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33화 (133/224)

133

* * *

바이에른 뮌헨과 슈투트가르트와 리그 19라운드 경기.

겉으로는 다른 경기 때와 전혀 다를 게 없었다.

최근 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리그에서 괜찮은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는 슈투트가르트와의 경기가 펼쳐지는 것뿐이었으니까.

실제로 양 팀의 축구팬들 모두 평소와 다를 게 없는 반응이었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것 정도.

그러나 한국 축구팬들의 반응은 달랐다.

└ 슈투트가르트에 일본인 있지 않음? 그 이름 뭐더라? 오카자키였나……?

└ ㅇㅇㅇ오카자키 신지. 상대 팀에 오카자키 신지 있음ㅋㅋㅋㅋ

└ 신재욱은 선발인데, 오카자키 신지도 경기에 나옴?

└ 오카자키 신지도 선발이야ㅋㅋㅋㅋ 한일전이네ㅋㅋㅋㅋㅋ 재밌겠닼ㅋㅋ

└ 오ㅋㅋㅋㅋ 한일전은 항상 재밌지ㅋㅋㅋ

└ 난 손훈민이랑 신재욱 때문에 분데스리가 보게 돼서 아직 슈투트가르트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오카자키 신지 잘해?

└ 실력은 괜찮은 것 같은데 이번 시즌은 좀 아쉬워. 슈투트가르트에서 윙어처럼 뛰고 있는데, 공격포인트가 너무 없거든.

└ ㅋㅋㅋㅋㅋㅋ오카자키 신지 신재욱 실력 보고 충격 먹는 거 아니야?

└ 충격은 일본 축구팬들이 받겠지ㅋㅋㅋㅋ 지들이 응원하는 오카자키 신지에 비해서 신재욱이 너무 잘할 테니까ㅋㅋㅋㅋ

└ ㅋㅋㅋ둘이 포지션상 겹칠 일은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붙는 상황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카자키 신지가 신재욱 앞에서 드리블치면 공 바로 뺏길 텐데ㅋㅋㅋㅋ

└ 신재욱 태클은 못 버티지ㅋㅋㅋㅋ

└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네. 너무 기대돼ㅋㅋㅋ

슈투트가르트에 일본인 선수인 오카자키 신지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번 경기에 대한 한국 축구팬들의 흥미도는 다른 경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그리고.

일본의 축구팬들 역시 다른 경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 오옷!!!! 오카자키 신지 선발!!!!! 대단해!!!! 근데 상대가 바이에른 뮌헨이네…….

└ 바이에른 뮌헨은 너무 강한데…… 저쪽엔 한국인이 선발이군. 신재욱 저 녀석 요즘 분데스리가에서 엄청나던데.

└ 신재욱이 최근에 잘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어려서 더 지켜봐야 해. 지금 잠깐 잘하는 걸 수도 있잖아.

└ 그러길 바라는 거 아니야? 신재욱이 아무리 못 커도 오카자키 신지보다는 잘 될 것 같은데.

└ 오카자키 신지는 이번 경기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해. 그러지 못하면 정말 팀에서 쫓겨날 수도 있어.

└ 왜 일본에는 신재욱 같은 선수가 나오지 않는 걸까?

└ 한국과 일본의 공격력은 하늘과 땅 차이로 크군. 신재욱은 벌써 15골을 넣고 있는데, 오카자키 신지는…… 신재욱은 이대로라면 데뷔 시즌에 득점왕이 될 수도 있는데 오카자키 신지는…… 한숨만 나오네.

└ 신재욱은 곧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 15골을 넣고 있는데 주전에서 밀린다고? 그럴 수가 없어. 바이에른 뮌헨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신재욱을 바라볼 때마다 눈에서 하트가 나온다고.

└ 오카자키 신지가 일본을 망신시키지 않길 바랄 뿐이야.

└ 신재욱은 수비 못 하지 않아?

└ 수비 엄청 잘하던데? 특히 태클은 웬만한 수비수들보다 뛰어나더라.

└ 재수 없는 스타일이군.

└ 그래도 수비수 쪽에선 일본이 확실히 한국보단 강해.

