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화 정희의 계책
황우의 말에 수하 장수들이 놀라며 묻는다.
“좌평 어른. 저 어린 아이가 그런 인재라니… 너무 지나치신 것 아닙니까?”
“자네… 내 눈이 한 번이라도 틀린 적이 있었나?”
“그건 그렇지만…….”
“나는 저 아이와 이야기를 하는 순간 느낄 수가 있었네. 이 아이는 분명 훗날 나라를 크게 짊어질 그런 인재라고 말이야.”
“…….”
“물론… 본인이 출사에 뜻이 있다면 말이지. 그것에 대한 전제 하에 하는 말일세. 아무튼… 이렇게 가버렸으니 어쩔 수 없군. 사흘 뒤에 내 아들에 대한 답이나 기다려야겠어.”
황우의 말에 수하 장수 중 한 명이 묻는다.
“정말… 도련님을 상단에 집어넣어서 돌아다니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왜?”
“음… 그게…….”
“……?”
“도련님이 원치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수하 장수의 말에 황우는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나는 내 아들을 원치 않더라도 보낼 생각이네. 보고 느끼는 것이 많도록 말이야.”
“…….”
“지금 이대로 저 녀석을 그대로 두면 분명 그 때 뿐일 것 같아서 말이지. 이 기회에 그 녀석을 동현이 있는 상단에 포함시켜서 제대로 된 정신 개조를 하고 돌아오도록 하고 싶어.”
“강하게 하여 바른 정신을 지니게 하려는 것이군요.”
“그래. 맞다. 그 녀석이 동현이에게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군. 그나저나… 답이 빨리 왔으면 좋겠군.”
황우가 그렇게 얼른 사흘이 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황우가 사흘의 시간이 빨리 찾아왔으면 하고 생각할 때… 동현은 황우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정희는 물론이고 다른 식구들에게도 털어놓았다.
“예? 그 아들을요?”
“그래. 그 아들인 황훈을 여러 곳을 돌면서 강하게 키우고 싶어 하시는 것 같더군.”
“흐음… 그 황훈이라는 자를 보고나서 다른 곳으로 가는 건 상관없지만… 그 자를 데리고 가는 건 어쩐지 꺼림칙합니다.”
“그렇습니다. 만약 상행을 하다가 그 자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그 잘못을 우리가 다 뒤집어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인어른.”
그런데 그 때… 정희가 반대 의견을 낸다.
“저는 이들과 의견이 다릅니다. 서방님.”
“그렇소?”
“예. 저는 동행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방님께서 이곳에 비누와 두부를 파시는데 현재 판로를 넓히기 위해 이 백제로 온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소. 부인.”
“애초에 이 백제에 오셨던 목적이 판로를 넓히는 것에 있었던 만큼 처음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기에 그 판로 개척에는 매우 큰 힘이 듭니다. 그런데 그것을 좌평 어른께서 그 대가로 해주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럼 저희는 이것을 이용해야 합니다. 서방님.”
“이용한다라…….”
“예. 어차피 판로를 여러군데 개척하고 난 뒤 그 지방의 상단과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게 되고 장사를 하게 되면 분명 저희 물건에 만족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고 장사를 하게 되겠지요. 그 이후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동현은 그 말에 잠시 고민하고는 말한다.
“부인의 뜻은 잘 알겠소. 하지만 부인. 나는 이 백제에 연을 많이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 중 하나요. 부인의 말대로 한다면 난 계속 위사좌평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만나야 하는 것 아니겠소?”
동현의 말에 정희가 예상했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그것은 손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말이오?”
“그 황훈이라는 자를 계속 저희가 데리고 다니면서 이용하면 됩니다.”
“응? 그것이 무슨 소리요? 나는 이 백제를 벗어나면 더 이상 연결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인데…….”
“제 말은 이것이 큰 무기가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서방님.”
“무기라?”
“예. 서방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이것이 국가 간의 문제라고 생각을 해보시면 제가 말하는 뜻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있을 겁니다.”
“국가 간의 문제라… 음?! 설마?! 부인?!”
