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20화 (120/224)

120

* * *

“오랜만이네.”

날카롭게 살아난 감각을 느끼며,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들이었다.

마이클 신이었을 시절엔 항상 살아있던 감각들이었지만, 환생 후에는 거의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스윽!

미소를 짓던 신재욱이 시선을 허공으로 옮겼다.

실시간으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메시지는 단연 능력치가 올랐다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였다.

[슈팅이 1 올랐습니다!]

[드리블이 1 올랐습니다!]

[개인기가 1 올랐습니다!]

“성장도 잘 되고 있고, 감각도 거의 다 살아났어. 너무 좋은데?”

모든 게 잘 풀리는, 만족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신재욱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는 만족 못 하지.”

현재 그가 넣은 골은 3골.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이었다.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했다고 칭찬해줄 것이다.

그러나.

“부족해.”

신재욱은 더 많은 골을 넣고 싶었다.

“시간도 많잖아?”

그래서.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움직였다.

― 바이에른 뮌헨이 라인을 많이 올렸네요? 그만큼 경기를 압도하고 있다는 거겠죠?

― 그렇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움직임을 보면, 공격수들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거든요? 특히 신재욱 선수의 압박이 굉장히 강력합니다. 뛰어난 태클 능력까지 지니고 있기에, 프라이부르크의 수비수들이 함부로 빌드업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프라이부르크는 답답한 상황이네요. 이제는 완전히 갇혀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반코트 게임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위축된 프라이부르크를 가둬둔 채, 공을 돌리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언제 골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도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언제 나오려는 거야?’

‘이렇게 웅크리고만 있으면 어떻게 뚫으라고!’

‘경기 재미없게 하네…!’

‘하… 이거 괜히 무리해서 뚫으려고 했다가 역습당하면 큰일인데…….’

‘어디로 들어가야 하지……?’

경기장에 있는 이들에겐 웅크려서 수비에만 집중하는 프라이부르크의 빈틈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프라이부르크의 역습도 생각해야 했다.

프라이부르크 역시 지금은 3 대 0으로 밀리고 있지만, 분데스리가에 속한 팀.

더구나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다.

즉, 언제든지 역습을 시도할 수 있고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다.

‘방심해선 안 돼. 역습을 허용해서 3 대 1이 되면 분위기 이상해질 수 있어.’

‘프라이부르크의 역습은 지난 시즌에도 여러 번 당해봐서 알지. 조심해야 해.’

‘아오! 마음 같아선 시원하게 돌파를 해보고 싶은데, 공간이 너무 없어서 위험해.’

‘애들 지고 있으면서 이렇게 수비만 하냐…… 짜증 나게 하네. 아…… 어떡하지?’

이처럼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진한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때.

신재욱이 입을 열었다.

“일단 저한테 공 줘요.”

그 말을 들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눈이 흔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공을 달라고 외치는 신재욱이 프라이부르크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니까.

제아무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재욱이라고 해도 무언가를 하기엔 어려운 상황으로 보였으니까.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망설이지 않고 신재욱에게 공을 보냈다.

‘신재욱이라면 생각이 있겠지.’

그때였다.

프라이부르크의 페널티박스 바깥에 있던 토니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에 있는 신재욱을 향해 공을 보낸 순간.

파앗!

신재욱은 그의 뒤에 붙어있던 수비수를 등으로 강하게 밀어낸 뒤, 앞으로 튀어나왔다.

동시에 양팔을 뻗어 좌우에 있는 수비수들의 접근을 방해했다.

빠르게 펼쳐진 움직임들. 전부 패스를 받아내기 위한 준비였다.

그리고 마침내 공이 신재욱의 발 앞으로 도착했다.

― 오오! 신재욱에게 연결되나요!

이미 3골을 넣은 신재욱이었기 때문일까?

신재욱이 공을 잡기 직전이었음에도 프라이부르크의 수비수들은 다급하게 움직였다.

