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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214화 (214/224)

214

* * *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이후.

신재욱은 2개의 특성을 얻었다.

[중급 태클 컨트롤]

[등급] C

[효과] 태클의 정확도가 더 높아집니다.

[든든한 수비수]

[등급] C

[효과] 수비와 관련된 능력들이 전체적으로 좋아집니다.

전부 수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특성들이었다.

“원래라면 진작 확인했을 텐데, 너무 미뤄졌어.”

하루빨리 효과를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지난 3일간은 어쩔 수 없이 참아야만 했다.

피로가 쌓인 몸을 회복해야 했으니까.

“드디어 오늘 확인해보겠네.”

신재욱은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다들 몸은 어때?”

홍정태 감독은 차분한 눈으로 선수들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선수들이었다.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

그걸 해낸 선수들이었으니까.

하지만 감독은 기쁜 티를 내지 않고 있었다.

기뻐하는 건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직후에 했던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기뻐할 수 없지. 여기서 만족하지 않을 거니까.’

더군다나 지금은 훈련 시간이었고, 당장 내일 중요한 경기가 있다.

홍정태 감독은 진지한 표정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이끌기 시작했다.

“역시 다들 몸이 무거워 보여.”

훈련에 참여하던 신재욱이 쓰게 웃었다.

대표팀 동료들의 움직임이 느려진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신도 다르지 않았다.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몸 상태였다.

“오늘도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자야겠어.”

훈련은 길지 않았다.

홍정태 감독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위해서 훈련 시간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었다.

연습경기의 시간도 짧았다.

신재욱에겐 아쉬운 일이었다.

‘아쉽네. 아직 제대로 확인해보지 못했는데.’

새로 얻은 2개의 특성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었는데, 그럴만한 상황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맛은 봤으니까 만족해야 하나?’

신재욱은 고민했다.

사실상 모든 훈련은 끝이 났다.

내일을 위해서라면 여기까지만 하는 게 맞다.

실제로 다른 선수들은 밥을 먹으러 이동하고 있었다.

“발이 안 떨어지네.”

아쉬움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이택현이 불만스러운 표정은 한 채로 다가왔다.

“재욱아, 좀 아쉽지 않아? 나만 아쉽나?”

“아쉽다고?”

“응. 훈련한 것 같지도 않아. 지난 3일간 훈련을 안 하면서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려면 아직 멀었어. 이거 나만 그런 거 아니지? 너도 그럴 것 같은데?”

“맞아. 나도 마찬가지야.”

“오! 역시! 너는 그럴 줄 알았어! 그럼 우리 무리하면 안 되니까 일대일 훈련이나 더 하다가 밥 먹으러 갈래?”

신재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바라던 바였다.

“좋지.”

* * *

이택현과의 일대일 훈련은 자주 해오던 것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거의 주전급 선수가 됐을 정도로 실력이 좋은 이택현이었기에, 훈련파트너로는 최적이었다.

“3일간 쉬면서 수비에 깨달음을 조금 얻었어. 그러니까 너무 놀라지는 마.”

신재욱은 미리 말했다.

2개의 특성이 전부 수비와 관련된 것들이었기에, 분명 수비적인 부분에서 티가 날 것이다.

거의 매일같이 함께 훈련을 해왔던 이택현은 분명 놀랄 것이 분명했기에, 미리 언질을 준 것이다.

그러자 이택현은 코웃음을 쳤다.

“하하! 놀라긴 무슨! 너야말로 내 드리블에 놀라지 마.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을 탈탈 털어버리면서 또 한 번 성장한 드리블이거든.”

자신감이 드러나는 말이었다.

사실 그럴 만도 했다.

실제로 이택현은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한 수 위라는 것을 보여줬으니까.

“그래, 많이 좋아졌더라. 근데 진짜 다를 거야.”

“신재욱답지 않게 말이 많네? 혹시 질까 봐 밑밥 까는 거야? 그런 거면 미리 말해. 살살할게. 그러고 보니 최근엔 내가 더 많이 이겼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력이 점점 안 좋아지는구나?”

신재욱은 피식 웃으며 자세를 낮췄다.

