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42화 (142/224)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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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을 허용한 크로아티아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대한 빠르게 동점 골을 기록해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그러자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축구팬들은 우려를 드러냈다.

└ 크로아티아 애들 움직임이 달라졌는데? 한 골 먹히고 빡친 듯?

└ 어우;;;; 크로아티아가 제대로 실력 발휘하려나……?

└ 우리가 미드필더진부터 공격진까지는 센 느낌인데, 수비는 너무 불안해ㅠㅠㅠ 크로아티아 공격 막을 수 있으려나?

└ ㅋㅋㅋㅋ못 막지. 걍 더 많은 골이 나오길 바라야지.

└ 솔직히 방금 골은 크로아티아가 방심해서 먹힌 것 같기도 해. 한국이 초반부터 압박을 되게 강하게 하기도 해서 당황하기도 했고, 신재욱이 그 틈을 잘 노린 것 같아.

└ 그게 실력이지. 방금 넣은 골은 신재욱이 개잘한 거야.

└ 근데 이제 한국이 밀리긴 할 듯…… 크로아티아가 우리보다 강팀이잖아. 거기다가 우린 수비가 약점이고.

└ 크로아티아가 한국보다 잘하는 팀이긴 하지.

이처럼 한국 축구팬들은 알고 있었다.

크로아티아가 한국보다 강한 팀이라는 걸.

실제로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크로아티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전혀 불안해하지 않고, 침착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택현!”

신재욱이 이택현의 이름을 불렀다.

그 순간 두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그와 동시에 신호가 오갔다.

‘역습 노리자.’

신재욱이 손짓으로 제안을 했고.

‘알겠어.’

이택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둘이 서로의 뜻을 알아채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왔으니까.

― 크로아티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요? 템포가 크게 빨라지진 않았지만, 정교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빠르게 크로아티아의 흐름을 끊어줄 필요가 있겠는데요?

― 아……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지만,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탈압박이 좋네요…! 공을 잘 뺏기질 않습니다!

해설들의 말처럼 크로아티아는 빠르진 않지만, 묵직하게 밀고 들어왔다.

강한 몸싸움 능력과 공을 지키는 능력이 좋은 크로아티아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낸 스타일이었다.

그때였다.

― 크로아티아가 계속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엇?!

― 우오!

경기를 지켜보던 해설들이 깜짝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느새 중앙선 밑까지 내려온 신재욱이 공을 몰고 움직이던 크로아티아 미드필더의 뒤에서 태클을 해버렸기 때문이었다.

과감하다고 말할 수도 있고, 위험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 백태클이었지만.

신재욱은 아무런 고민 없이 시도했다.

더구나 성공하기까지 했다.

― 깔끔한 태클입니다! 신재욱 선수가 기습적인 백태클로 크로아티아의 흐름을 끊어냈습니다!

― 완벽하게 공만을 빼낸 태클이죠? 신재욱 선수의 태클은 볼 때마다 놀랍네요!

기회를 만들어가던 크로아티아의 계획을 망쳐버린 지금.

신재욱은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 뿌려냈다.

공을 뺏고, 몸을 일으키자마자 뿌려낸 패스였다.

이미 동료 선수가 쇄도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나올 수 있는 플레이였다.

실제로 동료 하나가 크로아티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최전방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 선수는.

― 우오오오오! 좋은 기회입니다! 이택현 선수! 공을 받아내기만 하면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신호를 주고받았던 이택현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내에서도 가장 빠른 스피드를 지닌 그가 오프사이드 라인까지 뚫어내며 침투한 지금.

그를 따라잡을 수 있는 선수는 크로아티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투욱!

홀로 라인을 부수고 나온 이택현은 발을 뻗어 날아오는 공을 받아냈다.

워낙 좋은 패스였기에 받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신재욱의 패스는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것 같네.”

이택현은 웃음을 띤 얼굴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눈엔 보였다.

빠르게 덤벼들고 있는 골키퍼의 모습이.

“오… 빠른데?”

크로아티아 골키퍼의 움직임은 위협적이었다.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슈팅각을 줄여왔다.

