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44화 (144/224)

144

* * *

우와아아아아!

경기장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을 응원하던 관중들이 내뿜는 함성이었다.

― 골입니다! 신재욱의 세 번째 골입니다! 오늘 데뷔한 만 17살의 선수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 신재욱 선수! 이제는 머리로도 골을 넣네요! 오늘이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 세트피스에서 나온 신재욱 선수의 헤더 골로 이제 스코어는 4 대 2가 되었습니다! 따라붙던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한 발짝 멀어지는 한국입니다!

4 대 2 스코어를 만든 신재욱의 골이었다.

더구나 해트트릭이었다.

만 17세.

한국 나이로도 19살밖에 안 된 어린 선수가 해내기엔 힘든 활약이었다.

때문에,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 역시 놀라움을 드러냈다.

└ 워!!!!!! 말도 안 돼……!!!!

└ 이거 뭐여ㅋㅋㅋㅋ 신재욱 얘는 대표팀에 오자마자 해트트릭을 해버리네ㄷㄷㄷ

└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황스럽다 진짜로ㅋㅋㅋㅋㅋㅋ 신재욱 얘 뭐냐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잘해도 너무 잘해ㅋㅋㅋ 한국에 이런 스트라이커가 나왔다고?ㅋㅋㅋ 해트트릭하는 건 너무 놀라운데?

└ 신기할 정도로 잘한다……키가 엄청 큰 것도 아닌데 공중볼 경합에서 이기더니만, 결국 머리로도 골을 넣네…….

└ 내가 신재욱 플레이 엄청 유심히 봐왔거든? 얘 위치선정이 말이 안 돼. 과장 하나도 없이 거의 인자기급이야.

└ ㅋㅋㅋ내가 필리포 인자기 팬이라서 부정하고 싶은데, 부정할 수가 없네. 신재욱 얘 이미 해외에서도 필리포 인자기의 위치선정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어.

└ 축구 지능이 되게 좋은 거 같아.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노련해.

└ ㅇㅈ신재욱은 뭔가 이상해. 베테랑 선수 같아. 그리고 반칙 같은 거도 되게 야비하게 잘 쓰더라고. 방금도 헤딩할 때 슬쩍 크로아티아 수비수 어깨 싶고 했거든? 느린 화면 나오면 꼭 봐봐.

└ ㅋㅋㅋㅋㅋㅋ신재욱 은근히 반칙 잘 씀ㅋㅋㅋㅋ 근데 심판 눈 잘 피해서 반칙하더라ㅋㅋㅋㅋ

이처럼 한국 축구팬들은 신재욱이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는 사실에도 놀라움을 드러냈지만.

고작 만 17살에 불과한 어린 선수가 구르고 구른 베테랑 선수처럼 반칙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것에도 놀라워했다.

그리고 신재욱은 또다시 세리머니를 했고, 동료들의 축하도 받았다.

“신재우우우욱! 네가 결국 해트트릭을 하는구나!”

“우와아아아! 재욱아! 어떻게 해트트릭을 하냐? 넌 어떻게 그렇게 잘해?”

“해트트릭 축하한다! 네 덕에 크로아티아 잡을 수 있겠어!”

“재욱아아아아아! 역시 넌 괴물이야!”

특히 코너킥을 찬 기석용과는 가장 길게 대화를 나눴다.

몇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지만, 가장 긴 대화를 나눈 주제는 방금 넣은 헤더 골이었다.

“재욱아, 헤더 예술인데? 훈련 때도 신기했는데, 실전에서도 헤더 잘 따내는구나. 도대체 너보다 큰 선수들 사이에서 어떻게 따내는 거야?”

“위치선정이랑 타이밍을 잘 맞추면 돼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렇죠.”

신재욱은 굳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만 17세의 몸을 지닌 자신이 경험을 운운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인지 기석용은 그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천재는 천재구나. 너처럼 어린 나이에 위치선정이랑 타이밍이 이렇게나 좋을 수가 있다니…….”

“…하하.”

“부럽다. 나는 키는 큰데 공중볼이 약점이거든. 알지?”

“…….”

