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72화 (172/224)

172

* * *

경기장에 들어온 이택현이 실실 웃으며 동료들에게 감독의 지시를 전달했다.

그 모습을 본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이택현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이택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측면을 시원하게 휘저어줘!”

“쟤 진짜 잘하잖아! 특히 요즘 하는 거 보면 드리블은 아르연 로번보다 더 잘하는 거 같아.”

“아르연 로번은 패턴이 자주 읽히잖아. 근데 이택현은 상대 수비수가 잘 읽질 못해. 드리블 실력에서는 로번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양발잡이거든.”

“양발잡이 드리블러는 사기지! 가서 맨유를 부숴버려!”

“택현은 매번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보여줘서 좋아!”

― 이택현 선수가 팬들에게 굉장히 환영받네요! 아직 바이에른 뮌헨 내에서 주전선수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매번 특급 조커 역할은 해주는 선수거든요? 경기당 공격포인트 숫자도 아주 많고요!

― 오늘 아르연 로번 선수의 돌파 시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들에게 많이 막혔거든요? 하지만 이택현 선수는 항상 좋은 드리블 돌파를 보여줬었기 때문에, 오늘도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믿습니다!

이택현은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더욱 즐거워했다.

평소보다 긴장도 덜 한 모습이었다.

그런 이택현을 지켜보던 신재욱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하겠네.’

긴장하지 않고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는 이택현은 대단한 선수다.

‘솔직히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지, 실력만 놓고 보면 이미 분데스리가 최고 수준의 윙어야.’

드리블과 패스, 슈팅, 기술, 피지컬, 오프더볼 움직임 모두 좋은 선수였으니까.

스트라이커인 신재욱에게는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는 선수였다.

그래서 이택현을 불렀다.

“택현아.”

“재욱쓰! 와이?”

“기대할게.”

짧고 굵은 말.

그거면 충분했다.

이택현의 기세를 끌어올리기엔.

“엉? 기대…한다고? 좋아! 재욱쓰, 딱 기다려! 이 이택현 님이 보여줄게! 맨유 측면 다 털어버리고 꿀패스 넣어줄 테니까 페널티박스 안에서 편안하게 누워있어.”

하하!

신재욱이 웃음을 터트렸다.

기세가 잔뜩 올라서 떠들어대는 이택현의 모습은 웬만한 개그맨보다도 재밌었다.

하지만 이택현의 말을 의심하진 않았다.

조금은 과장되긴 했지만, 비슷하겐 해낼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선수였으니까.

그때였다.

신재욱의 눈빛이 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움직임이 바뀐 것을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제는 라인을 올리네요!

―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하니까요. 눌러앉아 있는 건 이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이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적극적인 공격을 볼 수 있겠는데요?

해설들의 말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라인을 올리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측면 공격을 자주 시도하며 어떻게든 동점 골을 터트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측면 수비는 단단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양쪽 윙어 애슐리 영과 발렌시아가 꾸준히 돌파를 시도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하피냐와 다비드 알라바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더군다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자주 뛰게 된 필립 람이 수비수들을 지켜주기까지 했다.

― 바이에른 뮌헨이 굉장히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열심히 공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번번이 막히네요!

― 필립 람의 움직임이 예술인데요? 이 선수는 세계 최고의 풀백인데, 이번 시즌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높은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괴물 같은 선수죠. 대단한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수비가 안정되다 보니, 공격을 전개하는 선수들에게도 부담이 없었다.

공격하다가 뺏기더라도 뒤에 있는 동료들이 막아준다는 믿음.

그런 믿음이 있기에,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웠다.

특히 이택현은 보는 사람이 놀랄 정도로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했다.

― 이택현 선수! 자신감이 대단한데요? 공을 잡기만 하면 망설임 없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 지금도 돌파를……오오! 성공했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오른쪽 측면을 뚫어냈습니다! 벌써 세 번째 돌파 시도입니다!

오른쪽으로 파고든 이택현이 더욱 속도를 높였다.

깊숙한 곳으로 빠른 속도로 침투했다. 상대 중앙수비수를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 이택현 선수! 굉장히 빠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위기인데요?

― 수비수가 나와야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들은 이택현 선수가 좋은 양발 슈팅 능력을 지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택현은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였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이택현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리오 퍼디낸드에겐 나름의 생각이 있었다.

‘이 녀석, 자신감이 넘쳐. 공만 잡으면 돌파를 시도하는 녀석이라 나를 상대로도 뚫으려고 할 수도 있어.’

이택현이 또다시 돌파를 시도할 거라는 예상.

그러나 그 예상은 틀렸다.

리오 퍼디난드가 튀어나오자마자, 이택현은 기다렸다는 듯 패스를 뿌렸다.

“재욱아! 꿀패스 배달이요!”

* * *

빠르게 굴러오는 공을 보며,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영악한 친구야.’

여러 번의 과감한 돌파 시도를 한 뒤, 지금처럼 중요한 순간에 패스를 선택하며 베테랑인 리오 퍼디낸드마저 속여버렸다.

매번 함께 훈련하는 동료이기에, 신재욱은 알고 있었다.

