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타임-26화 (26/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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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헌터(Hunter)

아래 작품후기의 내용 변동사항을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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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번에도 타임 포인트를 이용한 물품이 해답입니까?”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마찬가지로 100타임 포인트를 통해서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더군요. 사용자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내용을 저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강동훈 소령은 작은 함을 꺼내 열었다. 방금 전 안석환이 보여주었던 구슬, ‘전음구’와 모양의 구슬이었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컸다.

“영상구라는 겁니다. 크기는 작지만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시간도 길고, 화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거면 어느 지역으로 가서 지원을 했는지 충분히 확인이 가능할 겁니다.”

연락상의 문제는 물론, 걸림돌이라고 생각한 문제가 전반적으로 모두 해결되었다. 시간이 멈춘 와중에도 작동시킬 수 있는 물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근본적인 보상 문제는 끝났고…….’

이제 문제는 어느 지역을 맡느냐였다.

“혹시 원하는 사람과 인접한 지역을 맡을 수 있겠습니까?”

“어느 분과… 혹시 윤재씨를 말하는 겁니까?”

“네. 제 생각에는 어느 좁은 지역을 개인이 맡는 것보다는, 조금 더 넓은 지역을 여러 명의 헌터들이 맡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헌터들 모두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개개인의 능력 차이는 분명 존재하니까요.”

헌터들은 각기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절대적인 실력을 구분지을 수 없는 건 아니었다.

당장 승한과 윤재만 하더라도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분명했다. 각기 다른 능력이라도 획득한 타임 포인트를 투자한 능력의 레벨과 장비, 그리고 성향에 따라서 능력 차이는 급격히 나누어진다.

당장 승한과 윤재만 놓고 보더라도 승한은 자신이 윤재보다 훨씬 강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헌터와 근거리 싸움이 가능한 헌터가 함께 있다면 따로 싸우기보다는 함께 싸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무엇보다도 헌터들 중에서는 능력이 보조 계열로 치중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들도 괴물을 공격하는 게 가능하지만, 보조 역할에 치중된 만큼 혼자 움직이기보다는 다른 헌터들과 함께 움직이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겁니다.”

“으음… 그렇군요. 그런 부분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헌터들 개개인의 능력의 성향. 아무래도 정부는 그 부분까지는 신경 쓰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긴, 며칠 사이 헌터들의 인원과 신원을 확인하고, 지역을 나누고, 인원을 나누는 등, 눈코 뜰새없이 바빴을 것이다.

“아마도 보조 계열이나 원거리 전투 계열 헌터들은 스스로 다른 헌터들과 팀을 이루기를 원할 겁니다. 그런 헌터들의 경우, 정부에서 팀을 이루어 주거나 헌터들끼리 합의하에 팀을 이루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혹시 승한씨가 원하는 팀이 있나요?”

“김윤재, 그리고 이주희. 이렇게 두 사람과 팀을 이루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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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한이 맡은 지역은 만안구와 동안구에 걸쳐있는 지역이었다. 비산1동과 비산2동, 그리고 안양1동. 이렇게 세 개의 동이 승한이 맡은 지역이었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 끼어있다 보니  괴물들의 출현이 특히 잦았던 곳이기도 했다.

윤재가 맡은 지역은 안양 2동부터 3동까지, 그리고 주희는 4동과 5, 6동에 걸쳐있었다. 대략 지하철 역 하나 거리를 세 사람이 함께 맡게 된 것이다.

‘그렇게 넓지는 않아.’

승한은 인근 카페에서 겨우 한 군데 문을 연 곳을 찾아 들어갔다. 손님은 얼마 없었지만 그래도 멀쩡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요즘 같은 때에는 비상식량이랍시고 통조림과 식수를 사들고 집에 틀어박히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카페에 들어간 승한은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는 자신의 몫으로 떨어진 지역을 지도로 펼쳐봤다. 안양1동과 비산1동, 비산2동. 세 개의 동에 붉은색 동그라미가 표시되어 있었다.

