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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146화 (146/224)

146

* * *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 도착한 신재욱은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동료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신재욱의 시선이 한 선수에게로 향했다.

“어?”

국가대표팀에 차출되기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선수였다.

그러나 신재욱은 그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호이비에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지만, 분명히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였다.

‘1군에 올라왔구나?’

신재욱에겐 익숙한 선수였다.

호이비에르는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지만, 미래엔 토트넘의 핵심 미드필더가 되는 선수였으니까.

환생 전엔 EPL에서 여러 번 마주쳤던 선수였으니까.

게다가 환생 후에도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에서 여러 번 만났던 선수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네.’

그리고 호이비에르를 반가워한 사람은 신재욱뿐만이 아니었다.

“오! 호이비잖아? 여긴 웬일이야? 설마 1군으로 올라오게 된 거야?”

이택현 역시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신재욱과 이택현이 반가움을 드러내자, 호이비에르의 표정이 밝아졌다.

“재욱! 택현! 오랜만이야! 맞아, 나도 며칠 전부터 1군에 올라오게 됐어.”

신재욱과 이택현이 알아본 이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전까지는 하늘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기가 죽어있었는데, 동갑내기 친구들을 보며 긴장이 풀린 것이다.

더군다나 그 친구들이 리그에서 매우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지 않은가.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호이비에르는 훈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잘하네. 아직 가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은 있지만, 확실히 재능이 있어.’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서 특출난 능력은 없지만, 정신력을 강하고 모든 걸 준수하게 하는 호이비에르는 훗날 많은 팬의 사랑을 받게 된다.

다만 신재욱의 기억대로라면 호이비에르는 이곳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진 못한다.

‘호이비에르가 나왔던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본 기억이 없으니까, 거의 출전하지 못했던 게 맞겠지.’

팀 훈련이 끝난 이후.

체력 회복을 위해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신재욱은 이택현과 평소와 같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 호이비에르가 다가왔다.

그는 상기된 얼굴을 한 채로 고마움을 드러냈다.

“재욱, 택현. 너무 고마워. 너희가 있어서 1군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자 이택현이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가 한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사실 막막함 같은 게 있었거든. 과연 내가 이곳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상대로?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많았었어.”

“아…… 그럴 수 있지. 나도 처음 여기 왔을 때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선수들 실력에도 많이 놀랐으니까.”

“하지만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도 자신감 있게 활약하는 너희를 보며 용기를 낼 수 있었어. 팀에 가장 늦게 합류했고 가장 어린 나이임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해내겠다고 다짐했지. 하지만 그랬음에도 실제로 마주한 1군 선수들은 넘을 수 없는 사람들처럼 보였어.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어울리기도 힘들더라고. 근데 그런 상황에서 너희가 온 거야. 어색한 선수들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찌나 반갑던지, 떨어졌던 자신감도 살아난 느낌이었어. 그래서인지 훈련도 잘됐고.”

“훈련 때 되게 잘하던데? 원래는 아니었어?”

“어, 어제까지만 해도 되게 못했어. 유프 하인케스 감독님이 10분에 한 번씩 화를 내실 정도로.”

“그랬구나… 그 자비로운 하인케스 감독님이 그럴 정도면 심하긴 했나 보네.”

“맞아. 하지만 너희도 봤듯이 오늘은 한 번도 안 혼났지. 내일도 잘해서 안 혼날 거야.”

“응원할게. 호이비.”

“고마워.”

이때, 두 남자의 대화를 지켜보던 신재욱이 호이비에르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허! 재욱, 넌 지금까지 아무 말 안 하더니 겨우 한다는 말이 밥 먹자는 거야?”

“배 안 고파?”

“…고프긴 하지.”

“훈련 끝났으니까 신경 그만 쓰고 편안한 마음으로 밥 먹자. 그리고 이따가 저녁 훈련에 참여할 생각 있으면 늦지 않게 나와.”

“응? 너희 아직도 저녁 훈련을 추가로 하고 있어? 유소년팀에 있을 때만 하는 거 아니었어?”

“아니지. 1군에 올라왔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그렇구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만 17세의 어린 나이에 바이에른 뮌헨 1군에 들어오며 천재 소리를 듣는 그였지만.

지금 그의 눈엔 동갑내기인 신재욱의 등이 너무나도 커 보였다.

* * *

식사를 마치고 휴식까지 취한 뒤.

신재욱은 늘 그랬던 것처럼 저녁 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향했다.

옆엔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택현이 걷고 있었다.

“재욱아, 오늘은 가볍게 할 거지?”

“그래야지. 회복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될 정도로만 하자.”

“어으! 확실히 몸이 피곤하긴 해. 대표팀 형들이 괜히 장거리 비행이 힘들다고 한 게 아니었어.”

“시차가 있는 것도 영향이 있을 거야.”

“그런 것 같아. 아직 잘 시간이 아닌데 졸려. 이거 언제까지 이러려나?”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랬으면 좋겠다.”

이택현은 오늘 피곤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었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게 처음이었기에 나오는 반응이었다.

반면 신재욱에겐 익숙한 일이었다.

그에겐 국가대표로 뛰었던 경험이 너무나도 많았으니까.

물론 익숙하다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피곤하긴 하네.’

신재욱 역시 진한 피로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며칠은 컨디션 회복에 신경을 써야겠어.’

잠시 후.

