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48화 (148/224)

148

* * *

볼프스부르크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초반.

중거리 슈팅을 때려내려던 하세베 마코토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억!”

그의 뒤에서 갑자기 들어온 슬라이딩 태클 때문이었다.

“뭐야?”

하세베 마코토가 인상을 찌푸리며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민첩하게 몸을 일으키며 역습을 준비하는 신재욱의 모습이 보였다. 이때 하세베 마코토는 고개를 돌려 심판을 바라봤다.

심판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경기를 재개하라는 무언의 지시였다.

“반칙 아닌가? 이렇게 끊긴다고? 에잇!”

하세베 마코토가 주먹으로 잔디를 내려쳤다.

슈팅을 시도한 타이밍이 워낙 좋았기에, 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들어온 태클 때문에 망해버린 기분이었다.

더 짜증이 나는 건 반칙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느새 심판은 전방을 향해 뛰어나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도 시작됐다.

― 신재욱 선수가 프랑크 리베리에게 연결합니다! 리베리가 공을 몰고 달립니다!

― 바이에른 뮌헨의 빠른 역습입니다! 신재욱 선수의 좋은 태클로 인해서 시작된 역습이죠?

― 그렇습니다! 방금은 신재욱 선수의 태클이 아니었더라면 하세베 마코토 선수가 노마크 상태에서 중거리 슈팅을 때렸을 것이거든요? 아주 좋은 타이밍에 나온 태클이었습니다.

― 그나저나 놀랍네요. 신재욱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겐 아찔한 백태클이긴 하지만, 신재욱 선수는 확신이 있어서 태클을 시도하는 것 같거든요? 실제로 성공률이 매우 높고, 아직 레드카드를 받은 적도 없기도 하고요.

같은 시각.

일본의 축구팬들은 허탈해하고 있었다.

└ 아…… 하세베 마코토가 슈팅하려고 했는데 신재욱한테 막혔어.

└ 젠장! 또 신재욱이군.

└ 하세베가 신재욱한테 막히면서 볼프스부르크가 역습을 허용하게 됐어. 이런 건 좋지 않은데…….

└ 신재욱은 왜 수비수도 아니면서 저렇게 태클을 잘하는 거야? 위험해 보이는 백태클이었는데도 완벽하게 공을 건드리잖아?

└ 신재욱의 태클은 원래부터 좋기로 유명했어. 근데 분데스리가에서까지도 이렇게 잘 통할 줄은 몰랐는데…….

└ 오카자키 신지도 신재욱 태클에 고생했었는데, 하세베 마코토까지 당하다니…… 분하다…… 일본인은 축구에서 한국인을 이길 수 없는 건가?

└ 신재욱은 월드클래스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이야. 독일에서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워한 하세베 마코토랑은 차원이 다르다고.

└ 한국은 차범군, 박지석에 이어서 신재욱이라는 천재가 또 나오는구나…….

└ 손훈민도 있지. 손훈민도 대단한 재능이야.

└ 왜 일본은 한국처럼 좋은 공격수가 나오지 않는 거야? 교육에서의 문제일까?

└ 일본은 골문 앞에서 동료에게 양보하라고 배우잖아. 반면에 한국은 자신 있게 마무리를 하게끔 배우고.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거지.

└ 너무 큰 차이가 나서 화도 나지 않아…….

이처럼 일본의 축구팬들이 질투심과 허탈함을 느끼고 있을 때.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은 볼프스부르크를 위협하고 있었다.

― 프랑크 리베리의 돌파 능력이 빛납니다! 어렵지 않게 볼프스부르크의 풀백을 제쳐냅니다!

― 리그 최고의 윙어인 프랑크 리베리의 드리블은 알고도 막기 힘들죠! 워낙 기술이 좋고 빠른 데다가 양발잡이거든요!

측면을 돌파한 프랑크 리베리는 크로스를 올리거나 더 공을 끄는 선택보단 뒤에서 달려오는 신재욱에게 컷백 패스를 뿌려주는 걸 선택했다.

