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58화 (158/224)

158

* * *

철렁!

뒤셀도르프의 골망이 시원하게 흔들렸다.

― 우오오오옷! 들어갔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넣었습니다!

― 이게 이렇게 들어가네요! 신재욱 선수! 경이로운 헤딩슛을 보여줬습니다! 잡아두면 슈팅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머리로 바로 슈팅해버리네요! 대단한 실력입니다!

― 이 골은 점수에서 2 대 1로 밀리며, 경기의 흐름도 말리던 바이에른 뮌헨에겐 천금 같은 골이죠!

― 그렇습니다! 뒤셀도르프에게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신재욱 선수가 다시 분위기를 바이에른 뮌헨 쪽으로 돌려놨습니다! 이런 게 바로 에이스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골이 터진 지금.

뒤셀도르프 선수들은 커다란 아쉬움을 드러냈다.

몇몇 선수는 손바닥으로 땅을 치며 더 집중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뒤셀도르프의 골키퍼 파비안 지페르 역시 스스로의 머리를 때리며 자책했다.

“바보 같은 놈! 이건 막아줬어야 했는데……!”

반면 동점을 만든 바이에른 뮌헨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점 골 나왔다! 역시 신재욱이야! 으하하하! 이 녀석이 오늘도 마법을 부렸다고!”

“우오오오오! 재욱! 미친 헤더였어!”

“바이에른 뮌헨의 천재 스트라이커가 또 일을 냈구만! 저기 뒤셀도르프 애들 표정 좀 봐! 큭큭! 외계인이라도 본 표정이라고!”

“하하하! 많이 당황스러울 거야. 분위기를 잡아나가던 상황에서 골을 허용했잖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도 되게 좋았어. 조금 길긴 했지만, 신재욱이라면 충분히 잘 받을 수 있는 패스였지!”

신재욱은 흥분해서 날뛰는 동료들을 굳이 진정시키지 않았다.

그 역시 동료들과 함께 좋아하며 팀의 분위기를 좋은 방향으로 끌어올렸다.

‘다들 기세가 많이 살아났어. 물론 전술에서 밀리고 있어서 전반전은 여전히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전보단 훨씬 나은 상황이야.’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나온 신재욱의 귀중한 골.

그 골로 인해서 양 팀의 분위기가 변했다.

서로의 팀을 응원하던 관중들의 분위기 역시 변했다.

― 뒤셀도르프의 팬들이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네요. 뒤셀도르프의 팬들도 선수들 못지않게 간절히 승리를 바라고 있을 것이거든요?

―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 내내 승리가 너무나도 부족한 뒤셀도르프니까요. 그에 반해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싱글벙글입니다. 본인들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할 것이라는 걸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죠?

― 하하! 실제로 이번 시즌엔 패배하지 않는 팀이니까요.

이들뿐만 아니라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의 축구팬들도 기뻐하고 있었다.

앞서 이택현의 골이 나왔을 때보다도 기뻐했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더 기뻐하고 있었다.

└ 골!!!!!! 신재욱 미쳤다!!!!!

└ 오늘의 신재욱은 신이야ㅋㅋㅋㅋ 뒤셀도르프가 완전 잘하고 있었는데 그 타이밍에 골을 넣네ㅋㅋㅋㅋ 찬물 제대로 끼얹었어ㅋㅋㅋㅋ

└ 오우;;;;; 헤딩 마무리 뭔데?ㄷㄷㄷ 판단력이 미쳤어. 헤딩 정확도도 말이 안 되게 정확한 수준이고ㅋㅋㅋ

└ 머리로 방향만 쓱 바꿔놓네. 진짜 영리하다ㅋㅋㅋㅋㅋ

└ 머리가 엄청 좋은 듯. 그래서 머리로 골도 잘 넣는 건가?

└ 실화야? 코리안 듀오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다고?ㅋㅋㅋㅋ 이택현이랑 신재욱 둘 다 사이좋게 1골씩 넣었네.

└ 와……신재욱랑 이택현 얘넨 진짜 천재들이다…….

