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26화 (126/224)

126

* * *

“나한테 기회가 올 것 같았다니까?”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 경기장에 뛰어 들어갔다.

비록 후반전에 교체 출전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지만, 이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상대가 도르트문트였으니까.

“재밌는 경기 하겠네.”

모두가 신재욱의 원톱 스트라이커 역할을 걱정하고 있지만.

당사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 전혀 걱정이 없었다.

“원톱 스트라이커는 꽤 오랜만이네? 근데 뭐, 워낙 많이 경험했던 역할이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신재욱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으니까.

스트라이커로 뛰는 것이라면 원톱이든 투톱이든 가리지 않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였으니까.

― 신재욱 선수가 들어오자마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연 신재욱 선수가 팀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궁금하네요!

― 확실한 것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보다는 훨씬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재욱 선수는 꽤 많이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네요?

― 그러네요. 거의 토니 크로스와 같은 라인에서 공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여주고 있는 신재욱 선수입니다.

― 오! 이번엔 토마스 뮐러와 자리를 바꿔서 측면으로 움직입니다! 신재욱 선수! 굉장히 부지런하게 움직여주고 있습니다! 이러면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로서는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죠!

신재욱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주고받았고, 프랑크 리베리, 토마스 밀러와 계속해서 자리를 바꿔가며 측면에서도 뛰었다.

자연스레 신재욱을 향한 도르트문트의 마크는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 실제로 경기를 보시면 도르트문트의 중앙수비수 네벤 수보티치 선수가 신재욱 선수를 계속해서 놓치고 있죠? 전반전 내내 많이 뛰었던 네벤 수보티치 선수이기 때문에, 신재욱 선수를 계속 쫓아다니기엔 무리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페널티박스 안을 지켜야 하기도 하고요!

― 신재욱, 프랑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가 계속해서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때였다.

토마스 뮐러와 자리를 바꿔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든 신재욱이 기습적인 컷백 패스를 뿌렸다.

페널티박스 바로 뒤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토니 크로스를 향한 패스였다.

그 순간 도르트문트의 중앙수비수들은 아무도 흐르는 공을 끊어내지 못했다.

네벤 수보티치와 마츠 후멜스는 모두 신재욱이 페널티박스 안에 있는 토마스 뮐러에게 패스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토니 크로스는 신재욱이 보내준 공을 향해 강하게 다리를 휘둘렀다.

퍼어엉!

제대로 때려낸 중거리 슈팅이었다.

더군다나 낮게 깔려 들어가기까지 했다.

이런 슈팅을 막는 건 베테랑 골키퍼 로만 바이덴펠러라고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 고오오오오오오올! 들어갔습니다! 토니 크로스입니다!

― 이야~! 무시무시한 슈팅이네요! 최근 엄청난 선방 능력을 보여주던 로만 바이덴펠러 골키퍼인데, 토니 크로스 선수의 슈팅엔 제대로 반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 그런데 이번 골은 토니 크로스 선수의 슈팅도 좋았지만, 신재욱 선수의 패스도 아주 훌륭했죠?

― 그렇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을 완벽하게 속이며 패스를 뿌렸고, 그 덕분에 토니 크로스 선수가 아무런 방해 없이 슈팅을 때릴 수 있었습니다.

― 신재욱 선수는 정말 놀랍네요! 프로 데뷔 이후 원톱으로 출전한 것은 처음인데, 너무나도 익숙하게 소화하고 있거든요? 심지어 너무 잘합니다!

신재욱의 어시스트에 의한 토니 크로스의 골.

이 골이 터진 순간 전 세계 축구팬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심재욱의 활약을 의심하고 있었으니까.

└ 신재욱 움직임이 너무 좋은데? 쟤 원톱으로 뛰어봤던 거 아니야? 리베리, 토마스 뮐러랑 스위칭하는 솜씨가 굉장하잖아?

└ 마지막에 토니 크로스한테 한 컷백도 환상적이었어!

└ 컷백을 하기 전에 측면에서 잠깐 보여준 드리블도 아주 좋았어. 얘 되게 잘하는데?

