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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여 수나라 정벌하자!-8화 (8/400)

008화 신라 장수 해론을 수하로 얻다

동현은 술 한 잔을 마시더니 해론에게 말을 이어간다.

“그런데 재밌는 건 뭔지 아나?”

“……?”

“우리 고구려가 저 서토의 오랑캐들로부터 백제와 신라의 방패막이가 되어 주고 있다는 거지. 그것도 한 민족이라고 말이야.”

“…….”

“웃기지 않나? 우리는 저 서토에 있는 중원에 있는 놈들과 맞서 싸우려는데 너희들은 오히려 우리 고구려를 공격하려 한다. 우리 고구려가 무너지면 다음 차례는 백제나 너희 신라가 될 것은 자명한데 말이야.”

“…….”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한 가지 있기는 하지만…….”

동현이 이렇게 말을 던지자 해론이 눈을 번뜩이며 묻는다.

“방금 해결 방법이 있다고 했소?”

“왜? 해결 방법이 있다고 하는 것에 눈이 번쩍 뜨이느냐?”

“그… 그렇소.”

“있긴 하지. 하지만 자네가 나에게 진심으로 충성을 다하지 않는 이상 자네에게 알려주지 않을 거야.”

“그런…….”

“자네는 오로지 신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 굴뚝같지 않은가? 아닌가?”

“…….”

“따르지 못하겠다면 자네 목을 베는 수밖에 없겠군.”

동현은 그렇게 말을 마치더니 자신의 곁에 있던 칼을 꺼내들며 정말 목을 칠 기세로 해론에게 다가간다.

그러자 해론이 다급하게 말한다.

“추… 충성을 다하겠소! 그러니 계책을 알려주시오!”

“흥! 내 계책을 듣고 네 목숨을 부지하여 기회를 보아 신라로 돌아가려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진심이오! 정말 진심으로 충성을 다하겠소.”

“내가 너의 말을 어찌 믿느냐? 거기다 너희 아버지는 신라의 장군이다. 그런데 나보고 너의 말을 믿으라고?”

동현이 그렇게 말하자 갑자기 해론은 땅바닥에 머리를 여러 번 찧으며 말한다.

그러자 돌석비와 단석한이 모두 놀라며 해론을 보는데 머리에는 피가 흥건하다.

그러면서도 해론은 동현에게 처절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한 번 내뱉은 말은 결코 어긴 적이 없소! 아버지께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고!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소이다!”

“좋다. 네 말을 믿어준다고 치자! 그럼 너는 어차피 나에게 충성을 다해야 하는 몸이 아니냐? 이제 노비이니 말이다. 이 말은 신라로 돌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지. 그런데 내 계책을 들어서 어디다 쓰려고?”

“그건…….”

“역시 넌 진심으로 충성할 놈이 아니야. 베어야겠어. 내 계책을 듣고 기회를 보아서 오직 신라로 돌아갈 생각뿐인 것이로군.”

“소인! 결코 신라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다만 계책을 듣고 싶어서 그런 것이니 꼭 좀 들려주십시오! 저는 무력만 높지 세상을 보는 눈은 없사옵니다! 그러니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인어른!”

갑자기 동현을 향해 존칭을 쓰는 해론.

그렇게 말하며 계속 바닥에 머리를 계속해서 찧는다.

그런 해론을 보더니 동현은 그에게 다가가 칼로 결박을 풀어준다.

“제법 사내다운 면이 있군. 좋아. 그렇게까지 나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니 살려주지.”

“감사합니다! 주인어른!”

해론이 넙죽 절을 하며 감사를 표하자 동현은 그를 일으키더니 밖에 있는 근혁을 부른다.

“근혁이!”

“예!”

“이 자를 치료시켜주고 합석을 시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근혁이 방 안에 들어와 해론을 데리고 나가려 한다.

“일단 치료부터 받고 오게.”

동현이 말하기 무섭게 근혁이 해론을 데리고 방을 나가자 돌석비와 단석한이 말한다.

“저 자의 기개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사내 중의 사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군요.”

“기회를 틈타서 신라로 도망칠까봐 그러는가?”

“그렇습니다. 주인어른.”

“내 생각엔 그러지는 못할 것일세.”

“어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내가 잠시 본 저자는 굉장히 고집도 세고 자존심도 센 사내야. 그런 그가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노비가 된다고 한 것이지. 그런데 그 말을 어기고 신라로 도망쳐봐라. 그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동현의 말에 단석한이 무언가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주인어른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는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제외하고 고개를 숙인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자존심을 굽히고 진심으로 주인어른께 충성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부모나 주인어른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굽히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음.”

