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7화 동현, 치즈에 이어 두부도 만들다
동현의 말에 근혁은 물론이고 장수들이 모두 기대한다.
“하하! 늦어도 내일 밤에는 맛을 볼 수 있는 것을 한 번 만들어보도록 하마. 참 그 전에 준비할 것이 필요해. 우리 집에 소금은 많이 있나?”
“예. 주인어른. 예전에 비누를 구입한 돈으로 근혁 집사님이 다 구입하셨습니다.”
“그래?”
“예. 형님. 무언가 음식을 만드는데 소금은 정말 필수가 아닙니까? 그래서 소금을 좀 많이 사 두었습니다.”
“흐음… 그 소금들에 수분은 다 제거가 된 것인가?”
“예? 수분이요?”
“그래. 소금은 대체적으로 바다나 그것도 아니라면 암염 같은 곳에서 체취가 되니 수분이 있을 것이 아니겠느냐?”
“그것들을 다 빼서 팔지 않겠습니까? 안 그러면 맛이 없는 소금일테니 말입니다.”
동현은 근혁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그래도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음에 만든 것이 이것과 관련되었거든.”
“그렇습니까?”
“그래. 근혁이 네가 번거롭겠지만 이 소금을 산 곳에 찾아가 물어 보거라. 거기서는 수분이 아니라… 간수라고 말을 하면 알아들을 것이다.”
“간수요?”
“그래. 내가 좀 전에 말한 소금에서 나오는 수분을 말하는 말이다. 내가 알기로 이것은 한약재로도 쓰인다고 하더구나.”
“그렇군요.”
“우리는 이틀 뒤에 상행을 떠나야 하는 만큼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지금 바로 다녀오거라. 아… 참! 그리고… 간수를 어떻게 하면 잘 짤 수 있는지 방법도 물어보고!”
“알겠습니다. 형님.”
그렇게 동현이 지시를 하자 근혁은 바로 동현이 말한 소금을 구입한 곳으로 떠난다. 동현은 떠나는 근혁을 보며 옆에 있던 해론에게 묻는다.
“우리한테 콩은 많이 있지?”
“그렇습니다. 주인어른. 헌데… 이번에 만드는 것은 콩과 소금을 이용한 겁니까?”
“그래. 맞다. 그나저나… 비누를 만들 때 콩을 사용하니까 콩은 많을 거라 생각하는데… 콩은 지금 많이 있겠지?”
“그렇습니다. 주인어른.”
“콩 종류는 전부 다 백태인가?”
“예. 주인어른께서 백태가 좋다고 하셔서 그걸 제일 많이 사놨습니다.”
“좋아. 아주 잘 되었군. 일단 지금 여름이니… 콩을 한 네 시진(8시간)정도 불려야겠어.”
동현의 말에 옆에 있던 단석한이 말한다.
“오늘 아침에 보니 많은 양의 콩을 비누를 만들기 위해 내는 것을 봤습니다. 그걸 바로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음… 좋아. 그 콩들은 불려놨었나 보지?”
“아마 그럴 겁니다.”
“예. 비누를 만들 때 콩을 갈아서 넣어야 하니까요.”
“그래. 그럼 군사들에게 시켜서 일단 콩부터 불리자.”
“예! 주인어른!”
동현이 명령을 하자 수하 장수들은 군사들에게 명령하여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때… 말을 타고 소금에 대해 알아보러 나갔던 근혁이 돌아왔다.
“그래. 뭐라고 하더냐?”
“예. 그 사람이 애기하기를 저희가 얼마 전 사간 것들 중 반 정도는 간수가 거의 다 빠진 품질이 좋은 것이며 절반은 다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고 합니다.”
“그래? 왜 간수를 다 빼지 못했다고 하더냐?”
“자신도 타 상단에서 소금을 넘겨받아서 파는 것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오나 그 사람들이 자신에게 소금을 팔 때 말하기를 이번에 나온 소금의 양이 얼마 되지도 않을뿐더러 품질이 나쁜 것이 꽤 섞여있어서 값을 낮춰서 팔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
“예. 소금에 대한 추출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금을 만들 때 바닷물을 끓여서 얻는 것인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양이 적게 추출된 데다가 그 품질도 별로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미안하다는 말까지 했다고 하는군요.”