동현의 반응에 정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서방님의 생각이 맞으십니다. 저는 그 황훈이라는 자를… 인질처럼 활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인질이라… 허어… 예상은 했지만 그것이 부인의 입에서 나오니 더더욱 놀랍구려.”
“저희 집안의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서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이것만이 오직 우리 가문을 크게 일으킬 큰 방책입니다. 서방님.”
“흐음…….”
“위사좌평 어른은 저희가 고구려 사람인 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서방님께서 위사좌평 어른께 과거 지방의 귀족이라고 말씀하시면서 현재 상인이 되었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 상인 일을 하며 고구려, 백제, 신라를 돌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그렇기에 이번 기회가 더 없이 좋은 기회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이 황훈이라는 자를 저희가 고구려로 데리고 가고난 뒤 그 자를 붙잡아 두기만 하면 우리는 백제에 대한 큰 무기를 지니게 되는 겁니다. 서방님도 아시다시피 이 백제에서 위사좌평의 위치는 꽤 큽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소. 부인.”
동현의 말에 정희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대답한다.
“황훈이라는 자를 우리 고구려에 붙잡아 두고 나중에 서방님이 출사를 하게 되었을 때 백제와 영토 분쟁이라든지. 무슨 문제가 생겼을 시 우리가 그 때 숨겨둔 무기로 황훈이라는 자를 인질로 앞세우면 백제는 분명 크게 혼란스러워 할 겁니다. 저희 가문은 물론… 우리 고구려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동현은 정희의 말에 한숨을 쉬며 말한다.
“하아… 하지만 그렇게 이용하자니 마음이 아프구려. 결국 위사좌평의 아들인 황훈이 우리에게 이용되는 것이 아니오.”
동현의 말에 정희가 단호하게 대답한다.
“서방님. 지금 같은 시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서방님께서는 가문을 크게 일으키고 싶어 하시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 방법은 필수적입니다.”
“후우… 그렇다면 내가 위사좌평 앞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군.”
“연기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서방님. 그냥 위사좌평 어른의 부탁을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소만… 마음이 편치는 않군. 아무튼 알았소. 또 다른 의견이 있는 자들이 있는가?”
동현의 물음에 단석한과 돌석비, 그리고 우식이 서로를 보며 말한다.
“저희는 오직 대인어른의 뜻에 따를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동현아. 이미 뜻을 정했으면 그렇게 해.”
“너도 내 부인 의견에 동의하는 거야?”
동현의 말에 우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응. 솔직히 처음에는 우리에 대한 것이 다 알려지는 게 꺼려지고 그 자가 잘못되면 우리도 큰 피해를 입는 것이 두려워서 반대를 했었는데… 부인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말이 옳은 것 같아. 나도 찬성이야.”
“흐음… 그래?”
“응. 왜? 아직도 내키지가 않아?”
우식의 말에 동현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내가 아직 출사를 한 것도 아닌데… 이런 계략을 꾸며야 한다는 것이 좀 그래서 말이야.”
“동현아. 네 부인이 말했듯이 너의 가문과 우리 고구려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거야. 그러니 마음을 굳게 먹어.”
“후우… 그래. 고맙다.”
그렇게 동현은 우식의 말을 듣고는 황우의 말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다음 날…….
“그래? 받아들여준다고?!”
“그렇습니다. 다만…….”
“……?”
“저희가 떠날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안에 아드님의 상처가 다 나을지 그것이 걱정 됩니다. 괜히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다가 행여 악화되기라도 하면…….”
“그것은 걱정 말게. 지금도 꾸준히 치료 중이고 며칠 동안 많이 회복 되서 이제 이야기도 종종 나누고 방 안에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렇습니까?”
“그래. 다행이 팔 다리를 움직이는 관절에는 생각보다 많이 맞지를 않아서 회복이 조금은 빠른 것 같더군.”
“다행이군요.”
“아무튼 그 걱정은 하지 말게. 자네가 떠날 때 다 낫지 않더라도 아직 그 녀석은 젊어. 여행을 다니면서도 의원에게 보이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그건 걱정하지 마.”
“알겠습니다. 좌평 어른. 그 대신… 판로는 확실하게 열어주셔야 합니다. 좌평 어른. 이번 결정에 저희 상단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꽤 많았으니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황우가 가슴을 탕탕거리고 치며 대답한다.
