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화 돌궐의 돌석비를 수하로 만들고, 범상치 않은 인물을 만나다
돌궐에 속해 있는 한 사내가 우렁찬 목소리로 말하자 동현은 그 쪽을 향해 돌아본다.
“좋아. 여기 단석한과 말한 약속은 모두 들었을 것이네. 약조를 지킬 수 있겠는가?”
“물론이오! 사내로 태어나서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소이다!”
“좋소! 자! 목검을 받으시오!”
동현은 그렇게 목검을 건네며 상대의 능력치를 살핀다.
띠링!
[이름 : 돌석비
성장 타입 : 유망주
나이 : 20살
출신 : 돌궐
무력 : 69
지력 : 51
정치 : 40
통솔 : 70
매력 : 45
특기 : 첩보 - 명령한 도시 뿐만이 아니라 주변 도시에 대한 정보도 자세히 알 수 있다.
전법 : 기병강화 - 기병의 방어력이 1000올라간다. 이 전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장수에 의한 기병돌격보다 1000명의 군사를 더 보존할 수 있다.]
‘오! 20살인데 무력 69라… 나랑 1차이야. 좀 힘든 싸움이 되겠군. 후우… 그래도 확실히 수하를 얻으려면 제압을 해야지!’
동현은 그렇게 생각을 굳히고는 이름을 모르는 척 돌석비에게 묻는다.
“그러고 보니 자네 이름을 듣질 못했구만. 이름이 뭔가?”
“돌석비라고 하오!”
“돌석비라… 좋아! 들어오게!”
“내가 이기면 약조를 지키는 것이오!”
“내가 말하지 않았나? 반드시 지킨다고! 얼른 들어오게!”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자 돌석비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큰 기합 소리를 내며 동현에게 달려들었다.
“하아아압!”
따아악!
“하압! 흐압!”
딱! 딱! 따아악! 따악!
서로의 기합소리와 목검을 주고받는 상황이 계속 된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는데 돌석비는 매우 놀란다.
‘내 수가 밀리고 있다. 미묘하지만 차이가 나고 있어! 이런… 어쩔 수 없다. 이럴 때는 도박을 하는 수밖에! 내 힘을 모두 한데 모아서!’
돌석비는 결심을 굳게 굳히고는 빈틈을 보려고 잠시 거리를 벌린다.
그 상황을 본 동현이 말한다.
“자네 실력은 이게 다가 아닐 텐데… 더 힘을 내봐.”
동현의 말에 돌석비는 약간의 자존심이 상했다.
이 말은 자신의 공격을 모두 받아낼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 아닌가?
돌석비는 이 말을 듣고 결심을 굳혔다.
“내 최후의 공격을 받아보시오! 우아아압!”
“오너라!”
돌석비는 점프를 하더니 몸을 빙글 회전시켜 몸무게를 실어서 힘껏 동현을 향해 내리친다.
동현은 그 모습에 화들짝 놀랐지만 다행히 체공시간이 길어 방어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양 팔로 목검을 단단하게 잡은 후 그 공격을 버텨낸다.
돌석비는 자신이 최후의 공격마저도 버텨내자 매우 놀란다.
보통 돌궐 사람들에겐 이 공격 한 방이면 무너져 내려 주저앉아 버려서 목에 칼을 들이대면 되었는데, 동현이 자신의 공격을 자세도 무너지지 않은 채 버텨내자 당황했던 것이다.
공격이 막히자 돌석비는 매우 당황하는데 그런 돌석비를 보며 동현이 말한다.
“후우… 이제 50합 정도까지 왔군!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겠어! 이젠 내 차례일세! 한 번 내 공격을 받아 봐!”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달려든다.
그런 동현을 보며 돌석비는 화들짝 놀라며 검을 든다.
동현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단석한은 무너뜨렸을 때처럼 머리, 가슴, 배, 다리를 연속적으로 공격했고 마지막엔 빈틈인 목을 노렸다.
하지만 돌석비는 자신의 최후의 공격에 힘을 다 쏟았는지 동현이 공격한 다리 공격에 목검을 맞고 말았다.
퍼어억!
“으어억!”
동현은 상황이 그렇게 되고난 후 목검을 돌석비의 목에 갖다 대었다.
그 모습에 돌석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현을 쳐다볼 뿐이었다.
“후우… 정말 어려운 승부였네. 이 정도 실력이라니 놀랍군.”
“…….”
“승부는 났네. 나에게 한 약조는 잊지 않았겠지?”
동현의 말에 돌석비가 자세를 바로 잡더니 넙죽 절을 하며 말한다.
“물론입니다. 소장 돌석비 앞으로 제 수하들과 함께 주인어른으로 모시겠습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동현은 그 모습을 보고는 친히 돌석비를 잡고 일으키며 말한다.