장난기가 담긴 기석용의 질문에 신재욱은 옅게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실제로 기석용은 공중볼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어? 우와! 너도 내 공중볼이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아오! 진짜라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알겠어! 나도 이제부터는 공중볼 훈련 빡세게 한다.”

“기본 피지컬이 좋으셔서 조금만 훈련하면 많이 좋아질 거예요.”

“그래, 고맙다. 꼭 열심히 해서 다음 소집 때는 나아진 모습 보여줄게.”

“기대할게요.”

“기대한다는 말이 왜 이렇게 놀리는 것 같지? 착각이겠지?”

“100% 착각이에요.”

신재욱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기석용과는 대표팀에 와서 제법 친해진 상태였고, 그만큼 대화도 많이 나누는 상대였다.

그래서 더욱 솔직하게 말해준 것이었다.

‘기석용은 공중볼 경합 능력이랑 활동량만 개선되면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야. 그렇지만 그걸 할 수 있느냐는 본인에게 달렸지.’

* * *

기석용과의 대화를 마친 뒤.

신재욱은 아까부터 허공에 떠 있던 메시지를 바라봤다.

[헤딩이 1 올랐습니다!]

골을 넣은 직후에 뜬 메시지였다.

다만 신재욱의 관심은 금방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중급 헤더 컨트롤]

[등급] C

[효과] 헤더의 정확도가 더 높아집니다.

조금 전, ‘초급 헤더 컨트롤(D)’이 성장하며 얻게 된 ‘중급 헤더 컨트롤(C)’ 특성.

그걸 본 신재욱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헤더 골을 넣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성장 효과가 꽤 큰데?”

날아오는 공을 머리로 슈팅했을 때.

신재욱은 분명히 느꼈다.

공이 자신이 계산했던 것과 상당히 비슷하게 날아갔다는 걸.

“헤더가 꽤 정교해졌어.”

이처럼 특성의 성장 효과에 만족하며, 신재욱은 다시 뛸 준비를 했다.

방금 넣은 골로 4 대 2가 되었지만 방심할 생각은 없었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게 축구니까.

더구나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 경기 재개됩니다! 이젠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에서 여유가 보이네요!

― 아무래도 2점 차로 앞서고 있기에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거거든요.

신재욱의 해트트릭 이후.

주춤하던 한국 대표팀의 기세가 살아났다.

분명 한국의 수비진은 크로아티아의 공격에는 버거워했지만, 기세에서 밀리지 않다 보니 실력을 뛰어넘는 괜찮은 수비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더구나 대표팀의 감독 홍정태는 교체 카드까지 사용하며 팀의 안정감을 더욱 안정감을 높이는 선택을 했다.

― 손훈민 선수가 교체되어 들어오네요. 아쉬움이 남는 표정이죠?

― 승부욕이 굉장한 선수거든요. 게다가 오늘 골을 넣을 기회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지금 타이밍에서 홍정태 감독의 선택은 나쁘지 않죠?

― 괜찮은 교체로 보입니다. 공격력이 뛰어난 손훈민 선수 대신 수비가 좋은 신영민 선수를 투입한 것인데, 지금처럼 2점 차가 나는 상황에서 수비를 강화하는 건 정석적인 교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팀이 수비적으로 웅크리는 운영을 펼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신재욱도 밑으로 내려와서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또한, 앞선에 있을 땐 간결한 플레이를 펼치며 체력을 아꼈다.

― 신재욱 선수가 드리블을 자제하고 있네요? 대부분 원터치 패스로 볼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 체력 때문이겠죠. 수비 가담을 열심히 하다 보면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거든요? 신재욱 선수는 그 점을 경계하며 체력 관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 허허…… 이건 신재욱 선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인데, 참 노련하네요.

하지만 이처럼 신재욱이 수비에 가담했음에도 한국의 수비진은 머지않아 빈틈을 드러냈다.

― 앗! 패스가 끊겼습니다. 곽태희 선수! 부정확한 패스였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선 더 안정적으로 패스할 필요가 있었는데 말이죠! 이러면 크로아티아에게 공격 기회를 주게 되는 거거든요?