전부 이택현의 빌드업이었다는 것을.

‘이런 무모한 빌드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 친구이기도 하지.’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 굴러오는 공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굉장히 받기 쉬운 패스였다.

가볍게 밀어 넣기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게 되는 꿀패스.

― 고오오오오오올! 신재욱 선수의 골입니다! 이러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차전을 바이에른 뮌헨에게 내주겠는데요? 스코어는 이제 3 대 1이 됐습니다!

― 이야……! 이택현 선수가 신재욱 선수에게 골을 만들어줬네요! 돌파부터 패스까지 전부 완벽했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르연 로번 대신 이택현을 투입한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 이택현 선수는 재능도 뛰어나지만, 평소에 훈련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선수거든요? 그 노력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골을 넣은 지금.

신재욱은 골대 안을 향해 달려가 공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평소처럼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했다.

“이택현!”

원래라면 직접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겠지만, 지금은 이택현에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이택현은 씨익 웃으며 공을 받아냈다.

“재욱쓰! 꿀패스 인정?”

“인정. 같이 뛰자.”

“좋지!”

이어서 둘은 경기장 중앙을 향해 함께 뛰었고.

그 뒤를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이 기뻐하며 따라왔다.

― 신재욱 선수가 이택현 선수에게 공을 넘겨줍니다! 두 선수가 함께 뛰네요! 신재욱 선수가 이택현 선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것 같죠?

― 하하! 그렇게 보이네요!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 중앙으로 뛰고 있습니다!

― 정말 장관이네요! 신재욱 선수가 골을 넣을 때마다 보는 장면이지만, 볼 때마다 멋있는 것 같습니다!

챔피언스리그 8강이라는 무대.

그곳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이택현이 어시스트를 하고, 신재욱이 골을 넣었다는 것.

그 사실에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던 한국축구팬들은 미친 듯 열광했다.

└ 오!!!!!!!!!!! ㅅㅂ오진다!!!!!! 이택현이랑 신재욱 호흡 좀 봐봐ㄷㄷㄷㄷ 얘네 걍 텔레파시 통하는 거 아니야?ㄷㄷㄷㄷ

└ 너무 잘한다ㅋㅋㅋㅋㅋㅋ 이택현은 왜 선발로 안 나온 거야? 아르연 로번보다 훨씬 잘하는데?ㅋㅋㅋㅋㅋ

└ 이렇게 후반전에 폭발적으로 하라고 늦게 내보낸 듯ㅋㅋㅋㅋ 그거 아니고선 설명이 안 돼ㅋㅋㅋㅋㅋ

└ 고오오오오오오오올!!!!!!!!!!! 신재욱 2골!!!!!!! 얜 이런 거 절대 안 놓치지!

└ 패스가 진짜진짜 좋았어ㅋㅋㅋㅋ 이택현 ㅁㅊ놈ㅋㅋㅋㅋ 오늘 컨디션 엄청 좋은 듯!

└ 맨유 오늘 멸망!!!!!! 이러면 맨유는 2차전에서도 별로 희망이 없지!

3 대 1 스코어가 된 이후.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바이에른 뮌헨 쪽으로 넘어왔다.

힘을 내려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골을 넣어야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지만, 더는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진이 보여주는 움직임이 너무나도 날카로웠기 때문이었다.

삐이이이익!

경기가 종료됐다.

추가 골은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수비적인 운영으로 완전히 내려앉으며 2차전에서의 역전을 노렸고.

바이에른 뮌헨도 굳이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인 운영을 펼친 결과였다.

―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은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를 가져갑니다! 신재욱 선수와 슈바인슈타이거 선수의 골로 3 대 1 스코어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 *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만나 힘든 경기를 치렀다.

체력이 떨어진 주전선수들을 대거 빼고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었다.

다만 힘든 경기 끝에 승리는 가져왔다.

원래라면 쉬었어야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후반전에 투입된 주전선수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신재욱, 극적인 어시스트로 팀을 구해!」

「축구천재 신재욱, 후반 35분에 투입돼서 팀의 연승을 이어갈 중요한 어시스트 기록! 프랑크 리베리, ‘신재욱의 패스가 환상적이었다.’라며 신재욱을 칭찬해.」

분데스리가 29연승.

현재 바이에른 뮌헨이 이뤄낸 기록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주전선수들의 체력을 회복하는 것에 성공한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4강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꺾고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우린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우승만을 바라보고 있다.’라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 드러내!」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이와 같은 결과에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기뻐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4강전의 대진 추첨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만난다!」

「세계 최고의 팀들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이 만났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를 팀은?」

레알 마드리드.

현재 최강의 스쿼드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팀.

그 팀이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 상대였다.

그리고 이 사실에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조차 긴장감을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랑 만나게 됐구나. 쉽지 않겠어.”

“……죽어라 뛰어야겠군.”

“힘든 상대가 잡혔네. 대진운이 별로야.”

“걔네 요즘 되게 잘하던데…….”

그런데 신재욱만큼은 달랐다.

모든 선수가 긴장감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혼자만 웃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라니, 너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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