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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55화 (55/400)

055화 영양태왕, 이석에게 요직을 맡기다

영양태왕이 보낸 근위장은 위장군 박훈의 집으로 군사들을 이끌고 쳐들어간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태… 태왕폐하! 이는 오해입니다!”

“오해? 오해라?!”

“그… 그렇습니다! 분명 오해입니다!”

“여기 이렇게 증인은 물론이고 증거까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여기 이석 말고도 자네가 그렇게 아랫사람을 대한 것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말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어!”

“모… 모함입니다!”

“모함?!”

“그렇습니다! 소… 소인은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그럴 리가?!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 전원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 자네 측근조차도 자네가 그랬다고 말을 하며 자신들의 죄를 인정했는데도?!”

“……!”

“나는 이번 사태를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여봐라!”

“예! 태왕 폐하!”

“지금 당장 저놈의 목을 쳐라! 그리고 방호라는 저 자의 목도 쳐! 그와 관련된 직계 가족들도 모조리 참하고 말이야! 그 다음! 남은 인원들을 전부 다 노비로 만들어라! 알겠느냐?!”

영양태왕의 추상같은 명령에 박훈과 방호는 군사들에 의해 바로 그 자리에서 목이 날아갔다.

그리고 그의 직계 가족들 또한 그 자리에서 모두 참수를 당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친인척들은 모두 노비가 되었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부모와 생이별을 했고 다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상황… 그들은 그런 상황을 알기에 한 번만 봐달라며 영양태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절규하지만 영양태왕은 그 명을 번복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이석은 마음이 아팠지만 나라의 법이며 태왕이 진행한 것이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때…….

“그대가 이석이라는 당주인가?”

“예! 태왕폐하!”

“대모달로부터 말을 들었다. 얼마나 고충이 심했는가?”

“소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태왕폐하.”

“잘 견뎌줘서 그대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짐이 부덕하여 이런 일이 벌어졌음이니… 그 동안의 일에 대해서는 짐을 원망하라.”

“그것이 어디 태왕폐하의 문제라 하십니까? 불순한 무리들로 인한 것이지 결코 태왕폐하의 탓이 아니시옵니다.”

“짐이 밑에 신하들을 두루 보살피지 못한 죄가 크노라. 그 또한 큰 죄지…….”

“황공하옵니다. 태왕폐하.”

“내 그대에게 맡은 바 위치에서 제 임무를 다하고 고난을 겪어낸 그대에게 큰 상을 내리겠노라. 이보게. 대모달! 내 황명을 그대로 읽어주게!”

“예! 태왕폐하!”

영양태왕은 자신의 황명이 적힌 칙서를 대모달 을지문덕에게 읽어주라고 명령하자 을지문덕은 바로 칙서를 펼쳐 내용을 일기 시작한다.

“당주 이석은 듣거라! 짐이 부덕하여 그대가 크게 고충을 당하면서도!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니 짐은 이에 그대에게 크게 포상을 내리고 싶다! 큰 어려움에도 모든 고난을 이겨내며 지금까지 온 그대에게 금 50근(30kg 정도)! 은 25근(15kg 정도)에 말 3필을 하사한다!”

“……!”

“그리고 그대의 벼슬을! 5관등인 위두대형(국가기밀과 법률 개정에 관한 일, 그리고 병력 징발과 관작 수여 등의 일을 하는 벼슬이다.)에 임명할 것이며! 그와 동시에 현재 공석이 된 위장군 자리를 겸하게 하도록 할 것이다! 그대의 노고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는 것이니! 그대는 이 청을 결코 물리치지 말라!”

이석은 순식간에 벼슬이 몇 계단 이상이나 승차를 하게 되자 깜짝 놀랐다.

엄청나게 파격적인 승차… 이석은 얼떨떨 하는데 을지문덕이 말한다.

“뭐 하는 것이냐? 얼른 황명을 받들라!”

“아… 예!”

을지문덕의 말에 이석은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며 칙서를 양손으로 공손하게 받들며 말한다.

