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50화 (150/224)

150

* * *

전반전이 끝났을 때.

신재욱의 눈엔 보였다.

허공에 떠오르고 있는 메시지가.

“이 타이밍에 메시지가 뜬다고?”

보통은 골을 넣거나, 어시스트를 기록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무언가 좋은 움직임을 보였을 때 메시지가 뜨곤 했는데.

지금은 그냥 전반전이 끝나는 타이밍에 메시지가 떴다.

때문에, 신재욱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메시지의 내용을 살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스트라이커의 본능(A)’이 ‘완벽한 스트라이커의 본능(S)’으로 성장합니다!]

“……!”

라커룸으로 걸어가던 신재욱이 움직임을 멈췄다.

고개를 빳빳하게 든 채,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를 멍하니 바라봤다.

“S급……?”

S급이라니.

처음 보는 등급이었다.

신재욱은 무언가에 홀린 듯 성장한 특성의 정보를 띄웠다.

[완벽한 스트라이커의 본능]

[등급] S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페널티박스 안에선 슈팅의 정확도와 파워, 퍼스트 터치가 좋아집니다.

정보를 전부 다 읽은 뒤.

신재욱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다르다.”

다르다고.

정신을 차린 뒤에도 생각은 같았다.

S급 특성의 효과는 분명 A급과는 수준이 달랐다.

“좋아도 너무 좋은데…?”

A등급일 때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치선정이 좋아지고, 슈팅 정확도가 높아지는 효과였는데.

S급이 된 지금은 위의 효과에 슈팅 파워와 퍼스트 터치까지 좋아지는 효과가 추가됐다.

놀라운 효과였고, S급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몰랐었기에.

신재욱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다른 특성들도 S급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거잖아? 어쩌면 그 이상의 등급이 있을 수도 있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더욱 힘이 났다.

그때였다.

“재욱! 거기서 뭐 해? 얼른 들어와!”

팀의 주장 필립 람의 목소리였다.

“갈게요!”

신재욱은 재빨리 대답하며 라커룸으로 뛰어 들어갔다.

“해트트릭한 게 그렇게 좋아?”

필립 람은 웃고 있는 신재욱의 얼굴을 보며 질문했고.

신재욱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사실 해트트릭보단 S급 특성 얻은 게 더 좋지만요.’

라커룸에 들어가자마자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전술 지시가 시작됐다.

그는 3 대 0으로 이기고 있지만 절대 방심하지 말라는 말과 바꿔야 할 점에 대해서 짧고 굵게 이야기한 뒤, 선수들에게 푹 쉬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 편하게 휴식을 취했고.

오늘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택현이 신재욱에게 다가왔다.

“재욱아! 해트트릭 축하해. 경기력 진짜 대박이더라.”

“고마워. 몸은 좀 어때? 뛸 수 있겠어?”

그렇게 질문하며 신재욱은 이택현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애써 숨기려 하는 것 같았지만, 표정이 좋지 않았다.

당연했다.

이택현은 국가대표팀 경기를 치른 이후로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고 있었으니까.

“괜찮긴 한데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감독님이랑 코치님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고.”

“그래도 후보 명단에 있으니까 언제든 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는 게 좋을 거야. 컨디션이 안 좋아도 출전할 때가 있거든. 알지?”

“알지. 만약에 기회 얻으면 최선을 다해야지.”

“마음 편하게 먹고, 컨디션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하자.”

“그래야지. 근데 원래 국가대표팀 다녀오면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아져? 예전에 네가 U―20 월드컵 다녀온 이후로 막 피곤하다고 했을 때는 이해하기 힘들었었는데, 내가 직접 겪어보니까 이거 엄청 힘든 거였어.”

“전에 말했잖아. 장시간 비행과 시차는 컨디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유럽에서 뛰다가 국가대표팀에 불려간 선수는 어쩔 수 없이 컨디션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소속팀에 돌아오면 필사적으로 컨디션 회복에 신경 써야 하는 거고.”

“아… 네가 더 많이 자두라고 할 때, 말 들었어야 했는데…….”

“아직 늦지 않았어. 시간 잘 맞춰서 잠 푹 자. 신체리듬을 완벽하게 돌려놔야 해.”

“…알겠어. 꼭 그렇게 할게.”

대답은 하는 이택현의 얼굴에선 아쉬움이 드러났다.

신재욱은 그런 이택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 역시 저런 경험이 있었으니까.

‘본인이 제일 아쉽겠지.’

* * *

볼프스부르크와의 후반전이 시작됐다.

전반전에 완전히 기세를 잡은 뒤에 시작된 후반전이었다.

그래서인지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를 주도했다.

다만 전반전과는 달라진 점이 있었다.

― 하세베 마코토 선수가 신재욱 선수를 맨마킹하네요? 볼프스부르크가 전반전에 3골을 넣은 신재욱 선수를 후반전부턴 더욱 강하게 견제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볼프스부르크의 수비형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

그가 신재욱을 따라다니며 집중 견제를 하기 시작했다.

“더는 골을 넣지 못할 겁니다.”

하세베 마코토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어색한 독일어였다.

그 말을 들은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대답해줬다.

“이미 넣을 만큼 넣었어요. 그런 말을 할 거면 내가 골을 넣기 전에 하셨어야지.”

그러자 하세베 마코토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지금부터라도 잘 막아낼 겁니다!”

“예, 그러세요.”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신재욱은 자신에게 굴러오는 공을 받기 위해 움직였고, 하세베 마코토는 그 움직임을 방해하기 위해 이동했다.