“하하하! 그건 걱정 말거라! 내가 확실하게 장사 판로는 열어주도록 하지! 암!”
“감사합니다! 좌평 어른.”
그렇게 동현은 백제에서의 장사에 대한 판로를 위사좌평 황우로 인해 쉽게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
황우가 주선한 덕분인지 며칠이 지나자 동현이 있던 주막에는 여러 상인들이 스스로 찾아와 동현을 보기를 청했고 동현은 그런 상인들에게 비누와 두부를 그 자리에서 써보고 맛보게 했다.
그러자 상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여러 많은 상인들과 거래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인들은 직접 비누를 써 보고 먹어보기까지 해서 그런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거래를 하자고 말하며 계약까지 맺었다.
동현은 계약을 맺을 때 비누와 두부를 주는 대신 백제에서 곡식을 많이 구입했는데 특히 쌀을 많이 구입했다.
백제는 곡창지역이 많은 나라라서 땅도 비옥하고 농사도 잘 되었기 때문에 곡식들의 값이 다른 나라들보다 쌌다.
동현은 그랬기에 이 쌀들을 많이 사서 고구려로 돌아가면 크게 이문을 남길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랬기에 상인들과 계약을 비누와 두부를 거래 할 때 쌀을 거래를 많이 하도록 하였고 그렇게 되자 동현의 상단 수레에는 엄청난 양의 쌀과 다른 곡식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대인어른! 정말 엄청난 양입니다!”
“하하하! 그래! 그렇구나. 다만… 이 많은 쌀과 곡식을 사고도 우리에게 큰 이문이 남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 이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되지. 이제 며칠 뒷면 신라로 갈 것이야. 그러니 준비를 단단히 하도록 해!”
“예! 대인어른! 그런데 대인어른.”
“응?”
“이번에는… 육로로 신라로 가는 것이지요?”
“음… 그건 갑자기 왜?”
“그게… 호위무사들이 육로로 가는지 수로로 가는지 관심이 많습니다. 저번에 백제로 올 때 배를 타고 오지 않았습니까? 그 때 워낙 고생을 많이 해서…….”
“그렇군. 이제야 이해가 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말이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일단 우리 식구들끼리 다 회의를 해보고 결정을 해야지. 안 그래도 오늘 사람들을 다 모으려고 했다. 단석한! 네가 오늘 저녁에 회의가 있다고 돌석비와 우식이에게 말해 두거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동현은 신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육로로 갈지, 수로로 갈지 회의를 해 정하기로 한다.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저녁이 되었고 한 방에 동현과 정희를 비롯해 단석한과 돌석비, 우식이 모여 있었다.
“그래. 서로 의견을 말해보도록 해봐. 수로가 나을지 육로가 나을지 말이야.”
“일단 육로로 이동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신라 쪽은 산이 험한 곳이 많아서 불편한 점이 많을 겁니다. 반면 수로는 신라로 들어가는 시간이 단축되는 반면… 저번 백제에 배로 올 때 고생했던 그것을 또 해야 하지요.”
“흐음…….”
“하지만 수로로 가면 확실히 수송비용도 절감되고 빨리 도착도 할 수 있으니 좋긴 합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호위무사들을 비롯한 밑에 사람들이 뱃멀미로 많은 고생을 하겠지요.”
“그래서… 다들 어떻게 갈지 결정을 못 했다는 것인가?”
동현의 말에 정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서방님. 수로가 확실히 빠르기는 하나… 호위무사들과 그를 비롯한 사람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겁니다. 뱃멀미 때문에 말입니다.”
“…….”
“밑에 사람들을 배려하신다면 육로가 낫습니다만… 우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앞으로 활동하기에 편하려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수로로 가는 것이 더 낫습니다.”
“부인은 수로로 가는 것이 더 낫다는 식으로 말하는구려?”
“솔직히 그렇습니다. 차라리 배로 빠르게 이동해서 그 신라 땅에서 자리를 잡고 며칠 푹 쉬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시간도 꽤 많이 단축되는데 말입니다.”
동현은 정희의 말에 잠시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