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73화 (173/224)

173

* * *

리그 29연승!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이토록 대단한 일들을 해내면 자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그랬다.

이들에겐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얼굴엔 걱정이라는 감정이 드러나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vs 바이에른 뮌헨,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만난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 대진 추첨 결과,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게 됐다는 것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

특히 선수들의 몸값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

제아무리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라고 해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대였다.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그런데 신재욱의 반응은 달랐다.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웃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라니, 너무 좋은데?’

그냥 웃는 게 아니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팀은 잡기만 하면 보약이지.’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팀 성적이 좋아서 기분 좋았었는데.’

이처럼 신재욱이 웃으면서 좋아하고 있자, 팀 동료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욱, 넌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인데도 좋아? 전혀 긴장 안 돼?”

“와…… 쟨 이번에도 긴장을 안 하네?”

“흐흐! 신재욱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레알 마드리드와 만나게 됐는데도 기분이 좋나 봐.”

“재욱은 원래 저렇잖아. 근데 나도 저런 모습은 적응이 안 돼.”

그나마 익숙하다는 반응을 보인 건 이택현뿐이었다.

“다들 왜 그래? 원래 저런 친구인 거 알았잖아? 신재욱은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건 바르셀로나건 전혀 신경 안 써. 쟨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같은 시각.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만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전 세계축구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 오!!! 진정한 최강팀들의 만남이네! 난 빨리 이 경기를 보고 싶어. 너무 재밌을 것 같아! 물론 바르셀로나가 4강에 올라와서 엘클라시코가 펼쳐졌으면 더 재밌었겠지만 말이야.

└ 현재 4강에 올라온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인데, 이중 어디가 우승할까?

└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 중 승리한 팀이 우승하겠지! 축구팬들에게 이 네 팀 중에서 가장 강한 2개의 팀을 뽑으라고 하면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을 뽑을 테니까.

└ 과연 결승에 오르는 팀은 리그 29연승의 바이에른 뮌헨일까? 아니면 우주 최강 스쿼드의 레알 마드리드일까?

└ 바이에른 뮌헨엔 신재욱이 있잖아. 걔 진짜 괴물이야. 그리고 이번 시즌의 바이에른 뮌헨은 정말 무적의 팀이라서 질 것 같지가 않아.

└ 괴물은 레알 마드리드에 더 많아.

└ 레알 마드리드는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는 팀이지.

두 팀의 경기에 많은 관심을 보인 팬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길 것 같다는 의견과 바이에른 뮌헨이 이길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두 의견은 치열하게 나뉘었다.

그런데 하나로 모인 의견도 존재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 중 한 팀이 우승하게 될 거라는 것.

이 의견엔 많은 수의 팬들이 동의했다.

“재밌겠어.”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신재욱은 레알 마드리드에 관련된 자료를 바라보며 웃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무시무시한 전력은 보면 볼수록 신재욱의 승부욕을 끌어 올려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디 마리아, 베일, 루카 모드리치, 사비 알론소, 세르히오 라모스, 페페, 코엔트랑, 카르바할, 카시야스……하하! 멤버 정말 화려하네.”

레알 마드리드의 스쿼드는 명성에 걸맞았다.

현시점에서 최강의 멤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놀라운 건 주전선수가 아닌, 서브선수들의 이름값도 대단하다는 사실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친구들이 걱정할 만했네.”

지금 신재욱은 동료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러나 여전히 걱정은 되지 않았다.

“못 이길 것 같진 않은데?”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를 공부하면 할수록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며칠 뒤.

바이에른 뮌헨 내부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긴장감이 맴돌았다.

훈련장의 분위기는 특히 심했다.

‘다들 엄청 집중하고 있네. 그만큼 부담되는 경기라는 거겠지.’

신재욱은 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이어서 감독을 바라봤다.

과르디올라 감독.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하나인 그는 경기장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선수들의 움직임과 전술을 확인하고 있었다.

‘감독님도 긴장하신 것 같고.’

이처럼 주변을 바라보던 신재욱은 다시 훈련에 집중했다.

긴장하지는 않았지만, 늘 훈련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참여했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군.’

3일 뒤, 마침내 신재욱을 포함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스페인행 비행기였다.

* * *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 스페인 도착! 레알 마드리드의 홈에서 어떤 경기 보여줄까?」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그곳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팬들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을 위협적으로 노려보는 건 물론이고, 각종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우우우우우우!

거친 야유가 쏟아졌다.

전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향한 것이었다.

― 어우! 야유가 심한데요?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에게 강력한 야유를 보내고 있습니다!

― 열정적인 것으로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답네요! 이러면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죠!

― 오늘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받는 압박을 잘 이겨내야만 승리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홈에서 매우 강한 팀이거든요?

―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의 레알 마드리드는 홈구장에서만큼은 패배가 거의 없습니다.

상대의 홈구장.

그것도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주는 압박감은 대단했다.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별로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무장이 된 모습을 보였다.

―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야유를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 의지를 잘 다지고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도 지난 시즌부터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팀이니까요.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라고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신재욱이 진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다들 이길 준비가 됐구나.’

