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3 향기를 얻다 =========================================================================
“민호야 정신이 드냐 ?”
얼마를 잔걸까...
나는아버지의 목소리에 눈을 간신히 떠본다
“잉.. 정신이 나는겨?”
나의 눈앞에 아버지의 얼굴이 들어 온다
“아버지.. 여기가 어디에요...”
눈을 뜨는 순간 너무 환한 주변의 빛에 이곳이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차린다
“어디긴 이놈아 시내 병원 응급실이지 어디여.. 너 죽을뻔한거 기억나 ? 멧돼지한티 들이 받혀서 .. ”
아버지의 말에 나는 아까의 기억이 생각이 난다
그래.. 그러다 나는 정신을 잃고 꿈을 꿨었던 것 같은데...
“야 김민호 이 미친놈아 너 산에는 왜간거야 ?”
누나의 목소리가 귀에 들린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가 나는 곳을 돌아 본다
누나가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부어서는 내옆에 서있다
“으...응.. 소죽 쓸 장작이 없어서 그거 하느라고.. 나 서울가면 아버지 혼자 해대기 복잡할 것 같아서...”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한다
“야이 미친놈아 누가너더러 나무해오랬냐? 아니다 아휴 재미삼아 먹인다는 소새끼 배때지 불릴려고 내새끼 잡을뻔했네.. 그려 오늘 집에 들어가는 대로 그놈의 소 아주 잡아서 동네 잔치나 벌이고 말런다 ”
아버지가 가슴을 치며 말을 한신다
“아니에요.. 그러지 마요 아버지 ... 아버지가 얼마나 애끼는 손대요...”
나는 손을 저으며 말을 한다
“아녀.. 아무리 소가 중해도 아들놈보다야 중하겄냐.. 아니다 가만 동네 박씨에게 전화를 혀서 지금아주 잡아버리라구 혀야겄다..니는 가만이있어 잉?”
“그래요 아버지 아주 모가지부터 쳐서 잡아 버리라고 해요 ”
아버지의 말에 누나가 급히 말을 보태고 아버지는 누나의 말에 힘을 얻었는지 나와 누나를 한번보고는 이내 자리를 뜬다
“누나... 나 어떻대?”
나는 고개를 돌려 누나를 본다
“응 어디 부러진대는 없고 가슴하고 엉덩이.. 그리고 목쪽에 타박상을 입었다는데 혹시 몰라 오늘 하루만 병원에 있기로 했어..”
누나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러자 정말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목이 조금 뻐근할뿐 몸이 가벼운 것이 느껴진다
“괜찮네.. 그냥 집에 가자 ..”
나의 말에 누나의 눈이 동그래 진다
“아니야.. 좀있으면 서울에 가서 혼자 객지 생활할건데 괜히 골병들어서 가면 어째 그냥 오늘 하루 여기 있자..”
누나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젓는다
“집이 편해.. 가만 몇시야.. 막차시간 지났나 ?”
나는 고개를 돌려 병원응급실의 시계를 찾는다
이제 9시 막차가 아홉시 반이니 서두르면 탈수 잇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자 누나 빨리...”
나는 손목에 꽃혀있는 닝겔바늘을 손으로 거칠게 빼낸다
“아휴.. 이게진짜.. 미쳤나...”
누나는 나의 막무가내 행동에 놀라 소리를 지른다
그렇게 나의 고집에 아버지와 누나는 끝내 나를 퇴원 시켜 병원에서 나온다
다만 아버지는 퇴원시키는 대신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가는 조건을 달았다
나는 그것이 하루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에 동의를 하고 누나와 아버지 나는 시내에서 늦은 저녁까지 먹고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갔다
“소는 내일 잡기로 동네사람들과 합의 봤다 뭐 동네 잔치하는셈 치고 마을 기금에서 소값의 반절이상은 준다더구나 .. 그리알고 들어가 쉬어..”
집에 도착한 아버지는 아직 외양간에 있는 소를 보고는 말을 한다
“아니에요 아부지.. 소가 뭔죄에요 다 제가 나무 쉽게 하려고 한 욕심때문인데.. 그냥 둬요.. ”
“아녀... 그러지 않아도 너 서울에 대학붙은거 잔치도 안했는데 이번기회에 그잔치 하는 셈치지뭐.. 그리알고 놀랐을 텐데 들어가서 쉬어.. 나도 너 때문에 얼마나 놀랬는지 가슴이 아직도 벌렁거려 죽겄다 ...”
하고는 아버지는 나를 내방에 밀어 넣고는 문을 닫는다
나는 아까 땀에 젖어 끈적거리는 몸이 싫어서 다시 내방문을 열곤 거실을 내다 본다
아버지 방문이 닫히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 나는 속옷을 챙겨 거실로 나가 화장실로 들어가서는 샤워를 한다
나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찬물로 샤워하는 것을 즐긴다
어려서부터 엄마를 잃은 내가 혹여나 아플까 싶어아버지는 몸에 좋다는 약은 거의다 나에게 먹이셨다고 했다
그런덕인지 몸에 열이 많고 그런영향 때문에 뜨거운 물로는 도저히 답답해서 샤워를 하지 못했다
그렇게 찬물로 샤워를 하고는 옷을 입고 화장실을 나오니 어느새 거실의 불이 꺼져있고 내방에서만 빛이 새어 나온다
아마 누나도 방에 들어가서 자는 모양이다
나는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며 내방문을 여는데 방안에는 누나와 누나 친구인 현정이 누나가 앉아 있다
“현정이 누나 왔네.. ?”
