대장군이 말에 동현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정중하게 말한다.
“대장군. 소인 염초 밭 만드는 것을 알려드리기 전, 이 점은 명확히 했으면 합니다.”
“그래. 무엇이냐?”
“이 염초는 본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지. 그러니 너에게 은밀하게 부탁을 했고 만들어냈지 않았느냐?”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 염초 밭을 만드는 것은 저 중원의 오랑캐들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아주 극비인 것이죠. 대장군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동현은 강이식 대장군의 물음에 다시 한 번 정중하게 대답한다.
“대장군께 큰 무례일 수 있어 이렇게 양해를 구하려 합니다. 대장군께서 추천해 주신 분이니 만큼 워낙 청렴결백 하실 것이고 입이 무거울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말로 하는 것만으로는 저는 부족하다 생각됩니다.”
“…….”
“그래서 저는… 각서를 작성하여 비밀을 발설하는 자를 참형에 처한다는 각서를 썼으면 합니다.”
“각서라…….”
“예. 죄송합니다. 만약 이것이 훗날 다른 귀족들에게 알려지고 나면 그 화살이 누군가에게 날아올 것이고 제가 은밀하게 염초 밭 만드는 법을 전수하였다는 것이 알려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물론이고 저희 가문이 풍비박산이 날 수 있겠죠.”
동현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그러니 네가 전수해주는 염초 법에 대한 기밀에 대한 각서를 여기 있는 이석이 녀석과 쓰겠다는 것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이 염초 밭을 만드는 것이 여기 있는 이석 장군 외에 다른 사람에게 알려진다면… 바로 참형에 처해지는 것이죠.”
동현의 말에 옆에 있던 이석이 대답한다.
“대장군. 이는 마땅한 조치라고 여겨집니다. 이 염초 밭은 어마어마한 기밀인 만큼 밖으로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니 여기 김 공이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 됩니다.”
“물론 그렇지. 하지만 이석이 자네도 알아야 할 것이 있네. 이 각서를 자네가 받아들이고 작성했다가 훗날 이 기밀이 유출 되면 자네의 가문이 풍비박산이 날 수 있음이야.”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국가적 기밀인데 제 한 몸 희생 못하겠습니까?”
동현은 이석의 대답에 속으로 매우 놀랐다.
과거 회귀 전의 역사책에서 전혀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던 장수였기에 동현은 더욱 더 조심스럽게 말을 했는데 오히려 자신의 제안을 나라를 위해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었다.
“허어… 좋다. 그렇다면… 동현이 말대로 하자. 일단 각서는 어떤 식으로 쓸 테냐?”
“예. 일단 지필묵을 가져다주시면 제가 쓰겠습니다.”
“알았다. 여봐라! 지필묵을 가져와라!”
“예!”
강이식 대장군의 명령에 한 하인이 지필묵을 가져온다.
그리고는 먹을 부지런히 간 후 동현에게 붓을 건네고 종이를 주는데 동현은 그 종이 위에 각서의 내용을 쓰기 시작한다.
[각서
평양성 김씨 가문의 주인 김동현은 현 시간부로 위두대형 이석에게 염초 밭 만드는 법을 전수한다.
오직 이 염초 밭을 만드는 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평양성 김씨 가문의 주인인 김동현과 이석뿐이며 염초 밭을 만드는 책임자인 이석은 평양성 김씨 가문의 김동현에게 염초 밭 만드는 법을 전수받고 난 뒤 이 기밀이 외부로 유출이 되면 그 책임을 물어 참형에 처해진다.
여기서 평양성 김씨 가문의 김동현은 본래 태왕 폐하의 밀명에 의해 염초 밭을 개발했고 그 개발한 것을 이석에게 전수한 것이기에 외부로 기밀이 유출되어도 그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단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염초 밭을 더 빨리 만들 수 있고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적으로 연구한다.]
동현은 이렇게 각서의 내용을 써서 보여주는데 그 내용을 본 강이식 대장군이 묻는다.
“으음… 동현아. 이건 너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것 같구나.”
동현은 그 말에 고개를 젓는다.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뒤에 내용을 보십시오.”
“어디 내용? ‘단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염초 밭을 더 빨리 만들 수 있고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적으로 연구한다.’ 이 말 말이냐?”
“그렇습니다. 제가 왜 그 내용을 넣었겠습니까?”
“혹시…….”
“그렇습니다. 이 일은 언젠가 태왕 폐하께서 귀족들에게 알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 이름도 조정에서 오르내릴 것이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각서의 내용도 귀족들에게 알려질 것이며 그 이후 저는 조정의 사람들로부터 크게 주목을 끌겠죠.”
“으음… 무슨 말인지 알겠군. 다른 귀족들의 시선을… 모두 너에게 쏠리게 하겠다는 의도인 것이구나.”
“맞습니다.”
“자신 있느냐? 분명 이 각서를 보면 우리가 가진 꿈을 반대하는 귀족들이 너를 목표로 삼을 텐데 말이다. 네가 표적이 되는 것이다. 이 염초에 관한 일로 인해 다른 일을 너와 엮어서 칠 수 있다는 말이다.”
동현은 그 말에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아직까지 태왕 폐하께서는 이 일을 모든 귀족들에게 이야기 할 적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적기가 오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말입니다.”
