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32화 (132/224)

132

* * *

이택현의 크로스가 조금은 길게 뻗어지며 좋은 기회를 날렸을 때.

신재욱은 이택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었다.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다음에는 훨씬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3분 뒤.

― 이택현의 돌파입니다! 엄청난 스피드네요! 이 돌파는 순전히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였죠!

이택현이 또다시 아우크스부르크의 왼쪽 측면을 뚫어냈다.

그런데 이번엔 크로스를 올리지 않았다.

풀백을 뚫어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중앙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이 피식 웃어버렸다.

이택현이 어떤 것을 할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직접 때릴 생각이구나.”

동료의 의도를 안 지금.

신재욱은 오히려 더 열심히 움직였다.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주기 위해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그리고 이 움직임으로 인해 이택현에겐 더 많은 공간이 생겼다.

당연하게도 더 쉽게 슈팅을 때려낼 수 있었다.

퍼어엉!

이택현이 오른발로 공을 강하게 감아 찼다.

워낙에 슈팅 능력이 좋은 이택현이었고, 긴장도 풀린 상태였기에 슈팅의 궤적은 골키퍼가 막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 우오오오오! 들어갔습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보이던 이택현 선수가 기어코 골까지 만들어내네요! 직접 돌파한 이후에 슈팅까지 전부 완벽했습니다!

― 이택현 선수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난 골이었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 능력에 강력한 슈팅까지! 정말 좋은 선수네요!

― 이제 양 팀의 스코어는 6 대 0이 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아우크스부르크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습니다!

골을 기록한 이택현은 괴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향해 달렸다.

이어서 백덤블링을 연속으로 세 번이나 하며 팬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 팬들의 함성이 엄청나네요! 이택현 선수가 엄청난 환호를 받고 있습니다!

― 하하하! 이택현 선수처럼 화려한 플레이를 하고, 재밌는 세리머니까지 펼치는 선수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죠.

같은 시각.

경기를 지켜보던 전 세계 팬들은 이택현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 하하하하! 이택현의 백덤블링 세리머니는 아직 적응이 안 된다니까? 게다가 오늘은 세 번이나 했잖아?

└ 큭큭큭! 저 녀석 세리머니하는 것 좀 봐봐. 빨간 머리를 한 신재욱도 이상했는데, 노란 머리를 한 이택현 역시 만만치 않게 이상하네.

└ 멋진 골이었어! 근데 이택현은 왜 선발로 나오지 않는 거야? 실력이 엄청난데? 지닌 재능이 굉장히 뛰어나 보여.

└ 엄청나지. 발도 빠르고, 양발 모두 잘 쓰고, 슈팅과 패스 모두 좋은 선수야. 심지어 몸싸움도 강하지. 내가 장담하는데 이택현은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선수가 될 수 있어.

└ 아직은 프랑크 리베리의 자리를 넘볼 순 없지만, 토마스 뮐러와는 주전 경쟁을 치열하게 할 것 같지 않아? 토마스 뮐러도 윙어로 자주 나오고 있고, 이택현이 지닌 무기들은 토마스 뮐러에겐 없는 것들이잖아.

└ 토마스 뮐러랑 이택현의 스타일이 달라서 충분히 경쟁상대가 될 것 같아. 왼쪽에서 프랑크 리베리, 오른쪽에서 이택현이 크랙 역할을 소화한다고 생각해봐. 상대 풀백들은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은데?

└ 아르연 로번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어.

└ 그러네! 로번도 있었네!

└ 이택현이 환상적인 골을 넣었구만! 흐흐흐! 신재욱과 이택현 때문에 유럽의 팀들은 한국에 많은 수의 스카우터들을 보내겠군.

└ 함부르크의 손훈민도 되게 잘하고 있잖아? 얘도 아마 이번 시즌이 끝나면 빅클럽으로 가게 될 것 같던데?

