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31화 (31/400)

031화 불열말갈, 호실말갈과의 전투 후 사후처리 (2)

테호천의 말에 아들 테호종이 기겁하며 말한다.

“아… 아버지! 그… 그건!”

“닥쳐라! 쿨럭! 쿨럭! 이놈! 네 놈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한단 말이냐?!”

테호천의 노기 섞인 외침에 테호종의 낯빛은 더욱 파래진다.

그러더니 갑자기 강이식 대장군에게 빌기 시작한다.

“사… 살려주십시오! 장군… 대장군! 살려주십시오!”

테호종의 목숨 구걸에 강이식 대장군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쯧쯧쯧… 그 아비는 호랑이인데 그 아들은 고작 살쾡이 새끼구나. 테호천! 어찌 이런 아들에게 한 나라를 맡겼는가?”

“나도 지금 그것이 후회막급이오. 쿨럭! 쿨럭!”

“다시 한 번 묻지.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소?”

“그렇소이다. 난 한 번 말한 것은 절대적으로 지키는 사람이오.”

강이식 대장군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한다.

“그대는 참으로 남아 대장부로다… 그대가 죽으면 내가 친히 좋은 묘 자리를 알아봐주고 성대히 장사지내주겠다.”

“허허허. 고구려의 대장군에게 그런 호의를 받다니 감사하외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소이다.”

“말해보시오.”

“나와 내 아들은 죽이되 어린 아이들이나 여자들의 목숨은 살려주면 안 되겠소이까? 물론 아니 될 것 같지만 이렇게 부탁을 한 번 해보는 것이오.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죽을 때 대장군을 원망하지는 않겠소이다.”

강이식 대장군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어린 아이들이어도 남자들은 전부 다 죽일 것이오. 다만 여자들의 목숨은 살려주겠소이다. 단 노비로 살려두는 것이고 우리에게 정복당한 노비들이기에 사는 것이 개만도 못할 수 있소. 그래도 괜찮소이까?”

“허허허… 그것은 이미 우리가 이렇게 정복당한 이상 예견된 일이 아니오? 그것만 해도 큰 자비라고 생각하겠소이다. 정말 고맙소. 그럼… 이제 바로 내 목을 쳐 주시오.”

테호천은 그렇게 말을 하며 눈을 감는다. 그러자 강이식 대장군이 명령한다.

“천 부장! 군사들을 데리고 호실말갈의 남자들을 전부 데리고 나가 목을 치게! 남자 아이들까지 모두 말이야!”

“예! 대장군! 다들 뭣들 하느냐?! 남자들을 전부 다 끌어내라!”

“예!”

강이식 대장군의 명령에 테호천과 그의 아들 테호종,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가문의 친인척의 남자들이 모두 끌려 나가는데 테호종은 끌려가면서까지 제발 살려달라 한다.

하지만 이미 강이식 대장군의 명령은 떨어진 뒤였고 결국 참수되고 만다.

“대장군! 명령을 모두 이행했습니다!”

“목을 백성들이 볼 수 있게끔 효수토록 하고 그 죄목까지 낱낱이 적어 모든 백성들이 보게 하라! 그리고 몸뚱아리들은 최대한 멀리 던져서 까마귀밥이 되게 만들라!”

“예!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의 명령을 받은 군사는 다시 막사를 나가자 불열말갈의 천석우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내가 들으니 그대의 딸인 천설유라는 아이가 테호종과 서로 사랑하여 혼인을 하고자 했었는데… 그것이 잘 안 되었다고 했었지?”

“그렇소이다. 대장군.”

“허허허… 지금으로썬 아주 잘 된 일이군. 저런 자와 서로 부부가 되다니… 쯧쯧…….”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그래서 내 딸이 그 자와 다시 혼인을 하겠다고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은 것이오.”

