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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러 메시지 중 신재욱의 시선을 끄는 건 단 2개였다.
특성이 성장했다는 메시지들이었다.
‘2개나 성장했구나!’
신재욱은 기대감이 담긴 표정으로 성장한 특성의 정보를 확인했다.
[극도의 집중력]
[등급] S
[효과] 운동을 할 때, 대단히 높은 집중력을 가집니다. 또한, 집중력이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을 얻게 됩니다. 슈팅과 패스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여러 상황에서의 타이밍과 볼 컨트롤이 좋아집니다.
[경이로운 신체]
[등급] B
[효과] 몸싸움이 매우 좋아지고, 어지간해선 다치지 않게 됩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지금.
신재욱의 얼굴에 지어져 있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도 성장한 특성들의 효과에 적힌 내용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되게 좋네. 두 특성 모두 큰 도움이 되겠어.”
그렇게 말하며, 신재욱은 허공에 뜬 메시지들을 전부 치워버렸다.
곧 경기가 재개될 것이기에 다시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흥분해있는 동료들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다들 진정 좀 해봐요. 바스티안! 이제 자리로 돌아가야 해요!”
같은 시각.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축구팬들은 신재욱의 골에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 와ㅋㅋㅋㅋㅋ 이거 챔피언스리그 8강 맞아? 상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맞아? 오늘따라 왜 저렇게 약한 것처럼 보이지? 그만큼 신재욱이 잘한다는 건가?
└ 이번 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별로 세지 않은 게 맞긴 해. 근데 신재욱이 상대를 더 약해 보이게 만든 것도 맞는 듯. 네마냐 비디치 봐봐. 쟨 늙긴 했지만, 절대 쉽게 뚫을 수 있는 수비수가 아니야. 근데 신재욱은 화려한 드리블로 쉽게 뚫어버리잖아. 그게 다 실력인 거.
└ 신재욱은 플레이가 되게 여유롭다. 얜 긴장도 안 되나 봐ㅋㅋㅋ 다비드 데헤아까지 제치고 골을 넣네.
└ 신재욱이 프리미어리그에 오면 못할 거라고 하던 놈들은 많이 놀랐는데?ㅎㅎㅎ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그냥 뚫어버리고 골을 넣어버렸잖아ㅋㅋㅋㅋ
└ 재욱이가 지금 한국 나이로 20살인가?
└ ㅇㅇㅇㅇ맞아. 신재욱 한국 나이 20살임. 유럽 나이는 18살이고.
└ 아직도 진짜 어리네;;;;; 실력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것 같은데 말이야;;;;
└ 신재욱 플레이는 볼 때마다 놀라워ㅋㅋㅋㅋ 특히 오늘은 챔피언스리그 8강인데 여기서도 이렇게 잘하네. 확실히 천재는 상식을 뛰어넘는 것 같다니까?
└ 경기 본 사람들은 전부 놀랐겠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좀 슬프겠지만.
그때였다.
한국축구팬들은 잠시 이야기를 멈췄다.
경기가 재개됐기 때문이었다.
― 신재욱 선수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급하지 않게 경기를 운영하네요?
― 지금까지 바이에른 뮌헨에게 골을 넣기 위해 무리한 공격을 하다가 오히려 역습당했던 팀들이 많지 않습니까?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을 철저히 경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다른 팀들처럼 당하지는 않겠다는 거겠죠? 그러나 결국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할 텐데요!
해설들의 말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신중하게 움직였다.
도전적인 패스를 하기보단 안전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아주아주 천천히 공격을 전개했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바이에른 뮌헨도 바쁠 건 없었다.
적당히 상대를 압박하며 지역방어 위주의 수비를 펼쳤다.
이때, 신재욱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느리긴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조금씩 흐름을 가져가고 있어. 이러다가 갑자기 속도를 높여서 공격하면 당해버릴 수도 있겠는데?’
여러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오래 끌고 가는 건 좋지 못하다는 것을.
그래서 신재욱은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을 바라보며 신호를 보냈다.
휘익! 휙!
몇 번의 손짓을 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강하게 압박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강하게 압박하세요! 당장 상대의 흐름을 끊어요!”
* * *
과르디올라 감독의 허락이 떨어진 직후.
신재욱은 동료들과 함께 전방압박을 시작했다. 계속해서 몸싸움이 펼쳐질 정도로 매우 적극적인 압박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신재욱은 만족감을 느꼈다.
‘몸싸움이 꽤 좋아졌어.’
조금 전에 특성이 성장하며 얻게 된 ‘경이로운 신체(B)’특성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경이로운 신체]
[등급] B
[효과] 몸싸움이 매우 좋아지고, 어지간해선 다치지 않게 됩니다.
‘어지간해선 다치지 않는다는 효과도 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일부러 다칠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아.’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 다시 공을 잡은 상대 선수를 향해 덤벼들었다.
― 바이에른 뮌헨이 굉장히 강한 압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재욱 선수가 아주 적극적으로 전방압박을 하네요!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신재욱 선수의 압박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재욱 선수의 태클은 정말 무섭거든요!
― 하하! 여러 선수가 신재욱 선수의 태클에 당했죠.
