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86화 (186/224)

186

* * *

신재욱의 선제골로 1 대 0 스코어가 된 이후.

러시아 선수들의 머릿속엔 빨리 만회 골을 넣겠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이들은 오늘 한국에게 질 생각이 없었다.

무조건 이겨서 16강행을 노릴 생각이었다.

그래서 경기가 시작된 직후에도 빠르게 공을 돌리며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갑자기 신재욱이 달려들기 전까지는.

― 어어? 신재욱 선수가 알렉산드르 코코린 선수에게 달려듭니다!

러시아의 공격수 코코린.

그는 발재간에 자신이 있는 선수였다.

때문에, 웬만하면 공을 뺏기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덤벼드는 신재욱을 보고도 동료에게 공을 넘기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직접 탈압박을 시도했다.

그게 코코린의 실수였다.

― 뺏었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전매특허인 슬라이딩 태클로 알렉산드르 코코린 선수의 공을 뺏어냈습니다!

― 여지없네요! 코코린 선수는 기술이 좋은 선수인데, 신재욱 선수의 태클에 걸리니 어쩔 도리가 없네요!

― 스트라이커이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슬라이딩 태클 능력을 지닌 신재욱 선수입니다!

― 이러면 러시아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죠! 뭔가를 시도해보기도 전에 뺏겼거든요?

신재욱은 더 나아가지 않았다.

공을 뺏자마자 바로 근처에 있던 이청영에게 패스했다.

이청영은 유럽에서도 통할 정도로 기술이 좋은 선수였고, 지금도 그 능력을 보여줬다.

― 이청영 선수의 좋은 탈압박입니다! 오늘 움직임이 가벼워 보이는데요?

― 이청영이 기석용에게 공을 넘깁니다. 천천히 풀어나가려는 것 같네요.

― 급할 필요가 없죠. 선제골을 넣었으니까요.

이청영이 좋은 움직임으로 러시아의 압박을 이겨내며 기석용에게 공을 연결했고.

기석용은 근처에 있던 김국영에게 패스했다.

여유가 느껴지는 패스 플레이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압박은 점점 더 강해졌다.

자연스레 한국 선수들에게서도 여유가 사라졌다.

러시아의 압박을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선수는 한국대표팀에 많지 않았다.

물론 몇몇 선수는 달랐다.

여전히 여유가 넘쳤다.

― 손훈민 선수! 공을 잘 지켜냈습니다! 무리하진 않네요! 손훈민, 이택현에게 패스합니다.

― 이택현 선수, 오늘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 보였죠? 조금 전에 신재욱 선수의 골을 어시스트 하기도 했고요.

손훈민과 이택현.

이들은 러시아 선수들에게서 압박을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신재욱 역시 마찬가지였다.

― 이택현 선수의 좋은 드리블입니다!

압박을 벗어난 이택현이 속도를 높였다.

그는 앞으로 달리며 신재욱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달리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신재욱은 굴러오는 공을 툭― 밀어냈다.

앞으로 달려가는 이택현을 향한 원터치 패스였다.

― 오오오! 좋은 플레이입니다!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가 또다시 훌륭한 호흡을 보여줍니다!

― 이택현이 엄청난 속도로 파고듭니다!

신재욱의 패스는 절묘했다.

이택현이 달리는 속도에 정확히 맞춘 패스였고, 방향과 강도도 완벽했다.

― 이택현 선수가 공을 잡아냈습니다!

이택현은 공을 잡았다.

워낙 좋은 패스였기에 어렵지 않게 받아낸 것이었고, 곧바로 바디페인팅까지 사용했다.

들어오는 압박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휘익! 휙!

덤벼들던 러시아의 수비수는 이택현의 바디페인팅에 속아서 중심을 잃었다.

동시에 이택현에겐 공간이 생겼다.

슈팅하거나 드리블을 할 수 있는 공간.

이때, 이택현은 드리블을 선택했다.

이미 페널티박스에 걸친 위치였는데, 이제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며 골키퍼와의 거리를 좁혔다.

물론 그러자 다른 수비수가 덤벼들었다.

무시하기엔 위협적인 움직임이었다. 슈팅을 때릴 각도 사라졌다.

만약 슈팅을 때리고 싶으면 수비수를 제쳐야만 가능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택현은 애초에 슈팅할 생각이 없었다.

더 깊게 들어간 이유도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였다.

툭!