일본 축구팬들은 신재욱을 향해 강한 질투심을 드러내면서, 오카자키 신지가 좋은 활약을 펼치기를 바랐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경기가 펼쳐질 날이 다가왔다.

“재욱아, 인터넷 기사랑 댓글들 봤어? 이번 경기가 한일전이나 다름없다면서 완전 핫하던데?”

오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택현의 질문.

그 질문을 들은 신재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이번 경기가 왜 한일전이야?”

“상대 팀에 오카자키 신지가 있잖아. 오늘 선발 출전이기도 하고. 상대 자료 분석했을 테니까 알고 있었을 거 아니야?”

“상대에 오카자키 신지가 선발로 나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기사랑 댓글들은 아직 못 봤어. 그리고 이게 한일전이라고 불릴 거라는 생각도 못 했고.”

“솔직히 조금 억지이긴 한데, 그래도 한국 축구팬들이랑 일본 축구팬들의 관심이 어마어마한가 봐. 너도 알다시피 한국이랑 일본이 축구에서만큼은 라이벌 의식이 굉장히 강하잖아.”

“그렇구나.”

이택현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신재욱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한일전은 무슨.’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오카자키 신지를 향한 관심도 없었다.

신재욱에겐 그저 상대 팀 선수 중 하나일 뿐이었다.

다만, 한 가지는 다짐하게 됐다.

‘팬들이 기대한다니까 이번 경기는 좀 더 잘해봐야겠어.’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 가능하다면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다짐이었다.

―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는 국내 팬분들에게 흥미로운 점이 있죠?

― 하하! 맞습니다. 한국의 신재욱 선수와 일본의 오카자키 신지 선수가 한 경기에서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됐다는 것 때문에, 국내 축구팬분들이 아주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계시죠.

― 그래서인지 오늘의 경기를 미니 한일전이라고 표현하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그러나 최근 두 선수의 기록은 매우 큰 차이가 납니다. 신재욱 선수가 압도적으로 잘하고 있거든요?

― 그렇죠. 오카자키 신지 선수는 아직 골이 없는 반면에 신재욱 선수는 벌써 15개의 골을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 신재욱 선수가 오늘은 골을 기록할 수 있을지!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해설들이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을 때.

신재욱은 경기 시작을 앞두고 상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다.

평소와 같이 악수를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오카자키 신지의 행동이 이상했다.

‘이 사람 눈빛이 왜 이래?’

오카자키 신지는 신재욱을 향해 도전적인 눈빛을 보내왔다.

맞잡은 손에도 강하게 힘을 주는 게 느껴졌다.

‘힘은 또 왜 이렇게 세게 줘?’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지만, 그냥 넘어가 줄 생각은 없었다.

누군가 덤비면 잔인할 정도로 찍어 눌러주는 게 신재욱의 스타일이었으니까.

자비를 베푸는 건 신재욱의 스타일이 아니었으니까.

꽈악!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온 신재욱의 힘은 팀 내에서도 센 편이었다.

반면 단단한 체구를 지닌 오카자키 신지는 신재욱의 힘에 당황한 모습을 드러냈다.

“엇……!”

오카자키 신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신재욱은 그제야 손에 준 힘을 뺐다.

마음 같아선 그대로 끌고 가서 둘만의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퇴장을 당할 수도 있으니 참았다.

“괜히 도발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신재욱은 오카자키 신지가 나쁘지 않은 독일어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유창한 독일어로 경고했다.

그러자 오카자키 신지가 얼굴을 굳히며 대답했다.

“저는 신재욱 선수에게 절대 지지 않을 겁니다.”

만화에나 나올 법한 말을 하는 오카자키 신지의 모습에, 신재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응원할게요.”

* * *

삐이이익!

경기가 시작됐다.

슈투트가르트는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듯,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 어우! 주심이 반칙을 선언합니다! 슈투트가르트의 플레이가 굉장히 거친데요?

― 슈투트가르트의 선수들이 바이에른 뮌헨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이는데,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초반부터 카드를 수집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자연스레 반칙이 난무했다.

그나마 슈투트가르트에게 다행인 건 오늘의 주심이 관대한 스타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슈투트가르트의 노력에도 바이에른 뮌헨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갔다.

