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78화 (178/224)

178

* *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14년인 현시점에서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받는 남자.

강인한 피지컬, 세계 최고 수준의 헤더 능력, 강력한 슈팅력, 뛰어난 발기술, 빠른 스피드 등 여러 무기를 지닌 그는 많은 경기에서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선수다.

그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을 바라보고 섰다.

프리킥을 차기 위해서였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프리킥을 찰 준비를 마친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기회를 잡을 때면 늘 팬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

그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기에, 지금도 경기를 보던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숨을 죽였다.

퍼어엉!

경쾌한 타격음이 터졌다.

빠르게 뻗어 나간 공이 수비수의 키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그 순간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젠장 이걸 어떻게 막으라고…!”

짜증 섞인 말과 함께 마누엘 노이어가 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의 손은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공이 구석으로 들어가서가 아니었다.

궤적을 예측하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공이 흔들리며 날아왔기 때문이었다.

― 들어갔습니다……! 우오오! 레알 마드리드의 골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프리킥으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건……! 무회전 킥이죠?

― 그렇습니다! 호날두 선수의 전매특허죠! 지금 나오는 느린 화면으로 보시면 공의 무브먼트가 굉장히 지저분하거든요? 이러면 골키퍼로서는 막기 어려울 수밖에 없죠! 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조차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프리킥 골이 터졌고.

“호우!”

특유의 괴성도 터져 나왔다.

‘저 세리머니는 여전하네.’

세리머니를 펼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며, 신재욱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기세가 다시 넘어갈 텐데.’

프로축구에서 기세는 굉장히 중요하기에, 다시 기세를 잡아나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실점하며 기세가 넘어 가버렸다.

1차전에서 3 대 1로 이겼기에 아직은 유리했지만,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3 대 2로 앞서갑니다! 경기가 더 재밌어지고 있습니다!

― 이게 바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어울리는 경기죠!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 그나저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결국 한 건 해주네요!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프리킥 정확도는 솔직히 높은 편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 하하! 워낙 큰 경기에서 강한 선수이지 않습니까.

골을 넣은 이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그중 가장 열심히 뛴 선수는 신재욱이었다.

― 신재욱 선수가 오늘도 많이 뛰어주네요. 매번 팀을 위해서 지칠 때까지 뛰어주는 선수인데, 오늘은 특히나 많이 뛰는 것 같은데요?

― 신재욱 선수는 머리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겁니다. 오늘 같은 경기에선 스트라이커가 많이 뛰어주는 게 특히나 중요하다는 것을요.

스트라이커였지만, 계속해서 밑으로 내려오며 중원에 힘을 실어줬고.

틈만 나면 측면으로 빠져주며 프랑크 리베리와 토마스 뮐러의 공격을 도왔다.

툭!

측면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던 프랑크 리베리가 신재욱에게 패스를 줬다.

다만 그냥 패스를 준 게 아니었다.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며 준 패스였다.

손발을 오래 맞춰온 사이였기에, 신재욱은 그런 프랑크 리베리의 신호를 어렵지 않게 알아들었다.

휘익!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에 서 있던 신재욱은 달려오는 프랑크 리베리와 마주 본 상태에서 뒤꿈치로 공을 흘려줬다.

― 오오! 좋은 연계입니다! 신재욱 선수의 센스 넘치는 패스! 프랑크 리베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으로 파고듭니다!

측면을 뚫어낸 프랑크 리베리의 눈엔 몇 가지 좋은 공격 옵션이 있었다.

각을 만든 뒤 직접 슈팅을 할 수도 있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택현에게 패스할 수도, 반대편에서 기회를 노리는 토마스 뮐러에게 크로스를 줘도 좋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프랑크 리베리는 이 모든 선택지를 두고 다른 선택을 했다.

투욱!

프랑크 리베리는 슈팅각을 만들 것처럼 움직인 뒤, 공을 뒤로 살짝 흘렸다.

뒤에서 달려오는 동료가 슈팅할 수 있게 준 노룩 패스였다.

다만 동료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 준 패스였기에, 동료와의 호흡이 엄청나게 좋지 않고서는 성공시키기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런데도 프랑크 리베리의 얼굴엔 자신감이 드러났다.

그가 봐온 동료라면 충분히 기회를 살릴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신재욱이 설마 이걸 못 살리겠어?’

신재욱이라면 이미 자신의 의도를 눈치챘을 것이라고 믿었으니까.

* * *

‘이럴 것 같았어.’

신재욱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프랑크 리베리라면 여러 선택지를 지닌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힐패스를 뿌려준 이후,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프랑크 리베리라면 뒤로 흘려줄 것 같아.’

훈련할 때의 프랑크 리베리를 떠올리며 플레이를 예측했다.

예측은 성공이었다.

프랑크 리베리는 신재욱이 예상한 방법 그대로 공을 흘려줬다.

‘이건 넣어줘야지.’

슈팅각이 제대로 나온 상황이었다.

압박도 없었고, 골대와의 거리도 멀지 않았다.

스트라이커라면 넣어줘야만 하는 찬스였다.

그래서 신재욱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지금 상황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슈팅을 때려내기 위해서 신중하게 다리를 휘둘렀다.

퍼어엉!

강하게 때리는 것보단 정확하게 구석으로 감아 차는 게 좋은 위치였고, 신재욱은 정석과도 같은 슈팅을 때려냈다.

‘잘만 때리면 교과서 같은 슈팅만큼 무서운 게 없거든.’

공이 휘어졌다.

머릿속에서 계산한 궤적과 큰 차이가 없는 슈팅이었다.

