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67화 (167/224)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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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21라운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신재욱의 현재 기록은 20경기 33골 13어시스트였다.

대단한 기록이었다.

아직 남은 경기가 10경기가 넘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난 시즌의 기록을 뛰어넘을 확률이 높았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기록만으로도 이번 시즌의 득점왕도 사실상 확정이었다.

이처럼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는 신재욱의 모습에 독일 현지 축구팬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 신재욱이 벌써 33골을 넣었어……!

└ 뭐지? 신재욱한테는 분데스리가가 쉽게 느껴지는 건가? 어떻게 지난 시즌에 데뷔한 애가 2연속 득점왕을 할 수 있는 거지?

└ 아직 득점왕은 아니지. 시즌 끝나려면 꽤 남았잖아.

└ 33골 넣었으면 득점왕 하겠지. 저 기록을 누가 깰 건데? 그나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엄청 잘해주고 있긴 하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 30골도 못 넣을 것 같잖아.

└ 2시즌 연속으로 득점왕 차지하면 인정해줘야지. 신재욱은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트라이커야.

└ 신재욱은 골을 너무 잘 넣더라. 그냥 골 넣는 기계 같아.

└ 실수가 거의 없다는 게 가장 놀랍지. 신재욱은 중요한 기회를 얻으면 꼭 골을 넣어 주잖아. 이런 스트라이커가 팀에 있으면 든든하지.

└ 이 선수가 올해 18살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아. 이런 선수가 경험이 더 쌓이면 얼마나 무서워질까?

└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 신재욱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될 선수야.

└ 어쩌면 이미 세계 최고일 수도…….

이처럼 신재욱이 분데스리가에서 2시즌 연속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자, 독일 현지 팬들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신재욱이 다른 리그에 가면 잘할 것인가를.

└ 근데 신재욱이 프리미어리그에 가면 어떨까?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신재욱 정도면 피지컬 괜찮잖아? 수비수들한테 크게 밀리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 프리미어리그는 분데스리가보다 훨씬 더 거칠어. 그리고 솔직히……분데스리가보다 프리미어리그가 좀 더 강한 리그인 건 맞으니까……신재욱이 별로 못 할 수도 있을 듯.

└ 그럼 라리가에선 어떨까? 신재욱은 라리가 스타일이랑도 잘 맞을 것 같은데.

└ 잘하겠지. 패스를 잘하니까. 이타적인 플레이도 잘하고, 침투, 기술 전부 좋아서 스페인 리그에 잘 맞을 수밖에 없어.

└ 근데 모르는 거야. 가봐야 아는 거야. 라리가도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거든. 특히 레알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팀들이고.

└ 신재욱은 만약 프리미어리그나 라리가로 가면 무조건 잘해야 해. 분데스리가에서 득점왕 한 선수가 타 리그에서 못하는 꼴은 보기 싫어

└ 궁금하긴 하다. 신재욱이 다른 리그의 강팀들과 경기해도 지금처럼 잘할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독일 현지 축구팬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며칠 뒤.

그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만한 경기가 펼쳐질 날이 다가왔다.

「바이에른 뮌헨 vs 아스널 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만났다!」

「분데스리가 득점왕 신재욱,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아스널 FC를 상대로도 골 넣을 수 있을까?」

「18세의 천재 스트라이커, 아스널을 상대로 실력 보여주나?」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이자, 이번 시즌도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였고, 이번 시즌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중인 아스널 FC.

이 둘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만나게 됐다는 사실에 독일 현지의 축구팬들은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 신재욱이 아스널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려나? 분데스리가 득점왕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겠지?

└ 이 경기를 보면 신재욱의 실력이 프리미어리그 수준의 수비수들에게 통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겠지. 그래서 더 기대되는 경기야.

└ 아스널이 현재 프리미어리그 2위 맞지?

└ 맞아. 아스널 FC가 프리미어리그 2위야. 요즘 아스널 경기력은 굉장히 좋아. 어쩌면 이번 시즌엔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최강의 팀이긴 하지만, 아스널에겐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걸?

└ 아스널이 강하긴 해. 이번 시즌의 아스널은 특히 더 강한 느낌이고. 뭔가 FC 바르셀로나랑 비슷한 느낌의 축구를 하잖아. 물론 FC 바르셀로나보다는 약한 것 같지만.

└ 난 바이에른 뮌헨의 팬은 아니지만,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프리미어리그의 최상위권 팀을 상대로 잘해줬으면 좋겠어.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했다.

―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펼쳐지려 하고 있습니다!

― 분데스리가 팬분들과 프리미어리그 팬분들이 이 경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양 팀 선수들의 표정엔 긴장감이 흘렀다.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라는 거대한 대회였기에,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대단했다.

다만, 양 팀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조금 달랐다.

아스널 FC의 선수들보단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가 펼쳐질 장소가 아스널 FC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었으니까.

― 선수들이 전부 긴장한 것처럼 보이죠?

― 그렇습니다. 긴장될 수밖에 없겠죠. 서로가 강한 팀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분데스리가 1위 팀과 프리미어리그 2위 팀이 만난 것이지 않습니까?

― 하하! 그러네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최상위권에 속한 팀들과의 경기! 과연 오늘의 승자는 어디가 될까요?

‘다들 엄청 긴장했구나.’

신재욱은 주변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었다.

팀 동료들이 긴장한 건 경기력에 도움이 되진 않지만, 다행히 상대인 아스널 선수들도 긴장한 게 보였다.

