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1 향기를 얻다 =========================================================================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마다 한가지씩은 잘하는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
뭐 꼭 박지성이나 박찬호와 같은 운동선수를 예를 들것도 없이 주변 친구중에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는데 성적이 잘나오는 녀석이 있다던지 분명 나보다 운동신경은 떨어지는데 축구는 나보다 더 잘한다던지..
아무튼 영문도 이유도 없이 사람들은 저마다 잘하는 한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면에서 나는 좀 특이한 것을 잘한다고 해야 하나 ?
아무튼 .. 그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그때가 아마 고3이라는 긴터널의 시간을 끝내고 서울에 잇는 대학에 합격한채 마땅히 할 일도 없이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보내며 지내던 때였다
솔직히 서울같은 도시에서야 대학가는 것이 아주 평범하고 당연한 것이겠지만 내가 살던 곳은 산골짜기는 아니여도 시내로 가는 버스라 하루에 세대밖에 없는 아주 깡촌이라 불리만큼 시골이다
그런 시골에서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그져 학교와 집만 열심히 다니다 서울에 합격을 했으니 다해봐야 삼십여가구가 전부인 동네에서 어르신들은 나의 대학합격을 두고 경사라고 하셨고 나보다 두살위인 누나친구들은 그것을 기적이라고 했다
뭐 내가 공부를 잘한 이야기를 하고자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고..
그런 시골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 뭐 이런이야기를 하고자 한거지 오해 없기를 바란다
아무튼 그전에는 몰랐던 것.. 그러니까 내가 잘하는 것을 알게된 시기가 그때였으니 그때를 이야기하는 거다
아마 그날도 나는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아버지가 집에서 재미삼아 키우는 소에게 줄 소죽을 쑬 장작이 없어 산으로 지게를 지고 나갔던 날이였다
평소에는 그냥 길가에 쓰러져 있는 잔가지나 주워와 소죽을 쓰지만 이제 내가 대학을 간답시고 다음주에 서울로 올라가면 아버지 혼자 여물쑬 장작을 혼자 하셔야 하니 그게 마음에 걸려 한번 타면 오래가는 굵은 나무를 찾아 볼까 싶어 길가가 아닌 좀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뭐 산이 깊다고 해도 늘쌍 내가 뛰어 놀던 곳이라 길을 잃을 두려움은 없었지만 가끔 나타나 곤욕을 치르게 하는 멧돼지가 걱정이라 조심조심 길을 옮기며 여름내 폭풍에 쓰러져 죽은 나무를 찾아 도끼질로 잘라 지게에 담았다
그렇게 거의 지게를 채우고 그 만큼 더위로 나무를 쌓을 무렵이제는 돌아갈까 하는 마음에 지게를 지고 지게 작대기를 잡고 일어서는데 새소리마져 끊긴 겨울산속에서 부스럭 거리면 낙엽밟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분명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려 나는 바스락소리와 누군가 밟아서 나는 그소리는 틀리다
나는 순간 그소리가 멧돼지가 아니길 간절히 바라며 몸을 치켜 세우고는 주변을 둘러 본다
내어깨가 주저 앉을 정도로 그득한 나무지게를 진상태에서 멧돼지를 만나면 나는 이 나무를 다 던져 버리고 그대로 나무 위로 올라가서 멧돼지가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문제는 멧돼지라는 놈이 사람냄새 나는 곳에 먹을 것이 잇다는 것을 어찌 아는지 지게에 잘쟁여둔 장작을 더 흐트려 버린다
뭐 그렇게 돼면 다시 장작을 지게에 쌓는데 다시 한시간정도를 허비해야하니 귀찮기도 하거니와 문제는 이제 얼마 안있으면 해가질 시간이니 잘못하면 마을로 내려가기 전에 해가 져버려 낭패를 볼수 있게 때문이다
그럼 나는 오늘 오후내 한 장작을 포기하고 가여한다
아무튼 나는 주변을 둘러 살피지만 특이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하고는 어께에 멘 지게를 고쳐메고는 한발한발 떼면서 산을 내려온다
그렇게 반쯤 산을 내려 왔을까 ...
아까 도끼질 할때와는 차원이 틀리게 몸에서 땀이 흘러 차가운 겨울 바람이 반가울 정도였고 어깨는 무거운 나뭇짐덕에 뻐근해서는 아파온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이제는 그나마 마을에 가까워져 멧돼지도 쉽게 내려오지 않을 곳이라는 생각에 지게를 넘어가지 않게 나무에 기대고는 천천히 내려 놓는다
그리고는 지게끈을 어깨에서 푸르자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
“휴....”
나는 이마에 송긋이 맺혀있는 땀을 닥으며 산에 오기전에 혹시 허기질까 싶어 주머니에 싸온 삶은 고구마꺼내 먹으려고 지게에 기대 앉아 주머니를 펼칠려는데 다시 조용한 산속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나는 얼른 소리나는 쪽을 돌아 보는데 .. 역시 아무것도 없다
내가 너무 예민한건가 하는 생각에 주머니를 마져 펴고는 고구마 하나을집어선 입에 가져가려는 순가 조용한 산속을 찢는 소리가 내귓전에 들린다
“꺄.아아악”
여자의 비명소리다
나는 입에 넣으려던 고구마를 들고는 벌떡 일어선다
그때 다시 산속을 울리는 다른 소리..
“꾸우에에에웩”
이것 멧돼지 소리다 ..
혹시 누군가 멧돼지에 공격을 받고 있는 건가 ..