그의 앞에선 이택현이 공을 몰며 다가오고 있었다.

자신감이 묻어나오는 움직임이었다.

‘며칠 쉬었다고 벌써 까먹었나 보네.’

신재욱은 온몸의 감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이택현은 곧바로 심리전을 걸어왔다.

상체를 흔들고, 발을 화려하게 움직이며 공을 컨트롤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워지는 움직임이었다.

당연히 막는 것도 어려웠다.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이 힘들어할 만하긴 해.’

그런데 이때.

신재욱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어?’

이택현의 움직임에서 3개의 빈틈이 보였다.

지난 일대일 훈련 때까지만 해도 1개나 2개 정도 보이는 게 전부였다.

신재욱은 그 한두 개의 빈틈을 필사적으로 노려서 이겼었는데, 지금은 하나가 더 보인다.

더군다나 노리는 게 더 쉬워 보이는 빈틈이었다.

‘안 보였던 빈틈이 보이네?’

머릿속엔 자연스레 새로 얻은 특성 중 하나가 떠올랐다.

[든든한 수비수]

[등급] C

[효과] 수비와 관련된 능력들이 전체적으로 좋아집니다.

‘수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빈틈도 더 잘 볼 수 있게 된 건가? 말은 되는데.’

신재욱은 그 빈틈을 노려보기로 했다.

타앗!

타이밍에 맞춰서 과감하게 발을 뻗었다.

평소에 자신 있는 슬라이딩 태클이 아니라 선 채로 발을 뻗는 스탠딩 태클이었다.

‘스탠딩 태클로도 이택현을 막을 수 있으면 실전에서도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거야.’

스탠딩 태클은 슬라이딩 태클보다 효율이 크다.

체력도 덜 소모되고, 카드를 받을 확률도 낮으니까.

물론 이 모든 건 스탠딩 태클을 잘해야만 일어나는 일이었다.

원래의 신재욱은 스탠딩 태클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이제는 관련 특성을 보유했으니까.

[중급 태클 컨트롤]

[등급] C

[효과] 태클의 정확도가 더 높아집니다.

이택현이 방향을 바꾸기 직전, 아주 잠깐 움직임이 느려진 타이밍.

신재욱의 발은 그 타이밍을 뚫고 들어갔다.

톡!

공을 건드리는 것에도 성공했다.

이제 공이 빠지면 몸을 붙여서 빼낸 공을 지켜내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매우 성공적인 수비였다.

그런데 이택현의 반응이 너무 빨랐다.

그는 신재욱이 공을 잡아채기도 전에 발바닥으로 공을 다시 끌어왔다.

‘이걸?’

신재욱의 눈이 커졌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택현의 순발력은 유럽에서도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빨랐다.

‘정말 사기적인 피지컬이야.’

환생 전의 신재욱은 피지컬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며 살았었다.

그런 그가 이택현을 보면 매번 놀라움을 드러냈다.

지금은 물론이고 환생 전의 자신보다도 피지컬이 좋았으니까.

이택현은 스피드, 몸싸움, 순발력, 점프력과 같은 부분에서 괴물 같은 능력을 보였다.

심지어 키도 많이 커서 190cm이지 않은가.

‘이대로 당할 순 없지.’

신재욱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놀라운 건 놀라운 거고,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는 발바닥으로 공을 끌며 다시 드리블을 이어가는 이택현에게 가까이 달라붙었다.

이택현의 피지컬이 좋지만, 이길 자신이 있었다.

‘피지컬이 좋은 거랑 몸을 잘 쓰는 건 또 다른 분야거든.’

신재욱은 강하게 몸싸움을 걸었다.

퍼억!

이택현은 어렵지 않게 버텨냈다.

강하게 부딪쳤음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공을 컨트롤하는 것에도 안정감이 흘렀다.

그 순간 신재욱이 한 번 더 차징을 했다.

이번엔 방법이 달랐다.

상체로 부딪치는 척하며 실제로는 무릎으로 교묘하게 이택현의 하체를 밀어냈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상대를 막아낼 때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헛?!”