나는 머리를 털며 방바닥에 깔아놓은 이불을 덮고 앉아 있는 누나들을 피해 책상의자로 가서 앉는다
“응 현정이가 너 걱정된다고 .. 왔네.. 해서 보고가라고 데리고 왓지,”
누나의 말에 나는 현정이 누나를 본다
현정이 누나 동생이 현수라고 나와 동갑인데 고등학교때 시내서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로 죽고는 현정이 누나나 현수 부모님은 나를 현수같다며 볼때마다 울고불고 하다가 언젠가 부터는 나만보면 괜히 내손을 잡고 이것저것 묻기도하고 계절이 바뀔 때 내옷이나 신발같은 것을 사들고 왔다
특히 현정이 누나는 시내에 잇는 농협에 다니는데 시내를지나다 새로나온 과일이 있거나 혹은 유행하는 옷이 있으면 아무 때고 사들고는 우리집을 찾아오곤 했다
솔직히 그게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괜히 부담되고 뭔가 찜찜하기도 하고.. 하지만 누나나 아버지는 그런 내색을 못하게 나에게 늘 말을 했고 나도 현정이 누나네 식구들에게 싫은 내색은 하지 않았다
“나 괜찮은데.. 뭐하러 왔어 누나는 참..”
나는 웃으며 현정이 누나에게 말을 한다
“그러게.. 이렇게 우리 민호는 단단한데.. 내가 괘한 걱정을 했네.. 그나저나 민호야 이거”
누나는 이불안에서 숨겨두었던 종이 가방을 꺼내든다
사과 로고가 그려져 잇는 가방.. 나는 그것을 받아 들고는 안을 본다
“뭐야 이거?”
나의 말에 누나가 대신 대답을 한다
“뭐긴 보면 몰라 ? 핸드폰이지.. 너 지금쓰고 있는거 액정도 나가고 오래되었잖아 .. 현정이가 너 입학 선물로 큰맘먹고 사온거란다 ”
그말에 나는 웃으며 안에 박스를 꺼내서는 연다
“민호애 그거 언락폰이라고 통신사 상관없이 쓸수 있는 거야 지금 가지고 있는 휴대폰의 유심칩만 바꿔끼우면 바로 쓸수 있어 .. 너 원래 그회사 핸드폰 썻지 ?”
현정의 누나의 말이 이어 진다 ..
“응.. 이야 근데 이거 꽤 비쌀텐데. 누나 고마워 잘쓸께.. 키키”
나는 일부러 웃으며 핸드폰을 들어 보고는 어른 내핸드폰을 꺼내서는 그안의 유심칩을 꺼내 그 핸드폰에 끼워 넣고는 전원버튼을 켠다
그러자 사과 로그가 뜨며 핸드폰이 켜진다
“근데 미숙아.. 이상한 냄새 안나니?”
그때 현정이 누나가 킁킁거리며 말을 한다
“어? 무슨냄새.. 아까 민호방 다 쓸고 닥았는데...”
누나도 킁킁 거리며 대답을 한다
그말에 나도 냄새를 맡아 보려 하지만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누나는 참.. ”
나의 말에 현정이 누나가 웃는다
“에이 뭐 그냥 내 착각인가보네.. 그나저나 민호야 그거 기능이 꽤 많이 바뀌었어..컴퓨터에 연결해서 동기화 받는 방법도 틀리고 혹시 하다가 못하겠으면 나에게 전화해.. 알려 줄게... 그럼 그만 가볼까...”
하고는 현정이 누나가 이불을 젖히며 일어난다
“네 하다가 안되면 전화 드릴께요.. ”
하고는 나는 일어나는데 미숙이 누나가 웃는다
“아무리 궁금해도 민호야 오늘은 물어 보지 마라 .. 지금너무 늦었어 현정이 출근해야지..괜히 너 때문에 잠설치면 어째...”
“어.. 진짜 너무 늦었네.. ”
하고는 나는 이제 막켜진 핸드폰의 시간을 보며 말을 한다
시간은 어느덧 11시를 넘기고 잇다
“아니야 나내일 쉬는 날이야 내일 오후에 예물 고르러 진규씨랑 가기로 했거든 ...조퇴하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하루 쉰다고 했어.. 몸도 피곤하고..”
진짜 현정이 누나의 얼굴이 붉어져 있다
“아.. 벌써 예물을 골라 ? 결혼은 3월말에 한다면서 ...”
현정이 누나의 말에 미숙이 누나가 말을 한다
진짜 현정이 누나가 얼마 안있으면 결혼을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 그게 3월인모양이다
“다음주에 외국 출장을 한다네 한달일정이라서 미리미리 그런것들은 결정을 해놓려고..나중에 몰려서 하면 바쁠까봐...”
현정이 누나가 웃으며 말을 한다
시골여자 같지 않게 하얀고 동그란 얼굴에 나오는 웃음이 꽤나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에효.. 아무튼 부럽다 진규씨랑 결혼하면 시내서 살거 아니야.. ”
미숙이 누나는 현정이 누나가 부러운 듯 현정이 누나어깨에 걸쳐진 긴머리를 뒤로 넘겨 주며 말을 한다
“부럽기는 애는 이제 아줌마 되는 건데.. 아무튼 민호야 아무 때고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봐 오늘 늦게 잘거니까..”
하고는 현정이 누나는 내머리를 괜히 손으로 한번 쓰다듬고는 미숙이 누나와 방을 나간다
누나들이 나가고 나는 급히 컴퓨터를 켜고는 현정이 누나에게서 받은 휴대폰을 연결한다
그러자 휴대폰이 업데이트를 받는다는 메시지가 뜨고 이내 업데이트 화면으로 넘어가고 나는 입을 삐쭉 내밀고는 그것을 한참 보다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것 같아 이내 책상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누난들이 일어나면서 흐트러진 이불을 정리해서 잘놓고는 다시 책상으로 가려는데 문득 아까 낮에 넘어질 때 발목을 삐긋한 것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