“그런 그가 만약 신라로 도망친다면 그 스스로의 신념을 무너뜨리는 것이니 앞으로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닐 겁니다.”

“아주 예리하군. 단석한. 맞아. 아주 잘 봤어. 나도 자네 생각과 같아. 저 녀석은 사내다운 면이 있고 심지가 굳은 사내다. 저 자가 나에게 진심으로 충성을 다한다면 너희 둘을 얻는 것과 같이 나에게 큰 힘이 되겠지.”

동현의 말에 단석한과 돌석비가 감사해 한다. 그런 둘을 보며 동현은 계속 말을 이어간다.

“일단 해론이 올 때까지는 우리끼리 이야기를 좀 나누지. 내가 자네들을 이렇게 대접하는 것은 내 수하가 된 기념도 있지만 앞으로의 내 계획에 대해서 밝히기 위해서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술 한 잔을 마시고는 말을 이어간다.

“잘 듣게. 일단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은 길어지겠군. 일단 내가 있는 가문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이야기를 해주겠네.”

동현은 자신의 가문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일에 대해 설명을 한다.

“앞으로 이곳을 떠나 멀리 장사를 하러 나갈 것이란 말이죠? 이 고구려 뿐만 아니라 저 서토에도 말입니다.”

“그렇네. 그래서 저 중원의 말로 익혀야 하고 여러 나라의 말들을 익혀야 할 듯하네. 아! 그리고 자네 수하들에게는 우리말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게. 가르치는 것은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 말이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주인어른.”

“……?”

“과거에 광개토태왕 폐하 측근의 책사나 장군 집안이셨으면 이런 상행을 하지 않고도 임관하여 충분한 재물을 모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군사도 키울 수 있고 말입니다.”

동현은 단석한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안 되네.”

“어째서 그렇습니까?”

“과거 광개토태왕 폐하를 도와 내려오던 우리 가문은 중간에 귀족들끼리의 싸움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네. 그것을 경험한 우리 가문의 어른들은 그런 귀족들의 행태를 보며 이권싸움을 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셨다고 하셨네. 그래서 고향으로 내려와 지방 관직에 계셨고 우리 아버님 대에까지 그게 이어졌지.”

“아…….”

“자네 말대로 바로 임관해도 되긴 하지만 지금 들어가면 다른 귀족들에게 우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굴러온 돌이며 빼야 할 돌이 되고 말 것이야.”

“그 말씀은…….”

“쉽게 말하자면 우리한테 지지기반이 없으니 정치적으로 이용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지. 마음대로 휘둘릴 수 있단 말이야.”

동현의 말에 둘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해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주인어른. 장사를 한다고 저희 기반을 다질 수 있겠습니까?”

“충분히 가능하네! 장사를 통해 우리 가문을 알리면서 자금줄을 틀어쥐고 귀족들을 털어먹는 것이지.”

“아!”

“그렇게 해서 부를 쌓은 다음 이 부를 이용해 우리 고구려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 생각이네. 그렇게 부를 어느 정도 이루게 되면 그 때 관직으로 나갈 것이야.”

“그런 원대한 계획이 있으셨군요. 저희도 힘껏 돕겠습니다.”

“고맙네. 그러기 위해서 자네들이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무엇입니까? 말만 하십시오!”

동현의 말에 둘은 명령을 기다린다. 동현은 그런 둘을 보더니 품에서 지도를 꺼내 펼친다.

“이건…….”

“우리 고구려는 물론이고 저 서토의 오랑캐가 있는 중원과 우리 북쪽에 있는 자네들이 살고 있는 여러 부족들이 그려져 있는 지도일세.”

“허… 이거 정말 자세하게 그려져 있군요.”

“내가 직접 그렸다네.”

“예? 직접 말입니까?”

동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현은 환생하기 전 역사 덕후였기에 일대 지도를 웬만한 곳을 다 머릿속에 넣고 있었고 그것을 토대로 지도를 새로 다 그렸다.

“그렇네. 오래 전 아버지께서 여러 사람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취합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기억해 두었네. 그것들을 토대로 지도를 그렸지.”

“정말 놀랍습니다. 대단한 일을 하셨군요.”

“정보만 있으면 별로 놀랄 일은 아니지. 아 참! 이 지도를 보기 전에… 내가 묻고 싶은 것들이 있네. 일단 단석한.”

“예. 주인어른.”