신재욱을 향한 강한 믿음이 있기에 나온 선택이었다.

‘신재욱에게 주는 게 가장 쉽게 골을 넣는 방법이지.’

프랑크 리베리의 컷백 패스의 정확도는 매우 높았다.

공을 받는 신재욱으로선 패스를 받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동료들이 축구를 잘하면 참 편해.’

신재욱은 부지런히 달려왔고, 이젠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들어온 패스였는데, 그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다.

선수들끼리 하는 말인 ‘발만 가져다 대도 골이 되는 패스’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패스였다.

그래서 신재욱은 발을 가져다 댔다.

강하게 때려낼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그저 정확하게 공을 발에 맞추는 것에만 신경 썼다.

퍼엉!

* * *

신재욱은 좋은 슈팅을 때려내는 것에 성공했다.

워낙 좋은 타이밍에 잘 때리기까지 한 슈팅이었기에.

볼프스부르크의 골키퍼는 날아오는 공을 막아내지 못했다.

― 오오오오오오! 고오오오오올! 골입니다! 국가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독일로 돌아온 신재욱 선수가 팀의 선제골을 책임졌습니다!

― 이야……! 무섭네요!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됐는데, 이게 또 골로 연결되어버리네요. 이러면 볼프스부르크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힘이 빠질 수밖에 없죠! 본인들이 기회를 잘 만들어 나갔다고 생각한 타이밍에 역습을 당한 것이거든요!

― 그나저나 신재욱 선수의 움직임이 인상 깊습니다. 직접 공을 뺏어내서 공격의 시발점이 된 것으로도 모자라, 곧바로 몸을 일으켜서 달려오더니 기어코 프랑크 리베리 선수의 패스를 받아 공격의 마무리 역할까지 해냈네요!

오늘의 첫 번째 골을 넣은 신재욱은.

상대의 골대 안에 들어간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바이에른 뮌헨의 동료들이 줄을 맞춰 뛰었다.

‘다들 이걸 진짜 하네?’

뒤를 힐끗 바라본 신재욱이 웃음을 터트렸다.

훈련 때 팀 동료들이 말했었다.

어차피 세리머니 생략하고 경기장 중앙으로 뛸 거면 뒤에서 붙어서 같이 뛰겠다고.

장난스러운 분위기에서 말했던 것이었기에, 진짜로 할 줄은 몰랐는데.

‘나름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대단한 선수들이 뒤에 붙어서 달려주자, 신재욱의 눈에도 아주 괜찮은 그림이 나왔다.

실제로 팬들의 반응도 대단했다.

우와아아아아!

― 이야!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신재욱 선수의 뒤를 따라 달리고 있습니다! 굉장히 멋진 장면이네요! 소름이 돋을 것 같습니다!

― 하하! 전 이미 소름이 돋았습니다! 관중들의 함성도 대단합니다!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곳은 볼프스부르크의 홈구장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보내는 함성이 경기장에 크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원정 경기까지 찾아온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놀라울 정도로 커다란 함성을 보냈고.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 이 세리머니는 미쳤어!!!! 최고의 선수들이 신재욱의 뒤를 따르고 있잖아? 이거 마치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왕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

└ 멋진 골이었어! 그리고 신재욱이 공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는 건 원래 했던 거라서 익숙한데, 이렇게 동료들이 같이 달려주니까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오네.

└ 재욱은 바이에른 뮌헨의 보물이야! 구단은 이 선수와 빠르게 재계약을 추진해야 해. 당연히 대우는 가능한 한 최고로 해줘야 하고.

└ 골!!! 신재욱이 넣었어! 돌아오자마자 골을 터트리다니, 역시 대단해!

└ 신재욱은 바이에른 뮌헨의 왕이 될 자격이 있어. 아직은 프랑크 리베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왕에 가깝지만, 당장 다음 시즌부턴 신재욱이 에이스가 될 것 같아.

└ 세리머니가 너무 멋진데? 이거 미리 연습한 건가? 이건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에겐 평생 기억에 남을 세리머니야!