동료들이 정신적으로 준비가 된 모습을 보는 건 뿌듯한 일이었다.

든든함도 느껴졌다.

이 정도 동료들과 함께라면 어떤 팀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신재욱 본인의 실력에도 자신이 있었다.

‘환생 전의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실력을 많이 되찾았어.’

대부분의 능력이 90을 바라보고 있고, 슈팅 능력치는 90이었다.

각종 특성의 효과도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때문에, 현재의 신재욱은 머릿속에 있는 움직임을 실제로도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던 것이다.

― 양 팀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고 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얼굴에서 비장함이 느껴지네요!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 상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 세르히오 라모스 등 유명한 선수들과의 악수.

그러나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환생 전엔 많이 봤던 선수들이었으니까.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건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었다.

‘되게 쳐다보네.’

이미 악수를 끝냈음에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시선은 신재욱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모두 신재욱이라는 신성을 경계하고 있었다.

― 하하! 신기한데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신재욱 선수를 굉장히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네요!

이에 한국축구팬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재밌다는 반응을 동시에 드러냈다.

└ ㄷㄷㄷㄷㄷ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신재욱만 쳐다보는 거 봤어? 워;;;;;;

└ 다들 신재욱을 인정하나 봐. 엄청 경계하는 게 여기까지 느껴져ㅋㅋㅋㅋ

└ 경계하겠지.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트라이커고, 오늘 지들한테 골 넣을 선수니까.

└ 근데 소름 돋긴 한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죄다 신재욱만 보고 있어. 이 정도면 거의 연예인 팬미팅 느낌 아니냐?

└ ㅋㅋㅋㅋㅋㅋ레알 마드리드가 신재욱 노리고 있다니까 나중엔 동료로 뛰게 될 수도 있어ㅋㅋㅋㅋ

└ 크리스타이누 호날두 표정 본 사람?ㅋㅋㅋㅋㅋ 신경 안 쓰는 척하면서 곁눈질로 신재욱 오지게 쳐다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호날두 개웃기네ㅋㅋㅋㅋ

└ 카림 벤제마는 시선을 못 떼는데? 같은 스트라이커라서 신재욱한테 더 호감을 느끼는 건가?

팬들이 알아볼 정도로 심하게 신재욱을 경계하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이들의 경계는 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어졌다.

― 신재욱 선수에 대한 견제가 엄청나네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오늘 신재욱 선수를 철저하게 막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 레알 마드리드는 신재욱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 공격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신재욱을 향한 견제는 대단했다.

특히 루카 모드리치와 사비 알론소, 페페는 신재욱이 공을 잡기만 하면 반칙을 해서라도 끊어내려고 했다.

― 아! 신재욱 선수가 넘어집니다! 신재욱 선수를 향한 견제가 너무 심한데요? 신재욱 선수의 옷이 벌써 더러워졌습니다.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카드를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진 구두 경고로 끝났지만, 이젠 카드가 나올 수 있거든요?

신재욱은 상대의 반칙성 플레이를 굳이 버티지 않았다.

반칙이 들어오면 힘을 빼고 넘어져 버렸다.

‘쟤들 너무 과해. 후반전까지 생각하면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을 텐데.’

그에겐 느껴졌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흥분하고 있다는 걸.

그러나 굳이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상대의 약점이 될 부분을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까.

‘생각보다 실망스러운데?’

옷에 묻은 흙과 잔디를 털어내며, 신재욱은 쓴웃음을 지었다.

레알 마드리드라면 이것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였다.

‘다들 긴장해서 그런 거겠지?’

자신에게만 너무 많은 견제가 들어왔다.

다르게 말하면 다른 곳에선 빈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신재욱은 플레이 스타일을 수정했다.

얄미울 정도로 레알 마드리드의 집중견제에 맞춘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 신재욱 선수가 공을 절대 끌지 않네요! 공을 받으면 원터치 패스로 다시 넘겨주고 있습니다.

― 굉장히 영리하네요! 지금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보면 신재욱 선수를 집중적으로 견제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처럼 신재욱 선수가 공을 길게 소유하지 않으면, 이 선수들이 할 게 없어집니다!

― 그리고 다른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할 수 있게 되죠!

지금도 그랬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동료 필립 람이 낮고 강하게 보내준 공을.

신재욱은 원터치 패스로 돌려놨다.

측면으로 달리던 프랑크 리베리의 앞에 뚝 떨어지는 정확한 패스였다.

― 오오! 바이에른 뮌헨! 좋은 기회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 수비는 신재욱의 패스 한방에 뚫려버렸다.

돌아 뛰는 프랑크 리베리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놓쳤기에 나온 상황이었다.

이렇게 측면을 뚫린 상황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신재욱에 대한 경계를 풀지 못했다.

신재욱이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고 있었으니까.

그 움직임이 너무나도 위협적이었으니까.

그때였다.

“프랑크!”

신재욱은 한쪽 손을 높이 들며 프랑크 리베리의 이름을 불렀다.

미리 약속된, 속임수가 듬뿍 섞인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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