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79화 (179/224)

179

* * *

경기가 종료되며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순간.

―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엔 레알 마드리드라는 최강의 팀을 무너뜨리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게 됐습니다!

― 아~! 정말 명경기였습니다. 양 팀이 모든 걸 쏟아부었고,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줬죠! 승자는 결정됐지만, 최선을 다해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이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이 기분은 적응이 안 된다니까.”

신재욱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자꾸만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환생 전을 포함하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도 많은 편인 그였지만, 지금처럼 결승에 진출할 때는 매번 기뻤다.

경험이 많았음에도 단 한 번도 덤덤할 수가 없었다.

“팬들의 환호도 마찬가지고.”

신재욱은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는 집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

그곳에 가득한 홈팬들의 환호는 듣기 좋은 음악처럼 느껴졌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자꾸만 함성을 지르고 싶어졌다. 너무 기쁜 나머지 흥분한 것이다.

이처럼 경험이 많은 신재욱이 이럴 정도니, 다른 선수들의 반응은 더욱 격렬했다.

특히 이택현은 눈이 뒤집히지만 않았을 뿐,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까먹은 채로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그러더니 이제는 신재욱에게 달려왔다.

“재욱아! 결승이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갔다고! 와! 진짜 기분 너무 좋네!”

“우승까지 가야지.”

“당연하지! 재욱아 나 오늘 솔직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느라 조금 쫄렸는데, 그래도 꽤 잘했지?”

“충분히 잘했어.”

자신이 잘했냐고 묻는 이택현의 질문에 신재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라고 하기엔 많이 잘한 게 맞지.’

공격형 미드필더가 어떤 포지션이던가.

축구 자체를 잘해야만 잘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특히나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려면 엄청난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

그런데 만 18세의 이택현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부담되는 게 당연했고, 잘할 수 없는 게 당연한 무대였다.

그런데도 잘했다.

정확히 말하면 무난한 경기력이었지만, 그걸로도 놀라운 것이었다.

“충분히 잘했다고? 으흐흐흐! 재욱신이 그렇게 말하니까 완전 뿌듯한데?”

“재욱신? 그건 또 뭐야? 갑자기 왜 외국인들이 이름 부르듯이 말하냐.”

“엥? 이거 몰라? 요즘 한국팬들이 너 부를 때, 재욱신이라고 하잖아. 재욱이라는 이름이랑 말 그대로 신을 뜻하는 ‘신’을 붙여서 재욱신.”

“아 최근엔 한국 팬들 반응을 못 봤어. 그럼 재욱GOD이라는 뜻인 거지?”

“바로 그거지!”

“…이건 좀 민망한데.”

“민망하긴 왜 민망해. 리오넬 메시도 메신이라고 불리잖아.”

“그건 메시잖아.”

“너도 요즘 포스로는 안 꿀리잖아.”

“……됐고, 팬분들한테 인사하러 가자.”

신재욱은 화제를 돌렸다.

리오넬 메시와의 비교는 민망했으니까.

환생 전이라면 모를까, 아직은 한참이나 이르다고 생각했다.

꾸준함에서 큰 차이가 나니까.

‘적어도 3시즌은 더 잘해야만 비빌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 * *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도 연승을 이어갔다.

연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는 이제는 명실상부 에이스가 된 신재욱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함부르크에게 7 대 0 대승!」

「홈구장에서 굴욕적인 패배한 함부르크, 신재욱을 막지 못한 대가는 컸다.」

「신재욱, 함부르크전에서 4개의 공격포인트 기록! 3개의 골과 1개의 도움으로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트라이커다운 경기 펼쳐!」

「바이에른 뮌헨, 슈투트가르트에게 4 대 0 승리!」

「신재욱, 1골 2도움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 펼쳐!」

「완벽한 경기력으로 슈투트가르트의 수비진을 무너뜨린 신재욱, 또다시 분데스리가의 득점왕 됐다!」

연승을 거둔 바이에른 뮌헨에겐 자연스레 분데스리가 우승도 따라왔다.

「바이에른 뮌헨, 2013/14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우승컵 ‘마이스터샬레’를 들어 올리는 신재욱!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 소년,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가 됐다!」

「천재 신재욱, 두 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라!」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 이뤄낸 바이에른 뮌헨!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해내나?」

분데스리가 우승을 거두고, 득점왕을 해낸 지금.

독일 현지에서 신재욱을 향한 관심은 대단했다.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신재욱’이라는 이름이 빠지지 않을 정도였다.

독일 현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도 대단했다.

이들은 신재욱이 어린 나이에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가 되었다는 사실에도 놀랐지만, 신재욱이 이번 시즌에 기록한 공격포인트의 숫자에 더욱 놀라움을 드러냈다.

└ 34경기 49골 27어시스트????? 신재욱 얘 사람 맞냐?

└ 더 놀라운 게 뭔지 알아? 얘 겨우 18살이라는 거야.

└ 지난 시즌엔 20경기 36골 19어시스트였고, 이번 시즌엔 34경기 49골 27어시스트를 했어. 근데 얘보고 거품이라고 했던 멍청이들은 어디로 도망갔을까?