“태왕폐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꼭 보답하겠나이다!”

“허허허. 그래… 앞으로 그 직분에 맡게 열심히 일을 해주게. 부탁하네.”

“예! 태왕폐하! 소신! 충성을 다하여! 고구려를 위해 일하겠나이다!”

“그래…….”

영양태왕은 그렇게 이석의 어깨를 두들겨주며 격려를 해주고는 황궁 안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을지문덕이 껄껄 거리고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축하하네! 위장군! 아니… 위두대형으로 부르는 것이 더 편하려나?”

“소인은 본래 실무적인 일을 하는 소형이었으나 당주이기도 했습니다. 본래 소형이라는 자리가 실무적인 일을 하는 일… 그래서 밖으로만 돌아서 그런지 소형이라는 말보다 당주라는 말로 더 많이 불렸습니다.”

“그렇겠지. 본래 무관직이 문관직에서 관등과 벼슬이 정해져야 임명이 될 수 있으니 말이야. 변방에 있거나 하면 문관직보다 무관직 벼슬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된다. 당연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도 이 중앙에 있지만 무관직에서는 최고의 벼슬에 있으니 이 대모달이라는 직책이름으로 불리는 것이고 말이지.”

“예. 저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내가 보기에 자네는 그 두 가지를 다 놓을 수 없을 듯 하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태왕 폐하께서 왜 자네에게 위두대형의 벼슬을 맡기셨는지 모르겠는가?”

“으음… 잘 모르겠습니다.”

이석의 말에 을지문덕은 빙그레 웃으며 설명한다.

“위두대형 자리는 국가기밀과 법률 개정에 관한 일, 그리고 병력 징발과 관작 수여 등의 일을 하는 벼슬일세. 특히 이 중에서 국가기밀이 가장 중요하지.”

“그 말씀은…….”

“그래. 아주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태왕 폐하께서는 자네를 불러서 비밀리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벼슬이라는 뜻이지. 그만큼 자네에게 지워지는 책임감이 참으로 막중할 것이야.”

“…….”

“그만큼 현재 자네를 믿고 신뢰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네. 허허허허…….”

이석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너무나도 얼떨떨했다.

포상을 받은 것도 모자라 승차를 했다.

그런데 그 승차를 한 벼슬이 국가기밀을 관장하는 벼슬이다.

거기다 무관직인 위장군 벼슬은 군사 1만 명 이상을 맡을 수 있는 벼슬.

한 순간에 말단에서 엄청난 벼슬로 승차를 하자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네 정말 놀란 표정이구만 하하하하!”

“그… 그렇습니다. 대모달. 갑자기 이렇게까지 벼슬이 높아지고 큰 포상까지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만큼 태왕폐하께서 자네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이야. 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군부로 가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위장군!”

“아… 예.”

그렇게 영양태왕은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여 등용을 하여 자신의 황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을지문덕은 그런 영양태왕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자신들의 세력을 공고히 하려고 했다.

* * *

한편, 그 시기 동현은 여전히 청명 공주와 의정을 가르치고 상행을 준비하느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으윽……!”

“몸의 균형을 맞추려면 하체와 팔의 힘은 필수다! 그 다음이 상체야! 어?! 자세 흩트러진다! 똑바로 안 해?!”

퍼어어억!

“아아악!”

“아… 아픕니다! 스… 스승님!”

“아프라고 하는 것이다! 자세 똑바로 잡아!”

동현은 청명 공주와 그의 곁에 항상 따라다니며 호위하는 의정까지 무예 수련에 참가시켜 가르쳐 주고 있었다.

둘은 기본기가 하나도 잡혀 있지 않아 자신이 현대에 있을 때 검도를 배웠던 기억을 떠올려 훈련을 시키는데 하체가 너무 부실하여 한 동안 투명의자 자세만 시켜서 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다.

처음에 그 자세를 얕보던 둘은 시간이 조금 흐르자 힘들어했다.

그런 둘을 보며 동현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세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회초리로 허벅지를 때려 똑바로 다시 자세를 잡게 했다.

