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화 동현, 상단을 이끌고 백제의 수도 사비성으로 향하다
동현은 그렇게 평양성에 도착한 후 비누와 두부를 집중적으로 팔았고 이 외에도 시세가 높은 것을 팔아 많은 이문을 챙겼다.
“그래. 내일 다시 길을 떠날 준비는 되었느냐?”
“그렇습니다. 대인어른.”
“내가 말한 곡식들은 샀고?”
“물론입니다. 듣자마자 바로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잘했다. 그것들을 북쪽 지방에 가서 팔게 되면 비싸게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동현은 평양성에서 곡식들의 시세가 생각보다 싼 것을 보고 어느 정도 구입을 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북쪽 지방에서 비싸게 팔릴만한 물건과 백제나 신라에서 비싸게 팔릴 만한 물건들도 미리 구입을 해두면서 상행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날이 조금씩 추워질 것이야. 그러면 곡식들이 더더욱 많이 필요하지.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조금씩이라도 구입을 해두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앞으로 식량 걱정 없이 상행을 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큰 이문을 얻을 수 있기에 이리하는 것이니 꼭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야.”
“예! 대인어른!”
그렇게 동현은 단석한과 돌석비에게 지시를 하고는 자신을 따라 나선 청명 공주와 의정을 틈틈이 가르친다.
“오! 좋아. 이제 제법 하체 균형이 잡혔군. 힘도 생겼고 말이야.”
“그럼… 이제 드디어 본격적으로 알려주시는 겁니까?”
“무슨 소리야? 아직 멀었어.”
“예?”
“아직 멀었다고. 이제 그 자세에서… 이 물통을 가득 담은 통을 양쪽에 이고 투명의자 자세를 취해라.”
“예? 그… 그건…….”
“그거 못 하겠으면 그냥 떠나.”
“크윽… 아… 알겠습니다.”
동현은 청명 공주와 의정에게 투명 의자 자세를 취하게 한 후 둘의 목과 어깨 위 양쪽에 물통이 가득찬 물통을 이게 한다.
그리고는 동현이 둘에게 말하는데…….
“그 무게를 견디면서 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투명의자 자세로 말이야. 지금 이 훈련은 예전처럼 하체 강화 목적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싸울 때 한 단계 위인 빠른 발과 발차기 한 방에 상대를 제압하게 하려는 훈련이다.”
“…….”
“이것은 칼과 칼을 맞대었을 때에도 필수적인 것이야. 그러니 한 동안 이것에 완벽하게 익숙해질 때까지 이것만 계속 하도록 한다!”
동현의 말에 청명 공주와 의정은 절망했다.
그냥 투명 의자 자세도 힘들었는데 양쪽에 물통을 이고 투명 의자 자세를 한 동안 취하라니… 둘의 그런 표정을 보고는 옆에 있던 단석한과 돌석비가 웃으며 말한다.
“크하하하! 대인어른! 표정을 보아하니 다들 죽을 맛인 것 같습니다! 조금은 봐주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내가 제자를 받는 순간 난 봐주는 건 없다고 말이다.”
“푸흡! 대인어른께서는 그런 면에 있어서 정말 철저한 것 같습니다.”
동현은 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맞다. 나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살아계셨을 때 말을 항상 철칙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무언가를 배울 때는 항상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임하라고 하셨지. 그래서 나는 그 이후 글을 배울 때에도 무예를 배울 때에도 아버지의 말씀을 따랐다.”
“아…….”
“책 한권을 읽기 시작하고 어디까지 읽고 외워야 했는지 미리 정해놓으면 꼭 거기까지는 읽어야 했고 아버지께서 무예동작을 가르쳐 주시면 나 자신이 그것에 만족할 때까지 검을 휘둘러야 했었지.”
“그랬군요. 대인어른께서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항상 한계까지 몰아붙이시는지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
동현의 말을 듣고서야 둘은 그제야 동현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수련을 받고 있는 두 사람에게 말한다.
“제자님들. 힘들겠지만 잘 참고 견디면 분명 큰 성과로 다가올 겁니다. 그럼…….”
단석한과 돌석비는 자신들의 신분이 그래도 노비였기에 청명 공주와 의정에게 존대를 하며 자신의 임무를 행하러 갔다.
둘은 그런 단석한과 돌석비의 모습이 너무나도 얄미웠다.
