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76화 (176/224)

176

* * *

대부분의 능력치가 80대 후반이 된 이후로 성장의 속도는 매우 느려졌었다.

많은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성장은 더뎠다.

그랬기에 능력치가 올랐다는 5개의 메시지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민첩이 1 올랐습니다!]

[몸싸움이 1 올랐습니다!]

[태클이 1 올랐습니다!]

[체력이 1 올랐습니다!]

[대인방어가 1 올랐습니다!]

“축구 할 맛 나네.”

신재욱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바이에른 뮌헨을 응원하던 팬들이 함성을 터트렸다.

우와아아아!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장소는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이었지만, 이곳에도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존재했다.

그것도 꽤 많이.

― 신재욱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골을 기록하며 3 대 0 스코어를 만들었는데요, 레알 마드리드는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까요?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머리가 아플 것 같네요.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넘어갔는데, 2차전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스코어 차이를 좁혀야만 하거든요. 그렇다고 무작정 공격적으로 하기엔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무섭거든요?

급한 상황이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쉽게 공격하지 못했다.

해설들의 말처럼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을 경계했기 때문이었다.

― 그렇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에는 신재욱 선수도 있지만, 역습 시에 특히나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택현 선수와 프랑크 리베리 선수가 있거든요!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마음은 급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지는 못하더라도 2차전을 위해서라면 최대한 많은 골을 넣을 필요가 있었으니까.

― 레알 마드리드가 이제야 템포를 높이네요! 선수도 교체해주네요! 더욱 공격적으로 나갈 생각인 것 같죠?

― 지금은 잴 때가 아니거든요.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무섭지만, 그래도 공격을 해야만 하는 시간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그런데 그 공격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투욱!

카림 벤제마가 최전방에서 공을 받았다.

뒤에서 강하게 압박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 단테를 등진 채, 흔들림 없이 공을 컨트롤했다.

이어서 벤제마는 근처에 있는 루카 모드리치에게 패스했다.

루카 모드리치는 부드러운 터치로 공을 받아낸 뒤, 곧바로 측면으로 패스를 뿌렸다.

디 마리아를 향한 패스였다.

오늘 컨디션이 좋은 디 마리아는 자신감 있게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막아!”

“걷어내!”

“개인 마크 놓치지 마!”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에서 몇 개의 말들이 다급하게 터져 나왔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경각심을 일으키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전방에서 동료들의 모습을 보던 신재욱은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뚫리겠는데.’

그의 눈엔 보였다.

헤더를 하기 위해서 허공으로 몸을 띄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이.

‘저 사람의 점프 능력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니까?’

보아텡이 바로 옆에 붙어서 함께 뛰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점프력이 훨씬 좋았다.

헤더도 강력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골키퍼였지만,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날아오는 호날두의 헤더를 막아내지 못했다.

― 어어어어?! 들어갔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골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엄청난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헤더로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열었습니다!

― 놀라운 골인데요? 경기 내내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던 바이에른 뮌헨이 이렇게 골을 허용하네요.

― 이게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능력이죠.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거든요. 괜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가 아니라는 걸 이렇게 보여주네요.

골을 기록하며 3 대 1 스코어를 만든 레알 마드리드는 계속해서 공격에 집중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에 집중했다.

경기 내내 많이 뛴 신재욱과 프랑크 리베리를 빼주며 수비가 좋은 선수 2명을 투입했다.

“신재욱 선수, 고생했어요. 다음 경기를 위해서 교체해준 거예요.”

“알죠.”

신재욱은 교체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가벼운 포옹을 한 뒤,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시간은 많지 않았다.

‘역전은 안 나오겠네.’

안심이 할 수 있는 시간대였다.

물론 기세가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지만, 그것도 시간이 있을 때 가능한 얘기다.

‘다들 마지막까지 힘내서 추가 실점 없이 끝냈으면 좋겠는데.’

이후,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에만 집중했다.

대놓고 수비만 하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삐이이익!

―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종료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3 대 1로 승리하며, 결승행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좋지 않은 경기였죠? 홈에서의 경기였기 때문에 이겼어야만 했거든요? 이제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차전에서 많은 골을 넣어야만 하는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2차전은 빠르게 다가왔다.

고작 일주일 뒤였으니까.

―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습니다! 1차전에서 3 대 1로 승리하며 유리한 위치에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꼭 이겨야만 하는 레알 마드리드! 과연 결승에 올라가게 되는 팀은 어디일까요?

―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레알 마드리드보단 바이에른 뮌헨의 분위기가 더 좋긴 합니다. 며칠 전에 리그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레알 마드리드와는 다르게 바이에른 뮌헨은 3일 전에 리그에서 베르더 브레멘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거든요?

― 맞습니다. 엄청난 화력을 보여주며 6 대 2 승리를 거뒀죠. 그 경기에서 신재욱 선수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까지 했고요.

― 스트라이커인 신재욱 선수의 득점 감각이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인데, 과연 레알 마드리드와의 2차전에서도 골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2차전.

