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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들어갔습니다! 신재욱 선수의 멀티 골입니다! 놀라운 활약입니다! 전반전 초반인데 벌써 2개의 골을 만들어내며 팬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습니다!
― 신재욱 선수! 정확하게 위치를 잡고, 수비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겨내며 헤더 골을 터트렸습니다! 이제는 공중볼에서도 강점을 보여주고 있는 신재욱입니다!
― 모든 부분에서 발전하며 점점 더 완벽한 스트라이커에 가까워지네요! 정말 대단한 발전 속도입니다!
볼프스부르크의 골대 바로 뒤.
그곳에 있는 관중들이 입을 떡 벌렸다.
골을 넣은 신재욱의 움직임에서 높은 수준을 봤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들은 볼프스부르크의 팬들이었는데도 신재욱의 플레이에 경악하고 있었다.
“신재욱이 너무 잘하는데……? 요즘 분데스리가에서 잘하는 선수인 건 알지만, 공중볼에서도 이렇게나 강하다고?”
“키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위치선정이랑 경합 능력이 장난이 아니야…!”
“천재라더니…… 실제로 움직임 보니까 엄청나잖아? 오늘 볼프스부르크는 저런 녀석을 막아야 하네…… 될까?”
“프랑크 리베리나 토마스 뮐러를 막는 것도 힘들 텐데, 이젠 신재욱까지 신경 써야 하네. 에라이! 바이에른 뮌헨은 왜 저렇게 강한 거야?”
“우리 수비수들은 신재욱을 막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겠는데? 오늘만큼은 프랑크 리베리보다도 더 위험해 보여!”
그리고 이때.
무언가를 확인한 해설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 어? 신재욱 선수…… 이번 골로 인해서 리그 20골을 기록했는데요…?
― 20골이요? 그러면…… 압도적인 득점왕 페이스 아닙니까…?
― 그렇습니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신재욱 선수가 데뷔 시즌부터 분데스리가의 득점왕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2골을 기록하며, 신재욱이 리그 20호 골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실시간으로 해설들의 말을 들은 한국의 축구팬들의 반응 역시 비슷했다.
└ ㅎㄷㄷㄷㄷㄷ;;; 신재욱이 분데스리가 득점왕 페이스라고???
└ ㅇㅇ;;;;; 놀랍게도 유력한 득점왕 후보야. 현재 득점 1위임;;;;;;
└ 오졌다ㅋㅋㅋㅋ 한국인이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되는 걸 보려나?
└ 더 쩌는 건 신재욱 나이가 만17세라는 거임ㅋㅋㅋ 한국 나이로도 겨우 19살이야ㅋㅋㅋㅋ
└ 나도 재욱이랑 같은 19살인데…… 쟨 나랑 아예 다른 삶을 살고 있네ㅠㅠ
└ 신재욱이 특별한 거야. 저 나이에 저렇게까지 성공한 선수가 얼마나 있겠어?
└ 아 근데 진짜 잘한다. 볼프스부르크 수비수들이 신재욱한테 신경 많이 쓰는 것 같은데, 막질 못하네.
└ 다른 팀이었으면 막혔을 수도 있는데, 바이에른 뮌헨이라서 볼프스부르크가 막아야 할 선수가 너무 많아ㅋㅋㅋ 리베리, 뮐러, 토니 크로스, 필립 람, 슈바인슈타이거 같은 선수들 다 엄청 잘하잖아ㅋㅋ
└ 그건 인정. 근데 그래서 신재욱이 더 대단한 거야. 그렇게 대단한 선수들 사이에서 선발로 출전하잖아.
└ 맞네. 그렇게 보면 신재욱이 말도 안 되는 천재긴 해. 이택현도 엄청 천재고 나올 때마다 잘해주는데 선발로 나오는 경기는 많지 않은데, 신재욱은 거의 다 선발로 나오니까.
└ 팀이 바이에른 뮌헨만 아니었으면 이택현도 선발로 뛰고 있을걸?
