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화 동현의 계책에 적진으로 향하는 대중상
동현은 근혁과 함께 열심히 위생 교육에 대한 자료들을 지필묵을 이용해 며칠 간 만든 뒤 강이식 대장군에게 자료들을 보여주었다.
“그림까지 그려 넣었다니 대단하구만! 좋아! 이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방을 붙이도록 하지! 사흘 뒤부터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대장군.”
강이식 대장군은 그렇게 위생 교육에 대해 확정짓자마자 요동성의 관청 앞에 바로 방을 붙였다.
방을 붙이자마자 길을 지나던 백성들이 그 글을 보기 시작했다.
“뭐라고 쓰여 있는 것입니까? 내가 까막눈이라…….”
“위생 교육을 한다고 써 있구만.”
“위생 교육? 그게 뭡니까?”
“설명을 보니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이라고 쓰여 있군.”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무슨 그런 교육까지…….”
“대장군의 명령이라고 하는군. 참석하지 않으면 참형으로 다스리겠단 엄명이야.”
“예?”
“각 집당 한 명씩만이라도 참여해서 꼭 교육을 받으라는 엄명이 떨어졌어. 만약 그에 따라 먹고 사는 것에 지장이 생긴다면 보상도 해준다고 써져 있고.”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이렇게까지 하시는 것 보니 정말 중요한 교육인가 보군. 꼭 참여해야겠어.”
그렇게 백성들은 방을 보고 사흘 뒤에 있을 위생 교육을 준비했다.
그리고 사흘 뒤, 백성들은 요동성 안에 있는 큰 광장에 모였다.
동현은 백성들을 보며 근혁과 함께 나아가 손에 들린 자료들을 나누어 주며 말한다.
“여기 위생 교육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오! 오늘 이 내용들로 교육을 할 터이니 모두들 잘 들으시오! 자료들이 모자라 받지 못한 분들은 받은 분들과 같이 보도록 하시오! 그럼 교육을 진행하겠소!”
동현은 그렇게 근혁과 함께 백성들에게 위생 교육을 진행했다.
그렇게 위생 교육을 하면서 백성들의 반응을 살피는데, 처음 위생 교육을 할 때는 고개를 갸우뚱하던 백성들이 위생 교육이 며칠 동안 이어지자 조금씩 위생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모든 백성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주기적으로 교육을 해준다면 언젠가 바뀔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성들의 반응이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예. 대장군. 그곳에 김동현 위생관리관과 이근혁 부 위생관리관이 나가서 교육을 계속 하자 몇몇 백성들은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을 받으러 올 때 제법 깨끗한 모습으로 오는 모습이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
“예. 앞으로 이런 식으로 주기적인 교육을 해주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래. 그래야겠어. 헌데 내가 들으니까 곧 상행을 떠나려 한다는데… 그럼 위생 교육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소장도 그래서 물어보았사온데 저에게 모든 위생 교육을 임시로 맡아주면 안 되겠냐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답 했는가?”
“자료에 적힌 내용만 교육하면 된다고 하여 승낙했습니다.”
“그럼 동현이가 상행을 떠나면 자네가 그 자리를 임시로 맡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때, 한 군사가 다급하게 들어와 고한다.
“보고 드립니다!”
“무슨 일이냐?”
“말갈족 중 불열말갈족들이 우리 요동성 변경 마을을 또 약탈하고 있다고 합니다!”
“뭐라? 대중상! 빨리 군사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라!”
“예! 대장군!”
“너는 지금 불열말갈족이 있는 곳에 가서 그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거라!”
“예! 대장군!”
그렇게 명령을 받은 군사는 다시 불열말갈족이 있는 곳으로 말을 타고 달린다.
그리고 그 소식을 동현이 듣게 된다.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예. 형님.”
“흐음… 근혁아.”
“예.”
“때가 왔군.”
“예?”
“우리의 이름을 알릴 때가 말이야.”
“그 말씀은 전투에 참여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이번 전투만 말이야. 그리고 바로 상행을 떠날 생각이야.”
“본래 바로 관직은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지. 하지만 강이식 대장군으로 인해 임시 관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느 정도 명성을 쌓아두고 상행을 떠나는 것이 나을 듯 싶구나.”
“형님이 그렇게 결정을 하셨다면 따르겠습니다.”
근혁도 승낙을 하자 동현은 바로 집을 나와 강이식 대장군을 찾아뵙고 말한다.
“뭐라? 전투에 참여하고 싶다고?”