“야! 고소희! 또 팔 내려가지! 그리고 의정이! 더 내려가! 자세!”

“으으윽!”

고소희는 더 뛰어난 무예를 익히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동현에게만 의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고 난 뒤 자신을 하대하고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해 맡겼던 것이었다.

그만큼 무예에 대해 욕심이 컸던 청명 공주.

하지만 동현을 처음 본 순간 더 높은 무예실력을 지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부터 동현에게 강하다는 느낌을 확 받은 청명 공주.

그리고 그 확신은 동현과 대련해 보고 난 후 더 깨달았다.

기절해서 일어나고 난 뒤 며칠 후부터 시작된 무예 수행.

자신이 기본기부터 되어 있지 않다며 기본기부터 가르치는데 그것부터가 고난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힘들 줄 몰랐던 청명 공주.

그는 처음으로 동현에게 무예 교육을 받으며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신이 궁을 나오기 전 영양태왕과 한 약조 때문이 이를 악물고 버티는 청명 공주.

그는 그렇게 무예를 익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무예를 익혀나가고 있는 그 때…….

“형님! 형님!”

“응? 근혁이 아니냐?!”

“예! 형님!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예! 요동성에서 서찰이 왔습니다!”

“요동성에서?”

동현은 근혁의 말에 서찰을 받아 바로 읽어보는데 표정이 확 밝아진다.

“강이식 대장군께서 보내신 서찰이군. 오… 모든 것이 다 잘 되었다?!”

“그렇습니까?”

“그래. 다만… 염초는 숨겨서 가져왔다는구나. 일단 염초가 수레 속 무기 밑에 숨겨진 채 온다는 것이야.”

“아…….”

“막리지 어른과 대모달께서 힘을 써주셨다고 한다. 허어…….”

“그 분들께 큰 빚을 졌군요.”

“그래. 만약 일이 잘못 되었으면 내 목이 잘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헌데 강이식 대장군의 말 한 마디에 그 요청을 받아들여줬어.”

“세 분의 신뢰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래. 세 분의 의리는 정말 존경받을 만하다. 헌데 말이야.”

“……?”

“태왕폐하께서도 이 일을 알고 계신다는구나.”

동현의 말에 근혁이 깜짝 놀란다.

“그러면 큰 일이 아닙니까?”

“아니. 오히려 우리에게 좋다. 이 무기를 내가 저 중원 정벌을 위해 염초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생산해내겠다고 하니 다른 귀족들에게 들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허락을 해 주신 것이겠지.”

“아…….”

“물론 그것이 다른 귀족들의 눈에 띄어 걸렸다면… 문제가 되었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일이 잘 되었다니 다행이다. 이 서찰을 고연후 욕살께 보여주고 무기가 우리 국내성으로 들여올 때 염초도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이면 될 것이야. 그러니 근혁이 너는 이 국내성에서 가장 외지고 궁벽한 곳을 알아보거라. 거기서 이 염초 대량생산에 대한 연구를 해야겠다.”

“알겠습니다! 형님!”

“부탁한다. 근혁아.”

동현의 명령을 받은 근혁은 바로 자신의 일을 하러 동현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렇게 근혁이 사라지고 난 뒤 동현은 다시 악마 같은 얼굴을 하며 청명 공주와 의정의 무예를 다시 지도하기 위해 기본기를 살폈다.

그렇게 둘의 무예 훈련을 마친 후… 동현은 녹초가 된 둘을 두고 관청으로 가 고연후 욕살을 만났다.

“음… 틀림없는 강이식 대장군의 서찰이구만.”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제 무기를 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 알았네. 다만…….”

“……?”

“절대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예. 욕살 어른. 그래서 궁벽한 곳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더라도 결코 이 국내성에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으로 말입니다.”

“아주 잘했네. 그런 소리가 들리면 나도 곤란해져. 자네도 그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야.”

“물론입니다. 욕살 어른. 절대로 욕살 어른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한 후 고연후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관청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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