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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속도가 1 올랐습니다!]
[헤딩이 1 올랐습니다!]
[탈압박이 1 올랐습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최고의 정신력(A)’이 ‘극도의 정신력(S)’로 성장합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경이로운 신체(B)’이 ‘완벽한 신체(A)’로 성장합니다!]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와 특성이 성장했다는 메시지들.
한 개도 아닌 여러 개가 떠오른 것을 보며,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면 이 정도는 돼야지.”
신재욱은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면서도 눈으로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바라봤다.
“속도까지 오를 줄은 몰랐는데, 드디어 올랐구나.”
헤딩이나 탈압박 능력치가 올랐다는 것도 좋았지만, 속도가 올랐다는 메시지가 가장 반가웠다.
가장 안 오르는 능력치였으니까.
게다가 속도 능력치는 이제 85.
프로선수들 사이에서도 제법 준수한 속도를 낼 수 있는 능력치였다.
‘요즘 발이 느리다는 말은 안 듣고 있지만, 빠르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잘하면 빠른 편이라는 소리까진 들을 수 있겠어.’
경기장 중앙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공을 땅에 내려놓으며, 신재욱은 성장한 특성들의 정보를 바라봤다.
[극도의 정신력]
[등급] S
[효과] 체력이 완전히 바닥났을 때, 극도의 정신력을 발휘하며 많은 시간 더 뛸 수 있게 됩니다. 특성의 효과가 발휘될 때, 컨디션이 매우 좋아집니다.
[완벽한 신체]
[등급] A
[효과] 신체 밸런스와 힘, 운동능력, 몸싸움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지고, 어지간해선 다치지 않게 됩니다.
“미쳤네.”
미쳤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만큼 성장한 특성들의 효과는 좋아 보였다.
“상대 수비수들이 놀라겠는데?”
아직 직접 확인하진 않았지만, 특성의 등급을 봤을 때 효과는 분명 강력할 게 분명했다.
이제 신재욱을 상대하게 될 상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신재욱의 실력이 갑자기 더 좋아질 테니까.
― 경기가 재개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단단한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선제골을 넣은 이상 급할 게 없었다.
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계속해서 공격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좋지 않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표정이 어두웠다.
경기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애초에 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준비한 전략은 전반전에 1골을 넣고, 후반전엔 원래의 수비 전술로 버티는 것이었는데 초반부터 꼬여버렸다.
“신재욱 하나로 모든 게 꼬여버렸어.”
후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한숨을 내쉬며 신재욱을 바라봤다.
“저 녀석이 잘하는 건 알았지만……이렇게나 특별할 줄이야.”
기습적으로 몸을 돌리며 슈팅을 때리고, 그 슈팅으로 골을 넣는 신재욱의 모습을 봤을 때.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팔에 소름이 돋았었다.
다른 선수도 아닌, 디에고 고딘을 상대하면서 만들어낸 골이었기 때문이었다.
“디에고 고딘은 라리가 최고 수준의 수비수인데……디에고 코스타나 다비드 비야도 고딘을 저렇게 뚫어내지 못하는데…….”
디에고 고딘이 어떤 수비수인가.
유명세는 덜하지만, 세계적인 실력을 지닌 수비수다.
187cm라는 큰 키를 이용한 헤더 능력이 대단하고, 피지컬은 뛰어나지 않지만 수비 능력이 엄청난 선수다.
절대 쉽게 뚫릴 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신재욱에겐 너무나도 쉽게 뚫린 것처럼 보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그 원인을 알았다.
“신재욱은 심리전을 굉장히 잘해. 계속해서 포스트 플레이만 하면서 디에고 고딘을 익숙하게 만든 다음, 갑자기 다른 플레이를 했어. 저 녀석…… 얄미울 정도로 영리하기까지 해.”
후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입에서 다시 한번 한숨이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오늘 경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이 처음보다는 좀 소극적인 것 같죠?
― 그렇습니다! 측면에 있는 윙어들이 적극적으로 돌파 시도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전술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이 잘 통하려면 측면공격이 살아나야 하거든요?
― 아무래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에 위축된 것 같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역습에도 강한 팀이고, 만약 또다시 실점하게 된다면 최악의 상황이 되는 것이거든요! 공격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죠.
해설들의 말처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과감한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을 경계하다 보니, 신중하게 공을 돌리며 완벽한 기회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이 어떤 팀이던가.
시즌 내내 단단한 경기력으로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팀이었다.
―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가 굉장히 좋은데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계속해서 틈을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빈틈이 보이질 않습니다!
― 지금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보시면 각자 맡은 지역을 철저하게 막아 주고 있거든요? 조금은 불안할 수 있는 측면은 프랑크 리베리 선수와 토마스 뮐러 선수가 수비 가담을 해주면서 도움을 주고 있고요. 이러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서는 더욱 뚫기 어렵죠!
바이에른 뮌헨은 빈틈을 주지 않았다.
물론 빈틈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에겐 찾기 힘든 정도였다.
결국,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한 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공을 뺏겨버렸다.
