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30화 (130/224)

130

* * *

― 신재욱 선수! 대단합니다. 벌써 2골을 터트리며 아우크스부르크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 이야…… 정말 잘하네요! 오늘 아우크스부르크의 수비가 나쁘지 않았는데, 신재욱 선수가 기어코 두 번째 골을 기록하네요.

― 하하! 저희에겐 보이지 않는 빈틈이 신재욱 선수에게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2골을 기록한 지금.

신재욱은 해트트릭을 욕심내고 있었다.

“자, 그럼 해트트릭을 위해서 더 열심히 뛰어볼까? 왠지 해트트릭하면 능력치 하나 오를 것 같은데.”

하지만 첫 번째 골을 넣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서두르지 않았다.

‘이제 전반전이니까 시간은 충분해.’

빠르게 달려와서 축하해주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고, 어시스트를 해준 프랑크 리베리에게도 감사함을 표현했다.

“프랑크, 끝내주는 크로스였어요. 고마워요.”

다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프랑크 리베리는 씨익 웃으며 엄지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참 시크하다니까?”

신재욱은 피식 웃으며 프랑크 리베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상대 팀에겐 거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은 선수지만, 동료들에겐 따뜻한 사람이었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리그 최고 수준인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이 훈련 때마다 프랑크 리베리를 제대로 막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다시 가보자.”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재욱은 경기가 재개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머리로는 쉬지 않고 상대의 움직임을 떠올렸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적극적이긴 한데, 공격의 디테일은 떨어지는 편이었어. 그리고 수비는 단단한 편이긴 했지만, 역습에는 약했지.’

경기가 재개됐다.

2골을 허용한 아우크스부르크는 공격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을 경계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공격에 집중했다.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으니까.

― 토비아스 베르너 선수가 구자천 선수에게 패스합니다. 구자천! 공을 지켜냅니다. 구자천 선수가 다시 뒤로 공을 돌립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가 너무 좋네요. 틈이 보이질 않습니다. 압박도 너무 강하고요.

― 아우크스부르크는 좌우를 넓게 이용해줄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지금은 너무 오른쪽으로만 공격하려는 게 보이는데, 이러면 상대에게 읽힐 수밖에 없죠.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관중석에 있던 아우크스부르크의 팬들이 짜증을 낼 정도로.

“너희 뭐 하냐? 왜 안 통하는 공격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거야? 다르게 좀 해보라고!”

“멍청한 공격 그만하고, 제대로 공격하라고! 대체 슈팅은 왜 아끼는 거야?”

“뒤로만 돌리지 말고, 크로스를 올리든 슈팅을 때리든 뭐든 해보라고!”

“아오! 답답해! 잘 좀 해봐!”

그런 상황에서 신재욱이 공을 잡았다.

― 신재욱 선수가 토니 크로스의 패스를 받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공을 잡자마자 칼센 브라커 선수가 강하게 압박을 하네요!

해설들의 말처럼 강한 압박이 들어왔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중앙수비수 칼센 브라커의 압박이었다.

장신 수비수의 압박을 이겨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신재욱은 잘 해내고 있었다.

타앗!

무게중심을 낮춘 채로 칼센 브라커를 등졌다.

강한 힘이 느껴졌지만, 신재욱 역시 힘이 많이 좋아진 상태.

칼센 브라커와의 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게다가 신재욱은 공을 지켜내면서 동료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넓은 시야로 계속해서 동료들을 확인했다.

― 신재욱 선수! 볼 키핑 능력이 굉장하네요! 칼센 브라커 선수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공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 신재욱 선수는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보시다시피 근육도 꽤 많이 붙어있고요.

그때였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확인한 신재욱이 공을 차 냈다.

계속해서 압박을 해오는 칼센 브라커를 상대하면서 차 낸 공이었다. 그랬음에도 패스의 정확도는 준수했다.

반대편 측면에서 침투하는 토마스 뮐러의 발 앞에 떨어졌으니까.