“네 말을 들으니… 그 적기가 언제인지 알고 있는 눈치인데?”
“그렇습니다. 그리고 분명… 태왕 폐하께서도 그 적기가 언제인지 알고 계실 겁니다.”
“궁금하군. 그 적기가 언제인지 말이야. 말해줄 수 있겠는가?”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동현이 말을 하려는데 옆에 있던 이석이 대답한다.
“소장이 알 것 같습니다.”
“음?”
“혹시 그 적기라는 것이… 수나라가 우리 고구려로 올 때가 아니겠습니까?”
동현은 이석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대단하십니다. 제 생각을 단숨에 맞추셨습니다.”
“하하하! 아니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넘겨짚은 것뿐이라오.”
“이석 장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마 태왕 폐하께서는… 그들이 우리를 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나… 아니면 우리 고구려로 아예 국경을 넘어왔을 때! 이 염초에 대한 것을 공개할 것입니다. 이 염초를 이용한다면 단숨에 그들을 막기 위한 명분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과연…….”
동현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은 연신 감탄하는데 옆에 있던 이석이 말한다.
“자… 그럼 이 각서로 김 공과 내 인장을 찍으면 되겠군.”
“한 번 더 안 읽어 보셔도 되겠습니까?”
“내가 위험을 감수한 만큼 김 공도 훗날 일어날 잠재적 위험을 감수했소이다. 양쪽 다 공평한 입장인데 무엇을 더 읽어본단 말이오? 그냥 찍읍시다.”
“장군의 결단에 감탄합니다. 그럼… 저부터 찍겠습니다.”
동현은 자신의 품에 있던 인장을 꺼내어 각서를 써 놓은 종이에 찍었다.
그러자 뒤이어 이석도 그 각서에 찍고는 말한다.
“이와 같은 각서를 한 부 더 만들어서 양쪽이 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겠소. 김 공. 그래야 훗날 제대로 된 각서라는 것이 증명이 될 것이 아니겠소?”
“물론입니다. 장군.”
동현은 이석의 말을 듣자마자 각서 내용을 한 부 더 써서 인장을 찍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자 그럼 서류적 절차는 마무리가 되었군. 그럼 바로 가지.”
“예.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동현과 이석은 그 뒤를 따라갔다.
군부를 나와 외진 어딘가로 향하는 강이식 대장군.
그렇게 깊은 산 속 안으로 들어가더니 어느 곳에 멈추고는 말한다.
“저기 보이는가?”
“아… 저 곳에 마련한 것입니까?”
“그래. 주변에 나무도 빽빽하게 있어서 이곳을 작정하고 찾지 않는 이상 절대 찾을 수가 없지.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이야. 여기라면 동현이 네가 여기 이석에게 염초 밭 만드는 법을 전수하며 마음껏 연구까지 할 수 있는 곳이지.”
“예. 그렇게 보입니다. 정말 최적의 장소로군요.”
“여기서 이석이에게 염초 만드는 법을 전수해주도록 해라.”
“예. 알겠습니다. 대장군.”
“나는 이 소식을 태왕 폐하와 막리지, 대모달께 서찰을 써 전할 테니 그리 알고 있도록 하고… 그럼 난 이만 자리에서 빠져주지. 아… 참! 혹시 모르니 여기 막동이를 남겨두겠다. 막동이는 나의 충복이니 괜찮을 것이야.”
강이식 대장군은 그렇게 말을 하며 자신이 있었던 군부로 돌아간다.
그렇게 요동성 근처의 깊은 숲 안의 계곡에 남게 된 동현과 이석.
“그럼… 처음엔 어떻게 하면 되오?”
“예.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
“저는 아직 관직에도 들지 않았고 장군보다 어린 몸입니다. 편안하게 하대하십시오.”
“그래도 되겠소?”
“당연하지요. 장군.”
“그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아무튼 잘 부탁하네. 열심히 배우도록 하지. 그리고 여기 뒤에는 나의 수하들이네. 다들 입이 무겁고 비밀보장을 하겠다는 다짐과 각서까지 써서 왔으니 걱정은 말게.”
그렇게 동현은 이석에게 염초 밭을 만드는 법을 전수해주게 된 동현.
그리고 근혁이 국내성에서 염초 밭을 직접 만들어봤기에 당시 같이 만들었던 몇몇 호위무사들과 같이 불러서 전수를 해주는데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약 한 달 후.
“현재로썬 이렇게 반복하면서 반 년 정도를 있어야 한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지금 저는 이제 이것을 더욱 더 연구를 해서 기간을 더 줄이고 대량으로 생산해 내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더 좋은 방법을 알게 되면 제가 장군께도 알려드리겠습니다.”
“알겠네.”
“이제 만드는 방법은 모두 다 가르쳐 드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장군께서 모든 과정을 수하들과 함께 직접 하시면서 그 과정이 잘 되고 있는지 잘 확인만 해주시면 됩니다.”
“고맙네.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해주어서 말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그럼 당분간 제 집인 상단에 돌아가 있겠습니다. 그곳과 이곳을 왔다갔다 거리면서 염초 연구와 상단 일을 병행할 테니 제가 이곳에 없으면 상단으로 사람을 보내 저를 부르십시오.”
“알겠네.”
그렇게 동현은 염초 밭을 만드는 방법을 이석에게 모두 전수를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