└ 그건 맞지ㅋㅋ 근데 신재욱이 세우고 있는 기록이 말도 안 되긴 한다ㅋㅋㅋㅋ 만 17세에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인데 벌써 20골ㅋㅋㅋㅋㅋ 심지어 시즌 끝날 때까지 아직 경기 꽤 남음. 그리고 국가대표팀 경기 뛰러 가느라 최근에 펼쳐졌던 바이에른 뮌헨 2경기 출전 못 했는데도 이 정도야ㅋㅋㅋㅋ
└ 신재욱이 괴물이긴 해ㄷㄷㄷ
이처럼 팬들을 놀라게 한 신재욱은.
첫 번째 골을 넣었을 때와 같이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팀 동료들이 따라와 줬다.
“으하하하! 재욱! 멋진 골이야! 네가 오니까 팀의 득점력이 달라졌어.”
“이젠 신재욱이 없으면 팀이 약해진 느낌이 든다니까? 오늘은 네가 없었던 지난 두 경기와는 확실히 느낌이 달라.”
“실제로 스코어도 다르지! 아직 전반전 초반인데 벌써 2골을 넣고 있잖아? 게다가 볼프스부르크는 약한 팀도 아니라고.”
“물론 지난 경기도 4 대 0으로 이기긴 했지만, 오늘은 더 크게 이길 것 같은데? 재욱, 더 많은 골을 넣을 자신 있지?”
신재욱은 경기장 중앙을 향해 가볍게 달리면서도, 말을 걸어오는 동료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특히 오늘 2개의 어시스트를 해준 프랑크 리베리와의 대화는 조금 더 길었다.
“프랑크, 고마워요.”
“고맙긴 뭘. 네 덕에 나도 공격포인트 2개 올렸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두 완벽한 패스였어요.”
“그랬다면 다행이야. 그리고 2골 넣었으니까 해트트릭까지 가야지?”
“아뇨, 더 넣으려고요.”
“뭐? 크하하하! 그게 더 좋긴 하지!”
“그러니까 좋은 패스 부탁해요.”
“알겠어. 놀랄 만한 패스를 뿌려주마.”
프랑크 리베리와의 대화를 끝내며, 신재욱은 경기장 중앙에 공을 내려놓았다.
동시에 허공을 향해 잠깐 시선을 옮겼다.
‘능력치는 안 올랐네.’
2개의 골을 넣었기에 능력치가 오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 중에서 능력치가 올랐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신재욱은 아쉬움을 가볍게 떨쳐내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더 잘하면 오르겠지.’
그에게 만족스러운 경기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으니까.
* * *
경기가 재개됐다.
2 대 0으로 밀리게 된 볼프스부르크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최선을 다했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을 흔들어놓기도 했다.
골로 연결하지 못했을 뿐.
― 볼프스부르크의 슈팅이 아쉽게도 골대를 벗어납니다! 볼프스부르크 선수들이 머리를 감싸 쥐네요!
― 아쉽겠죠. 조금만 더 정확하게 슈팅했으면 골이 될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위험한 순간을 한 번 넘겼네요!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이 바이에른 뮌헨에 효과적으로 먹혀든 것도 잠시.
이내 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 과정에서 신재욱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쳤다.
― 전방에서 공을 잡은 신재욱 선수가 공을 뺏기지 않고,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아~! 동료에게 패스하네요. 신재욱 선수의 연계 능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은데요?
― 하하! 연계 능력은 원래도 좋은 편이었는데, 피지컬이 좋아지면서 덩달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최전방에서 스트라이커가 공을 뺏기지 않고 지켜주고, 동료에게 연결까지 해주는 것.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피지컬이 좋고 수준이 높은 유럽의 수비수들을 상대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신재욱은 그런 역할을 아주 잘해 내고 있었다.
더 나아가 직접 돌파까지 시도하며 볼프스부르크 수비진을 흔들었다.