“예. 제 수하들 중에 말갈족들이 꽤 있어서 그곳 지리에 훤합니다. 이번 전투는 맡겨주십시오!”
“으하하! 아주 큰 힘이 되는구만! 좋아! 내 밑에 임시로 부장에 임명할 테니 나를 따라 오게!”
“예! 대장군! 제 수하들도 전부 참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물론이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제 청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장군! 제가 이렇게 참전하게 되는 김에 한 가지 계책을 올려도 되겠습니까?”
강이식 대장군은 동현의 말에 흥미를 느끼며 대답한다.
“물론이지! 말해보게!”
“저들 말갈족은 대표적으로 총 7개 부족으로 나뉘어 있는데 속말말갈, 백산말갈! 백돌말갈! 그리고 불열말갈과 흑수말갈! 안거골 말갈과 호실말갈 이렇게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건 나도 잘 알지.”
“그 중 속말말갈과 백산말갈은 우리 고구려의 직간접 지배를 받고 있으니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근래 속말말갈 중 우리 고구려에 반하는 세력이 있었으나 그들도 얼마 전 같은 말갈족들에게 토벌됨으로써 우리 고구려를 위협할 만한 것들은 사라졌습니다.”
“그래. 나도 최근에 들었네.”
“그렇다면 총 5개 부족이 남게 되는데 제가 알아보니 이 불열말갈과 흑수말갈 그리고 호실말갈이 우리와 적대적으로 나서고 있고 안거골 말갈과 백돌말갈은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동현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이 묻는다.
“그건 처음 듣는군.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어제 제가 들은 정보이니 확실할 겁니다. 제 수하 중에 말갈족이 있어 잠입을 시켜 알아내온 정보입니다.”
“그렇구만. 그렇다면 그 두 부족을 우리 고구려 편으로 끌어들여서 싸우면 훨씬 수월하게 싸울 수 있을 텐데?”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전에 먼저 이번 전투에서 불열말갈족을 완벽하게 눌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두 부족이 저희 쪽으로 확실히 돌아설 테니 말입니다. 여기 그에 대한 계책을 세웠습니다. 일단 이것을 보십시오.”
동현은 자신이 그린 지도를 펼친다.
“지도가 정말 자세하구만?”
“제가 직접 그렸습니다.”
“자네가?”
“예. 제 아버님께 들은 정보와 최근 들은 정보를 취합하여 그렸습니다.”
“대단하구만.”
“여기가 우리가 있는 요동성이고 여기가 저 불열말갈족이 침범한 지역입니다. 제가 들으니 불열말갈족의 수장은 천마석이라는 자라고 하더군요.”
동현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이 웃으며 말한다.
“그 자는 나에게 된통 당했던 자지. 내가 들으니 최근에는 그 성격이 많이 죽었다고는 하지만 나랑 붙을 때는 정말 다혈질이었네. 그래서 전투가 정말 쉬웠지.”
“그렇다면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쓰면 되겠군요.”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예전에 비해서 성격이 많이 죽었다고 말이야.”
동현은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그렇다하더라도 그 본성은 어디 가지 않는 법입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계속 도발하는 식으로 하면 분명 분을 못 이기고 저희 의도대로 나올 것입니다.”
“그럴까?”
“그게 잘 안 될 것 같으면 저희 말을 믿도록 만들어 우리 고구려를 치도록 만들어야지요. 저희 군은 함정을 미리 파놓고 말입니다.”
“무슨 방법이 있는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들을 완벽하게 속이면서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천마석 밑의 세작처럼 위장해 보고를 함으로써 완벽하게 속여야 하니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대중상이 앞으로 나와 말한다.
“그럼 그 역할은 내가 맡지.”
“대중상 부장께서 말입니까?”
“그래. 계책만 일러주게! 내가 그 계책을 실행에 옮기겠네!”
“대중상. 이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야. 일이 잘못되면 목이 잘릴 수도 있어!”
“이미 각오하고 있습니다. 대장군.”
“이거 정말 못 말리는 사람이구만.”
“꼭 맡겨주십시오. 대장군.”
대중상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 어쩔 수 없다는 듯 승낙한다.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의 승낙이 떨어지자 동현은 자신의 계책을 말하기 시작한다.
“계책대로만 된다면 최고의 계책이군.”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그들이 속을지가 문제군. 행여 그 옆에 똑똑한 사람이 있다면…….”
그 때 그 말을 들은 대중상이 말한다.
“천마석은 속을 가능성이 매우 놓습니다.”