신재욱이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서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때.

휙!

신재욱이 굴러온 공을 향해 짧고 빠르게 발을 휘둘렀다.

톡!

공은 허공에 떠올랐다.

몰려드는 수비수들의 키를 넘어 페널티박스 안의 다른 공간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 공간을 향해 침투하던 프랑크 리베리는 기다렸다는 듯 떨어지는 공을 발리슛으로 때려냈다.

퍼어엉!

강렬한 타격음이 터질 정도로 강하게 때려낸 슈팅이었고.

프라이부르크의 골키퍼 올리버 바우만은 제자리에 선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올! 프랑크 리베리! 클래스를 보여주는 슈팅입니다!

― 원더골이네요! 엄청난 골이 나왔습니다! 프랑크 리베리 선수! 멋진 발리슛이었습니다!

― 대단하네요! 하지만 이 골은 신재욱 선수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죠?

― 그렇습니다! 신재욱 선수가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살짝 띄워서 넘겨주는, 센스있는 패스를 프랑크 리베리 선수에게 준 것이거든요! 신재욱 선수는 보면 볼수록 놀랍네요! 이 선수, 분명 수비수들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너무나도 편안하게 자신이 플레이를 펼치고 있거든요?

― 신재욱 선수를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신재욱 선수의 가장 큰 무기라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해설들은 흥분한 채로 상황을 설명했고.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축구팬들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골!!!!!!!!!!! 신재욱 도움 맞지? 맞네!!!!!ㅋㅋㅋㅋㅋㅋ

└ 어우!!!!!! 대박!!!! 리베리 저 미친놈! 저걸 발리슛으로 때려서 넣어버리네!

└ 난 신재욱이 더 미친 것 같은데? 수비수한테 다 둘러싸인 상황에서 센스 오지는 원터치 패스를 줬잖아ㄷㄷㄷ 프라이부르크 수비수들 다 신재욱한테 집중하느라 프랑크 리베리는 노마크 찬스 얻은 거고. 이거 걍 0.7 신재욱 골이라고 봐도 무방함ㅋㅋㅋ

└ 위에 말이 맞아ㅋㅋㅋㅋ 신재욱이 다 만들어줬지. 3골 1어시스트 실화냐?ㅋㅋㅋㅋ 우리 재욱이 한국 나이로 18살 맞지? 이렇게 어린애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거 맞지?ㅋㅋㅋㅋ

└ ㅋㅋㅋㅋ 한국 나이 18살ㅋㅋㅋ 개쩐다ㅋㅋㅋ 유럽 나이로는 17살ㅋㅋㅋㅋ 대체 얼마나 천재면 이렇게 할 수 있는 걸까ㅋㅋㅋ 난 17살에 PC방에서 살았던 기억밖에 없는데ㅠㅠ

└ 우와!!!!!! 신재욱 스트라이커로 왜 이렇게 잘해?;;;; 당황스러워;;;

└ 그러게 말이야;;;; 같이 공격수로 출전한 마리오 고메스가 완전 묻혀 버리는데?

신재욱의 패스를 받은 프랑크 리베리의 골.

골을 넣은 프랑크 리베리는 곧바로 신재욱을 향해 달려왔다.

“재욱! 너 진짜 괴물이냐? 수비수들한테 둘러싸여 있었으면서 이런 패스를 준다고? 혹시 몰라서 침투해봤는데 거기로 딱 공을 보내주네!”

“프랑크가 주기 좋은 위치에 있어서 줄 수 있었던 거예요. 골 축하해요.”

“고마워!”

프랑크 리베리를 축하해준 뒤, 신재욱은 가까이에 있던 토니 크로스와 눈이 마주쳤다.

“토니! 믿고 패스 넣어줘서 고마워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안 줬을 거야. 넌 훈련 때도 워낙 놀라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니까, 이번에도 뭔가 생각이 있겠거니 하고 준 거였어.”