그렇게 동현이 분주하게 움직일 때 정희도 일을 틈틈이 도와주며 힘을 보탰다.
그리고 다음 날…….
“자! 이제 가자!”
“예!”
“출발!”
동현은 다시 상단을 이끌고 강가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후…….
“대인어른! 여기가 패수(오늘날의 대동강)입니다!”
“그래. 여기서 배를 타고 백제로 바로 들어가자.”
“우리 고구려의 다른 지역은 들르지 않으십니까?”
“그 지역들은 우리가 돌아오는 길에 들러도 돼. 지금의 우리는 이제 막 상단을 시작한 처지이니 만큼 계속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 그러면 큰 도시나 상업이 활발한 성이 있는 곳으로 가서 빠르게 우리 이름을 알리고 판로를 넓히는 것이 훨씬 낫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큰 성에서 작은 성이나 마을로 우리 이름으로 된 상단 이름이 퍼질 테니 훨씬 낫지.”
“아… 알겠습니다. 그럼 배를 구하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단석한과 돌석비는 바로 배편을 알아보러 동현의 옆을 잠시 비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인어른! 반 시진(1시간) 뒤에 백제의 사비성으로 가는 배편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 백제의 수도로 바로 가는 배가 있나보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많은 인원이 다 탈 수 있다고?”
“예! 요즘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 그런지 배를 타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잘 되었군. 알았다. 그럼 반 시진이 될 때까지 모든 호위무사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하라!”
“알겠습니다! 모두 반 시진 후 배를 타고 떠나기 전까지 휴식을 하도록 하라!”
동현의 말에 모든 호위무사들이 그 자리에 짐을 내려놓고 앉아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휴식을 한다.
그런데 그 때 옆에 있던 정희가 말한다.
“서방님.”
“응? 왜 그러시오 부인.”
“배를 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동현은 정희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아니오. 아직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오.”
“그렇다면… 이번에 배를 탔을 때 좀 고생을 하실 것 같습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오?”
“소첩은 뱃멀미가 크게 염려되옵니다.”
“뱃멀미라… 내가 미처 그 생각을 못했군…….”
“일단 호위무사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비성에 도착하기 전까지 뱃멀미가 파도의 높이에 따라 심해질 수도 있으니 알아두라고 말입니다.”
“음… 알려준다고 해서 그걸 어떻게 대응할 방법이 없지 않겠소?”
“제가 아버지와 함께 가끔씩 배를 타고 나가봐서 뱃멀미를 조금이나마 가라앉히는 방법을 압니다. 손을 눌러서 조금이나마 뱃멀미를 가라앉히는 것이니 호위무사들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동현은 회귀 전에 인터넷에서 뱃멀미를 할 때 손 지압법 같은 것을 본적이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한다.
“알겠소이다. 그럼 이 일은… 부인에게 맡기겠소.”
“소첩이 최선을 다해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뱃멀미를 덜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오. 부인.”
그렇게 정희는 호위무사들과 짐꾼들 등 동현의 모든 상단 사람들에게 민간요법으로 손 지압법을 알려주며 뱃멀미를 조금이나가 가라앉히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인어른! 이제 배에 오르라고 합니다!”
“알았다! 자! 이제 다들 배에 오르라!”
동현의 명령에 호위무사들과 짐꾼들은 모두 배에 오르면서 수레에 있는 짐들을 모두 배에 옮겨 실었다.
그렇게 모두 배로 옮긴 후… 드디어 배가 출항하고 백제의 사비성으로 향하기 시작하는데 반 시진 정도가 지나자 벌써부터 뱃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정희는 그 모습에 그런 사람들에게 다가가 지압법을 알려주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하루라도 빨리 사비성에 도착하기를 바랐다.
“흐음… 뱃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군. 뱃사공이 언제 사비성에 도착한다고 하는가?”
“다른 때보다 바람이 잘 불어주어 일찍 도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만…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을 더 가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배에 오른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습니다.”
“후우… 그래.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저렇게 뱃멀미를 심하게 하는 우리 식구 호위무사들을 보니 마음이 아파서 말이야. 크흠…….”
“아니… 대인어른께서도 뱃멀미를?”
“그래. 나는 사람 아닌가? 나도 솔직히 오르고 난 뒤 심하지는 않지만 약간 속이 불편하군.”