세 개의 동이면 결코 좁다고 할 수 없었다. 뛰어다닌다 해도 한참이 걸린다. 하지만 어차피 이 모든 지역을 다 돌아다닐 필요는 없었다.

괴물들은 감이 뛰어나다. 당장 리자드맨들만 하더라도 승한의 존재를 눈치 채고는 사방에서 제 발로 찾아오지 않았던가? 승한은 세 개의 동을 모두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번에는 윤재형과 같이 평촌까지 갔었으니까.’

지난 번, 승한은 윤재와 함께 호계동을 지나 평촌동까지 괴물들을 쓰러뜨리며 갔었다. 그때 거리를 생각해 보면 비산1동과 2동에 걸친 안양동을 세 명이서 정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다음에 나타날 괴물이 어떤 녀석인가 하는 건데…….’

스컬레톤 다음은 리자드맨. 과연 그 다음 괴물은 어떤 녀석이 나올지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리자드맨보다 훨씬 까다로운 괴물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었다. 승한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지만, 그렇다고 자만할 순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음 번 꿈도 문제지.’

다음 번 꿈을 무사히 완료하는 것도 중요했다. 능력의 레벨도 중요하지만 능력 하나하나가 가지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승한은 잘 알고 있었다.

몸의 전체적인 벨런스를 조절하는 [강인함]이나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민첩함], 능력의 전반적인 힘을 강화시켜주는 [강화], 공격력과 함께 괴물을 위축시키는 [광휘]까지.

어느 능력 하나 빠짐없이 대단한 것들이었다. 능력 하나의 부재가 괴물들과의 싸움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만큼, 꿈속에서 다음 스테이지를 무사히 통과하는 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었다.

‘스테이지를 통과하지 못했을 때 어떤 패널티가 있을지도 알 수 없으니…….’

단순히 다음 능력을 얻지 못하는 것을 떠나, 그 이상의 패널티가 있을지도 모른다.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꿈인 만큼 만약의 경우 꿈속의 죽음이 현실의 죽음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뭐… 그거야 다음 일요일이 되면 알 수 있으려나?”

아마 모든 헌터들이 다음 스테이지를 통과하지는 못할 것이다. 현재 헌터로서 자격을 얻은 이들은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주어진 모든 스테이지를 통과한 이들이었다.

아마 현재 헌터로서 인정을 받은 사람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다음 번 스테이지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스테이지를 통과하지 못할 때 겪게 되는 패널티는 그 때 알 수 있을 것이다.

딸랑-.

그 때, 카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승한에게 연락을 받고 온 윤재와 주희였다.

승한이 앉아 있는 자리를 발견한 윤재와 주희는 승한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따로 커피를 시키지는 않았고, 손에는 두툼한 계약서와 둘둘 말린 지도가 들려있었다.

“마실 건 됐어요?”

“주문은 좀 뒤에 할게. 그보다 이야기 들었어. 네가 우리에게 팀을 제안했다면서?”

강동훈 소령은 승한의 말을 윤재와 주희를 동시에 불러 제안했다. 그 때문에 다른 헌터들은 일대일로 이루어진 계약을 두 사람은 함께 진행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둘은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아보였다. 아니, 오히려 좋아보였다. 승한의 제안은 둘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생존률과 효율성을 높여주니 말이다.

“네. 그 편이 형에게나 주희씨에게나 훨씬 낫지 않아요?”

“뭐, 그렇긴 하지.”

“저야 보조에 더 어울리는 능력이니 당연히 환영이죠.”

역시 생각대로 윤재와 주희는 반기는 기색이었다. 특히 내심 괴물들과의 싸움을 걱정하고 있던 주희는 승한의 제안이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었다.

“벌써 목요일이니 삼일밖에 안 남았네. 며칠이나 됐다고, 괴물들 진압되고 하나 둘씩 이렇게 여는 가게도 있고… 우리만 잘하면 다시 세상이 멀쩡하게 돌아갈 수도 있겠어.”