“음… 그렇게 갑자기 양이 줄은 원인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나?”
“그게… 본래 소금이 추출되는 것이 천차만별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바닷물에서 얻는 소금은 생각보다 적은 양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현은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내가 알기로 바닷물에 포함된 소금이라 봐야 많아야 5% 정도라고 예전 현대에 살 때 본 적이 있어. 그 말은… 바닷물을 많이 끓여도 무언가 과정에서 문제 하나가 생기면 소금을 얻을 수 있는 양은 급격히 줄어든다는 거다. 이 방식을 자염이라고 하던가?’
턱을 짚는 동현.
‘이것과 가장 비교되는 방식이 천일염이었지. 흐음… 내가 나중에 바닷가 근처를 식읍으로 얻게 되면 소금 장사를 한 번 해보고 싶긴 한데… 아직 먼 이야기이겠지.”]
자염과 천일염.
자염은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얻는 방식과 달리 천일염은 갯벌에 크게 울타리처럼 칸막이를 만들어서 바닷물을 들어오게 한 다음 농축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서 햇빛이나 바람 등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방식이다.
동현이 현대에 있을 때는 천일염을 사람들이 좋다고 많이 사용을 했었는데 이것은 당시 사람들이 천일염은 소금의 전통 생산방식이라고 여겼고 그로 인해 천일염의 소금 품질이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 천일염 생산 방식이 제일 처음 우리 한국에 들어온 것은 대한제국 시대에 들어왔다.
오히려 자염 방식이 우리나라의 옛날 전통 소금 생산 방식인데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천일염만이 소금으로써 가장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동현도 처음에 천일염에 대해 이렇게 알고 있었으나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보고는 소금 생산 방식이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과 천일염 소금 외에도 다른 좋은 소금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 대량 생산을 하기에는 분명 천일염이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하면 간수를 빼는 과정이 오래 걸려. 반면 자염은 바로 생산이 가능하다. 간수를 빼는 과정도 천일염처럼 오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말이야. 하지만 그 양은 천일염보다 훨씬 적다.’
다시 고민에 빠지는 동현.
‘아니… 적어도 너무 적지. 거기다 좀 전에도 내가 생각했듯이 중간에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안 그래도 적은데 더 확 줄어버린다. 흐음… 에이! 내가 왜 벌써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지?’
동현은 고개를 젓더니 앞에 있던 근혁에게 말한다.
“그럼 일단 품질이 안 좋은 소금을 꺼내 와서 그 간수를 짜내도록 해라. 아 참… 그 방식은 어떻게 짜는지 말해주었느냐?”
“예. 간수 짜는 법을 일러주었으니 그대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좋아. 지금 바로 시작하자.”
“예. 형님.”
동현의 명령에 근혁은 바로 움직였고 군사들에게 명령하여 품질이 좋지 않은 소금 몇 가마를 꺼내왔다.
그리고는 근혁의 명령에 의해 소금에 있는 간수를 빼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형님. 이제 간수 작업이 거의 다 마무리 되어갑니다.”
“그래? 콩은 불린지 얼마나 되었지?”
“예. 이제 세 시진(6시간)하고 반 시진(1시간)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으음… 일단 지금 콩을 한 번 빼보자 그리고 바로 맷돌로 콩을 갈도록 해.”
“알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군사들이 여러 개의 맷돌을 가져와 콩을 갈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자… 이제 그 갈은 것들을 전부 다 가마솥에 넣어서 끓이도록 해라. 가마솥에 넣은 갈은 콩보다 배정도 많은 물도 넣어서 말이야.”
“불의 크기는 얼마만큼 합니까?”
“최대한 크게 만들어도 상관없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동현의 말에 군사들은 장작을 가져와 가마솥에 불을 지폈고 그리고 좀 전에 갈은 콩들을 전부 가마솥에 집어넣었다.
“이제 어느 정도 끓은 것 같군. 흐음… 걸쭉해지는 것이 보이는데? 거품이 좀 나는 듯 보이고 말이야. 이제 그 콩들을 저 베 위에다가 다 붓도록! 너네들은 베 밑에 큰 통을 받치도록 하고! 너희 넷은 사방에서 베를 펼쳐서 갈은 콩들을 잘 받도록 해!”
“예!”