― 중앙수비수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했어야 합니다! 슬슬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시간대거든요? 이런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됩니다!

크로아티아 공격의 핵은 루카 모드리치였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그는 중원에서 확실한 클래스를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특히 공격이 진행될 때는 완벽한 연결고리 역할을 넘어서 킬패스까지 뿌려댔다.

심지어 공간이 생기면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까지 시도했다.

지금도 그랬다.

― 루카 모드리치가 공을 지켜냅니다! 엄청난 탈압박이네요! 이 선수, 공을 뺏기질 않습니다!

― 우리 선수들이 더 강하게 붙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선수에게 공간을 내주면 안 되거든요!

루카 모드리치는 민첩하게 몸을 돌리며 기석용의 압박을 벗어났다.

탈압박 능력이 좋은 선수다운 움직임이었다.

더구나 루카 모드리치는 넓은 시야까지 지닌 선수답게 곧바로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 뿌렸다.

무서우리만큼 정확한 롱패스였다.

쉬이이익!

더욱 놀라운 건 날아가던 공이 급격히 힘을 잃고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전방에 있는 공격수가 받기 쉽게끔 일부러 역회전을 건 패스였다.

최상위의 패스 능력을 지닌 선수들만 사용한다는 패스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공을 어느새 한국의 페널티박스 안에 침투한 크로아티아의 스트라이커가 받아냈다.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은 이미 깨진 상태였고, 크로아티아의 스트라이커는 강력한 슈팅을 때려냈다.

퍼어엉!

그 순간 한국의 골키퍼 김영훈이 몸을 날렸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반응이었다. 그러나 슈팅이 너무 강력했다.

공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까지도 성공했지만, 손끝으로 공을 건드리는 게 최선이었다.

― 아…… 들어갔습니다……! 줄곧 위협적인 공격을 시도하던 크로아티아가 결국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너무 무섭네요. 오늘 경기 내내 우리 대표팀을 괴롭히고 있네요. 이러면…… 스코어는 이제 4 대 3이 됩니다……!

짙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해설들의 반응처럼.

한국 대표팀 선수들 역시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하…… 이렇게 먹히네…….”

“너무 아쉬운데…?”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이게 이렇게 한 번에 뚫린다고?”

“짜증 나네…….”

다만 신재욱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와…… 루카 모드리치는 이때도 저렇게나 잘했구나? 아직 어린 나이일 텐데도 기술의 완성도도 굉장히 높고, 플레이도 놀라울 정도로 침착해.”

실점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보단 상대의 플레이를 인정했다.

“괜히 미래에 발롱도르를 받게 될 선수가 아니야. 크로아티아에 잘하는 선수가 많지만, 특별히 돋보이고 있어.”

대신 상대를 인정하는 것으로 끝내진 않았다.

신재욱은 상대를 공략할 방법까지 생각했다.

“택현아.”

갑작스러운 부름에 이택현이 고개를 돌렸다.

“왜?”

“아무래도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이대로 놔두면 동점 골까지 먹힐 것 같아.”

“오! 역시 너라면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어! 오케이, 이 이택현 님이 힘 좀 써볼게!”

“체력은 남아 있지?”

“당근이지! 너랑 체력훈련을 얼마나 많이 해왔는데, 겨우 이 정도 뛰었다고 남는 체력이 없겠어? 난 앞으로 45분은 더 뛸 수 있어.”

“절대 무리하지는 마. 이 경기 끝나면 곧바로 독일로 날아가야 한다는 거 알고 있지?”

“아으~! 잔소리! 당연히 알고 있지! 난 몸 관리 잘할 테니까, 너나 적당히 뛰어.”

이택현이 손을 휘저으며 대답했고.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틀린 말은 아니지.’

실제로 신재욱은 많이 뛰고 있었다.

현재 경기장 위에서 그보다 많이 뛴 선수는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밖에 없었으니까.

‘저 사람은 심장이 2개 붙어 있는 게 아닐까?’

신재욱은 헛웃음을 흘리며 저 멀리 있는 루카 모드리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때였다.

“응?”

루카 모드리치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그는 신재욱을 향해 환한 미소와 함께 엄지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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