└ 대체 뭐지? 신재욱을 보면 원톱 역할에 익숙한 것처럼 보여. 이게 가능한 거야?

└ 네벤 수보티치나 마츠 후멜스에게 몸싸움은 밀리지만, 직접 부딪치는 걸 피하면서 영리하게 플레이하고 있어. 신재욱은 축구 지능도 높은 것 같아.

└ 축구 지능이 높으니까 17살의 나이에 바이에른 뮌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겠지.

└ 신재욱은 한국의 왕이 되겠군.

└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몰랐는데, 신재욱 때문에 한국이 부러워졌어. 왜 나의 나라는 신재욱 같은 선수가 없는 거지?

같은 시각.

한국 축구팬들 역시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 워!!!!! 신재욱 어시!!!! 신재욱 어시임!!!! 쩔었다!!!!

└ 언제 또 측면으로 빠져 있었냐ㅋㅋㅋㅋ 신재욱 얘 왜 이렇게 움직이 좋아?

└ 마지막에 토니 크로스한테 준 패스도 엄청 깔끔했어ㄷㄷㄷ

└ 역시 재욱신!!!!! 들어오자마자 존재감 제대로 보여주네ㅋㅋㅋㅋㅋ

└ ㅋㅋㅋㅋ재욱신은 뭐냐ㅋㅋㅋ 이제 분데스리가에 4번 출전한 유망주한테는 과한 칭호 아니냐?ㅋㅋㅋㅋ

└ 잘하긴 하잖아. 지금 4경기에 출전 중인데 8골 4어시스트 기록 중이야. 벌써 공격포인트 12개라고.

└ 4경기 공격포인트 12개ㄷㄷㄷㄷ 심지어 3경기는 교체로 들어왔고ㄷㄷㄷ 신재욱 걍 괴물 아님?

└ 이미 해외에선 바이에른 뮌헨에 괴물이 나왔다고 떠들썩하더라ㅋㅋㅋㅋㅋㅋ

반면 신재욱은 토니 크로스의 골을 축하했지만, 본인의 어시스트 기록에는 그다지 기뻐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이게 안 오르네?”

어시스트를 기록한 순간, 패스 능력치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기대를 하면 안 돼. 괜히 실망만 커지잖아.”

실망감이 생겼지만, 신재욱은 재빨리 부정적인 생각을 지웠다.

이윽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다시 집중하자. 다음엔 오르겠지. 만약 그때도 안 오르면, 공격포인트 하나 더 기록하지 뭐.”

* * *

1 대 1 동점이 된 이후.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치열하게 맞붙었다.

웅크리는 팀은 없었다.

서로가 승리를 위해 움직였고, 공격에 집중했다.

― 불꽃이 튀고 있습니다! 굉장히 수준 높은 공방이 이어지고 있네요!

― 아직 골을 터지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골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과연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중 어떤 팀이 추가 골을 만들어낼까요?

이처럼 활발하게 공격을 펼치는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선수들의 체력도 빠르게 떨어졌다.

때문에, 후반 30분이 넘어간 뒤로는 양 팀 모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 도르트문트가 선수를 교체합니다! 야쿠브 브와슈치코프스키 선수를 불러들이고, 이반 페리시치 선수를 투입하네요! 이반 페리시치 선수는 양발을 전부 다 잘 쓰는 윙어죠?

― 그렇습니다. 이반 페리치시 선수는 양발을 다 잘 쓰는 건 물론이고, 활동량이 좋고 윙어이면서도 큰 키를 이용한 헤더에도 강점을 보이는 선수라서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입니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더욱 고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르트문트는 측면에서 많이 뛰며 지쳐버린 야쿠브 브와슈치코프스키를 불러들이고, 이반 페리시치를 투입했고.

― 오? 바이에른 뮌헨도 선수를 교체하네요? 오늘 전반전과 후반전 모두 굉장히 많이 뛰어준 토마스 뮐러를 빼줍니다! 그리고…… 이택현 선수가 들어옵니다!