“어찌 그리 확신하는가?”
“그는 자신의 수하들에 대해선 일말의 의심도 안 한다고 합니다. 그것은 세작들도 포함인데 그 정보를 모두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예전의 경험으로 더 조심하지 않을까?”
“좀 전에 동현이가 말했다시피 천마석 그 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믿는 편입니다. 천성은 쉽게 고쳐지지 않지요.”
“흐음…….”
강이식 대장군은 동현의 계책을 승낙하면서도 대중상을 보낸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한다.
그런 강이식 대장군을 향해 대중상이 말한다.
“대장군. 너무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
“저를 보내주십시오.”
대중상의 말에 강이식 대장군은 어렵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자신의 측근 중 한 명인 천 부장에 명령하여 불열말갈족들의 복색을 갖추도록 준비된 옷들을 가져오라고 한다.
그렇게 대중상은 불열말갈족들이 입는 세작들의 옷을 보자 그것으로 갈아입고는 다시 강이식 대장군과 동현이 있는 곳으로 와 말한다.
“대장군.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도록 하게. 절대 죽지 말고!”
“예. 대장군. 염려 마십시오.”
대중상이 돌아서려는데 동현이 앞에 서 있었다. 대중상은 동현에게 다가가 말한다.
“내가 없는 동안 대장군을 잘 보좌해주게.”
“염려 마십시오. 대 부장님. 그리고 죄송합니다.”
“응? 뭐가 말인가?”
“제가 이런 계책을 올리지 않았다면 대 부장님께서 이런 일에 나서시지 않아도 될 것인데… 다 제 탓입니다.”
동현의 말에 대중상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나에 대해서는 그리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네. 나라를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 말이야.”
대중상은 그렇게 말을 하며 먼저 요동성을 빠져나간다.
동현은 그렇게 대중상이 먼저 요동성을 나가는 모습을 보고 강이식 대장군과 함께 출전 준비를 하는 그때… 누군가 강이식 대장군을 찾아와 우렁찬 목소리로 말한다.
“아버지! 저도 참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응? 우식이가 아니냐?”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전과 같은 실수는 이제 하지 않을 테니 꼭 출전시켜 주십시오!”
“아니 된다! 넌 좀 더 병법을 익히고 배워야 해! 물러가라!”
아버지란 말에 동현은 매우 놀랐다.
강이식 대장군의 아들이라는 의미였으니 놀랄 수밖에… 동현은 그런 우식을 보는데 순간 우식과 눈이 마주친다.
강이식 대장군은 그런 동현과 우식을 보며 말한다.
“우식이는 여기 동현이를 보며 인사를 나누어라! 너와 나이는 동갑이며 이번에 위생관리관으로 잠시 임시직책을 맡았던 자이니라. 이번에 전투에 참여하기로 했지.”
“저와 동갑인데 왜 저는…….”
“너는 저번에 큰 실수를 했어! 알지 않는가?! 분명 나는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들으라고! 그런데 너는 장수들의 충고를 듣지 않다가 죽을 뻔한 위기에 직면했고 너로 인해 많은 장수가 죽었다! 더 할 말이 있느냐?!”
“하오나…….”
“듣기 싫다! 물러가라!”
강이식 대장군의 단호한 말에 우식은 어쩔 수 없이 물러가려는 그 때… 동현이 나선다.
“대장군. 자제 분을 출전시켜주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뭐라?”
“대장군의 아들 분이 저랑 동갑이라고 하시니 이 기회에 자제분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투에 같이 나서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동현이 정중하게 부탁을 하자 강이식 대장군은 잠시 고민하고는 말한다.
“앞으로는 군령을 어기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물론입니다! 아버지!”
“여기 동현이에게 고마워해라. 나는 이 녀석을 신동이라고 생각하고 이번에 데려가는 것이다. 너는 이번 전투에 참여하게 되면 동현이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우도록 해라! 알겠느냐?”
“예. 아버지.”
“대장군. 제 얼굴에 너무 금칠을 해주십니다.”
“사실인 것을! 자네가 백성들을 대하는 모습과 오늘 올린 계책을 생각하면 자네는 신동이 맞아.”
“그리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우식이 너는 이번 전투에 나가게 되면 동현이랑 같은 부대에 배속되어 같이 다니도록 해라! 알겠느냐?!”
“예. 아버지.”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 아들 우식도 이번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강이식 대장군과 동현, 우식은 약탈을 당하고 있다는 마을로 전군을 개마무사들로 꾸려 말을 타고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