터엉!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낮게 깔린 공이 빠른 속도로 굴러왔다.
전방으로 깊게 들어온 팀 동료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였다. 신재욱은 굴러오는 공을 바라보며 몸을 움직였다.
휘익!
왼쪽으로 움직이며 받을 것처럼, 몸을 왼쪽으로 틀었다.
그러자 바로 뒤에 붙은 수비수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공은 발밑까지 가까워졌다.
이때, 신재욱은 왼발의 안쪽으로 공을 툭― 치며 오른쪽으로 몸을 틀었다.
방향 속임수를 준 뒤에 수비수의 압박을 벗어나는 기술.
그 아름다운 움직임에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
― 너무나도 부드러운 턴입니다! 신재욱 선수가 어렵지 않게 수비수 한 명을 제쳐냈습니다! 터치 한 번으로 단숨에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신재욱!
상대의 중앙수비수를 뚫어낸 상황.
자연스레 신재욱이 느끼는 압박은 사라졌다.
더구나 앞엔 공간이 생겼다.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공간.
휘이익!
신재욱의 다리가 움직였다.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슈팅을 때려냈다.
스트라이커니까.
퍼엉!
공이 쭉 뻗어져 나갔다.
매우 빠른 타이밍에 발등으로 강하게 때려낸 슈팅.
공이 골대 안으로 파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볼프스부르크의 골키퍼가 손을 쓰기도 전에 이미 볼프스부르크의 골망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철렁!
― 드…… 들어갔습니다! 우오오오오! 우와아……! 신재욱 선수의 원더골입니다! 몸을 돌리자마자 때려낸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됐습니다! 신재욱 선수! 대단합니다! 볼프스부르크의 디에고 베날리오 골키퍼가 전혀 반응하지도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 허허…… 화려한 복귀네요! 신재욱 선수가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신이 왜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해트트릭.
그것도 리그 득점왕 페이스를 달리고 있던 신재욱의 해트트릭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을 응원하는 팬들로선 열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욱! 난 널 사랑해! 죽을 때까지 네 팬으로 살 거야!”
“크하하하하! 신재욱 이 훌륭한 자식아! 너 때문에 너무 놀라서 심장이 멈출 것 같잖아!”
“해트트릭이라니! 저 괴물 같은 소년이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스트라이커라니!”
“우오오오오! 신재욱이 해트트릭을 기록했어!”
“저 천재가 또 볼프스부르크의 수비수를 발라버렸어! 정말 볼 때마다 골을 쉽게 넣는군!”
“좋았어! 나는 신재욱이 돌아와서 너무 행복해!”
잔뜩 흥분한 채로 함성을 질러대고, 신재욱의 이름을 외치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팬들의 행동.
그것을 본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뿌듯하네.”
지금처럼 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건 축구선수에겐 굉장히 기쁜 일이었다.
신재욱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경기장 중앙으로 달리려던 것을 멈추고, 자신의 이름을 외쳐주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 경기장에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을 응원하는 관중들이 신재욱 선수의 이름을 외치고 있습니다!
― 아…… 감동적인 순간이네요……!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곳은 분명 독일인데, 마치 한국처럼 느껴질 정도로 신재욱 선수의 이름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재욱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궈놓은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바이에른 뮌헨 쪽으로 넘어왔다.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전 내내 정확한 패스와 날카로운 공격으로 볼프스부르크의 골문을 위협했다.
― 바이에른 뮌헨이 볼프스부르크를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골을 허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거칠게 저항하던 볼프스부르크 선수들이 이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이 강한 거겠죠! 그토록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볼프스부르크 선수들의 기세가 죽을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전반전이 끝났을 때.
“……!”
신재욱은 볼 수 있었다.
놀라운 내용을 담은 채,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 하나를.
[특성이 성장합니다!]
[‘스트라이커의 본능(A)’이 ‘완벽한 스트라이커의 본능(S)’으로 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