이택현은 뒤꿈치를 이용해 공을 뒤로 보냈다.

정확히는 왼쪽 대각선 뒤였다.

“재욱쓰! 이 정도면 충분하지?”

좋은 자리를 잡고 있던 신재욱에게 흘려주는 패스.

신재욱으로서는 편안하게 슈팅을 때릴 기회가 만들어졌다.

“어, 충분해.”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재욱은 공을 때려냈다.

왼발로 공을 강하게 감아 찼다.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걸 보고 골대 상단 왼쪽을 노린 슈팅이었다.

퍼어엉!

힘이 제대로 실렸고, 궤적도 깔끔했다.

골대의 오른쪽에 가깝게 위치하던 골키퍼가 막아낼 수 없는 슈팅이었다.

― 우오오옷! 들어갔습니다! 신재욱 선수의 두 번째 골이 터졌습니다! 이게 신재욱이죠!

―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의 호흡이 다시 한번 빛났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천재 듀오는 러시아의 수비수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강력하네요!

이택현의 어시스트를 받은 신재욱의 골.

스코어는 2 대 0이 되었고.

한국대표팀 선수들은 열광하며 신재욱과 이택현을 둘러쌌다.

“이 예쁜 자식들! 둘이 아주 다 해 먹는구만!”

“잘해도 너무 잘하는 거 아니야? 아주 괴물들이야!”

“흐흐흐흐! 러시아 애들 멘탈 나갔다! 봐봐! 얼굴 보면 영혼이 날아갔잖아.”

“택현아 너는 어떻게 거기서 백힐을 하냐? 재욱이랑 너는 서로 텔레파시라도 통하는 거야, 뭐야?”

“대단한 놈들이야. 역시 천재들은 다르다니까?”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축구팬들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기뻐했다.

└ 골!!!!!!!!!!!! 터졌다!!!!!!!!

└ 이게 한국 축구 맞아……? 왜케 잘하지?;;;;; 내가 알던 거랑은 너무 다른데……?

└ 신재욱이랑 이택현이 한국 국대의 퀄리티를 3단계 정도는 높여놓은 느낌이야. 진짜 개잘한다ㄷㄷㄷㄷ

└ 러시아 수비수들이 못하는 건가? 이택현이랑 신재욱을 아예 못 막네?

└ 재욱이랑 택현이가 못해 보이게 만드는 거지. 얘네 클래스가 그만큼 높은 거야.

└ 위에 말이 맞는 듯. 러시아가 못하는 게 아니고, 그냥 신재욱이랑 이택현이 잘하는 거 같아.

└ 신재욱은 차는 족족 들어가네? 얘 결정력 사기 수준인데?

└ 분데스리가 2시즌 연속 득점왕이잖아. 신재욱 결정력은 원래 좋았어.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분위기는 매우 안 좋았다.

선수들의 얼굴에 흐르던 자신감은 어느새 사라졌고, 서로의 잘못을 끄집어내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런 러시아의 좋지 못한 분위기는 경기가 재개된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 러시아의 움직임이 좋지 않은데요? 지금은 글루샤코프 선수가 좀 더 전진해서 공을 받아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사메도프 선수도 너무 공을 끌고 있어요! 이미 2번의 턴오버를 했거든요? 사메도프 선수는 조금 더 빠르게 볼 처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러시아의 공격은 무뎌졌다.

경기 초반부터 힘을 실었던 중원 싸움에서도 한국에게 크게 밀리고 있었다.

자연스레 기회는 한국에게 찾아왔다.

― 손훈민 선수가 코너킥을 얻어냈습니다! 한국의 분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 기석용 선수가 코너킥을 준비하네요. 이 선수, 킥력이 매우 좋은 선수죠!

킥의 정확도가 뛰어난 기석용이 경기장 코너에서 코너킥을 찼다.

퍼어엉!

강하게 감아 찬 공이 러시아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휘어져 들어갔다.

위협적인 궤적이었다.

이때,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선수들이 몸을 띄웠다.

그중 가장 좋은 위치에 있던 선수는 신재욱이었다.

신재욱은 기석용이 보낸 공의 궤적을 잘 예측했고, 좋은 타이밍에 몸을 띄우기까지 했다.

190cm의 수비수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바로 옆에서 방해를 해왔지만, 신재욱은 경합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점프력도 바실리 베레주츠키보다 더 뛰어났다.

터엉!