└ 이택현과 신재욱을 보니 의외로 한국에 인재들이 많은 것 같아.

그리고 골을 넣은 이택현은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크으~! 리!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골을 넣는 거야?”

“택현, 아름다운 골이었어! 정말 축하해!”

“이 멋진 녀석! 거기서 그렇게 완벽한 슈팅을 때려내다니! 마치 아르연 로번을 보는 것 같았다고!”

“그러네! 움직임이 딱 아르연 로번 같았어! 단지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로 슈팅을 때렸다는 것만 달랐을 뿐이지.”

신재욱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이택현의 골을 축하해줬다.

“택현아, 골 축하한다.”

“흐흐흐! 고마워! 네가 수비수들 끌고 들어가 줘서 편하게 슈팅할 수 있었어.”

“내가 한 건 당연한 거였고, 골을 넣은 네가 잘한 거야.”

“어울리지도 않는 겸손한 척할 필요 없어. 어차피 한국말이라 다른 사람들은 못 알아듣잖아.”

“어 맞아. 사실 나도 잘했어.”

“푸하핫! 그래, 이래야 신재욱이지!”

“그러니까 다음엔 나한테 패스 줘. 바로 넣어줄 테니까.”

“뭐? 4골이나 넣었으면서? 아직도 만족이 안 돼?”

“원래 공격수는 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만족이 안 되는 포지션이잖아.”

“그건 맞지. 알겠어, 다음에 기회 생기면 너한테 줄게.”

“고맙다. 그리고 골 정말 축하해.”

신재욱은 웃으며 다시 이택현을 축하해줬다.

장난을 치긴 했지만, 축하해주는 마음은 진짜였다.

‘더 잘해라. 꼭.’

* * *

이택현의 골 이후로 양 팀 모두 추가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줄곧 좋은 공격을 보여주던 바이에른 뮌헨도 후반 40분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무리하지 않았다.

천천히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 많이 뛴 신재욱도 후반 41분에 교체되며 휴식을 얻었다.

― 경기 종료됩니다! 최근 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도 6 대 0 대승을 거뒀습니다! 압도적인 경기였죠?

― 그렇습니다. 신재욱 선수의 활약이 특히나 돋보였던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신재욱 선수는 앞으로 선발로 더 많은 경기에 나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가 종료된 지금.

축구의 인기가 높은 국가들은 전부 신재욱의 활약에 집중했다.

당연히 한국에서의 신재욱을 향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신재욱, 아우크스부르크 상대로 4골 2도움 기록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해!」

「축구천재 신재욱,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와서 최고의 활약 펼쳐!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출전하나?」

「완벽한 결정력 보여준 신재욱, 과거 축구천재 FC 시절 때의 영상 화제.」

스포츠 기사란의 대부분이 신재욱에 관련된 기사들이었고.

└ 와;;;;;;; 이건 진짜 대단한데? 한국인이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건데, 바이에른 뮌헨에서 스트라이커로 이런 활약을 펼친다고? 이거 잠깐 반짝하는 건 아니겠지?

└ 반짝 활약이라고 하기엔 신재욱의 실력이 너무 좋더라…… 얜 그냥 천재가 아니야. 다른 천재들이랑은 수준이 달라.

└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보여준 신재욱의 플레이는 걍 예술이었어.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던데? 얼마나 잘하면 해설들도 경악하더라ㅋㅋㅋㅋ

└ 지금 해외 반응도 장난 아니야. 다들 신재욱 엄청 잘한다고 난리임.

└ 해트트릭까진 그래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4골 넣었을 때는 당황스럽더라ㅋㅋㅋ 나중엔 아우크스부르크가 불쌍해 보였다니까?

└ 구자천은ㅠㅠ 되게 허탈해 보이더라.

└ 구자천만 그런 게 아니던데? 그냥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 다 넋이 나갔어.