└ 신재욱은 의심할 수 없는 월드클래스야. 얘보고 월드클래스 아니라고 하는 바보들은 그냥 신재욱이 너무 빨리 월드클래스가 돼서 인정하기 싫은 것뿐이야. 그게 아니면 인종차별주의자들이던가.

└ 만 18세에 분데스리가 득점왕 2회에 분데스리가 우승 2회라는 커리어라니…… 게다가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앞두고 있잖아? 이 정도면 이번 2014년에 가장 핫한 선수라고 말해도 되겠어.

└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아직 모르는 일이지. 근데 굳이 챔피언스리그 우승 커리어가 아니더라도 신재욱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가 맞아. 분데스리가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이잖아. 그것만으로도 증명이 된 거지.

└ 34경기에 나와서 49골 27어시스트라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분데스리가가 쉬운 리그인 줄 알겠어.

└ 분데스리가가 강력한 리그라는 건 이번 챔피언스리그를 보면 알잖아? 레알 마드리드도 바이에른 뮌헨에게 무너진 거 못 본 사람 없지?

└ 신재욱이 신계의 문을 강하게 두드리고 있구만!

분데스리가 34경기 49골 27어시스트.

신재욱이 이번 2013/14시즌에 만들어낸 기록이었다.

압도적인 골 숫자로 득점왕에 올랐고, 어시스트의 숫자 또한 분데스리가 최고였다.

신재욱이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로 뽑힌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신재욱, 팬들의 투표에서 2013/14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로 뽑혀!」

이러한 사실에 한국 축구팬들 역시 가만히 있지 못했다.

같은 한국인이 유럽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다는 사실에 커다란 관심을 드러냈다.

└ 신재욱 왜 이렇게 잘하냐? 한국인이 분데스리가에서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할 수가 있는 거였어?ㄷㄷㄷ

└ 난 신재욱이 분데스리가에서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까지도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랑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도 그냥 개쩔던데?

└ 신재욱은 신기할 정도로 노련해. 그냥 천재라는 말로는 부족한 게, 얜 경험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니까?

└ 나 유럽에서 여행 중인데, 신재욱 인기 장난 아니더라. 그냥 신재욱 이름만 꺼내면 바로 인싸되는 거야.

└ 영국에서도 신재욱은 엄청 유명해졌어. 내가 듣기론 영국의 빅클럽들이 가장 영입하길 원하는 공격수라던데?

└ 그럴 만도 하지. 거의 완벽한 공격수잖아. 신재욱은 발이 빠르지 않다는 걸 제외하면 단점이 없어.

└ 발이 빠르지 않은 단점도 타이밍으로 커버하잖아. 걍 완벽한 공격수임.

└ 아마 몇 년 뒤엔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 그러려면 발롱도르는 타야지.

└ 머지않아 발롱도르도 탈 듯. 그리고 만약 신재욱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다면 이번 시즌에 발롱도르 받을 수도 있어.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엄청 잘하긴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신재욱의 커리어가 더 좋은 것 같거든.

└ 딱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신재욱도 최고는 맞아.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일주일간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훈련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휴식에 신경을 썼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남은 시간이 많은 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얼마 만에 이렇게 쉬는 건지.”

침대에 누운 신재욱이 두꺼운 서류로 시선을 옮겼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때도 지금처럼 상대를 분석했다.

웬만해선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경우가 없었다.

상대 선수들의 정보를 외우고, 상대 선수들과 관련된 영상을 하나라도 더 찾아봤다.

신재욱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재욱아.”

“왜?”

“안 지겨워? 쉴 땐 그냥 푹 쉬고 싶지 않아?”

“지겹긴 무슨. 그리고 지금 쉬고 있잖아.”

이택현은 혀를 내둘렀다.

“너의 이런 모습은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돼.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축구만 생각할 수가 있지? 재욱아, 네 머릿속엔 축구밖에 없냐?”

“축구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거지.”

“그게 노력으로 되는 거였어……? 재욱아, 쉴 땐 좀 푹 쉬기도 해. 저번에 과르디올라 감독님도 네가 너무 축구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고 쉴 땐 쉬라고 하셨잖아.”

“난 이게 쉬는 거야.”

“어이구 그러시겠죠. 나중에 피곤하다고 해도 난 모른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택현을 보며 미소를 지은 뒤, 신재욱은 다시 손에 쥔 서류를 바라봤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

서류엔 라리가의 강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관련된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구단에 요청해서 받은 정보들과 직접 찾은 정보들을 모아놓은 자료였다.

‘강한 팀이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팀이었다.

당연히 강팀이었다.

강팀이 아니라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위치에 오를 수 없으니까.

그래서 신재욱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분석하는 것에 더욱 집중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상대의 약점을 하나라도 더 찾아낼 수 있다면 더 많은 시간도 투자할 생각이었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한참을 서류에 집중하던 신재욱이 드디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며칠간 매달린 끝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관련된 정보를 머릿속에 전부 넣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두 가지 확신을 하게 됐다.

“재밌는 경기를 만들기는 어렵겠어.”

첫 번째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는 재미가 없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문을 걸어 잠그는 팀을 상대론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으니까.”

그리고 두 번째로는.

“그래도 오랜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 맛 좀 보겠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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