└ 대박ㅋㅋㅋㅋㅋ 바이에른 뮌헨은 어떻게든 위기를 넘기네ㅋㅋㅋ 그 중심에 신재욱이 있다는 게 대박이고ㅋㅋㅋㅋ

이처럼 팬들의 관심과 함성을 받는 상황에서.

신재욱은 흥분한 동료들을 이제는 자리로 돌려보냈다. 이어서 자신도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뗐다.

이때, 그의 시선은 허공을 향했다.

[헤딩이 1 올랐습니다!]

신재욱이 싱긋 웃었다.

그의 헤딩 능력치는 이제 83.

낮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준수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실력이 많이 올라왔어.”

몸이 매우 가벼웠다.

환생 전의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어도 전 세계에 인정받던 시절의 몸 상태까진 올라온 느낌이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월드클래스 소리도 들을 수 있겠군.”

월드클래스.

많은 축구선수에게 꿈과 같은 경지다.

그런 경지가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만족스럽진 않았다.

“더 열심히 해야겠어.”

그의 욕심을 채우려면 이 정도로는 부족했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실력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아직 멀었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

그게 바로 신재욱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었으니까.

* * *

양 팀의 점수는 2 대 2 동점인 상황.

그러나 경기의 분위기는 바이에른 뮌헨 쪽으로 넘어가 있었다.

전술은 뒤셀도르프가 잘 준비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가 너무 강했다.

그래서일까?

전반 40분.

바이에른 뮌헨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이 터졌다.

― 단테 선수의 골입니다! 수비수이지만 좋은 헤더 능력으로 가끔은 골을 터트려주는 선수죠!

― 토니 크로스 선수의 프리킥도 매우 좋았습니다!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킥이네요!

3 대 2가 된 이후, 양 팀의 분위기는 확연히 기울었다.

특히 후반전엔 바이에른 뮌헨이 전술에서도 뒤셀도르프를 압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 유프 하인케스가 전술을 수정했기 때문이었다.

삐이이익!

경기가 종료됐다.

― 바이에른 뮌헨과 뒤셀도르프의 경기가 4 대 2 스코어로 마무리됩니다!

― 전반전에 위기를 맞았던 바이에른 뮌헨인데, 역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은 다르네요. 지는 걸 잊어버린 팀다운 경기력이었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4 대 2.

오늘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토니 크로스의 골이 추가로 터지며 나온 결과였다.

“다들 고생했어요.”

신재욱은 라커룸에 있는 동료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신재욱의 인사를 웃으며 받아줬다.

“우리 천재 왔어? 네가 고생했지. 오늘도 엄청 많이 뛰어주더라. 네 덕에 중원 싸움이 편했어.”

“동점 골을 넣어준 게 최고였지. 네 골이 아니었으면 우린 크게 말렸을 수도 있어.”

“너도 고생했어. 어서 좀 쉬어.”

바이에른 뮌헨은 선수층이 탄탄한 팀이었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국가대표인 바람에 바쁜 일정을 달려오고 있었다.

때문에, 선수들의 목소리에서도 피곤함이 묻어나왔다.

‘힘들겠지. 나도 엄청 힘드니까.’

신재욱은 고개를 숙여 팔다리를 바라봤다.

자잘한 상처들과 멍이 많이 보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며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를 받으며 생긴 상처들이었다.

또한, 다리 근육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피로 때문이었다.

‘그래도 체력 능력치가 많이 오르면서 전보단 버틸 만해졌어.’

현재 체력은 84.

매 경기 체력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지만, 그래도 체력 능력치가 많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버틸 만은 했다.

“택현아.”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을 마친 신재욱이 근처에 있던 이택현을 불렀다.

“엉? 왜?”

“체력관리 잘 해. 이제 더 힘들어질 거야. 쉽지 않겠지만, 더 일찍 자는 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진지하게 말하니까 장난도 못 치겠네. 알겠어. 잘 관리할게. 나도 힘들게 올려놓은 컨디션을 다시 떨어뜨리고 싶지 않아.”

“컨디션은 꾸준히 유지해주는 게 좋아. 방심하고 열심히 안 하면 어느 순간 갑자기 폼이 떨어질 수 있거든.”

진심이 담긴 조언이었다.

하지만 신재욱의 말에 강요는 없었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니까.

