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9화 동현, 상행을 떠나다
동현이 그렇게 두부를 팔고 나서 이틀 뒤… 드디어 상행을 떠나기 위한 당일이 되었다.
우식은 동현의 상행에 합류하기 위해 집까지 찾아왔고 같이 일행으로 합류를 했다.
“대장군께는 잘 말씀드렸어?”
“당연하지!”
“좋아. 그럼…….”
“형님.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그래. 아… 그리고… 내가 한 말 잊지 않았지?”
“물론입니다. 형님. 일단 형님이 말씀하신 것을 꾸준히 만들고… 거기에 추가로 대장군께 말씀드려 거중기를 만들어보라고 말씀하신 것 말입니다.”
“잘 기억하고 있군. 좋아. 거중기가 완성되면 바로 수차를 만들 수 있도록 그 설계도를 보여주도록 해. 그리고 군량을 요청하면 그것들을 바로 보낼 수 있도록 하고 말이야.”
“염려마시고 다녀오십시오. 형님.”
“그래. 집안일을 부탁한다.”
“집사 어른.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너희들이 형님을 잘 보좌해라.”
“예. 걱정 마십시오!”
그렇게 동현은 해론, 단석한, 돌석비와 호위무사 100명과 함께 고구려 전역을 돌아다니는 상행을 떠났다.
그렇게 요동성 문을 나서는데 대중상과 마주친다.
“어? 모달!”
“이게 누군가? 동현이가 아니더냐?!”
“예! 모달!”
“그래.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소식을 들었네. 오늘부터 고구려 전역에 상행을 나간다고?”
“그렇습니다. 일단 고구려 전역을 돌은 다음 백제와 신라 상행을 다 돌고 돌아올 생각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부를 쌓고 정비를 한 후… 중원으로 나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군. 조심히 다녀오게. 우리 고구려가 지금 태왕 폐하의 치세로 도적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궁벽한 곳이나 일일이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는 얼마든지 그런 놈들이 나타날 수 있어.”
“염려 마십시오. 그래서 호위무사들을 훈련시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 내가 보니 다들 훈련도 잘 되어 보이는구만. 이런… 바쁜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았군. 얼른 가게!”
“예! 모달! 그럼 상행을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동현은 대중상에게 인사를 하고는 요동성을 빠져나간다.
그렇게 요동성을 빠져나가는데 해론이 묻는다.
“주인어른.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국내성으로 갈 생각이다.”
“국내성이요?”
“그래. 국내성은 우리 고구려의 과거 수도였던 곳이지. 그곳에는 북방 민족들은 물론이고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와서 많이 거래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근처에는 압록수가 흐르고 있지. 그리고 저 중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북쪽의 지역과 우리 밑에 있는 한반도를 쉽게 이동 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고 말이야.”
“음.”
“위치상 저 중원에 들어가기에는 요동성이 가장 가깝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적대적인 수나라가 있어서 국내성처럼 활발한 상행은 하지 못한다. 거기다 앞서 말했듯이 국내성에는 압록수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배로도 수시로 상행을 할 수 있으니… 이야말로 상행에는 최적인 곳이지.”
“과연…….”
“우리가 이곳에 가는 목적은 이 국내성에도 우리가 만든 비누와 두부를 만들어서 많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고구려의 여러 지역 내에 있는 성들에 우리 상단의 이름을 다 알리고 부가 어느 정도 쌓이면 믿을 만한 사람들을 각 성에 상주시켜서 거래를 하도록 하는 것이지.”
동현의 말에 해론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음… 그렇게 되면 각 성에 임명하여 장사를 하는 사람의 경우에 많은 이문을 거두는 사람에 따라 재물을 더 많이 주던지 하겠군요? 그래야 그 사람이 저희 상단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 테니 말입니다.”
“역시 해론이군. 맞아.”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저희가 직접 그들이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 모르니 그들이 뒷거래를 하여 자기 배속을 불릴 수도 있습니다.”