“자네들의 속말말갈은 우리 고구려의 직접적이나 간접적인 지배를 받고 있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주인어른. 물론 그렇지 않은 속말말갈 부족들도 있지요. 바로 제가 속했던 속말말갈 부족들이 그랬습니다. 같은 속말말갈 부족끼리 전투가 ,벌어졌는데 제가 속해 있던 부족이 그 전투에서 밀리고 말았죠.”

“…….”

“하지만 어떻게든 전투를 이겨보려고 용을 썼는데 그러려면 식량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식량을 어떻게든 구해야 했죠. 그래서…….”

동현은 이해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래서 우리 고구려 변경을 침범했던 것이군. 식량 때문에 말이야.”

“부끄럽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그렇군. 그럼 돌궐에 있었던 돌석비도 마찬가지인가?”

“그렇습니다. 저희 돌궐이 동돌궐과 서돌궐로 분열이 된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 잘 알고 있다.”

“그 속에서도 현재 파가 갈렸는데 한 쪽은 수나라에 조공을 해야 한다는 파와 한 쪽은 고구려와 손을 잡고 수나라에 대항을 해야 한다는 온건파와 강경파가 갈려 있는 상황입니다.”

“보아하니 자네는 강경파 쪽이었겠군. 자네들의 칸인 막하가한이 수나라에 조공을 하기로 결정을 했고 서돌궐이나 고구려를 견제해야 한다며 병력을 파견했을 테니 말이야. 자네들은 그 명령에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테고…….”

“맞습니다. 주인어른.”

동현은 돌석비의 말에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돌궐은 매우 큰 나라야. 그런데 서로 분열해서 수나라에 조공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돌궐이 분열하기 전에는 오히려 수나라가 자네들에게 조공을 바쳤어.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솔직히 지금 힘 가지고도 안에서 내부적으로만 단단하다면 충분히 수나라에 대항을 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그런데도 저러고 있으니…….”

“시국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자들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자기 뱃속을 채우는 데만 급급한 자들이겠지.”

동현이 말에 돌석비는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동현은 아직 말이 다 끝나지 않았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것은 돌궐뿐만이 아니라 우리 고구려도 마찬가지야.”

“그렇습니까?”

“그래. 다행히 지금의 태왕폐하께서는 북벌을 해서 서토를 공격하시어 예전 광개토태왕 폐하 때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큰 포부를 가지고 계신 분이시네.”

“그것 참 잘 됐군요.”

“그렇지. 그런데 내부적인 문제가 심상치 않아.”

“내부적이라면…….”

“자네들의 돌궐과 비슷한 거지. 이런 말을 담으면 안 되지만 만약 태왕폐하께서 승하라도 하시는 날에는 북벌을 원하는 장수들이나 관리들이 힘을 순식간에 잃게 될 것이야. 그만큼 현재 북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지지기반이 약해. 지금은 태왕폐하의 의지로 인해 이렇게 나오고 있지만 말이야.”

동현의 말에 둘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그 때 밖에서 해론이 치료와 함께 씻고 들어올 준비가 되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동현은 그 말을 듣자 해론을 들어오라고 말한다.

그러자 해론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데 동현이 자리를 권한다.

“마침 한 자리가 비는군. 거기 앉게.”

“예.”

해론은 동현의 권유에 자리에 앉자마자 궁금한 것을 묻는다.

“아까 방법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방법이 뭡니까?”

“성질도 급하군. 일단 술 한 잔 마시면서 듣게.”

동현이 술 한 잔을 따라주자 해론은 단숨에 술을 들이켠다.

그 모습을 보고 동현은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내 말을 듣기 전에 자네가 명심해야 될 것이 있네.”

“……?”

“내 계책은 자네의 조국인 신라에게 해가 되는 계책이야. 자네는 앞으로 나에게 충성해야 하는 만큼 그 손으로 자네 나라를 공격 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

“…….”

“자네가 내 수하가 된 이상 더 이상 자네 목을 베려고 하지 않겠네. 하지만 진심으로 나에게 복종하지 않겠다면 지금 내 말을 듣지 말고 바로 신라로 돌아가게.”

“…….”

“어찌 하겠나?”

동현의 말에 해론이 잠시 고민하고는 대답한다.

“그 계책이 신라의 백성들을 구하는 것이라면 따르겠습니다.”

“그래?”

“예. 백성들이 고단하지 않는다면 따를 것입니다.”

“좋아. 그 말은 내게 평생 동안 충성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봐도 되겠는가?”

“물론입니다. 주인어른.”

해론은 그렇게 동현의 수하가 되었고 동현에게 넙죽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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