└ 태클로 공을 뺏은 것부터 골을 넣은 것까지 전부 완벽한 플레이였어! 물론 이번 시즌이 데뷔 시즌이라 이런 평가는 이르긴 하지만, 신재욱은 아주 높은 수준에 오른 선수 같아.

└ 솔직히 골 결정력과 움직임만 보면 이미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방금도 봐. 프랑크 리베리의 패스가 좋긴 했어도, 골을 굉장히 쉽게 넣잖아.

이처럼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신재욱에게 열광하고 있을 때.

유독 침울한 반응을 보이는 팬들도 있었다.

볼프스부르크와 하세베 마코토를 응원하던 일본의 축구팬들이었다.

└ 신재욱이 넣었네…… 얘는 왜 항상 골을 넣는 거야? 골문 앞에서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침착해.

└ 하세베 마코토가 공을 뺏겨서 볼프스부르크가 골까지 허용했어…… 오늘 하세베 마코토의 평점은 최악이겠군…….

└ 또 신재욱에게 당한 거냐……?

└ 경기 전에 하세베 마코토가 신재욱을 혼내줄 거라고 말하던 바보들 어딨어? 신재욱은 전혀 혼나지 않고 날아다니고 있는데?

└ 와……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신재욱의 뒤에 붙어서 달리고 있어. 마치 신재욱이 리더처럼 보여. 분하게도 이런 건 일본인은 보여주지 못하는 장면이야…….

└ 신재욱은 동료들과의 사이도 좋은가 보네.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들이 신재욱의 뒤를 따라 달리면서 골을 칭찬해주고 있잖아?

└ 경기 초반부터 이런 골을 넣다니…… 지금부터라도 하세베 마코토가 일본인의 자존심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 인정하긴 싫지만…… 신재욱은 너무 잘해. 저 어린 나이에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는 걸 봐…….

그리고 지금.

여러 나라의 팬들에게 관심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신재욱은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또한, 쉬지 않고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상대 팀과 선수들을 분석하는 습관을 지닌 신재욱은 계속해서 상대의 정보와 변화를 동료들에게 알려주며 대응법까지 제시했고.

동료들은 그런 신재욱의 말을 절대 무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프랑크! 상대 풀백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으니 더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해도 될 것 같아요.”

“역시 봤구나? 확실히 쟤네 풀백 오늘 상태 안 좋아 보이지?”

“예. 그래서 측면을 집중적으로 노리면 경기를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의견이야. 한 번 해보자.”

프랑크 리베리는 엄지를 들어 올리며 대답했고.

그는 대답한 것처럼 실제로 볼프스부르크의 풀백을 상대로 더욱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 프랑크 리베리! 너무 영리하네요! 직접 돌파할 것처럼 수비를 속인 뒤, 다비드 알라바와의 2 대 1 패스로 볼프스부르크의 측면을 뚫어냈습니다!

― 오늘 프랑크 리베리 선수의 돌파 성공률이 매우 높은데요? 반면에 볼프스부르크는 무언가 새로운 대응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대로라면 추가 실점을 허용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볼프스부르크의 왼쪽 측면을 뚫어낸 프랑크 리베리는 조금 전과는 달리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신재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근처로만 보내자. 그러면 신재욱이 알아서 할 거야.’

신재욱에 대한 믿음은 당연히 굳건했기에, 프랑크 리베리는 크로스를 정교하게 뿌려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터엉!

프랑크 리베리의 발을 떠난 공이 적당한 높이를 유지하며 빠르게 쏘아졌다.

또한, 공의 궤적은 날카롭게 휘어졌다.

수비수들이 걷어내는 게 어렵게끔 뿌려진 크로스였다.

당연하게도 공을 머리에 맞춰야 하는 스트라이커에게도 받기 힘든 공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재욱에겐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정도는 받아줘야지.’

그는 강하게 견제하는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냈고.

가장 좋은 위치를 잡고 몸을 띄웠으며.

눈으로 공의 궤적을 끝까지 따라가며, 날아오는 공을 머리로 강하게 찍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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