“자네도 우리말에 능숙하니 그대로 자네 수하들을 이끌면 되네.”
“감사합니다. 주인어른.”
“그리고 일반적인 노비들처럼 나는 자네들을 막 대하지는 않을 것이야. 비록 신분은 노비이나 자네들을 모두 내 식구처럼 생각할 테니 다른 곳처럼 막대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네.”
“참으로 고마우신 말씀이십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무엇이든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고맙네! 든든하구만! 자! 이것도 인연인데 다 같이 들어가서 술이나 한 잔하지! 아… 참! 그리고 근혁이!”
“예. 주인어른.”
“이들이 다 내 수하가 되었으니 성대하게 베풀고 싶구만. 고기를 넉넉히 사왔는가?”
“물론입니다. 주인어른.”
근혁의 말에 동현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한다.
“하하하! 역시 내 맘을 가장 잘 아는 건 자네 뿐이야! 좋아! 지금 당장 속말말갈과 돌궐 사람들의 결박을 모두 풀어주고, 그들에게도 고기를 푸짐하게 베풀도록 하게!”
“명을 받들겠습니다!”
동현의 통 큰 명령에 수하가 된 단석한과 돌석비가 감사해 한다.
“고작 저희들을 위해 이토록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언젠가 꼭 은혜를 갚겠습니다!”
“하하하! 별 말을… 자네들은 내 수하이면서 이제 내 집안의 식구야! 아… 참! 그러고 보니 내 동생들을 소개를 안 했구만. 애들아!”
동현이 부르자 방 안에 있던 동우와 지현이 나온다.
“부르셨습니까? 형님.”
“부르셨어요? 오라버니?”
“그래. 이제 우리 집에 한 식구가 된 사람들이다. 인사를 나누도록 해라. 우리 집안에 충성을 다할 자들이면서 한 식구가 된 사람들이야!”
동현의 말에 동우와 지현도 인사를 한다.
그러자 단석한과 돌석비도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며 인사를 나눈다.
“둘이 여기에 합석을 하겠느냐?”
“아닙니다. 형님. 마침 안에서 책을 읽고 공부 중이었습니다.”
“그래? 알았다. 지현이 너도?”
“예. 오라버니. 사내 분들께서 큰일을 치르며 이야기 중이신데 제가 어찌 끼어들겠습니까?”
“하하하! 그래. 알았다. 들어가거라.”
그렇게 둘이 방 안으로 들어가고 자리를 정하고 앉는데 근혁이 다가와 말한다.
“주인어른.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응? 뭔가?”
“백제와 신라 군사 포로들은 어찌할까요?”
“그래. 잠시 잊고 있었군. 흐음… 자네가 보기엔 어때 보이던가?”
“다들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한 명이 범상치 않은 인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보긴 했으나 대답이 없어서…….”
“그래? 그게 누군가? 한 번 데리고 와 보거라.”
“예!”
“그리고 나머지 포로들도 포박을 풀지 말고 대기시키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동현의 말에 근혁은 막동을 시켜 그 자를 끌고 오게 한다.
동현이 집에 물건을 나른 후 혹시 몰라 다시 결박되어진 채 끌려온 한 사내.
막동과 수하는 그 자의 무릎을 꿇렸다.
동현은 그 사내를 쳐다보며 능력치를 확인한다.
띠링!
[이름 : 해론
성장 타입 : 보통
나이 : 25살
출신 : 신라
무력 : 85
지력 : 72
정치 : 67
통솔 : 82
매력 : 71
특기 : 1대1 대결 - 상대와 1대1 대결 시 무력이 같거나 비슷한 상대에게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으며 무력이 10이상 높은 상대에게도 50합을 버틸 수 있게 만든다.
전법 : 기병 돌격진 - 기병의 공격력이 2000올라간다. 이 전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장수에 의 한 기병돌격보다 2000명을 더 죽일 수 있다.]
‘헉! 이거 대단하군!’
“저… 주인어른. 무슨 말씀이라도…….”
“아… 그래야지. 근데 백제나 신라 쪽 중 어디 쪽 포로인가?”
“신라 쪽입니다.”
“그렇군. 알았네. 자네들은 이미 나가 보게. 어차피 묶여 있어서 허튼 짓은 못 할 테니.”
“알겠습니다.”
근혁과 막동, 그리고 막동과 같이 사내를 끌고 왔던 수하도 방을 나가자 동현은 돌석비와 단석한과 건배를 한 후 한잔을 마시며 무릎이 꿇려져 있는 사내에게 묻는다.
“그래. 이름이 뭔가?”
“…….”
“말하기 싫은가 보군. 좋아. 그럼 내가 말해보지.”