「바이에른 뮌헨, 뒤셀도르프전에서 승리하며 리그 우승 가능성 더욱 높여!」

「신재욱, 뒤셀도르프전에서도 1골 기록하며 리그 24골 달성!」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신재욱, 스트라이커를 필요로 하던 바이에른 뮌헨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

뒤셀도르프전 이후, 신재욱은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출전해서 풀타임을 뛰었다.

컨디션 관리를 잘 해서인지 경기력도 매우 좋았다.

「신재욱, 레버쿠젠전에서 1골 1어시스트 기록하며 팀 내 최고의 화약 펼쳐!」

「바이에른 뮌헨, 강력한 모습 보여준 레버쿠젠 상대로 3 대 1 승리!」

그 결과, 바이에른 뮌헨은 현재 리그 3위인 레버쿠젠을 꺾어내며 기분 좋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게다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더 기분이 좋은 일이 있었다.

다음 일정이 다가오기까지 무려 2주라는 긴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떨어졌던 체력을 회복하는 데엔 충분한 시간이었기에, 자연스레 선수들의 마음도 편해졌다.

그러나 몇몇 선수들에겐 관련이 없는 일이었다.

“잘 다녀와.”

“실력이 좋으니 바쁘게 사는구나. 친구들, 바이에른 뮌헨의 천재 소년들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보여주고 와.”

“다치지 말고 돌아와. 알겠지?”

“절대 다치면 안 돼!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하고 와.”

동료들의 배웅을 받으며, 신재욱과 이택현은 훈련장을 나섰다.

국가대표팀 소집 때문이었다.

* * *

“아! 이번엔 공항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을까? 이번엔 절대 안 놀라고 덤덤하게 행동해야지. 재욱아, 나 이번엔 공항에서 영화배우가 된 것처럼 선글라스 딱! 끼고, 주머니에 손 넣고 당당하게 걸어갈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해? 간지 날 것 같지?”

간만의 한국행이기 때문인지, 이택현은 벌써 신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면 신재욱은 차분한 얼굴로 짧게 입을 열었다.

“멋이야 있을 수 있는데, 널 물어뜯는 기사들도 쏟아지겠지.”

“엥? 왜?”

“어린 선수가 선글라스를 쓰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닌다? 거만하다는 말을 듣기엔 너무 좋지.”

“그럼 너는 왜 선글라스 챙겨왔는데?”

이택현의 질문을 들은 신재욱이 자신의 티셔츠 목 부분에 걸려있는 선글라스를 힐끔 바라봤다.

크흠!

헛기침과 함께 신재욱은 이택현의 시선을 피했다.

“……난 그런 기사들이 익숙해서 신경 안 쓰거든.”

“그냥 멋있어 보이고 싶은 거 아니야? 보면 네가 젤 꾸미는 거 같은데? 머리도 매번 빨간색으로 염색하고, 독일에서 밥 먹으러 나갈 때도 선글라스 꼭 쓰고 다니고 말이야. 재욱아, 솔직히 말해봐. 너도 좀 관종이지?”

“시끄러워.”

“크흐흐! 속삭이듯이 얘기했는데 시끄럽긴 무슨. 너 괜히 민망해서 그러는 거 다 알아.”

“요즘 책 읽냐? 왜 말주변이 더 늘었어?”

“책은 무슨, 타고난 거지. 원래부터 이빨은 좀 털었잖아.”

“가끔은 진짜로 털어주고 싶어.”

“뭐? 내 이빨을 털어주고 싶다고?”

“그럴 리가.”

“그런 뜻으로 한 말 맞잖아! 우와! 너 그게 지금 친구한테 할 말이야? 이거 너무 서운한데? 진! 방금 신재욱이 한 말 들었죠? 얘가 제 이빨을 털어주고 싶대요! 그리고…….”

이택현이 서운하다는 표정으로 옆에 앉아있던 진 바그너에게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신재욱과의 첫 만남 때 두들겨 맞았단 말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길게 이어졌다.

반면,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은 피식 웃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기지 못할 말싸움은 빠르게 피하는 편이었고, 지금이 바로 그럴 때였다.

‘잠이나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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