― 토니 크로스가 공을 지켜냅니다. 이 선수, 공을 정말 잘 차네요! 날이 갈수록 기량이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 아직 나이도 어려서 토마스 뮐러 선수와 함께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죠! 어! 말을 하던 도중에 토니 크로스 선수가 신재욱 선수에게 패스합니다. 신재욱 선수가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고 있네요.

신재욱이 원터치 패스로 다시 토니 크로스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자 토니 크로스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왼쪽 측면으로 뛰는 프랑크 리베리에게 롱패스를 뿌렸다.

투욱!

프랑크 리베리는 날아오는 공을 부드럽게 받아내는 것과 동시에 방향을 틀어 덤벼드는 슈투트가르트의 미드필더를 제쳐냈다.

― 프랑크 리베리! 한 명을 가볍게 제쳐냅니다!

한 명을 제쳐낸 프랑크 리베리의 근처엔 슈투트가르트의 측면 수비수가 서 있었다.

수비수는 긴장한 표정으로 자세를 낮추고 있었다.

그는 상대가 프랑크 리베리라는 것에 커다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리베리는 조심해야 해. 양발을 다 잘 쓰고 빨라서 언제 어떻게 치고 들어올지 몰라.’

대응할 준비를 마친 수비수를 앞에 둔 지금.

프랑크 리베리는 자신감 있게 돌파를 시도했다. 무조건 뚫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움직임이었다.

결과도 좋았다.

― 프랑크 리베리! 완벽한 속임 동작으로 슈투트가르트의 측면을 뚫어냈습니다!

상대 수비수를 뚫어낸 프랑크 리베리는 코너킥 라인을 타며 깊숙이 침투했다.

자연스레 수비수 하나가 추가로 뛰쳐나왔다.

프랑크 리베리가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그는 덤벼드는 수비수를 상대하지 않고, 빠르게 다리를 휘둘러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달려오는 신재욱에게 패스했다.

터엉!

깔끔한 컷백 패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 수비수들의 예상 안에 있던 패스였다.

그래서 이들은 신재욱이 다이렉트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끔 이미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그때였다.

‘바로 슈팅 안 할 건데?’

신재욱이 몸을 회전했다.

빠르고 부드럽게 펼쳐진 마르세유 턴.

환생 전에도 잘 쓰던 기술 중 하나였고, 드리블 능력치와 개인기 능력치가 85인 지금도 훌륭하게 구사하며 덤벼들던 수비수 하나를 완벽하게 제쳐냈다.

우와아아아아!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고막이 터질 것처럼 거대한 함성이었다.

― 신재욱! 마르세유 턴으로 수비를 제쳐냅니다! 아름다운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비수가 덤벼들고 있었다. 위기를 느끼고 자리를 비워가면서까지 신재욱을 막으러 온 수비수였다.

“으아! 내가 막아주마!”

기합을 내뿜으면서까지 덤벼드는 수비수의 모습은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신재욱은 눈앞에 있는 수비수를 상대해줄 생각이 없었다.

‘수비수가 자리를 비우고 나왔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신재욱은 회전하며 흔들렸던 중심을 빠르게 잡아내며, 오른쪽 대각선으로 공을 툭― 밀어냈다.

그 순간, 어느새 침투한 토마스 뮐러가 공을 향해 슈팅을 때려냈다.

퍼엉!

토마스 뮐러의 슈팅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워낙 슈팅 능력이 괜찮은 선수였고, 지금은 골키퍼의 위치까지 확인하며 때려낸 슈팅이었다.

빠르게 쏘아진 공은 슈투트가르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 우와아아아! 골입니다! 토마스! 뮐러! 신재욱의 패스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습니다! 전반 11분 만에 스코어는 1 대 0이 됩니다!

선제골이 나온 지금.

신재욱은 골을 넣은 토마스 뮐러와 포옹을 하며 축하를 해줬다.

이어서 그의 시선은 허공으로 향했다.

그곳엔 여러 개의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중 가장 신재욱의 시선을 끄는 메시지는 단 하나였다.

[패스가 1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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