“콩이 매우 뜨거우니 데이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렇게 동현의 지시에 의해 펼쳐진 베 위에 갈은 콩들이 쏟아진다.
그렇게 베로 받게 된 갈은 콩들.
무사히 갈은 콩들을 다 받자 동현이 베를 사면에서 잡고 있는 군사들에게 베를 건네받더니 갈은 콩에 타이트하게 만들어 몸을 눌러 힘껏 짠다.
그리자 통 안으로 쏟아지는 콩물들… 그 모습을 본 군사들이 자신이 하겠다며 동현에게 말을 하지만 동현이 괜찮다며 자신이 스스로 콩물을 짠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일다경(15분 정도)정도 저 콩물이 조금 식기를 기다렸다가 여기 이 간수를 저 안에다 집어넣어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동현은 갈은 콩들을 짜며 쓴 힘과 뜨거운 열기 때문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잠시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일다경이 시간이 지나자 한 군사가 간수를 퍼서 넣는다. 그러자…….
“어? 뭔가 덩어리 같은 게 보입니다.”
“그래. 그게 맞는 거다. 되는구나! 하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일단 통에 있는 지금 그것을 크게 두 번만 저어주고 다시 한 번 일다경 정도를 기다리거라. 그리고 그 동안 우리가 미리 만들어 놓은 틀과 상자를 준비해라. 근혁아. 내가 얼마 전에 만들어 놓으라던 거 만들어 놨지?”
“그렇습니다. 형님. 틀을 만들고 그 밑에 구멍도 촘촘히 뚫어놓았습니다. 치즈를 만들었을 때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겁니다.”
“좋아. 그 위에 무명천이나 아까 베와 같은 것들을 깔아 놓거라.”
“알겠습니다. 형님.”
“그리고 너는 지금 통 안에 있는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거 있지?”
“그렇습니다.”
“가라않은 것 말고 위에 있는 윗물에 있는 것들만 바가지로 살짝 퍼서 걷어내도록 해.”
“으음… 이렇게 말입니까?”
“그래. 아주 잘 하는구나. 이제 조금만 더 걷어내면 되겠다.”
그렇게 군사는 동현의 명령을 충실이 이행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제 그 정도면 댔다. 으음… 조금만 더 있다가 이제 저것들을 모두 저 틀 위에 있는 무명천 위에 모두 붓는 거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동현의 그런 명령에 군사들은 군기가 바짝 들은 채 다시 동현의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좋아. 지금 이제 부어!”
“예!”
동현의 말에 군사들은 통에 있는 것을 무명천의 올려진 틀 위에 부었다.
“좋아. 다 부었으면 무명천으로 그것들을 감싼 다음 그 위를 이제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물을 빼도록 해!”
“예! 주인어른!”
동현의 말에 한 군사가 큰 돌을 무명천 위에 올려 힘을 준다.
그러자 틀에서 물이 쫙 하고 빠져나오며 밑에 있던 상자로 쏟아지는 물.
그렇게 물을 최대한 뺀 다음 갈은 콩을 무명천으로 살짝 흔들어 틀에 맞추어 모양을 만든다.
“자… 이제 그것을 이제 어느 정도 굳는 느낌이 보이면 그것을 물에 아예 담가 놓도록 해라. 그러고 나서 일다경에서 한식경(3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그 다음 이것들을 바둑판 모양으로 자른 후 맛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완성이 되면… 이름을 두부라고 지을 것이다.”
“두부요?”
“그래. 예전에 저 중원의 전한이라는 나라의 유안이라는 사람이 우연히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그 기록이 정말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 그 이후 무언가 보이는 기록이 하나도 없으니 말이야. 그 말은 다시 말해서… 그 기록에는 신빙성이 없다는 거다.”
“…….”
“저 중원 놈들은 허풍이 심한 민족이기도 하니 전혀 믿을 수가 없지. 그래서 이 두부는 이제 우리 고구려에서 최초로 만든 음식인 것이다! 나는 이것을 반드시 글로 남길 것이야! 그리고 이것을 후세에 전하도록 할 것이야! 아… 물론 앞서 만든 치즈도 함께 말이야. 자… 그 전에 이것이 맛이 있는지 먹어봐야겠지?!”
동현의 말에 근혁과 옆에 있던 장수들도 기대감에 부풀은 채 얼른 한식경의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