그러나 이택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선 윙어로 뛰고 있지만, 그의 원래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였으니까.

투웅!

이택현은 공의 밑부분을 찍어 찼다.

칩슛이었다.

공은 달려드는 골키퍼를 넘어 골대 안을 향해 날아갔고, 그걸 본 관중들을 뜨겁게 열광했다.

우와아아아아아!

해설들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와아아아아! 들어갔습니다! 이택현 선수의 골입니다!

― 굉장히 침착하게 골을 넣네요! 이런 선수를 어떻게 대표팀의 막내로 볼 수 있겠습니까! 이택현 선수, 대단합니다!

―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4골을 기록하며 골 감각이 날카롭게 살아있는 이택현 선수인데, 소속팀이 아닌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도 이렇게 멋진 골을 넣어주네요!

― 그런데 방금은 신재욱 선수의 패스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는데요?

― 그렇습니다. 신재욱 선수의 롱패스도 골만큼이나 인상적이었죠. 공을 뺏어내자마자 이택현 선수가 달릴 걸 알고 있다는 듯, 지체하지 않고 롱패스를 뿌렸거든요? 그만큼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의 호흡이 굉장히 좋다는 겁니다. 또 두 선수 사이에 믿음이 대단히 크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요.

― 경기를 지켜보시는 국내 팬분들께서도 아주 즐거워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팀에서 가장 어린 바이에른 뮌헨 듀오가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으니까요!

해설들의 말처럼 한국 축구팬들은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니, 즐거워하는 걸 넘어서 열광하고 있었다.

└ 오우!!!!!! 이택현 칩슛!!! 이야ㅋㅋㅋㅋ 쉽게 넣네ㅋㅋㅋ 퍼스트 터치부터 슛까지 완벽한데? 역시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선수는 달라ㄷㄷㄷ

└ 오지는 골이었다!!!ㅋㅋㅋㅋ 피파 랭킹 9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2 대 0으로 앞서가는 거 실화야?ㅋㅋㅋㅋ

└ 이택현이 뒷공간 침투할 때 스피드 봤어? 저걸 어떻게 막아ㅋㅋㅋㅋ

└ 전속력으로 침투하는 이택현은 분데스리가 수비수들도 못 막더라ㅋㅋㅋㅋ 거의 전투기야ㅋㅋㅋㅋ

└ 왜 저렇게 빠른겨? 또 마무리는 어떻게 저리 침착해? 만 17살 맞아?

└ 신재욱 패스도 지렸음. 백태클로 공만 빼내서 바로 최전방으로 공 뿌려주는 거 미쳤다리;;;;;;

└ 신재욱은 도가 텄어ㅋㅋㅋ 거기다가 매일 손발을 맞추던 이택현이랑 같이 뛰니까, 더 잘하네.

└ 한국 국대에서 이렇게 시원시원한 공격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동안 이렇게 잘했던 적이 있었나?

└ 약팀한테는 그랬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크로아티아 같은 강팀한테는 이렇게까지 잘했던 적은 없어. 오늘이 진짜 특별한 거야.

그리고 국내 축구팬들은 더욱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골을 넣은 이택현이 잔디 위에서 괴성을 지르며 백덤블링을 연속으로 하기 시작했으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택현 백덤블링하는 것 좀 봐봐ㅋㅋㅋㅋㅋ 쓸데없이 잘하네ㅋㅋㅋㅋ

└ 서커스단이여, 뭐여? 뭔 축구선수가 덤블링을 저렇게 잘해?ㅋㅋㅋㅋ

└ 앜ㅋㅋㅋㅋ 미치겠다ㅋㅋㅋ 이택현 쟤 분데스리가에서도 저 세리머니 하던데, 기분 좋은 만큼 백덤블링의 횟수가 늘어난다더니만 진짜인가 보네ㅋㅋㅋㅋ 이미 5번은 한 것 같은데?

└ 저 정도면 멀미하겠어ㅋㅋㅋㅋㅋㅋ

└ 이택현ㅋㅋㅋㅋㅋ 너무 관종인데?ㅋㅋㅋㅋㅋ

└ 분데스리가에서 인기 많다던데, 그럴 만하네ㅋㅋㅋㅋㅋㅋ

이처럼 이택현의 골로 2 대 0 스코어가 된 이후.