‘내가 할 게 많아지겠어.’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신재욱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고, 컨디션도 좋았다.

‘최근 아스널의 경기력이 좋긴 하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야.’

더구나 아스널 FC의 전력에 대해서도 많은 분석을 해둔 상태였다. 확실히 최근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팀답게 굉장히 강하지만.

신재욱에겐 자신감이 있었다.

승패에 상관없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요즘 골 감각이 너무 좋아서 못 넣기가 힘들 것 같아. 그리고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도 나랑 잘 맞는 편이고.’

신재욱은 고개를 돌려 벤치 근처에서 서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머리카락이 전혀 없고 조금 진한 눈썹을 지닌 남자.

이번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중인 호셉 과르디올라였다.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야.’

그의 전술은 대단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괜히 유프 하인케스 감독 대신에 데려온 감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스널전을 대비한 맞춤전술도 괜찮은 것 같고…….”

그렇게 중얼거리던 신재욱이 말을 멈췄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동료 때문이었다.

“이택현!”

“…어? 어? 나 불렀어?”

이택현.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 프랑크 리베리 대신 선발로 출전한 그는 유독 긴장한 티를 내고 있었다.

“왜 이렇게 긴장했어?”

“어…? 내, 내가 무슨 긴장을 했다고……그래?”

“너 지금 되게 긴장했어. 고개 살짝 숙여서 네 다리 좀 봐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이택현은 아니라고 부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후들후들 떨리는 자신의 다리가 보였으니까.

“내 말 맞지? 너 긴장했어.”

“이, 이게 왜……이러지?”

“거의 개다리춤을 추고 있네. 평소엔 별로 긴장 안 하더니만, 챔피언스리그라서 그래?”

“…그런 이유도 있는 것 같아. 솔직히 아스널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TV로 많이 봐왔던 팀이잖아.”

“이제 곧 경기 시작하니까 마인드 컨트롤 해. 쟤들도 어차피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걸 잊지 마.”

“알겠어. 조금 긴장되긴 하는데, 경기 시작하고 조금 뛰면 나아질 것 같아.”

이택현의 대답을 들은 신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더 해줄 말은 없었다.

이제부턴 알아서 이겨내야 한다.

‘잘하겠지.’

신재욱은 이제 스스로에게만 신경을 썼다.

몸의 모든 부위를 움직여보며, 마지막으로 몸 상태를 확인했다.

‘컨디션이 되게 좋네. 이래서 평소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니까?’

그때였다.

신재욱이 뛰기 시작했다.

삐이이익!

경기가 시작됐기 때문이었다.

― 바이에른 뮌헨이 아스널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 오! 바이에른 뮌헨이 시작하자마자 강하게 압박을 펼치는 전술을 들고 왔네요?

― 아무래도 티키타카 전술을 잘 사용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이기 때문에, 비슷한 스타일을 쓰는 아스널 FC를 공략할 방법도 잘 알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의 전술이 더욱 흥미롭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해설들의 말처럼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은 아스널을 강하게 압박했다.

미리 준비한 전술이었다.

분데스리가의 일정들을 소화하면서도 꾸준히 준비한 전술이었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빠른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아스널을 경기 초반부터 효과적으로 상대했다.

― 아스널의 키어런 깁스 선수가 공을 뺏겼습니다! 아!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이 너무 좋은데요? 아스널이 경기 초반에는 힘을 쓰질 못하고 있습니다!

― 바이에른 뮌헨이 공의 소유권을 가져옵니다! 이택현 선수가 신재욱 선수에게 패스합니다!

신재욱은 굴러오는 공을 받기 전, 앞으로 움직였다.

주변에서 들어오는 압박을 미리 확인했기에 나온 움직임이었다.

‘뒤에 한 명, 그리고 오른쪽에도 한 명.’

2명의 선수가 동시에 압박을 해왔다.

뒤, 오른쪽에서 한 명씩 달라붙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선 상식적으로는 압박이 없는 왼쪽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런데 신재욱은 왼쪽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공을 받자마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자 오른쪽에서 거리를 좁히던 아스널의 선수가 입꼬리를 올리며 도발했다.

“뺏기고 싶어서 왔구나?”

“그럴 리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 신재욱이 곧바로 몸을 회전했다.

상대 선수가 발을 뻗는 타이밍에 나온 마르세유 턴이었다.

‘뚫을 자신이 있어서 온 거야.’

2명의 압박을 벗어난 지금.

신재욱의 눈엔 허점이 드러난 아스널의 수비진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선 굳이 더 드리블해서 깊숙이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스트라이커에게 충분히 슈팅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하는 게 맞지.’

그대로 슈팅을 때려냈다.

퍼어엉!

골대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는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슈팅.

그러나 슈팅을 때려낸 신재욱의 눈엔 자신감이 드러났다.

‘잘 맞았어.’

제대로 맞은 느낌이 났으니까.

― 고오오오오오올! 들어갔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선제골을 기록했습니다!

― 이야! 정말 대단합니다! 탈압박 이후에 슈팅까지 가져가는 움직임이 너무나도 빨랐습니다! 아스널의 수비진이 전혀 대응하지 못하네요!

선제골이 나오자, 경기장이 조용해졌다.

아스널의 홈구장이었기 때문이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아스널의 팬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신재욱을 쳐다봤다.

지금 펼쳐진 일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2위인 아스널의 팬들에겐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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