“좋은 판단이었네요.”

“하하! 그래, 앞으로도 믿고 줄게. 대신 실망시키면 안 된다?”

“그런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없으면 없는 거지 ‘거의’는 또 뭐야?”

“저도 사람이니까 못할 때도 있거든요.”

“하하하! 어울리지도 않는 겸손한 척 하지 마. 너 그런 스타일 아니잖아.”

“벌써 제 스타일이 파악당했군요.”

신재욱은 토니 크로스와의 대화까지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갔다.

이번엔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아쉽진 않았다.

“아직도 전반 29분이네? 이러면 능력치 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전히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 * *

전반 35분.

프라이부르크는 웅크리고 수비에만 집중하던 것을 멈췄다.

홈팬들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홈에서 이따위 경기를 펼치는 게 맞는 거냐?”

“이런 얼간이 같은 놈들! 10 대 0으로 지더라도 시원하게 싸우고 져! 쓰레기같이 웅크려서 맞다가 지지 말고!”

“이딴 경기를 보려고 온 게 아니라고! 골을 넣으려고 움직이라고 이 한심한 놈들아!”

“이 쓰레기 같은 감독을 당장 잘라버려!”

“꺼져라, 감독!”

홈구장에서 팬들이 보내는 불만.

이건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다른 팬들도 아니고, 프라이부르크를 응원하는 소중한 팬들의 불만이었으니까.

프라이부르크의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선수들에게 바이에른 뮌헨과 맞불을 놓으라고 지시했다.

이미 스코어는 4 대 0이었으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원하게 공격을 시도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

― 고오오오오오올! 토니 크로스입니다! 토니 크로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프라이부르크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제 스코어는 5 대 0이 되었습니다!

― 이야……! 토니 크로스 선수는 정말 무섭네요! 꽤 먼 거리였는데, 이걸 중거리 슈팅을 때려서 골을 넣네요…!

프라이부르크는 더욱 처참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 프라이부르크 선수들! 투지를 발휘하고 있지만, 늦어버린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 뒤늦게나마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려는 움직임은 좋은데, 문제는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에 너무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어? 지금도 끊기지 않습니까!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 마르티네스.

그는 과감하게 드리블을 하던 조나단 슈미트의 공을 태클로 끊어냈다.

프라이부르크의 공격을 끊어낸 지금.

하비 마르티네스는 지체하지 않고 토니 크로스에게 공을 연결했다.

그리고.

토니 크로스는 프라이부르크의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신재욱을 향해 롱패스를 뿌려냈다.

퍼어엉!

정확한 타이밍에 나온, 정확도 높은 롱패스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패스 능력을 지닌 토니 크로스다운 롱패스였다.

신재욱의 움직임도 완벽했다.

스피드가 빠르진 않지만, 너무나도 완벽한 타이밍에 침투하며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냈다.

수비수들이 깜짝 놀라서 몸을 돌렸을 땐, 신재욱은 이미 그들과의 거리를 한참이나 벌리고 있었다.

‘시원하게 뚫렸네.’

신재욱은 미소를 지은 채, 전방을 바라봤다.

뻥 뚫린 공간이 보였다. 그리고 그 끝엔 잔뜩 겁을 먹은 프라이부르크 골키퍼의 모습이 보였다.

골키퍼는 얼어붙은 채, 튀어나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미 3골을 넣은 신재욱에게 위축이 되어버려서 덤비질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골키퍼와의 거리를 좁힌 신재욱은 다리를 휘둘렀다.

휘익!

그 순간 위축되어 있던 프라이부르크의 골키퍼는 바로 반응했다.

신재욱의 슈팅이 페인팅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로.

“망할……!”

애꿎은 방향으로 몸을 날린 프라이부르크의 골키퍼 올리버 바우만이 울상을 지었다.

그의 눈엔 보였다.

미소를 지은 채, 골대의 비어있는 공간으로 공을 밀어 넣는 신재욱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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