“…….”
“자네의 기골이 꽤 장대하고 눈빛도 살아 있는 걸 보니… 신라에서 꽤 직급이 높은 사람이었겠구만?”
동현의 말에 그 사내는 움찔한다.
그것을 본 동현은 감을 잡고는 말을 이어간다.
“내가 한 번 맞춰볼까? 자네가 누군지.”
동현은 씨익 웃으며 말하자 그 사내는 긴장한 표정으로 동현의 말을 기다린다.
“자네의 이름은 해론이야. 찬덕의 아들이지!”
“……!”
“하하하! 놀란 표정이군?!”
“절 어찌 아셨습니까?”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아서 그런지 드디어 첫 말문을 여는 해론.
그 모습에 동현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들으니 자네 아버지인 찬덕이라는 장수가 우리 고구려와 백제 국경 일대에서 큰 용맹을 보여주고 있다고 들었네. 특히 백제를 상대로 말이야.”
“…….”
“하지만 자네의 신라는 우리 고구려의 전력도 시험해볼 겸 간혹 우리 고구려에도 위력정찰(일부러 적을 위협하여 적으로 하여금 출동하거나 사격하게 함으로써 그 역량이나 배치 상태를 알아내는 일)을 시도했지. 그건 부정하지 않을 거야.”
“…….”
“하지만 내가 알아본바… 현재 신라에는 자네 아버지 찬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오합지졸들뿐이야!”
“그렇지 않소! 우리 신라는 강하오!”
신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에 해론은 발끈한다. 그러자 동현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그래? 강하다고?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그렇게 자신의 조국인 신라가 강하다고 하는 나라가 백제에 휘둘리고 심지어 왜에도 휘둘리나?”
“그… 그건…….”
“심지어 정규군도 아닌 왜구들에게 말이야. 어?! 그게 신라가 강하다고 할 수 있나?!”
동현의 팩트 폭력에 해론은 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런 해론을 보며 동현은 말을 이어간다.
“최소한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내실을 다지면서 군사력도 강해야 해. 헌데… 자네 신라는 진골이니 성골이니 하는 골품제를 지나치게 따지니 강해질 턱이 있나? 다들 자기 뱃속을 채우기만 바쁘니 말이야.”
“…….”
“죽어나는 건 백성들과 자네들과 같은 장수들일세! 아… 앞서 했던 말 중에 자네 아버지를 제외한 다른 장수들이 오합지졸이라는 건 사과하지.”
“……?”
“자네 신라에도 좋은 장수가 많지만 그들은 신분에 얽매여서 쓰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 장수들이 오합지졸이라고 한 것은 내가 실언을 했군.”
“…….”
동현은 다시 한 번 술 한 잔을 마신 후 말을 계속 이어간다.
“내가 보니 자네가 잡힌 이유는 뻔해. 백제와 싸우다가 우리 고구려에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는데 우리 고구려가 거절을 하니 힘을 어느 정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위력 정찰을 하면서 힘을 보여주려 했는데… 그만 잡히고 만 거야. 아닌가?”
“흥!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뭘 그렇게 물으시오?”
동현은 그 말에 피식 웃더니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해론의 얼굴 앞에 가 분노하듯이 외친다.
“내 말 잘 들어! 현재 신라는 누구하나를 동맹으로 꼭 삼아야 하는 상태야! 그게 우리 고구려지! 왜냐?! 그만큼 힘이 약하니까! 하지만 자네들은 과거 광개토태왕 폐하 시절… 왜국과 백제로부터 우리 고구려가 철저하게 보호해 줬음에도 그 은혜를 잊고 우리 뒤통수를 쳤지! 신라는 우리 영토를 공격하여 빼앗아갔다! 아닌가?!”
“그건 국익을 위해서……!”
“그래! 국익을 위해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 그럼 이제 우리 고구려가 신라를 공격하여 멸망시킨다면 그것도 국익을 위한 일이겠군!”
동현의 말에 해론의 얼굴 빚이 사색이 된다.
그런 해론의 얼굴을 보며 동현은 비릿하게 웃으며 말한다.
“잘 들어. 해론. 우리 고구려는 여태까지 자네들을 선제공격한 일이 없었네. 백제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그런데 백제와 신라는 우리를 먼저 공격해 왔어. 예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
“…….”
“그래놓고선 우리가 공격을 하면 속국이라고 숙이면서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 너희 신라는 말이야.”
“…….”
“아니! 정확히는 우리의 속국이라고 하면서 늘 우리 뒤통수를 쳤다! 아닌가?!”
“…….”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 고구려와 백제, 신라와의 관계는 동맹이나 군신관계를 맺어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며 자리에 앉더니 술 한 잔을 벌컥 거리며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