이 경기가 펼쳐지기 직전, 많은 축구팬들은 확신했다.

1차전에서 3 대 1로 승리했고, 홈구장에서 2차전을 펼치게 된 바이에른 뮌헨이 결승에 올라갈 거라고.

└ 확률적으로 봤을 때, 바이에른 뮌헨이 결승에 올라갈 수밖에 없어. 홈구장 효과에 점수 차가 2점이나 나잖아? 이건 이 정도 수준의 팀들에겐 엄청난 차이야.

└ 나도 바이에른 뮌헨이 이긴다고 생각해. 얘넨 최근 기세가 좋아도 너무 좋아. 특히 신재욱! 얘는 그냥 미친 것 같아.

└ 신재욱이라는 괴물을 보유한 바이에른 뮌헨이 결승에 가겠지.

└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신재욱, 이택현, 프랑크 리베리를 막을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봐. 우리 모두 1차전에서 다 봤잖아?

└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화력을 가진 팀이지만, 이번 시즌의 바이에른 뮌헨은 차원이 다른 팀이야. 너희 이거 알아? 바이에른 뮌헨은 지금 리그에서 32연승 중이야.

└ 아무리 레알 마드리드라고 해도 32연승 중인 팀을 어떻게 이기겠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도 1차전엔 크게 힘을 쓰지 못했잖아. 그나마 호날두만 1골을 넣었지만 그게 끝이었잖아.

└ 바이에른 뮌헨이 결승에 올라가겠군. 그리고 우승도 어렵지 않게 하겠지. 이번 시즌은 완전히 바이에른 뮌헨의 세상이 되겠구만.

이런 축구팬들의 반응은 이상한 게 아니었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가 강했으니까.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벌어졌다.

― 오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움직임이 너무 좋은데요? 공격이 정말 날카롭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한 압박과 적극적인 공격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몰아붙이더니, 이윽고 골까지 만들어냈다.

더구나 골을 넣은 선수는 수비수인 세르히오 라모스였다.

― 세르히오 라모스! 환상적인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했습니다!

― 이 선수는 키가 엄청 큰 편이 아닌데도 헤더골을 매우 잘 넣는 선수죠! 자신의 공중볼 경합 능력을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도 보여주는 세르히오 라모스입니다!

― 괜히 골 넣는 수비수라고 불리는 선수가 아니네요~!

전반전 15분이 되기도 전에 나온 세르히오 라모스의 골이었다.

깜짝 놀란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하려고 했지만, 뛰어난 실력과 강한 투지를 바탕으로 한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에 고전했다.

몇 분 뒤, 기세를 탄 레알 마드리드는 또다시 기회를 만들어냈다.

― 코너킥입니다! 가레스 베일 선수가 기어코 코너킥을 만들어내네요!

― 많은 수의 팬분들과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 초반부터 너무 밀리는데요? 지금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트피스에서 매우 강력한 팀이라는 걸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조금 전에 나온 골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것이고요.

가레스 베일이 만든 코너킥.

그 코너킥을 루카 모드리치가 찼다.

퍼어엉!

킥 정확도가 매우 좋은 루카 모드리치답게 공은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날아들었다.

양 팀 모두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던 상황.

그런 상황에서 날아오는 공을 머리에 맞춘 선수는 세르히오 라모스였다.

― 우와아아아아! 골입니다! 이번에도 세르히오 라모스입니다!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가 또다시 헤더골을 터트렸습니다!

― 이야! 이건 큰데요?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골이죠! 공격수도 아닌 수비수에게 2골이나 실점하다니요!

―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 팀을 구하고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기적을 만들어내나요?

전반전 20분이 지나기도 전에 나온 두 번째 실점.

그것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온 실점이라는 것.

바이에른 뮌헨에겐 뼈아픈 상황이었다.

선수들의 사기를 단번에 떨어뜨릴 만한 상황이었고,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좋았던 기세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건……위험한데?’

신재욱의 표정도 심각해졌다.

많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늘 자신감을 잃지 않는 그였지만, 패배했던 경험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팀에게 매우 위험하다는 걸.

패배하게 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는 걸.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가 너무 좋아졌어. 어떻게든 흐름을 끊어야 해.’

신재욱은 동료들을 향해 소리쳤다.

집중하라는 말, 그리고 맡은 상대를 끝까지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 부족했던 디테일에 관련된 이야기와 지금보다 더 강하게 압박해서 상대의 흐름을 끊을 필요가 있다는 말까지.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말들을 전부 쏟아냈고.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모두 신재욱이 지닌 특별함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도 반대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믿어보자. 신재욱은 경험이 적지만, 베테랑 선수들보다도 경기를 잘 보는 친구니까.’

‘신재욱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저 말대로 해보자. 저 친구 말만 잘 들으면 다 이겼잖아?’

‘재욱은 틀린 말을 한 적이 없어.’

전반 20분에 0 대 2 스코어로 바이에른 뮌헨이 밀리게 된 상황.

기세에서도 밀리고, 분위기도 완전히 레알 마드리드 측으로 넘어간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