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85화 (185/224)

185

* * *

「한국, 2014 월드컵 첫 상대로 러시아 만난다!」

월드컵 H조에 들어간 한국의 첫 상대는 러시아로 결정됐다.

그 사실에 한국 축구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러시아 정도면 할만할 것 같은데? 일단 1승은 가져간 느낌 아님?

└ 다른 팀들보다는 해볼 만할 거 같긴 해. 러시아가 그렇게 강한 팀은 아니잖아ㅋㅋ

└ 러시아 솔직히 축구 못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어.

└ 우리는 수비가 문제임. 너무 못해. 근데 러시아 공격은 막을 수 있을지도?

└ 러시아 정도면 신재욱이 실력 보여주기 좋지. 기석용, 구자천이 찔러주고, 손훈민, 이택현이 크로스 올려주면 신재욱 골 무조건 나올걸?ㅎㅎㅎ

└ 빨리 보고 싶다! 한국이 어떤 경기를 보여주려나.

이번 대표팀엔 신재욱과 이택현, 그리고 손훈민, 기석용, 구자천과 같은 유럽파 선수들이 많다는 것.

이 정도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이라면 러시아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국 축구팬들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같은 시각.

한국대표팀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하며 브라질의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날씨 되게 좋은데? 축구 하기 좋은 날씨야!”

이제는 대표팀의 고참이 된 기석용이 만족스럽다는 얼굴로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역시 브라질의 날씨에 만족하고 있었다.

“맞아요. 브라질은 날씨가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땅도 부드러워서 맨발로 축구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서 브라질에선 어린 친구들이 맨발로 축구 하기도 하잖아요.”

“하! 여긴 날씨가 미쳤어요. 조금 덥긴 한데, 그래도 이 정도면 엄청 좋은 것 같아요.”

날씨가 좋아서일까?

대표팀 내의 분위기도 좋았다.

몇몇 고참 선수들이 기강을 잡긴 했지만, 심한 편은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형들! 라인 좀 올려주세요! 이럴 때 더 힘내주셔야 돼요! 실전에서도 딱 이럴 때 골 넣을 기회가 생긴다고요!”

이택현은 특히나 열정적이었다.

대표팀의 모든 선수가 그보다 나이가 많고, 선배였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할 말을 했다.

애초에 별로 눈치를 보지 않는 성격이었고, 팀의 경기력이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떠들겠다는 마인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에이! 자천이 형! 좀 더 앞으로 나와서 받아주셔야죠!”

그런 이택현의 행동에도 대표팀의 선배들은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택현이 하는 말들이 팀의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택현이가 잘하고 있네.’

신재욱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읽으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떠들지 않아도 이택현이 알아서 필요한 말들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편하게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팀 분위기는 좋은 편이고, 경기력도 조금만 손보면 나쁘지 않아.’

팀의 경기력도 마음에 들었다.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나쁘진 않았다.

최소한 러시아에게 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신재욱의 생각이었다.

‘물론 붙어봐야 알겠지만.’

* * *

일주일이 흘렀다.

한국대표팀 선수들은 브라질의 환경에 얼추 적응했다.

시차에도 잘 적응했고, 날씨나 잔디 상태에도 적응했다.

훈련도 순조롭게 끝이 났다.

그래서일까?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엔 자신감이 드러났다.

―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표정이 좋은데요? 자신감이 보입니다!

― 여유가 느껴지네요. 러시아와의 경기를 대비하면서 준비가 잘된 걸까요?

―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길 바라면서, 양 팀의 스쿼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한국의 스쿼드를 보시면 신재욱 선수가 원톱으로 나왔고, 그 뒤엔 이택현, 손훈민, 이청영, 김국영, 기석용, 홍정오, 김영원, 이훈, 윤성영, 정석룡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습니다.

― 이택현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네요? 윙어로 뛰게 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말이죠.

― 이택현 선수는 최근에도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었으니까요. 경기력도 좋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워낙 다재다능한 선수이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양쪽 윙어에는 손훈민 선수와 이청영 선수가 나왔네요.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죠?

한국의 스쿼드는 꽤나 강력했다.

수비진은 무게감이 떨어졌지만, 미드필더진과 공격진만큼은 대부분 유럽파 선수들로 이뤄져 있어서인지 무게감이 상당했다.

특히 스트라이커인 신재욱과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택현, 양쪽 윙어 역할을 맡은 손훈민과 이청영은 아직 경기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의 합류로 한국대표팀의 전력이 확실히 강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방심할 순 없습니다. 러시아의 스쿼드 역시 만만치 않거든요!

― 러시아 선수들도 지금 보시면 자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 유럽파거든요? 경험도 많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절대 만만히 볼 수 있는 팀이 아닙니다!

해설들이 양 팀의 스쿼드를 설명하는 것을 끝냈을 때.

경기가 시작할 조짐이 보였다.

관중들은 기대감이 담긴 환호를 내뱉었고.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축구팬들 역시 긴장감이 녹아있는 응원을 시작했다.

└ 드디어 시작하나? 하…… 떨린다!

└ 뭐야? 러시아도 죄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네? 왜 몰랐지? 이러면 좀 빡센 거 아닌가?

└ 대한민국 이겨라!!!!!!!!!

└ 러시아도 장난 아니네. 근데 그래도 난 한국이 이길 거라고 믿어!

└ 재욱아! 가자! 갓재욱!!!!!! 재욱신!!!!!!

└ 러시아 박살 내고 알제리랑 벨기에도 잡아버리자!!!!!

└ 16강 가보자!!!!!!!!

└ 손훈민이 뭔가 보여줄 것 같은데? 얘 양발 슈팅 오지잖아!