“아주 잘 한 결정이네. 천설유라 했는가? 쯧쯧… 정말 보는 눈이 없구나. 어찌 저런 자를 연모한 것이냐?”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천설유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냥 분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그런 천설유의 표정을 보며 강이식 대장군은 천석우에게 묻는다.

“자… 우리가 호실말갈과 일을 처리할 동안 시간은 충분히 주었네. 이제 결정을 내릴 때가 되지 않았는가?”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천석우가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대장군의 크나큰 은혜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늘부로… 우리 불열말갈은 고구려의 번국입니다.”

“으음… 일단 우리의 번국이 되려면 일단 첫 번째로 너희들의 일족을 우리에게 볼모로 보내야 하며, 두 번째로는 매 해마다 두 번씩 우리에게 조공을 바치고 조공을 바칠 때 말 100필씩은 꼭 포함해서 바치도록 한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1년에 두 번씩 조공을 바칠 때 그 해에 한 번은 가한 그대나 또는 그대의 아들이 입조토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대로 이어지는 것이며 만약 아들이 없으면 그대가 직접오거나 그의 딸인 공주가 입조토록 할 것이며, 딸마저도 없는 경우에는 동생이나 형이, 그도 없다면 우리에게 따로 공식 요청서를 보내도록 할 것. 그렇게 해서 우리 고구려가 지정하는 사람이 입조토록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너희를 번국으로 전부 다 살려주마. 어떤가? 내가 내건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겠는가?”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천석우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대장군의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아. 그대들의 나라가 우리의 번국이 되었다는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하는 동시에 태왕 폐하께 상주하여 그대들이 우리 번국으로써 왕의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옥새를 하사토록 하겠다.”

“감사합니다. 대장군.”

“모두들 듣거라! 나 대장군 강이식은 태왕 폐하께서 주신 권한으로 이 불열말갈을 우리 고구려의 번국이 되었음을 선포하노라! 물론 최종적인 승인은 태왕 폐하의 요청이 있어야 하나! 이 요동성과 북방에 대한 문제는 나에게 맡기신 만큼! 일을 이렇게 처리하고! 태왕 폐하께 최종적인 승인을 받겠다! 모두들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예! 대장군!”

“그리고 호실말갈의 남은 여자 노비들은! 각자의 공에 맞게 배분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얻게 된 전리품도 마찬가지다!”

“알겠습니다!”

강이식 대장군은 이렇게 말을 하더니 다시 불열말갈의 천석우를 보며 말한다.

“그대들은 지금 당장 우리 고구려에 볼모로 누구를 보낼지 논의하도록 하라.”

“예… 알겠습니다.”

“반 시진(1시간)을 주겠다. 그 안에 결정을 내도록! 그리고 나머지는 불열말갈에서 보낼 볼모가 정해지면 바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도록 해라! 빠르게 행군하여 요동성으로 돌아갈 것이다!”

“예! 대장군!”

“그럼 이만 해산하라!”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몇몇 군사들은 호실말갈의 여자 노비들을 끌고 막사 밖으로 나갔고 불열말갈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임시로 마련된 막사로 향했다.

그렇게 모두가 사라지자 막사 안에는 동현과 우식, 그리고 그의 측근인 부장들만 남게 되었다.

동현도 그냥 나가려 했지만 강이식 대장군이 자신을 붙잡았기에 남게 되었다.

“우식이랑 동현이… 이번 전투에서 고생 많았다.”

“아닙니다. 대장군. 당연히 나라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아… 참! 그리고… 동현이 너를 이 자리에 남긴 이유는 우식이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우식이가 너를 따라 상행을 가고자 했다던데…….”

“예. 대장군. 사실입니다.”

“으흠… 솔직히 말하마. 나는 너조차 상행을 나도 알다시피 험한 길이다. 내 아들이 그곳에 간다고 하니 걱정이 되는구나… 물론 네가 상행을 떠나는 것도 걱정 되고 말이야.”

