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66화 (166/224)

166

* * *

U―20 월드컵이 끝난 이후.

신재욱은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휴식을 취했다.

훈련에 참여하긴 했지만, 최대한 낮은 강도로만 진행하며 체력과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신재욱은 S급 특성인 ‘극도의 볼 컨트롤’의 효과도 완벽하게 확인했다.

[극도의 볼 컨트롤]

[등급] S

[효과] 공을 대단히 잘 다룰 수 있게 되고, 드리블과 탈압박이 굉장히 편해집니다. 또한, 볼 트래핑과 개인기도 매우 좋아집니다.

공을 다루는 능력, 드리블과 탈압박, 볼 트래핑과 개인기가 전부 좋아지는 사기적인 특성.

효과는 당연히 대단했다.

“‘극도의 볼 컨트롤(S)’을 얻고 난 이후로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

함께 훈련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동료들이 깜짝 놀라며 또 무슨 깨달음을 얻은 거냐고 질문을 쏟아냈을 정도로.

특히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했던 이택현은 틈날 때마다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하! 진짜 황당하네? 신재욱! 너 뭐야?”

“왜?”

“너 나랑 매일 같이 훈련하고 나서 뒤에서 몰래 추가 훈련하는 거 아니지?”

“뭔 소리야?”

“말이 안 되잖아! 말이!”

“또 뭐가?”

“왜 실력이 갑자기 더 늘었냐고! 재욱아, 이건 진짜 말이 안 되는 거잖아?”

이택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투덜댔다.

반면 신재욱은 할 말이 없었다.

특성이 성장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미소를 지은 채 모르쇠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렇게 된 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하아!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할까? 왜 세상은 이택현이라는 천재와 신재욱이라는 버그캐릭터를 동시대에 낳은 걸까?”

“……버그캐릭터라니 말이 심하네.”

“하루아침에 실력이 늘어버리는데 그게 버그지 뭐야? 그리고 이런 게 한두 번이야? 진짜 신재욱 넌 말도 안 되는 버그캐가 맞아. 아오! 많이 따라잡고 있다고 생각할 때쯤이면 꼭 이렇게 멀어진단 말이야?”

“…….”

신재욱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럴 때는 그냥 조용히 있는 게 나았다.

굳이 의미 없는 말로 위로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힘이 좀 빠질 수 있지만, 이택현이라면 이겨내고 다시 열심히 하겠지.’

자신이 봐온 이택현은 강한 친구였으니까.

“뭐야, 왜 이렇게 조용해? 야, 재욱아. 너 왜 눈치 보는척해?”

“친구가 슬퍼하는데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니.”

“어? 허! 안 어울리게 착한 척하지 말고 원래대로 해줄래? 그리고 내가 언제 슬퍼했다 그래? 나 하나도 안 슬프거든?”

“그래? 내가 오해했구나.”

“오해는 무슨, 너 괜히 나 놀리는 거지?”

“그럴 리가. 택현아, 이제 훈련할까?”

“자연스럽게 말 돌리네?”

이택현이 황당하다는 시선을 보내왔지만.

신재욱은 그 시선을 무시하며 발바닥으로 근처에 있던 공을 끌어왔다.

장난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는 훈련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앞으로 있을 일정에 대비해서 체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으니까.

* * *

DFB―포칼.

흔히 포칼컵이라고 부르는 대회.

이 대회는 독일에 속한 모든 팀이 참여하는 대회로 당연히 그 규모도 매우 크다.

또한, 바이에른 뮌헨에겐 자존심이 걸린 대회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 포칼컵의 최다 우승 타이틀을 지닌 팀이었으니까.

그래서인지 독일 현지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의 포칼컵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이에른 뮌헨, DFB―포칼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바이에른 뮌헨, 분데스리가에 이어서 DFB―포칼에서도 우승할까? 독일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증명할 기회!」

「분데스리가 우승한 바이에른 뮌헨, 주전급 멤버로 DFB―포칼 참여한다!」

└ 바이에른 뮌헨이 DFB―포칼에 주전 선수로 나온다고? 그럼 신재욱도 나오는 건가? 그럼 이번에도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하겠구만.

└ 신재욱, 람, 리베리, 슈바인슈타이거, 토마스 뮐러, 토니 크로스, 이택현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은 너무 강해. 그나마 이길 수 있을 만한 팀은 도르트문트인데, 얘네도 지난 시즌에 바이에른 뮌헨 상대로 한 번도 못 이겼잖아.

└ 지난 시즌엔 꿀벌이 처참하게 패배했지.

└ 신재욱이 너무 괴물이었어. 근데 신재욱 이번에 U―20 월드컵에도 참여했던데, 몸 상태가 괜찮으려나?

└ 그거 벌써 한 달 전이야. 아직도 컨디션 관리를 못 했겠어? 이미 바이에른 뮌헨 측에서 다 관리해줬겠지. 아마 신재욱은 이번 DFB―포칼에서도 잘할 것 같아.

└ 프랑크 리베리도 제대로 물이 올랐어. 아르연 로번도 부상에서 복귀하고 시즌 후반부터는 폼이 꽤 올라온 것처럼 보였고. 그리고 이택현은 토마스 뮐러와 프랑크 리베리의 자리를 위협했을 정도로 잘했지.

└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웬일로 욕심을 많이 내네? 분데스리가 우승에 이어서 DFB―포칼도 우승하고 싶은 건가?

└ 우승을 원하지 않는 감독이 어딨겠어? 당연히 욕심나겠지.

이처럼 독일 현지 팬들의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포칼컵에서조차 연승을 이어갔다.