이택현의 몸이 휘청였다.

하체를 공략당하며 몸의 중심이 흔들린 것이다.

그와 동시에 신재욱이 몸을 날리며 다리를 뻗었다.

이번엔 스탠딩 태클이 아닌, 슬라이딩 태클이었다.

촤아악!

뻗은 발로 공과 함께 이택현의 다리를 쓸었다.

승부는 그걸로 끝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불만 섞인 말이 흘러나왔다.

“아오! 재욱아, 이건 반칙 아니야? 다리 먼저 건드린 것 같은데?”

“뭔 소리야? 공부터 건드린 거 알잖아.”

신재욱의 대답을 들은 이택현이 입맛을 다실 뿐, 더는 불만을 드러내지 못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태클에 당한 선수 본인은 알 수 있다.

상대의 발이 공을 먼저 건드렸는지, 자신의 다리를 건드렸는지를.

“…그래, 졌다는 사실에 순간 짜증 나서 해본 말이었어.”

“그런 것 같더라.”

“와… 근데 뭔가 달라지긴 했네. 네 스탠딩 태클이 원래 이렇게 날카로웠나? 슬라이딩 태클은 하도 많이 당해봐서 잘하는 거 알았지만, 스탠딩 태클은 이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다른 게 느껴졌어?”

“어. 확실히 날카로웠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웬만해선 스탠딩 태클에는 잘 안 당하는데, 방금은 거의 뺏길 뻔했잖아.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야. 네 수비 움직임 자체가 날카로워진 느낌을 받았어. 하…… 내가 말하고도 어이가 없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3일 쉬고 왔는데 수비가 좋아졌어?”

이택현에게 질문을 받은 신재욱이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수비가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다시 성장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졌다.

“말했잖아. 수비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허…! 신재욱 너는 진심…… 말도 안 된다. 무슨 스트라이커가 수비를 이렇게 잘하냐고…….”

“이런 사람인 걸 어떡하라고.”

“아, 다시 해! 긴장하는 게 좋을 거야. 오늘 10번 중 5번은 이겨줄 테니까!”

“내기할래? 진 사람은 내일까지 이긴 사람이 시키는 거 다 하기.”

“좋지! 대신 0 대 0부터 시작이다?”

“뭔 소리야? 방금 내가 한 번 이겼잖아.”

“내기는 지금 시작하는 거잖아!”

“그래, 그러지 뭐. 0 대 0으로 시작하자.”

“애써 해주는 것처럼 말하지 말아 줄래?”

“네가 이기면 그렇게 해줄게.”

“아오! 오늘 진짜 끝을 보자! 내가 오늘 신재욱 잡고 드리블의 신이 된다!”

그날 저녁.

한국대표팀 선수들과 코치들, 홍정태 감독은 TV 앞에 몰려들었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4강전보다 하루 빠르게 치러지는 브라질과 독일의 4강전 경기를 보기 위함이었다.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독일.

이 두 팀이 맞붙게 됐다는 사실에 한국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흥분하고 있었다.

“어우! 떨려! 이 경기를 정말 보게 되는구나!”

“최고의 팀들이 만났네! 어디가 이길까?”

“그래도 ‘삼바축구’ 브라질이 이기지 않을까? 쟤넨 선수들 전부 개인기가 좋잖아.”

“독일도 엄청 잘해. 특히 피지컬에서 브라질보다 더 강하지. 그리고 조직력도 더 좋은 것 같고. 그래서 난 독일이 이길 것 같아.”

“브라질이 이기지!”

선수들 간의 승부 예측으로 인한 소란이 벌어졌지만,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가 시작될 때가 되자 모두 조용해졌다.

다음 날 중요한 경기가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지금만큼은 모두들 TV 화면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때.

조용한 분위기를 뚫고 신재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택현아, 물 좀 떠다 줘.”

그 순간 TV 앞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움직였다.

이들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을 가지러 움직이는 이택현을 바라봤다.

다음으로 이들은 설명이 필요하다는 표정으로 신재욱을 바라봤다.

여러 명의 시선을 받는 상황 속에서.

신재욱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제가 내기에서 이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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