골키퍼의 반응도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몸을 날리며 손을 뻗긴 했지만, 날카로운 코스로 휘어져 들어가는 공을 건드리는 것엔 실패했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올! 신재욱! 신재욱 선수의 골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가 동점 골을 터트렸습니다!

― 신재욱 선수의 결정력은 볼 때마다 대단하네요! 이 선수의 슈팅은 최소한 유효슈팅으로는 꼭 연결되는 것 같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슈팅을 유효슈팅으로 만드는 선수죠. 그리고 그 슈팅은 거의 다 골로 연결되고요.

아름다운 골이 터진 지금.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경기장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어어어어어어!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

이곳을 가득 메운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신재욱의 골에 열광했다.

“우워어어어어! 역시 신재욱이야! 난 신재욱이 해줄 줄 알았다고!”

“신재욱은 바이에른 뮌헨의 영웅이야!”

“이 타이밍에 동점 골을 터트려준다고? 분위기가 레알 마드리드 쪽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이건 신재욱이니까 가능한 거야!”

“프랑크 리베리도 직접 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신재욱한테 넘겨주잖아?”

“신재욱의 결정력은 신의 경지에 오른 것 같아! 난 진심으로 쟤가 기회를 놓치는 걸 본 적이 없다니까?”

열광하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신재욱과 바이에른 뮌헨을 응원하던 한국축구팬들도 미친 듯 열광하고 있었다.

└ 골!!!!!!!!!!!!!!!!!!!! 신재욱이 해냈어!!!!!!!!

└ 레전드 골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걸 동점을 만든다고? 신재욱은 진짜 신이냐?ㅋㅋㅋㅋㅋ

└ 프랑크 리베리가 그 상황에서 왜 뒤로 흘리나 했는데, 신재욱이 올 걸 알았던 거였네. 얘 센스도 미친 듯.

└ 프랑크 리베리가 미쳤다기보단 신재욱이 개잘한 거지ㅋㅋㅋ 얘 슈팅 좀 봐. 걍 구석에 꽂히잖아. 이건 골키퍼가 막을 수가 없음.

└ 경기 진짜 재밌다ㅋㅋㅋㅋㅋㅋ 제대로 치고 박는구나ㅋㅋㅋㅋㅋ

└ 신재욱은 제대로 물이 올랐네ㄷㄷㄷ 얘 땜에 축구 본다 내가ㅋㅋㅋㅋㅋ

└ 신재욱 오늘 2골 1도움이야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월드클래스 아님?

└ 월드클래스 맞지. 나이 어리고 경험 적다고 무시하는 애들 있는데, 이미 해외에선 신재욱 월클이라는 평가가 많음.

└ 신재욱이 바이에른 뮌헨 에이스 같은데?ㄷㄷㄷㄷ

└ 에이스 맞지. 경기 보면 알잖아. 신재욱이 스트라이커인데 중원 싸움 풀어주고, 측면 공격도 다 풀어주고 있잖아ㅋㅋㅋㅋㅋ

3 대 3 동점을 만드는 신재욱의 골.

이 골이 터짐과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의 흐름이 끊겼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희망을 품고 힘을 내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겐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젠장! 골 넣은 지 얼마나 됐다고…….”

“하… 짜증 나게 유리한 상황을 지켜내질 못하네…….”

“이러면 안 좋은데.”

“신재욱 저 자식은 왜 실수를 안 하는 거야? 인간미 없는 자식……!”

투덜대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눈엔 보였다.

얄밉게도 이제는 경기장 중앙으로 뛰지 않고, 세리머니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신재욱의 모습이.

― 신재욱 선수가 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이 유리해진 상황이니까 굳이 서두르지 않고 세리머니를 하네요.

― 하하! 영리한 행동이죠. 지금 같은 상황에선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끄는 게 팀에게 좋다는 걸 신재욱 선수라면 분명 알고 있을 거거든요.

신재욱이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 지금.

시간은 후반 35분을 넘기고 있었다.

유리한 입장인 바이에른 뮌헨에겐 충분한 시간일지도 몰라도 골을 넣어야만 하는 레알 마드리드에겐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일까?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도 급해졌다.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너무 급해 보이는데요?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건 알지만, 이럴수록 침착하게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거든요?

― 맞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급해지면서부터 패스 정확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좀 더 침착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후반전엔 체력이 떨어져서 패스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마음이 급해지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은 예리함을 잃어갔다.

바이에른 뮌헨에겐 좋은 일이었다.

안정적으로 지키면서 역습만 노리면 되는 상황이었으니까.

― 선수교체가 이뤄집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제는 팀을 완전히 수비적으로 굳힐 생각인가 보네요.

바이에른 뮌헨은 이택현을 빼고, 수비 능력이 좋은 하비 마르티네스를 투입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뚫기 위해 노력했고, 바이에른 뮌헨은 모든 선수가 수비에 집중하며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때 가장 빛난 선수가 있었다.

― 신재욱 선수! 또다시 태클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아냅니다! 이 선수! 대체 뭐죠? 슬라이딩 태클이 잘 갈린 칼처럼 날카롭습니다!

― 신재욱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크리스타이누 호날두를 벌써 2번이나 막아냈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태클하는 족족 호날두 선수가 공을 뺏기고 있습니다!

신재욱이었다.

그는 가장 자신 있는 기술 중 하나인 슬라이딩 태클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디 마리아, 루카 모드리치라는 대단한 선수들 모두 신재욱의 태클에 공을 뺏겼으니까.

삐이이이익!

경기가 종료됐다.

시간이 끌리며 결국 골을 넣는 것에 실패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고.

1차전 승리에 이어서 2차전을 3 대 3으로 마무리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환하게 웃었다.

―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 팀은 바이에른 뮌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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