자신들이 왜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했는지를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16강부터 아우크스부르크, 도르트문트, 볼프스부르크, 슈투트가르트와 같은 분데스리가의 강팀들과 연달아 만났지만,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냈다.

「12/13시즌 DFB―포칼 우승팀은 바이에른 뮌헨! 분데스리가의 강팀들을 모두 꺾고 진정한 독일 최강팀이라는 것을 증명해!」

「바이에른 뮌헨의 스트라이커 신재욱, 분데스리가에 이어서 DFB―포칼에서도 득점왕 차지해.」

「신재욱, DFB―포칼에서 6경기에 출전해 8골 기록하며 여전히 뛰어난 득점 감각 뽐내!」

포칼컵에서 우승한 이후.

신재욱은 운동에 전념했다.

열심히 몸을 만들고, 기술을 갈고닦으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다음 시즌만 생각하며 운동만 했다.

그런데 독일 현지에서는 자꾸만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신재욱,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나?」

「유럽 5개 구단이 신재욱 노린다! 2개의 구단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이미 준비!」

「신재욱을 원하는 5개의 구단은 어디?」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신재욱은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것 같다. 아마 머지않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것.’이라며 신재욱의 이적을 예상해.」

신재욱이 여러 유럽 팀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고, 실제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 소문들.

그러나 전부 거짓이었다.

유럽구단들로부터 관심은 꾸준히 받고 있지만, 이적에 대해서 타 구단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독일의 현지 축구팬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다음 시즌부터는 힘을 잃을 것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인 유프 하인케스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충격! 유프 하인케스 감독, 바이에른 뮌헨 떠난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 감독직 은퇴!」

그래서일까?

바이에른 뮌헨을 싫어하던 독일의 축구팬들도 이때다 싶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이들은 감독과 관련된 이야기 말고도, 다른 주제로도 바이에른 뮌헨을 깎아내렸다.

그중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온 주제는 ‘신재욱’이었다.

└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없다고? 그럼 바이에른 뮌헨의 전력이 많이 약해지겠군. 다음 감독이 누가 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자리를 완벽히 메우진 못할 거야.

└ 푸흡! 드디어 바이에른 뮌헨이 약해지는 걸 볼 수 있겠군!

└ 2013/14시즌의 바이에른 뮌헨은 많이 달라지겠어.

└ 바이에른 뮌헨은 감독이 바뀌게 된 것도 문제지만, 난 지난 시즌에 득점왕을 차지했던 신재욱이 다음 시즌엔 그렇게 못할 거라고 봐.

└ 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데뷔 시즌부터 잘한 선수는 두 번째 시즌에는 잘 못 하는 경우가 많거든. 아마 신재욱도 마찬가지일걸?

└ 유프 하인케스 감독 밑에선 기회를 많이 받았지만, 다음 감독에겐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

└ 신재욱이 과연 다음 시즌에도 잘할까? 난 솔직히 신재욱이 팀빨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이 어린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이 아닌 다른 팀에서 뛰었어도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난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

└ 맞아. 동료들이 뛰어나서 신재욱이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인 걸 수도 있어.

└ 다음 시즌엔 신재욱의 진짜 실력이 드러날 거야.

이처럼 바이에른 뮌헨의 안티팬들 사이에선 신재욱이 감독빨, 팀빨을 받았기 때문에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신나서 떠들던 이들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을 꾹 다물었다.

이들이 그토록 망할 거라고 말하던 신재욱이 분데스리가 2013/14시즌 첫 경기부터 10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으니까.

10경기 15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10연승을 이끌었으니까.

「바이에른 뮌헨, 헤르타에게 4 대 2로 승리하며 2013/14시즌 리그 10연승 기록!」

「신재욱, 단단했던 헤르타의 수비 뚫어내며 2골 기록! 현재 득점 1위!」

「헤르타전 2골 넣으며 리그 15골 기록한 신재욱,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 차지할 수 있을까?」

10경기 15골 7어시스트.

10경기에서 총 22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는 것.

대단한 일이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신재욱을 의심하는 축구팬들도 존재했다.

이들은 지금의 활약이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들은 3개월 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신재욱이 꾸준히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바이에른 뮌헨의 20연승을 이끌었으니까.

그 과정에서 아주 많은 골을 만들어냈으니까.

「축구천재 신재욱, 그에게 2년 차 슬럼프는 없었다! 매 경기 최고의 활약 펼치며 클래스 증명!」

「바이에른 뮌헨, 뉘른베르크에게 3 대 0 승리 거두며 리그 20연승 달성!」

「현재 리그 1위인 바이에른 뮌헨, 20연승 만들며 이번 시즌도 우승에 한층 더 가까워져.」

20경기 33골 13어시스트.

신재욱의 현재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보단 골 넣는 속도가 줄었지만, 매 경기 선발출전에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었다.

“으……피곤하다.”

뉘른베르크와의 20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신재욱은 입으로는 피곤하다고 했지만.

그의 손은 늘 그랬던 것처럼 침대 옆에 있는 서류뭉치를 들어 올렸다.

스륵!

다음에 만날 상대 팀에 대한 자료가 적힌 서류.

신재욱은 그 서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피곤해도 할 건 해야지.”

하나도 빼먹지 않고 전부 머릿속에 넣을 생각이었다.

만약 다음 일정이 분데스리가의 경기였다면 이 정도로 암기하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을 테니까.

그러나 이번 경기만큼은 이렇게 열심히 암기해야만 했다.

무려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었으니까.

게다가 16강에서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인 ‘아스널 FC’를 만나게 됐으니까.

“이 시기의 아스널 FC는 꽤 강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