“대단하군. 감탄스럽다. 해론. 내가 우려하는 것을 정확히 집어냈구나. 하지만 걱정 말거라. 그 자에 대해 감시하는 자도 같이 붙여서 임명을 할 것이니 말이야. 또 다르게 믿을만한 자를 그 사람 옆에 붙이는 것이지.”
“만약 두 사람이 합의 하에 작당을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건 내가 불시에 사람들을 보내 기습적으로 방문하게 하여 그곳을 확인할 것이다. 내가 있는 요동성에서 믿을 만한 자를 골라 그들이 잘 하고 있는지를 보고 수시로 확인하게 할 것이야. 그런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내가 가르쳐서 양성한 후에 말이다.”
동현의 말에 해론은 감탄한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우려 했던 것을 한 번에 씻어버렸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동현은 그렇게 해론은 물론이고 단석한과 돌석비와도 대화를 나누며 국내성으로 향했다.
그렇게 동현은 요동성에서 나와 한 동안 계속 이동을 하는데…….
“주인어른. 이제 내일 저녁 때쯤이면 국내성에 도착할 듯 합니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그나저나… 호위무사들 중에서 아픈 호위무사들은 없느냐? 계속 이동하고 걸어 다녀서 다리가 많이 아플 텐데…….”
“다들 건장한 청년들인데 아플 리가 있겠습니까?”
“그건 모르는 것이다. 아무리 신체 건강한 호위무사라도 병이 들어와서 아플 수 있는 것이며… 갑자기 많은 거리를 걷게 되어 아픈 호위무사들도 있을 것이야. 그러니 지금 당장 그런 호위무사들이 없는지 파악을 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주인어른.”
“명심해라. 무엇을 하든 간에 있어서 아랫사람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으면 그 조직은 금세 탈이 난다. 과거 저 중원의 한나라가 그랬듯이 말이다. 내 말… 명심 하거라.”
“예! 주인어른!”
“오늘은 이만 이동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이곳에 영채를 세우고 하루 동안 푹 쉬도록 해라. 국내성이 얼마 안 남았으니 나머지는 내일 이동하도록 한다. 휴식을 취하면서 호위무사들이 아픈 곳이 없는지 환자들을 파악하도록 하라!”
그렇게 동현의 명령에 호위무사들 간에 환자들이 없는지 수하들이 확인을 하는 그 때…….
“주인어른! 이곳 주변을 한 번 정찰해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응? 왜?”
“지금 이 시간에 이 숲이 우거진 곳이 가까워졌는데 풀벌레 소리하나 들리지 않습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해론의 말에 동현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네 말이 맞다. 더구나 지금은 숲이 우거져 있는 이곳에 지금 같은 시기에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것이 맞지. 내가 큰 실수를 할 뻔 하였구나. 지적해줘서 고맙다. 이 일대 지리를 대충만 보고 왔다니 내가 미처 그 생각을 못 했구나. 지적해줘서 고맙다.”
“아닙니다. 주인어른.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동현은 해론에게서 그 말을 듣자마자 자신의 품에서 지도를 꺼내 펼친다.
그것을 옆에서 해론이 같이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과연… 이곳을 통과하면 거의 국내성은 지척이다. 우리가 있는 이곳은… 양쪽에 숲이 우거져 있는 평지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숲이 우거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좁은 길이기 때문에 분명 저들이 공격을 하겠지.”
“예. 그런데도 이곳에 풀벌레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것을 봐서는… 우리가 있는 곳을 정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언제 이 좁은 길을 지나갈지 그 시간을 알아내기 위해서 이겠지요.”
“맞아. 수시로 정찰을 하니 풀벌레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겠지. 으음… 어떻게 한다?”
동현은 다음 대처를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해론과 잠시 그 자리에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다가 옆에 있던 해론에게 말한다.
“해론.”
“예. 주인어른.”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 이곳을 벗어나려면 화공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를 정찰하는 놈들을 먼저 처단해야 해. 단… 모두 처단하기 전까지 절대 걸리지 말아야 한다. 저들의 군사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만큼 우리를 정찰하는 놈들을 다 죽이고 우리 호위무사들로 하여금 빠르게 저들이 매복해 있는 곳에 화공을 가하는 거지.”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쉽지 않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네게 부탁을 좀 하려고 한다. 할 수 있겠느냐?”