― 괜찮은 교체죠! 이택현 선수는 나올 때마다 골을 넣어주고 있거든요?

― 지난 하노버전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모두 1골씩을 기록했었죠?

― 맞습니다. 하노버와의 경기에선 어시스트도 하나 기록했었습니다.

― 그런데 오늘은 공격수가 아니고 윙어로 뛰게 될 것 같은데요?

― 이택현 선수에겐 윙어 포지션도 익숙할 겁니다. 1군에 올라오기 전, 독일의 U19 리그에서 뛸 때만 해도 윙어로도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선수거든요.

― 오오! 그렇군요! 그러면 전혀 문제가 없겠네요! 자!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택현 선수이기에 남은 시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역시나 많이 뛰어준 토마스 뮐러를 불러들이고, 이택현을 투입했다.

양 팀 모두 중요한 변화를 준 상황.

하지만 더 효과를 본 팀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 우오오옷! 이택현! 빠릅니다! 빠른 스피드로 마르셀 슈멜처의 수비를 제쳤습니다!

― 대단한 스피드네요! 마르셀 슈멜처가 이렇게 쉽게 뚫리는 선수가 아니거든요? 이택현 선수! 어린 나이의 패기로 분데스리가 최고의 풀백 중 하나인 마르셀 슈멜처를 뚫어냈습니다!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이택현은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드리블을 펼치며 도르트문트의 왼쪽 측면을 흔들었다.

마르셀 슈멜처는 훌륭한 수비수였지만, 젊은 패기로 밀어붙이는 이택현의 플레이에 당황하며 돌파를 자주 허용했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측면수비수 중 하나인 마르셀 슈멜처를 뚫어낸 이택현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더욱 깊숙이 침투했다.

“당연히 못 막지! 이 이택현 님은 괴물 같은 신재욱이랑 일대일 훈련을 해온 사람이거든!”

이택현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신인이었음에도 실수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무조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닌 채로 움직였다.

애초에 그런 성격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 뚫어줄게! 그리고 골도 넣어주마!”

이택현은 특유의 큰 목소리로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을 도발했다.

당연히 독일어로 한 도발이었다.

움직임도 도발적이었다.

측면으로 파고든 상황에서 전혀 망설이지 않고 도르트문트의 페널티박스 안쪽을 향해 드리블했다.

그 순간 도르트문트의 중앙수비수 마츠 후멜스가 반응했다.

“새파랗게 어린놈이 굉장히 건방지군.”

190cm가 넘는 큰 키에 거대한 덩치를 지닌 마츠 후멜스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이택현의 앞을 막아섰다.

“네가 나를 뚫고 골을 넣겠다고?”

그는 눈앞에 보이는 어린 선수에게 뚫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뚫리지 않을 자신감 역시 가득했다.

그때였다.

이택현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뭔 소리야? 내가 직접 골을 넣겠다는 말은 한 적이 없는데?”

그리고 그 순간.

“골은 쟤가 넣을 거야.”

이택현의 발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며 기습적으로 공을 밀어냈다.

툭!

“……!”

마츠 후멜스가 깜짝 놀라며 다리를 오므렸다.

공이 그의 다리 사이로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츠 후멜스의 움직임보다 공의 속도가 더 빨랐다.

이택현이 밀어 넣은 공은 그의 양쪽 다리 사이로 파고들며 도르트문트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그리고.

어느새 침투한 신재욱이 그 공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퍼엉!

이택현이 기습적인 패스를 뿌리고, 신재욱이 갑자기 튀어나오며 앞에서 잘라먹는 슈팅을 시도하는 플레이.

둘 사이에 미리 약속된 움직임이었다.

모르면 높은 확률로 당하게 되는 날카로운 패턴 플레이였고, 도르트문트의 수비진과 골키퍼 역시 완벽하게 당해버렸다.

철렁!

도르트문트의 골망이 흔들렸다.

후반전에 교체되어 들어온 신재욱과 이택현이 만들어낸 역전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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