└ 신재욱이랑 이택현도 양발 슈팅 미쳤음!!!! 오늘 한국 화력 레전드급이야ㅋㅋㅋ

삐이이익!

양 팀에게 아주 중요한 경기가 지금 시작됐다.

― 경기 시작됐습니다! 16강을 바라보는 팀들이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맞붙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시작부터 강렬하게 부딪쳤다.

― 양 팀의 중원 싸움이 굉장히 치열한데요? 두 팀 모두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게 느껴집니다!

― 기세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거죠! 두 팀 모두 서로에게 강하 압박을 넣고 있습니다!

패스를 주고받고, 서로에게 달려들며 압박하는 치열한 중원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점유율은 조금씩 한쪽으로 기울었다.

― 이택현 선수! 탈압박이 굉장히 좋은데요? 러시아 선수들에게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좋은 발밑 기술을 보여주며 공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 와! 이택현 선수가 공을 잡으면 뺏기질 않네요!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볼 땐 이택현 선수가 이 정도로 탈압박이 좋은지는 몰랐었는데, 상대가 러시아여서 그런 걸까요? 이택현 선수의 뛰어난 탈압박 능력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간결한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는 것 자체가 실력이 좋다는 것이거든요?

공격형 미드필더이면서 경기장을 넓게 뛰어다니며 공을 지켜주고, 정확한 패스를 뿌려주는 이택현의 활약 덕분이었다.

더구나 손훈민과 이청영, 기석용도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답게 별다른 실수 없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점유율을 높이는 것에 일조했다.

그리고 신재욱은.

― 신재욱 선수가 소속팀에서 보여주던 플레이와는 다르게, 최전방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네요?

― 동료들이 중원 싸움을 잘해주니, 굳이 내려올 필요가 없는 거죠. 최전방에서 골 기회를 노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로지 골 기회만을 노렸다.

밑으로 내려가서 경기를 풀어주면 그만큼 최전방에서 공을 잡는 횟수도 줄게 되고, 골 기회도 줄어드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지금은 수비 가담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다행이야. 다들 잘 싸워주고 있어.’

공을 거의 만지지 않고 있지만, 신재욱은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곧 기회가 온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으니까.

‘지금!’

신재욱은 이택현과 눈빛을 교환했다.

그 순간 곧바로 몸을 돌려 속도를 높였다. 이택현의 패스를 예상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이택현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터엉!

공을 가볍게 찍어 차서 앞으로 보내는 패스.

난이도가 매우 어려운 패스였지만, 이택현의 얼굴엔 자신감이 흘렀다.

쉬이익!

날아온 공은 러시아 수비수의 키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며 골키퍼에게 뺏기지 않는 위치에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기 직전.

러시아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든 신재욱이 발등으로 공을 때려냈다.

정확한 임팩트로 때려낸 슈팅이었고, 공은 골키퍼가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쏘아졌다.

철썩!

러시아의 골망이 크게 흔들렸다.

― 우워어어어어! 고오오오오오오오올! 골! 신재욱 선수의 골입니다!

골이 터짐과 동시에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의 환호였다.

러시아의 선수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신재욱을 바라봤다.

한국 선수들 역시 너무 놀라서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신재욱은.

“생각했던 것보다 수비가 허술한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골대 안에 있는 공을 옆구리에 낀 채,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잘하면 대량 득점도 가능하겠어.”

* * *

툭!

신재욱은 공을 잔디 위에 내려놓았다.

그에겐 경기를 빠르게 재개하기 위한 행동에 불과했다.

그러나 팬들이 보기엔 그 어떤 세리머니보다도 멋있는 행동이었다.

└ 신재욱 시그니처 세리머니 나왔다ㄷㄷㄷ 포스 미쳤어ㄷㄷㄷㄷ

└ 내가 러시아 선수였다면 이미 쫄았을 듯ㅋㅋㅋㅋㅋ 와……내가 월드컵에서도 저 세리머니를 보게 되다니ㅋㅋㅋㅋㅋ

└ 러시아 수비수들이 신재욱 이택현 조합을 아예 못 막네. 하긴 챔스권 팀들도 못 막은 조합인데, 쟤들이 어떻게 막겠어ㅋㅋㅋ

└ 이택현 탈압박이랑 로빙패스가 너무 쩔었고, 신재욱의 침투랑 마무리도 미쳤어ㅋㅋㅋㅋ 얘넨 걍 미쳤음ㅋㅋㅋㅋ 특히 신재욱은;;;;; 로빙패스를 다이렉트로 때려버리네;;;;;;

└ 다이렉트 발리슛 개쩔었어ㅋㅋㅋㅋ

└ 지렸다…… 이게 신재욱이랑 이택현이지…….

경기장을 뜨겁게 달궈놓은 지금.

당사자인 신재욱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미쳤다! 벌써 골을 넣어? 재욱아, 넌 월드컵에서도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네?”

“얜 긴장을 안 하잖아. 훈련 때랑 다른 게 없어. 너무 잘해!”

“찢었다! 흐흐! 러시아 애들 지금 깜짝 놀랐어!”

“골 축하한다!”

이어서 빨리 칭찬을 해달라는 이택현에게 엄지를 들어 올린 뒤에야 동료들의 축하는 끝이 났다.

잠시 후, 신재욱은 심판을 바라봤다.

이제 경기를 재개해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이 분위기를 살리려면 한 골 정도는 빠르게 더 넣어줄 필요가 있어.’

아직 경기가 재개되지 않았지만, 신재욱은 이미 집중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골을 넣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삐이익!

경기 재개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러시아의 공격진은 중앙에서 공을 건드렸다.

그런데 이때.

타닷!

신재욱이 속도를 높였다.

― 어어? 신재욱 선수가 알렉산드르 코코린 선수에게 달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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