“염려 마십시오. 제가 좌우 숲을 좀 돌면서 생포할 수 있는 놈들은 잡아오고 죽일 놈들은 다 죽이겠습니다.”
“좋아. 저들의 눈을 속여야 하는 만큼 많은 호위무사는 붙여주지 못한다. 대신 단석한과 같이 작전을 수행 하거라. 알겠느냐?”
“예. 주인어른.”
“호위무사 10명을 주겠다. 단석한과 같이 다녀와. 이곳을 정찰하는 놈들을 다 제거해버려.”
“명을 받듭니다!”
그렇게 해론은 단석한과 호위무사 10명과 함께 현재 영채를 세운 좌우측 숲속에 있는 곳으로 가 정찰하는 적 군사를 죽이러 간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주인어른! 저 해론입니다!”
“들어 오거라.”
임시 영채를 간단하게 세우고 막사를 세운 뒤 동현은 자신의 막사 안에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해론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동현은 바로 해론을 안으로 들인다.
“그래.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예. 주인어른. 염려 마십시오.”
“다행이구나. 그나저나… 다 죽인 것이더냐?”
“예. 일단 좌우 숲을 돌아다니면서 눈에 띄는 정찰병을 다 죽였습니다. 그리고 한 명을 생포해서 왔사온데…….”
“……?”
“그 한 명이 문제가… 여자라는 것입니다.”
“뭐라? 여자?”
“예. 주인어른.”
“그것을 어찌 알았느냐? 상대가 여자라는 것을 말이야.”
“그게 그 여자가 칼을 쓰며 저항하다가 우리 호위무사들에 의해 둘러싸이게 되었는데 한 호위무사가 그 여자를 잡기 위해 뒤로 돌아가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가슴팍을 누르고 포박하려는데…….”
“크흠… 말 안 해도 알겠군. 거기서 느낀 것이로군.”
“그… 그렇습니다.”
해론은 순간 얼굴이 빨개지며 대답한다.
그런 해론의 말을 들으며 동현도 당황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묻는다.
“그래. 그래서 그 포로는 어떻게 했느냐?”
“예. 일단 밖에 대기 시켜놓았습니다. 그런데 옷차림을 보니… 꽤 신분이 높은 여자 같았습니다.”
“신분이 높은 여자 같아보였다?”
“예. 이민족 같은 차림이긴 했으나… 정찰병들이 그 여자를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을 봐서는 보통 신분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흐음… 그래? 좋아. 일단 그 여자가 누군지 봐야겠군. 일단 이 막사로 그 여자를 들이거라.”
“예! 주인어른!”
동현이 명령에 해론은 잠시 막사로 나가더니 호위무사들에게 포박한 여자를 끌고 오라고 한다.
그러자 옆에서 여자를 포박하고 무릎을 꿇린 채 명령을 기다리던 호위무사들은 여자를 좌우로 잡은 채 끌고 동현이 있는 막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막사 안에 들어가게 되자 여자를 팽개치듯 막사 안에 내려놓는다.
꺄악!
여자는 팽개쳐지듯 자신이 막사 안의 바닥에 던져지자 비명을 지르는데, 동현은 그런 여자를 보고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아 바라본다.
여자도 그제야 동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동현을 바라보는데…….
“너는 누구냐?”
“알 것 없다!”
“그래?”
“그렇다! 그저 나는 복수를 하지 못한 것이 한이다!”
“복수라?”
“그래! 우리 어머니를 죽인 복수를 해야 하는데… 너도 그와 같은 무리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한스럽구나!”
동현은 여자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이군. 누가 자네의 어머니를 죽였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거짓말 마라! 너희들은 국내성 주변에서 살고 있는 도적놈들이 아니냐?! 너희들이 분명 누군가에게서 살인 청부를 부탁받고 우리 어머니를 죽였음이야!”
동현은 여자의 말에 여자가 자신들을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여자의 말에 동현은 어이없어 하더니 자신의 품 속에 있는 것을 여자에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