한국의 기세는 높아졌다.

긴장도 많이 풀려서 경기력도 더 좋아졌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강한 팀이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강한 팀이었다.

반면 한국의 수비 수준은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낼 만큼 좋은 편이 아니었다.

― 아! 들어갔습니다…! 크로아티아가 골을 기록했습니다…!

― 방금은 너무 무기력하게 공간을 내줬는데요? 편하게 슈팅할 수 없도록 붙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가만히 놔두니 지금처럼 슈팅을 허용할 수밖에 없죠. 정말 아쉬운 장면입니다! 우리 수비수들이 조금 더 집중해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아쉽지만, 아직 스코어에서 앞서가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이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반 35분, 한국이 크로아티아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인한 골을 허용하며 스코어는 2 대 1이 됐다.

한국 수비수들의 집중력 부족과 기량 때문이었다.

이처럼 수비력이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충분치 못하다 보니,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 아! 뚫렸습니다! 한국! 위기입니다! 집중해야 합니다!

― 이번 위기를 잘 넘겨야 할 텐데요!

크로아티아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생긴 위기였다.

공격에 참여하고 있던 신재욱과 이택현이 도와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순전히 한국의 수비수들이 막아내야만 하는 상황.

그러나 이들은 이번에도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 아……! 골을 허용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또다시 크로아티아에게 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너무 아쉬운데요?

― 크로아티아의 역습이 매섭네요. 우리 수비수들이 막아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 괜찮습니다! 우리 선수들! 고개 숙일 필요 없습니다! 수비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의 공격만큼은 크로아티아에 전혀 밀리지 않고 있거든요?

해설들은 애써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지만, 목소리엔 진한 아쉬움이 담겨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 대 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내리 2골을 실점하며 2 대 2 동점이 된 상황이니까.

당연하게도 직접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욱 컸다.

더구나 이들에겐 경기 초반과는 다르게 이제는 불안한 감정까지 생겨났다.

‘이렇게 동점이 된다고……? 이러다가 역전 골까지 먹힐 수도 있겠는데…?’

‘크로아티아 공격이 너무 좋잖아…? 우리 수비수들이 전혀 막질 못하고 있어…… 하… 큰일이야.’

‘설마 이걸 역전당할까? 아니야. 아닐 거야.’

‘젠장…! 못 막겠어…!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랑 공격수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

현재 스코어는 2 대 2.

전반전 42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양 팀 선수들의 몸엔 많은 양의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만큼 양 팀 선수들 모두 체력을 몰아 쓰며 높은 페이스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삐이이이익!

경기가 재개됐다.

탓!

구자천이 건네준 공을 받은 신재욱이 재빨리 뒤에 있는 기석용에게 공을 넘겼다.

기석용은 유럽에서 중앙 미드필더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정도로 탈압박 능력이 괜찮고, 패스 능력은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더군다나 시야도 매우 넓었다.

지금도 그의 넓은 시야와 뛰어난 패스 능력이 빛났다.

툭!

기석용은 신재욱에게 받은 공을 한 번 터치한 뒤, 곧바로 오른발을 휘둘러 공을 차 냈다.

측면으로 길게 뿌려주는 정확한 패스였다.

투욱!

오른쪽 측면에서 이택현이 공을 받아냈다.

그는 오늘 좋은 컨디션으로 뛰고 있는 선수답게, 부드러운 터치로 공을 받아냈다.

동시에 덤벼드는 크로아티아의 풀백마저 제쳐냈다.

― 우왓! 이택현 선수가 수비수를 제쳤습니다! 대단한 돌파 능력입니다!

풀백을 제쳐낸 이택현은 코너킥 라인을 타며 더욱 깊숙이 침투했다.

이에 크로아티아의 수비수들은 당황했다.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때였다.

스윽!

이택현이 신재욱에게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경기 전에 미리 짜놓은 신호였다.

그 순간 신재욱이 고개를 끄덕이며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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