열심히 뛰어다니며 상대를 압박하던 신재욱의 눈이 빛났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측면 수비수 하파엘의 빈틈을 봤다.
그래서 그 즉시 몸을 던졌다.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유하고 있는 신재욱 특유의 슬라이딩 태클 시도였다.
촤아아악!
결과는 성공이었다.
― 우와아아아! 신재욱 선수가 공을 뺏어냈습니다! 하파엘 선수의 터치가 조금 길었는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태클을 해서 공을 가져오네요! 이야~! 신재욱 선수! 마치 먹이를 낚아채는 맹수 같았습니다!
상대의 측면에서 공을 뺏어낸 상황.
신재욱은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태클을 할 때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성장한 특성의 효과야. 분명 태클의 타이밍이 더 좋아졌어.’
태클의 타이밍이 이전보다 좋아졌고, 자연스레 더 날카로운 태클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신재욱은 확신했다.
최고의 집중력(A) 특성에서 성장한 ‘극도의 집중력(S)’ 특성의 효과라고.
[극도의 집중력]
[등급] S
[효과] 운동을 할 때, 대단히 높은 집중력을 가집니다. 또한, 집중력이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을 얻게 됩니다. 슈팅과 패스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여러 상황에서의 타이밍과 볼 컨트롤이 좋아집니다.
측면에서 하파엘의 공을 뺏은 지금.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로 크로스를 올렸다.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머리를 향한 크로스였다.
크로스의 퀄리티는 훌륭했다.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가면서도 슈바인슈타이거가 헤딩하기 좋은 위치로 날아갔으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엔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라는 훌륭한 수비수들이 있었지만.
터엉!
기습적으로 침투하며 머리를 가져다 대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막아내지 못했다.
― 골! 들어갔습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강력한 헤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선수! 굉장히 기뻐하네요!
― 챔피언스리그에서 넣은 골이기 때문에 다른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보다 더 기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그나저나 신재욱 선수의 패스도 대단했죠? 이 정도면 사실 택배 크로스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 굉장히 좋은 크로스였습니다! 골키퍼가 나오는 것도 애매하고, 수비수가 적극적으로 걷어내는 것도 애매해지는 위치로 날아갔거든요? 이런 크로스가 정말 좋은 크로스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지금.
경기장의 분위기가 뜨겁게 불타올랐다.
― 함성이 대단하네요! 바이에른 뮌헨은 응원하는 팬들이 선수들에게 거대한 함성을 보내고 있습니다! 팬들이 정말 기뻐하네요!
― 챔피언스리그 8강이니까요! 오오?! 관중들이 신재욱 선수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허허! 골을 넣은 선수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선수인데, 어시스트를 한 신재욱 선수의 이름이 더 많이 나오네요?
― 그만큼 신재욱 선수의 플레이가 매우 좋았죠! 그리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사이에서 신재욱 선수의 인기가 대단하기도 하고요!
― 최근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 판매 1위가 신재욱 선수의 유니폼이라고 하죠.
2 대 0으로 앞서가게 된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는 더욱 좋아졌다.
상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끊임없이 압박했고, 더 많은 골을 노렸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에게 밀리던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기회를 노렸다.
마침내 전반전이 끝나기 3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이 성공했다.
― 애슐리 영의 얼리 크로스입니다! 기습적인 크로스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윙어 애슐리 영이 갑자기 크로스를 올렸다. 깊숙한 측면이 아닌, 바깥쪽에서 올린 크로스.
워낙 빠른 타이밍에 나온 크로스였기 때문일까?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은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다.
또한,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로빈 판페르시의 움직임을 방해하지도 못했다.
― 들어갔습니다! 로빈! 판! 페르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트라이커가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열었습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간결한 플레이로 순식간에 골을 만들어내네요! 애슐리 영 선수의 얼리 크로스 타이밍도 굉장했고, 로빈 판페르시 선수의 헤더도 아주 정확했습니다! 아~! 이러면 경기가 더 재밌어지겠는데요?
― 하하! 그렇습니다. 즐겁게 경기를 지켜보던 바이에른 뮌헨의 팬분들도 이제는 긴장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력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역시 이런 한 방이 있는 팀이네요. 이 경기,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없게 됐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 이후, 전반전은 금방 종료됐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후반전을 맞이한 양 팀은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괴롭혔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필사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며 역습기회를 노렸다.
양 팀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추가득점 없이 시간이 흘렀다.
이때, 먼저 칼을 빼든 건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던 아르연 로번을 빼고, 이택현을 투입했다.
― 이택현 선수가 들어가네요! 이러면 바이에른 뮌헨은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수비적으로 하지 않고 더 많은 골을 만들겠다는 거죠.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신재욱만큼은 아니더라도,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지닌 이택현에게 쏟아지는 함성이었다.
“친구들! 이택현 님이 왔습니다!”
이택현은 싱글벙글 웃으며 경기장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는 지금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신재욱도 미소를 지었다.
‘공격이 좀 더 편해지겠어.’
손발이 잘 맞는 동료가 들어왔다는 것.
더 많은 골을 원하는 신재욱에겐 아주 좋은 일이었으니까.
‘오랜만에 능력치가 오를 수도 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