훈련장에 도착한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괴물 친구들, 너무 늦는 거 아니야?”

아무도 없는 훈련장에서 홀로 훈련하고 있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손을 흔드는 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피에르, 언제 왔어?”

“한 30분 됐나?”

“멋있네. 택현아, 우리도 바로 시작하자.”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몸을 풀었다.

스트레칭을 하고, 가볍게 훈련장을 뛰며 굳은 근육을 풀었다.

이어서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

이때부턴 바이에른 뮌헨의 1군 선수들이 하나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호이비에르는 놀라움을 드러냈다.

“재욱! 원래 1군 선수들 다 저녁에 추가로 훈련해……?”

“다 하진 않는데, 많이들 하는 편이야. 몰랐어?”

“전혀 몰랐지. 저녁에 훈련한다는 말을 따로 들은 적이 없었거든.”

“굳이 말하지 않았던 거겠지. 저들한테는 당연한 거니까.”

“1군 선수들이 유소년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한다고……? 이런 건 상상하지도 못했던 건데…….”

호이비에르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근처에 있던 이택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흐흐! 호이비, 나도 처음에 엄청 놀랐어. 내가 제일 열심히 훈련하는 줄 알았는데, 1군에 오니까 다들 나만큼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더 열심히 해야겠군.”

“당연하지! 저 대단한 선수들을 제치고 출전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거야. 근데 호이비, 너는 유소년에 있을 때부터 잘했으니까 여기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택현… 좋은 말 고마워! 네 말처럼 난 잘 적응해서 경기에 출전할 거야.”

“그런 마인드 너무 좋아!”

훈련장에 많은 선수가 모이게 됐고, 이들은 각자 필요한 훈련을 했다.

신재욱도 그랬다.

저녁 훈련 내내 체력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기술 훈련만 반복해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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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직도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기에, 신재욱은 전날처럼 무리하지 않고 회복과 기술 훈련에 신경을 쏟았다.

저녁 훈련 시간에도 다른 걸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신재욱이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겼다.

“재욱, 나도 축구 가르쳐주면 안 될까? 보니까 네가 택현에게 많은 걸 알려주고 있는 것 같은데, 가능하다면……나도 배우고 싶어. 부탁할게. 나 정말 축구 잘하고 싶어.”

축구를 가르쳐달라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모습에 신재욱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괜히 미안해지게.’

환생 후, 신재욱은 자신의 성장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중이었다.

최근에도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인 능력치가 높아지며 성장이 느려지긴 했지만, 여전히 성장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이택현에게 축구를 가르쳐준 건, 그와 함께 훈련하며 얻게 되는 이득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호이비에르에게 축구를 가르쳐줄 이유는 없었다.

“가르쳐달라는 부탁은 거절할게. 내 앞가림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거든.”

냉정한 신재욱의 대답에 호이비에르는 아쉽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어진 신재욱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근데 네가 필요하다면, 같이 훈련하면서 몇 가지 조언 정도는 해줄 수 있을지도.”

“재욱! 난 그 정도면 충분해! 너무 고마워! 나 진짜 열심히 할 거야!”

“대신 저녁 훈련에 빠지지 말고 나와.”

“당연하지!”

신재욱은 피식 웃어버렸다.

열정 가득한 호이비에르를 보니, 자신의 열정도 더욱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저러다가 토트넘이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선수로 성장하게 되는 거 아니야?’

호이비에르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도 머릿속을 스쳤다.

* * *

며칠 뒤.

신재욱과 이택현은 다음 날 펼쳐질 경기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열심히 컨디션 회복을 한 결과였다.

“오예! 선발이다!”

대부분 경기에 후보 선수로 출전했던 이택현은 선발로 출전하게 됐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신재욱은 그런 이택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마디를 툭 던졌다.

“오늘 밤에 그냥 자지 말고, 내일 만날 상대 팀에 관한 자료들 꼭 외우고 자.”

그 말을 들은 이택현은 기뻐하던 것을 멈췄다.

“…그걸 다 어떻게 외워? 그냥 몇 번 읽고 자면 안 될까?”

“경기력에서 차이가 날 텐데?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아오! 그렇게 말하면 안 할 수가 없잖아……! 못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면 모를까, 네가 말하는 거니까 안 믿을 수도 없고……! 에잇! 오늘 밤엔 못 본 드라마나 보고 자려고 했는데, 망했네.”

“경기 전날엔 경기에만 신경 쓰자. 프로잖아.”

“와…… 재욱아 너는 진짜 축구에 미친 사람 같아. 평소엔 축구만 하고, 심지어 쉬는 시간에도 축구 영상을 보거나, 축구 자료를 수집하잖아? 또, 잠깐 그러는 것도 아니고 몇 년째 그런 생활을 반복하는 중이란 말이지? 대체 어떻게 그렇게 살 수가 있는 거야?”

신재욱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택현의 말을 듣다 보니, 생각에 잠기게 됐다.

축구에만 미친 삶.

오로지 축구만 생각하는 삶.

환생 전에도 그랬고, 환생 후에도 그렇게 살고 있다.

어떻게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잠시 고민했고, 답은 의외로 빠르게 나왔다.

“축구를 좋아하니까.”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

축구를 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

그게 바로 신재욱이 축구에만 미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다음 날.

신재욱을 즐겁게 만들어줄 또 다른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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