신재욱이 날아오는 공을 머리로 찍어 내렸다.

힘이 제대로 실린 헤더.

공은 대각선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러시아의 골키퍼가 당황하며 손을 휘저었다.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운이 좋으면 공을 건드릴 수도 있었겠지만, 러시아의 골키퍼 아킨페프에겐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의 손은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투웅!

잔디 위로 떨어진 공이 다시 튕기며 러시아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 고오오오오오오올! 신재욱 선수가 엄청난 헤더로 세 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 해트트릭이네요! 신재욱 선수! 러시아를 무자비하게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수준이 다르네요! 정말 이 선수는 수준이 달라요!

― 신재욱 선수는 정말 대단한데요? 러시아의 수비수들을 너무 쉽게 상대하고 있어요! 더군다나 방금 상대한 바실리 베레주츠키 선수는 못하는 선수가 아니거든요? 러시아 리그의 강팀 CSKA 모스크바에서 매우 좋은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인데, 신재욱 선수가 공중볼에서까지 압도해버리네요!

― 지난 2013/14시즌부터는 공중볼 경합 능력도 빠르게 좋아지면서, 결국 시즌 막바지엔 웬만한 수비수들은 전부 이겨버리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공중볼 경합 능력을 보여줬었고요.

― 해외 축구팬들은 신재욱 선수를 완성형 스트라이커라고 말한다던데, 정말 완성형 스트라이커가 맞는 것 같네요. 발과 머리를 모두 잘 쓰며, 언제 어디서든 골을 넣어주니까요!

3 대 0.

이기고 있는 팀은 승리를 확신하게 되는 스코어였다.

반대로 지고 있는 팀은 패배를 직감하게 되는 스코어였다.

그리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신재욱은 흥분한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었다.

“우오오오! 이 미친놈아! 해트트릭이라니! 으하하핫! 축하한다 진짜로!”

“해트트릭을 해? 월드컵에서? 재욱아! 내가 살면서 너 같은 괴물을 또 볼 수 있을까?”

“골 축하한다! 3골을 넣을 줄은 몰랐는데, 역시 대단해!”

“재욱아, 고맙다. 네 덕에 어시스트 하나 올렸어.”

“대단하다 정말! 거기서 경합을 이기고 헤더 골을 넣어버리네!”

같은 시각.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던 한국 축구팬들 역시도 흥분하고 있었다.

└ 와!!!!!!!!!!!!!!! 해트트릭!!!!!! 또 신재욱이 넣었어!!!!!

└ ㅋㅋㅋㅋㅋㅋ러시아를 그냥 뚜드려 패버리네ㅋㅋㅋㅋㅋ 신재욱 얘는 너무 잘해서 할 말이 없다ㅋㅋㅋㅋㅋ

└ 골!!!!!!!!!!!!!!!!! 재욱신은 헤더도 잘해ㅋㅋㅋㅋ

└ 이쯤 되니까 러시아가 불쌍해지는데?ㅋㅋㅋㅋ

└ 일단 러시아는 이긴 것 같네ㅎㅎㅎ 아직 전반전도 안 끝났는데 3 대 0이면 겜 끝났다고 봐야지.

└ 경기 너무 재밌다ㅋㅋㅋ 호프집에서 스크린으로 축구 보고 있는데, 여기 사람들 다 흥분했음ㅋㅋㅋㅋㅋㅋ

└ 누가 신재욱 월드클래스 아니라고 했냐? 분데스리가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했는데도 월드클래스 아니라고 우겼었지? 걔들 다 오늘 신재욱 실력보고 입 다물 수밖에 없을 거야. 진짜 개잘하니까ㅋㅋㅋㅋ

└ 난 이제 승패는 안 궁금해ㅋㅋㅋㅋ 그냥 이 경기에서 신재욱이 몇 골이나 넣을지 궁금해졌어ㅋㅋㅋ

└ 러시아 ㅈ됐다;;;; 신재욱 컨디션 빨딱 섰다ㄷㄷㄷㄷ;;;;

이처럼 많은 사람을 열광하게 만든 지금.

당사자인 신재욱의 시선은 자꾸만 허공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메시지가 떠올랐으니까.

[특성이 성장합니다!]

[‘최고급 슈팅 컨트롤(A)’이 ‘극도의 슈팅 컨트롤(S)’로 성장합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고급 헤더 컨트롤(B)’이 ‘최고급 헤더 컨트롤(A)’로 성장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