└ 6 대 0으로 털렸는데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 근데 신재욱은 무슨 슈팅을 때리기만 하면 거의 다 들어가는 것 같아ㅋㅋ

└ 결정력이 괴물임. 골 기회를 잡으면 무조건 살리더라고.

└ 다음 경기도 기대된다. 신재욱 이제 거의 주전급 될 것 같은데ㄷㄷ

이처럼 한국 축구팬들 역시 신재욱에게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신재욱은 상대 팀 선수인 구자천에게 다가갔다.

“구자천 선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이름을 부르는 것 외에는 먼저 건넬 수 있는 말이 없었기에, 신재욱은 구자천의 대답을 기다렸다.

다행히 구자천은 웃으며 신재욱을 맞아줬다.

“오! 신재욱 선수! 오늘 고생했어요. 너무 잘하던데? 우리 팀 애들도 다 신재욱 선수 너무 잘한다고 놀라더라고요.”

“하하…… 잘 풀린 날이었어요. 조만간 꼭 밥 같이 먹어요. 그리고 이택현은 구자천 선수 팬이어서 못 다가오고 있는 거라니까, 이해 좀 해주세요.”

“예? 제 팬이라고요? 이택현 선수가요?”

“광팬인 것 같던데요? 구자천 선수가 한국에서 축구하실 때의 경기도 다 챙겨봤다더라고요.”

“그 정도라고요? 이야…… 되게 고마운데요? 다음에 밥 먹을 때 꼭 이택현 선수도 데리고 와줘요. 얘기 나눠보고 싶어요.”

“꼭 데리고 갈게요.”

신재욱은 구자천과의 대화는 짧게 끝냈다.

오늘 패배한 선수를 오래 붙잡고 있는 건 할 짓이 아니었으니까.

이때, 신재욱은 고개를 돌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을 바라봤다.

그 순간 감독과 눈이 마주쳤다.

감독도 신재욱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씨익!

신재욱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미소를 지어줬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도 마주 웃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오늘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것 같은데?’

감독의 표정은 매우 밝았고, 그의 시선에선 굉장한 호감이 느껴졌다.

환생 전의 신재욱은 저런 눈빛을 보내는 감독들을 여러 번 봐왔다.

그들 모두 신재욱을 중용했던 감독들이었다.

‘다들 저런 눈빛을 보낸 뒤엔 나를 주전 선수로 대우해줬었지.’

신재욱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이제는 제법 탄탄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필요한 근육들이 잘 붙어있었다.

다만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경기 내내 많이 뛰었기에 피로가 쌓인 것이었다.

“우선 회복에 신경 써야겠어.”

신재욱은 경기가 끝난 직후, 곧바로 회복에 전념했다.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출전하기 위해선 꼭 해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신재욱은 며칠 뒤에 펼쳐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리그 17라운드 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전해서 또다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에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 묀헨글라트바흐에게 3 대 1 승리!」

「신재욱, 묀헨글라트바흐 상대로 1골 1어시스트 기록!」

「신재욱과 이택현, 묀헨글라트바흐전에 함께 선발로 출전해 공격포인트 기록!」

현재 리그 8위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팀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였지만, 신재욱을 앞세운 바이에른 뮌헨을 당해내진 못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로 2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신재욱은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출전했다.

경기력도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 중 가장 돋보였다.

「바이에른 뮌헨, 그로이터 퓌르트 상대로 2 대 0 승리하며 연승 이어가!」

「신재욱 그로이터 퓌르트전에도 선발 출전해서 공격포인트 기록!」

「신재욱, 그로이터 퓌르트전엔 골은 넣지 못했지만,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 이어가.」

이러한 활약 때문일까?

신재욱은 이어진 리그 19라운드 경기에도 선발 출전을 확정받았다.

분데스리가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슈투트가르트와의 경기였다.

그런데 이 경기는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한국 축구팬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다른 경기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경기엔 한국 축구팬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스토리가 존재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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