툭!

토마스 뮐러는 부드러운 퍼스트 터치로 공을 받아냈고, 곧바로 슈팅까지 때려냈다.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그러나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골키퍼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날아오는 공을 손바닥으로 쳐 냈으니까.

퍼엉!

경기장에 있던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손으로 머리를 감쌀 정도로 대단한 선방이었다.

반대로 아우크스부르크의 팬들은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골키퍼에게 환호했다.

우와아아아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환호하던 아우크스부르크의 팬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어어……?”

“안 돼……!”

“뭐야……?”

이들의 눈엔 보였으니까.

골키퍼가 쳐낸 공을 향해 가장 먼저 달려든 선수의 모습이.

― 오오오! 신재욱입니다! 신재욱! 때립니다!

신재욱은 아우크스부르크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그 누구보다도 공과 가까운 곳에 있었고, 빠른 타이밍에 공을 향해 움직이기까지 했다.

그 결과 골키퍼가 쳐낸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할 수도 있었고.

퍼엉!

강하게 때려낸 슈팅이 아우크스부르크의 골대 안을 파고들었다.

신재욱의 해트트릭이 나온 지금.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미친 듯 열광했다.

우와아아아아아!

― 고오오오오오올! 신재욱 선수가 또다시 골을 터트렸습니다! 해트트릭입니다!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전반전 만에 3개의 골을 기록하고 있는 신재욱입니다!

― 놀라운 집중력입니다! 정말…… 놀랍다는 말밖엔 떠오르지 않네요! 아우크스부르크의 골키퍼가 토마스 뮐러의 슈팅을 잘 막아냈을 때, 순간적으로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선수들 모두 집중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유일하게 신재욱 선수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세컨볼을 향해 쇄도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같은 골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고요!

― 신재욱 선수의 골에 대한 집념이 돋보였던 장면이었습니다!

엄청난 함성을 받으며,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에 대한 만족감도 대단했지만, 골을 넣을 때 펼쳤던 움직임에 더 만족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경험과 집중력의 힘이지.’

신재욱은 토마스 뮐러가 슈팅을 때린 순간, 세컨볼이 흐를 방향과 위치를 예상했다.

100% 맞출 수는 없지만, 슈팅의 궤적과 골키퍼의 펀칭 스타일을 보면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다.

물론 운도 따라야만 했지만, 방금은 운까지 따라줬다.

‘되게 잘 풀리는데? 잘하면 더 많은 골을 넣게 될 수도 있겠어.’

신재욱은 이번엔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굳이 서두르지 않았겠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10분 정도면 1골은 만들 수 있어.’

이처럼 해트트릭을 했음에도 경기 재개가 빨리 이뤄지길 원하는 신재욱의 모습은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 해트트릭을 해놓고 세리머니도 없이 공을 들고 뛴다고? 도대체 몇 골이나 넣을 생각인 거지?

└ 그건 모르겠지만, 신재욱이라면 왠지 최소 1골은 더 넣을 것 같아. 쟤 요즘 골 감각 미쳤잖아.

└ 신재욱은 기록도 미쳤어. 겨우 5경기에 출전해서 13골을 넣는 중이라고! 이대로면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득점왕을 노려볼 수 있겠는데?

└ 노리는 정도가 아니야! 지금 같은 페이스면 유력한 득점왕 후보잖아! 신재욱은 그냥 괴물이라고!

└ 저 덤덤한 표정 좀 봐봐! 누가 보면 해트트릭이 아니라, 겨우 한 골 정도 넣은 줄 알겠어.

└ 공을 들고 뛰는 모습이 왜 저렇게 멋있어 보이지? 그나저나 5경기 13골이라니…… 말도 안 되는 녀석이군.

└ 더 놀라운 건 신재욱의 나이가 아직도 17살이라는 거야.

└ 하하하!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겠어. 현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유망주는 신재욱이야.