“저런… 안에 들어가서 좀 쉬십시오.”
“아니다. 속이 너무 좋지 않을 때는 차라리 바깥에 나와서 바닷바람을 쐬는 것이 훨씬 좋은 것 같구나…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너희들이 할 일을 하거라.”
“예. 대인어른.”
돌석비가 동현의 안색이 조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자 동현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하지만 그것을 애써 감추는 동현. 그렇게 배에 오른 그날은 모두에게 뱃멀미로 힘든 날이 되었다.
그렇게 배를 타고 간 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인어른! 드디어 한 시진(2시간) 정도 뒤면 사비성 근처 포구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래? 잘 됐구나. 흐음… 호위무사들은?”
“예. 다들 뱃멀미에 지쳐서 쓰러져서 잠을 자거나… 기둥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습니다.”
“후우… 사비성에 도착하면 호위무사들을 모두 휴식부터 시켜야겠군. 일단 호위무사들에게 사비성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라. 그러면 절로 힘이 날 것이야.”
“알겠습니다.”
그렇게 동현이 말을 하자 돌석비는 바로 호위무사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호위무사들은 환호성까지 지르며 기뻐하는데 그 모습을 동현이 보고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그 때…….
“서방님은 괜찮으십니까?”
“응? 부인. 언제 나왔소. 바람이 찬데…….”
“전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절 깨워주시지 그러셨습니까? 서방님이 먼저 일어나신지 모르고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하하하! 부인이 너무 곤히 자서 말이오.”
그렇게 동현과 정희가 이야기를 나누는데 배를 움직이는 뱃사공이 말한다.
“저기 어렴풋이 보이는 것이 사비성의 포구와 사비성이오! 이제 거의 다 왔다는 것이지! 그러니 모두 뱃멀미를 조금만 참도록 하시오! 금방 가도록 하겠소!”
동현은 뱃사공의 말에 감사해하며 호위무사들에게 지시한다.
“이제 곧 있으면 사비성 근처의 포구에 당도한다! 모두 바로 내릴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치도록 해라! 힘이 들겠지만 사비성에 도착하면 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 힘내자!”
동현의 말에 호위무사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하선을 준비한다.
그리고 잠시 후…….
“이제 하선하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여기… 뱃삯입니다.”
“응? 제가 요구한 것보다 많은데요?”
“예정보다 빨리 왔고 거기다 우리를 챙겨주려고 노력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전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더 드리는 겁니다.”
“허허허… 상단을 운영하는 분 중에 이런 분이 있을 줄이야…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럼 사양 않고 받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도 이 배를 종종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평양성과 사비성 말고도 웅진성에도 간다고도 들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다만 사비성에서 웅진성으로 가는 것은 운영하지 않고 평양성에서 사비성, 평양성에서 웅진성 이렇게만 배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음… 나중에 제가 하는 장사가 더 커지면 이 배로 이용해서 백제에 장사를 해야겠습니다. 그 때가 되면…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주시면 제가 더 감사합니다. 만약 제가 자리에 없으면 수조라는 제 이름을 근처 포구의 뱃사람한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럼 제가 어딨는지 말을 해줄 겁니다.”
동현은 특이한 뱃사공의 이름을 들으며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을 한 후 완전히 하선한다.
그리고 하선하자마자 포구 앞을 지키는 군사들에게 검문검색을 받고 통행증을 발급받는데 포구에 있는 군사들 분위기가 무언가 어수선하다.
“응?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분위기가 좀 어수선 한데요?”
“자네는 상단 일을 하면서 그것도 모르나?”
“아… 예. 죄송합니다. 상단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요.”
“그래? 그럼 뭐… 그럴수도 있겠군.”
“이 사비성에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무슨 일이라기보다… 신라와의 전투 때문이지.”
“신라요?”
“그래. 자네도 알겠지만 우리와 신라는 저번 선대 어라하 시절부터 원수지간이 되지 않았나? 그래서 우리가 신라를 계속 치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 말이지. 그 때문에 분위기가 어수선 한 것이라네.”
“아…….”
“이 말은 나중에 아무에게도 꺼내지 말게. 알겠나? 행여 그런 일을 입 밖에 잘못 꺼냈다가 목이 잘릴 수 있음이야.”
“예. 명심하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백제에 도착하자마자 새로운 정보를 얻고 상단을 이끌고 포구에서 사비성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