“멀쩡히 돌아가긴 힘들죠. 하지만 예전만은 못해도, 비슷하게 돌려놓을 순 있겠죠.

사람들 중에서는 이제 괴물들의 출현이 매주 일요일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바로 이곳 카페처럼 하나 둘 가게 문을 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그거야 다시 일요일이 되면 쥐죽은 듯 조용해지겠지만 말이다. 결국 일요일 하루만 넘기면 되는 일이었다.

승한은 테이블에 펼쳐놓은 지도에 붉은색 펜으로 윤재와 주희가 맡은 구역을 체크했다. 겹치는 지역을 제외하고 나니 그래도 범위가 꽤 많이 줄어들었다.

“시작은 여기입니다.”

승한은 펜으로 비산1동쪽을 가리켰다.

“비산1동에서 비산2동, 그리고 안양1동을 거쳐 안양 6동까지 단번에 정리합니다. 그 뒤로 다른 동에 있는 괴물들을 정리하러 움직입니다.”

“지원 요청이 들어오지 않으면?”

“반드시 들어옵니다. 확실해요.”

“무슨 근거로?”

“모든 헌터들이 다음 스테이지를 통과하지는 못할 테니까요.”

능력을 얻지 못한 헌터가 다음에 나타나는 괴물들을 멀쩡히 상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아마도 힘에 부칠 것이고, 승한은 반드시 지원 요청이 들어오는 곳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윤재와 주희 역시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모두 1스테이지부터 4스테이지까지 꿈을 통과한 만큼, 난이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고 있었다.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건 반드시 우리도 스테이지를 통과해야 한다는 이야기네.”

“그렇죠.”

승한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승한을 비롯한 윤재와 주희, 세 명이 모두 스테이지를 통과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그런데 꼭 지원을 가야 하는 거예요?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우리들 수당 1억만 받아도 보상은 충분할 것 같은데…….”

그 때, 입을 우물거리던 주희가 조심스레 물었다. 하긴, 일반적인 반응은 이게 정상이었다.

“지원을 가지 않으면 그 자리에 괴물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음에 괴물이 나타나면 몇 명의 사람이 더 죽게 될지 모릅니다. 또한, 우리들을 위해서도 더 많은 괴물을 사냥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임 포인트 때문에요?”

“네.”

스컬레톤이 주는 타임 포인트는 10포인트, 리자드맨이 주는 타임 포인트는 50포인트였다. 다음 번 괴물이 그보다 훨씬 많은 타임 포인트를 줄 것을 생각해 보면, 보다 많은 괴물들을 쓰러뜨리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계약서상에는 맡은바 지역을 벗어나 죽인 괴물의 수 하나에 3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되어있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 괴물들은 우리에게 적이었지만, 이제는 돈이자 포인트입니다.”

승한은 ‘돈’과 ‘포인트’라는 부분에 힘을 주었다. 괴물들을 괴물이라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기 위함이었다.

승한이 한 말의 의도를 알아차린 윤재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주희 역시 그녀 나름대로 방향을 찾았다.

“몬스터… 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네. 바로 그겁니다.”

괴물(怪物)이나 몬스터(Monster)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희가 말하는 몬스터는 게임 속의 몬스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사냥하면 돈과 아이템, 경험치를 주는 몬스터 말이다.

꽤나 적절한 표현이었다. 승한의 의도가 바로 그것이었다. 괴물을 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냥의 대상으로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승한과 윤재, 주희는 바로 헌터(Hunter)였으니까 말이다.

============================ 작품 후기 ============================

변동사항

1. 헌터 월급제 (월 1억)

2. 지역 수당제 보상 1억

3. 타 지역 지원시 괴물 한 마리 처치시 300만원 추가 지급.

헌터 한 명이 기본적으로 지급받는 돈을 연 60억 정도로 수정했습니다. 생각없이 너무 돈 문제에 관해서 막 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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