― 하세베 마코토 선수가 신재욱 선수에게 완전히 달라붙어 있네요! 이러면 신재욱 선수가 느끼는 압박감은 꽤 강할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하세베 마코토 선수는 일대일 마크 능력도 좋은 선수거든요? 신재욱 선수가 답답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세베 마코토의 강한 압박을 본 해설들이 우려를 드러냈다.

아직 경험이 적은 신재욱이기에 일대일 맨마킹을 당했을 때, 당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으니까.

반면,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일본 축구팬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 하세베 마코토가 신재욱을 제대로 찍었어. 제아무리 신재욱이라고 해도 하세베 마코토의 맨마킹은 버텨내기 힘들걸?

└ 신재욱은 이제 경기장에서 완전히 지워질 거야. 하세베 마코토는 좋은 압박 능력과 훌륭한 일대일 수비 능력을 지녔거든!

└ 진작에 하세베 마코토가 일대일 마크를 했었어야 해. 그랬으면 신재욱이 해트트릭을 하진 못했을 거야.

└ 좋아! 드디어 신재욱이 힘들어하는 걸 보게 되겠군.

└ 신재욱은 좋은 팀을 만나서 과분한 골을 넣고 있어. 하세베 마코토라면 지금부터라도 충분히 막아줄 수 있을 거야.

└ 저 빨간 머리 한국인 녀석은 너무 건방졌어! 하세베! 가라! 네가 혼내줄 때야!

이처럼 일본 축구팬들은 믿고 있었다.

하세베 마코토가 일대일 마크를 하는 순간부턴 신재욱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그러나 일본 축구팬들은 몰랐다.

신재욱에겐 일대일 마크를 당해봤던 경험이 매우 많다는 것을.

더군다나 그 선수 중엔 하세베 마코토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을.

― 신재욱 선수가 하세베 마코토의 압박을 벗어납니다! 너무나도 여유롭게 탈압박을 해내는 신재욱 선수입니다! 하세베 마코토! 허탈하다는 표정으로 신재욱을 바라보네요!

― 하세베 마코토 선수가 자신감 있게 맨마킹을 시도했지만, 아직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공을 뺏기질 않거든요!

볼프스부르크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중이었다.

오로지 신재욱을 막는 것에만 집중한 하세베 마코토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면서 빈틈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 신재욱 선수가 전방으로 빠르게 연결합니다! 이 선수는 최전방에서도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지금처럼 밑으로 내려왔을 때도 굉장히 위험한 선수거든요? 지금도 아주 정확한 패스로 토니 크로스 선수에게 공을 연결하지 않았습니까?

신재욱의 패스를 받은 토니 크로스.

바이에른 뮌헨에서 가장 뛰어난 패스 능력을 지닌 그는 단숨에 볼프스부르크의 수비 라인을 뚫어내는 로빙패스를 뿌려냈다.

― 우오오오! 아름다운 패스입니다!

수비수들의 키를 넘긴 공이 바닥에 떨어진 순간.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침투해온 토마스 뮐러가 공을 받아냈다.

이어서 그는 강력한 슈팅을 때려냈다.

골키퍼가 알고도 막기 힘든, 매우 강력한 슈팅이었다.

― 들어갔습니다! 토마스 뮐러! 환상적인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스코어는 4 대 0이 됩니다!

― 아~! 볼프스부르크도 이렇게 무너지나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어떤 팀을 만나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데는 신재욱 선수의 영향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 그렇죠! 신재욱 선수가 1군에 올라온 이후로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력이 더 좋아졌거든요! 실제로 팀 득점력도 높아졌고요!

팀이 경기를 압도하는 상황.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신재욱은 쉬지 않고 뛰었다.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다른 경기 때와는 다르게, 오늘만큼은 골 욕심이 나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S급 특성, 확인해봐야지.’

성장한 특성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가보자.’

다행히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경기를 지배하며 반코트 게임을 하던 상황.

볼프스부르크의 페널티박스 안에 서 있던 신재욱은 동료에게 패스를 요청했다.

그 순간 깊숙이 오버래핑하며 측면으로 들어온 필립 람이 크로스를 뿌렸다.

퍼어엉!

신재욱을 노린 크로스였다.

그러나 필립 람답지 않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크로스였다.

‘너무 길어…!’

크로스의 강도도 너무 강했다.

순식간에 신재욱의 키를 넘길 것만 같은 궤적의 크로스.

이때, 신재욱은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예측하며 재빨리 뒤로 빠졌다.

투웅!

머리에 맞추는 건 실패했지만, 신재욱은 가슴으로 공을 받아냈다.

하지만 워낙 강한 크로스였기에 공은 힘을 잃지 않고 허공에 떠올랐다.

그 순간 신재욱이 몸을 돌리며 뒤로 눕듯이 뛰어올랐다.

동시에 다리를 휘둘렀다.

몸을 눕히며 발등으로 찍어 내리는 슈팅.

흔히 오버헤드킥(Overhead Kick)이라고 불리고.

바이시클 킥(Bicycle Kick)이라고도 불리는 슈팅이었다.

그러나 이 슈팅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불안한 자세로 때리는 슈팅인 만큼 정확도가 높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신재욱의 슈팅은 달랐다.

빠르게 쏘아진 공이 그대로 볼프스부르크의 골대 안으로 파고들었으니까.

― 고오오오오오오올! 신재욱입니다! 엄청난 바이시클 킥으로 네 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오늘만 4개의 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끄는 신재욱 선수입니다!

공은 상대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고 떨어졌다.

그리고 그 공을 본 신재욱이 중얼거렸다.

“완벽한 스트라이커의 본능…… 이거 너무 좋잖아?”

이어서 그는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성장한 특성의 정보를 바라봤다.

[완벽한 스트라이커의 본능]

[등급] S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페널티박스 안에선 슈팅의 정확도와 파워, 퍼스트 터치가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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