└ 신재욱이 세계 최고의 유망주라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전 세계 축구팬들은 놀라움을 드러내면서도, 신재욱을 향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미 신재욱을 세계 최고의 유망주라고 인정하고 있었고, 오늘 경기에서도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신재욱의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신재욱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 토마스 뮐러 선수가 신재욱 선수를 끌어안습니다! 방금 골은 두 선수의 호흡이 너무 좋았네요! 특히 뒤꿈치로 공을 내준 신재욱의 플레이는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 아우크스부르크의 수비수들을 전부 속인 패스였죠! 덕분에 토마스 뮐러 선수는 편하게 슈팅을 때릴 수 있었습니다!

* * *

삐이이익!

후반전이 시작됐다.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4 대 0 스코어를 만들며 분위기를 탄 바이에른 뮌헨은 더욱 공격적으로 아우크스부르크를 몰아붙였다.

― 이야~! 바이에른 뮌헨이 후반전에도 공격적으로 나오네요! 대량 득점을 노릴 생각인 것 같습니다!

― 점수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겠죠. 만약 2 대 0 정도의 스코어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면,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스타일상 수비 능력이 좋은 선수를 투입하며 굳히는 운영을 했을 것이거든요? 그러나 지금처럼 4 대 0으로 유리한 상황에서는 굳이 수비적으로 할 필요가 없죠.

반대로 아우크스부르크는 막느라 급급했다.

역습은 생각하지도 못한 채, 수비에만 집중했다.

그래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이 너무나도 날카로웠으니까.

― 토니 크로스의 슈팅을 골키퍼가 잡아냅니다! 비록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서 막혀버렸지만, 굉장히 좋은 슈팅이었죠?

― 그렇습니다. 슈팅의 타이밍과 파워 모두 훌륭했습니다. 만약 조금만 구석으로 날아갔다면, 골키퍼가 막기 힘들었을 겁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형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슈팅을 아끼지 않고 과감하게 때려냈고.

― 프랑크 리베리! 돌파에 성공합니다! 오늘 프랑크 리베리의 드리블 성공률이 굉장히 높네요! 정말 알고도 못 막는 드리블입니다!

프랑크 리베리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왼쪽 측면을 철저하게 부숴버렸다.

이처럼 동료들이 잘해주니, 자연스레 스트라이커인 신재욱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 프랑크 리베리! 아름다운 팬텀 드리블로 또다시 수비수를 제쳐냈습니다! 오! 깊게 침투합니다!

프랑크 리베리는 순식간에 수비수 2명을 뚫어낸 뒤, 아우크스부르크의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침투했다.

직접 슈팅을 하기엔 어려운 각도였기에, 그는 곧바로 동료에게 패스했다.

그에게 가장 가깝게 위치한 신재욱을 향한 패스였다.

터엉!

수비수들이 끊어내는 것을 막기 위해 땅볼로 강하게 뿌려준 패스였다.

워낙 빠르고 강한 패스였기에 좋은 슈팅으로 연결하는 게 쉽지 않은 패스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재욱에겐 그리 어렵지 않았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되거든.’

신재욱은 발의 안쪽 부분으로 공을 차 냈다.

최대한 힘을 빼고, 정확한 임팩트를 주는 것에 집중한 슈팅이었다.

그랬음에도 슈팅의 속도는 굉장히 빨랐다.

워낙 제대로 맞았기 때문이었다.

퍼어엉!

경쾌한 소리와 함께 쏘아진 공이 아우크스부르크의 골망을 크게 흔들었다.

신재욱의 네 번째 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 고오오오오오오올! 신재욱 선수의 골입니다! 오늘 4개의 골을 기록하는 신재욱!

그때였다.

골대에 있는 공을 들기 위해 달리던 신재욱이 제자리에 멈춰섰다.

“……!”

경기장에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지만.

신재욱은 그저 놀란 표정으로 허공에 뜬 메시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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