나는 지게를 받혀 놓은 지게작대기를 얼른 들고는 소리가는 능선위로 뛰어 올라간다
그러자 산속에서 볼수 없는 여자한명이 골자기 쪽에 몰려서는 자신의 앞에서 있는 나보다도 더 커 보이는 멧돼지를 향해 자기 손보다 더큰 돌을 들고는 바르르 떨고 있다
그리고 그여자가 입고 잇는 하얀색 바지에 흥건하게 배어잇는 빨간색의 피..
아차...
이미 멧돼지의 공격을 받은 모양이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이여자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손에있는 것은 지게작대기 하나다 이것으로는 다가오는 멧돼지를 못오게 하는정도지 저렇게 몰려 있는 사람을 구해낼수는 없다
나는 얼른 주변을 둘러 본다
마침 낙엽사이에 날카롭게 잘린 돌이 눈에 들어 온다
나는 얼른 그것을 집어들고는 여자앞으로 천천히 다가서는 멧돼지를 향해 힘껏 던진다
“퍽”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불행하다고 해야 하나
일단 내가 던진돌은 정확히 멧돼지 머리에 가서 맞았다
하지만 사람이 던진 돌이 단단한 가죽에 통뼈인 멧돼지에게 얼마나 아플까...
멧돼지는 순간 대가리를 돌려 능선위에 잇는 나을 노려 본다
순간 머리에서 드는 생각..
좃됐다...
솔직히 더 완곡하고 부드러운 표현이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오로지 그말로밖에는 표현이안된다
멧돼지는 여자를 보고 잇던 몸을 천천히 내게 돌린다.
그리고는 주둥이의 이를 위로 치켜 올려 별로 날카로와 보이지 않는 이빨을 들어낸다
지가 호랭이라도 되는줄 아나.. 하긴 이제 호랭이는 산에 없으니 멧돼지 재가 이산에 왕이라면 왕이지..
나는 한손에 든 지개작대기를 두손으로 쥐고는 나를 보는 멧돼지를 향해 든다
그리고는 무슨 용기인지 소리를 친다
“제가.. 멧돼지를 유인할테니 얼른 몸을 피하세요 그골짜기를 향해 계속 달리면 마을이 나올꺼에요.. 그말에 가서 도움을 청하면 될겁니다 ”
내말에 여자는 나를 올려다 본다
나는 그여자와 시선을 마주치고는 다시 멧돼지를 보는 순간 .. 나를 보고 있던 멧돼지가 나를 향해 달려 온다 ..
나는 들고 있던 지게 작대기를 대던지고는 뒤로 돌아 올라온 능선을 내달린다
하지만 이산속에서 내달리기가 아무리 빨라도 이 멧돼지만큼은 안될거라는 것을 나는 안다
더구나 아까 크기로 봤을 때 수놈인것 같았는데..
그렇다고 내가 이대로 나무 위로 올라가 버리면 방금 그여자가 위험해 질테고...
나는 능선을 내달리며 소리를 지른다
“사람.. 살려 ..”
누군가 있지 않을까 하는기대는 솔직히 없었다
그냥 너무 크게 다가오는 두러움에 그소리라도 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능선을 내달리는데 바로 뒤에서 낙엽을 밟으며 나를 따라 오는 멧돼지의 발자국 소리가 난다
아차.. 거의 다 따라 왔구나.. 이대로 나무로 올라 ...
순간.. 내다리가 낙엽에 숨겨진 칡넝쿨에 걸리고 나는 그대로 엎으로 거꾸러져서는 능선쪽으로 구른다
구르는 동안 머리에서 드는 생각은 그져 죽었다는 생각과 내가죽는 이유가 미친년처럼 혼자 산에 들어온 그여자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이대로 죽으면 나는 진짜 숫총각으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든다
솔직히 나를 재혼도 하지 않고 혼자 시골에서 길러주신 아버지얼굴도.. 나에게 엄마처럼 잘해준 누나얼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져.. 숫총각으로 죽는 것이 억울하다 .. 뭐 그런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굴러굴러 바닥에 내가 업드린채로 멈춰 서고 나는 입에서 찝찔하게 느껴지는 것을 뱃어 내며 몸을 돌려 앉는다
그러자 이미 바로 내 앞 사람걸음으로 치자면 서너발자국 떨어진 곳까지 멧돼지가 와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아.. 솔직히 멀리서 봤을 때 보다 가까이서 보니 더 커보인다
나는 얼른 일어나려 하지만 아까 칡넝쿨에 걸릴 때 발목을 겹질렸는지..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대로 주저 앉는다
아.. 이대로 진짜 죽는건가...
나는 한숨을 내쉬며 멧돼지를 보는데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는 그놈의 시선과 마주친다
순간 .. 그놈이 앞발을 한번 구르는가 싶더니 나를 향해 내달린다
“퍽...”
가슴을 받힌 것 같은데 몸이 살짝 들어 올려지는 느낌이다 ..
그리고 다시
“퍽”
엽구리에서 강한 통증이 올라 온다
그리고 무언가 뜨거운 것이 엽구리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는 다시 날카로운 것이 내등을 찌르고 .. 다시 엉덩이를 ...
순간 정신이 아늑해지고 더 이상 몸에서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이순간이 빨리 끝나고 얼른 죽기를 기다린다
그때...
뭔가 번쩍 하는 불빛이 사방을 감싸고 금새 사라지는가 싶더니 옆에서 강렬한 폭팔음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