공을 뺏긴 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들의 공격을 끊어낸 선수가 수비수도 아니고 공격수였으니까.
― 신재욱 선수의 태클입니다! 이야! 정말 아름다운 태클이네요! 가비 선수가 패스하려던 순간에 과감하게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는데, 이게 또 정확히 공만 빼냈습니다!
― 신재욱 선수의 슬라이딩 태클은 날이 갈수록 더 완벽해지는 것 같습니다! 정말 상대가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무기네요!
깔끔한 태클로 공을 뺏어낸 신재욱은 근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했다.
아직 몸을 일으키지 못한 자신보단, 역습할 준비가 되어있는 동료에게 공을 주는 게 나았으니까.
“바스티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몸을 돌리며 패스를 받았다. 공을 받는 것과 동시에 다시 뿌려줄 수 있게끔 각을 만든 것이었다.
그의 시야엔 보였다.
최전방으로 총알처럼 뛰어나가는 이택현의 모습이.
퍼엉!
슈바인슈타이거의 발이 공을 차 냈다.
좋은 패스 능력을 지닌 선수답게, 공은 정확하게 전방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이택현은 날아오는 공을 어렵지 않게 받아냈다.
― 이택현 선수! 완벽한 침투입니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 너무나도 좋은 기회입니다!
― 이건 넣어줘야죠!
높은 확률로 골을 넣을 좋은 기회였다.
아직 나이가 어린 이택현은 흥분했지만, 슈팅을 시도하는 움직임만큼은 침착했다.
그는 타고난 재능과 수많은 훈련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슈팅을 때려냈다.
라리가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인 쿠르투아를 앞에 둔 상황이었지만, 이택현은 오로지 자신이 할 것에만 집중했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올! 이택현 선수의 골입니다! 스코어를 2 대 0으로 만드는 골! 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무너지나요?
―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가졌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지만, 지금처럼 공격하는 상황에서 역습을 허용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죠! 게다가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너무 완벽했습니다!
― 이러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더 말리겠는데요? 선수들의 멘탈이 많이 흔들릴 것 같습니다!
이택현의 골이 터진 지금.
그 모습을 보던 신재욱은 시선 돌려 자신의 몸을 바라봤다.
“역시 좋아졌어.”
가비의 공을 태클로 끊어내고 슈바인슈타이거에게 공을 넘겨줄 때.
평소와는 느낌이 달랐다.
몸의 중심이 더 잘 잡혀있는 느낌이 들었고, 머리로 생각했던 움직임이 실제로도 잘 구현됐다.
운동신경 자체가 좋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신재욱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완벽한 신체]
[등급] A
[효과] 신체 밸런스와 힘, 운동능력, 몸싸움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지고, 어지간해선 다치지 않게 됩니다.
“효과가 확실하네.”
선제골을 넣었을 때, 경이로운 신체(B) 특성이 성장하며 얻게 된 완벽한 신체(A) 특성의 효과 덕이었다.
“이러니 특성이 성장하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니까.”
신재욱은 씨익 웃은 뒤, 다시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서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이택현의 모습이 보였다.
“그나저나 쟤, 실력이 더 늘었네.”
* * *
2 대 0 스코어가 됐지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방심하지 않았다.
아직 전반전이었기에 경기는 언제든지 역전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를 정말 잘 풀어나가네요. 2 대 0으로 앞서고 있음에도 선수들이 전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 이러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답답해지겠는데요? 이 팀은 역습을 즐기는 팀인데, 바이에른 뮌헨이 라인을 내리고 있으니까 역습 기회가 생기질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측면도 뚫리질 않고 있고요.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금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면 중거리 슈팅을 과감하게 시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 측면보단 중앙으로도 전진 패스를 넣어야만 합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무섭더라도, 골을 넣으려면 도전을 해야만 하거든요?
경기장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호통이 끊이질 않았다.
그는 위축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며 소리를 질러댔다.
워낙 카리스마가 넘치는 감독이었기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즉시 반응했다.
위축된 마음을 억지로라도 이겨내려고 노력하며 보다 더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신재욱 때문이었다.
― 우오오오오오! 이번에도 신재욱입니다! 신재욱 선수가 환상적인 슬라이딩 태클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을 끊어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에게 그랬던 것처럼.
신제욱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중요한 전진 패스를 시도하려고 할 때,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상대의 공격을 완벽한 타이밍에 끊어내는 태클이었다.
‘확실히 운동능력이랑 신체 밸런스가 좋아졌어.’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뺏어낸 신재욱이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 움직임은 매우 빨랐다.
‘이 정도면 직접 공을 몰고 나가도 되겠는데?’
주변을 확인한 신재욱이 미소를 지었다.
상대 선수들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느라 수비수들의 숫자도 적었다.
기술에 자신이 있는 선수라면 드리블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해보지 뭐.’
조금 더 좋은 위치에서 움직이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신재욱은 지금만큼은 직접 도전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투욱!
공을 앞으로 밀어내며 속도를 높였다.
― 신재욱 선수가 전진합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이번에도 신재욱 선수로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