“그러실 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노비들은 군사 출신의 노비들을 샀는 데다가 훈련도 잘 진행되었고 부족함이 없습니다.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으실 것 같습니다. 설사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들로 인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 겁니다.”

“흐음…….”

“그리고 우식이에게 제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허락해 주십시오.”

강이식 대장군은 동현의 부탁에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고는 우식에게 묻는다.

“내가 저번에 동현이에게 듣기를 일단 이 고구려 내부터 먼저 상행을 돌고 중원으로 나간다고 했었다. 이 말은 고구려 밖으로 나가 중원으로 나가면 내가 도와주고 싶어도 못 도와준다는 말이지. 그건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대장군.”

“그 정도로 각오가 된 것이냐?”

“예. 대장군. 소자… 이번 전투에서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특히 동현이를 보면서 말입니다.”

“그래?”

“예. 대장군. 동현이는 어떤 상황이 와도 절대 함부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을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도 느꼈습니다. 장수라면 상황이 불리해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무엇이든지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식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허허허. 그것 참 다행이군. 그래. 네 말이 맞다. 동현이는 모든 상황에서 냉정하게 판단하지! 그것을 이번 전투에서 배웠다니 참으로 큰 소득이다!”

“그렇습니다.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과 우식의 말에 동현도 나선다.

“저 또한 우식에게서 나서야 할 때를 알고 적장을 베어 단숨에 우리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고 승리를 이끄는 모습을 보며 크게 배웠습니다. 대장군.”

“하하하! 저렇게 겸손하다니까! 그래…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같이 간다니 안심이 되긴 하는구나. 좋아. 동현이와 같이 상행을 나가는 것을 허락해 주겠다.”

“정말이십니까?”

“그래. 단! 동현이를 따라 중원까지 다녀오고 난 뒤에는 너도 꼭 임관을 해서 나라를 위해 꼭 힘써야 할 것이다. 무조건 임관하여 이제 고구려를 위해서 일하라는 말이다. 알겠느냐?”

“예! 대장군! 소자… 우식… 아버지의 뜻을 받들겠나이다!”

“하하하! 그래! 더욱 큰 인물로 성장해서 올 것이라 이 아비는 믿겠다.”

강이식 대장군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동현과 우식의 어깨를 두들기며 격려한다.

그런데 그 때 한 군사가 들어와 보고한다.

“대장군!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하라.”

“불열말갈의 천석우 가한이 찾아왔습니다.”

“그래? 결정을 내렸나보군. 안으로 들여라.”

“예!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보고를 하러 온 군사는 막사를 잠시 나가더니 천석우와 그 일행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그래. 결정 했느냐?”

“예. 대장군. 저희는 제 딸인 천설유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천설유라… 천설유는 이번에 너에게 반역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우리 쪽으로 볼모를 보내려는 것이군.”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대장군.”

“그렇다면 그건 불공평 하지 않은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너의 눈에는 지금 천설유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니만큼 그 존재를 치우려는 것이니 말이다. 본디 볼모라는 것은 우리 상국에 충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자신이 여기는 소중한 것을 내어주어야 하는 것인데… 너는 지금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닌 오히려 눈엣가시 같은 존재를 우리 고구려에 볼모로 보내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강이식 대장군의 말에 천석우의 군사인 호운이 나선다.

“대장군. 그래도 공주님은 저희 가한의 피붙이입니다. 눈엣가시라고는 하나 피붙이를 타국으로 보내는 것인데… 어찌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호운이라 했나?”

“예. 대장군.”

“나는 지금 네 가한인 천석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나와 둘의 이야기이니 절대 끼어들지 말라. 다시 한 번 끼어들 경우 바로 목을 칠 것이다. 알겠느냐?”

“예? 예… 알겠습니다.”

“대중상 부장은 나와 천석우가 나누는 말에 끼어드는 자가 있거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참하라. 알겠느냐?!”

“예! 대장군!”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의 추상같은 명령에 막사 안은 긴장감이 흘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