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19화 (119/224)

119

* * *

환생 전의 신재욱은.

발롱도르를 연속 3회 수상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187cm, 86kg이라는 강인한 신체와 뛰어난 축구 지능,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 정확한 패스, 뛰어난 수비 능력, 화려한 기술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육각형 스트라이커.

그리고.

이토록 대단한 신재욱이 즐겨 하는 플레이가 있었다.

상대 수비수들을 강하게 압박해서 공을 뺏어낸 다음, 단숨에 골을 넣어버리는 것.

공격적인 능력과 수비적인 능력이 모두 뛰어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실제로 이런 플레이를 자주 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신재욱만 가능했다.

그리고 지금.

― 신재욱 선수!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합니다!

프라이부르크와의 경기에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신재욱이 환생 전의 움직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런 게 통하겠냐?”

신재욱이 달려들자, 프라이부르크의 수비수 팔루 디아네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처음 만난 애송이가 쓸데없이 체력만 소모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덤벼드는 신재욱을 가벼운 페인팅으로 제쳐주려고 했다.

그런데.

촤아아아악!

신재욱이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그것도 너무나도 날카롭게.

“통하네?”

“……미친!”

순식간에 공을 뺏긴 팔루 디아네는 창백해진 얼굴을 한 채, 팔로 땅을 짚었다.

최대한 빠르게 몸을 일으켜서 신재욱을 막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신재욱이 몸을 일으키는 게 더 빨랐다.

게다가 이미 슈팅까지 때려내고 있었다.

철렁!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흔들린 프라이부르크의 골망.

팔루 디아네는 지금 펼쳐진 일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고.

골을 넣은 신재욱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골대 안에 있는 공을 들고 뛰었다.

늘 그랬듯 경기장 중앙을 향해서.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올! 우와아아아아아아! 골입니다! 신재욱 선수의 골입니다! 스트라이커로 출전해서 굉장히 이른 시간에 골을 넣은 신재욱 선수네요! 누가 이 선수를 의심했나요? 천재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습니다!

― 지금 경기 시작한 지 몇 초 만에 들어간 골이죠? 잠시…… 아! 19초입니다! 신재욱 선수! 겨우 19초 만에 골을 넣었습니다!

프라이부르크의 홈구장인 이곳 ‘유로파 파크 슈타디온’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오직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만이 미친 듯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골을 본 전 세계 축구팬들은 입을 떡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재욱을 바라봤다.

└ 이런 미친!!!! 경기 방금 시작했잖아? 신재욱 이 미친놈이 시작하자마자 골을 넣었어!

└ 오마이갓! 19초래! 신재욱 저 괴물이 겨우 19초 만에 골을 넣었다고!!!!

└ 부럽다!!!! 너무 부러워!!! 왜 우리 첼시엔 신재욱 같이 핫한 선수가 없는 거냐고!!!

└ 중앙 미드필더로 뛰어온 선수가 갑자기 스트라이커로 나와서 경기 시작 19초 만에 골을 넣는다고? 저 한국인 정체가 뭐야? 축구의 신 아니야?

└ 바이에른 뮌헨은 차기 스트라이커 걱정은 없겠군.

그리고 한국 축구팬들의 반응은 이보다 더 심했다.

이들은 너무 놀라서 평소와는 다르게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있었다.

└ 말도 안 돼;;;;;;;;;;;;;;;;; 19초라니;;;;;;;

└ 이건 뭔 게임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쉽게 골을 넣지…?

└ 이거 신재욱이 잘하는 거 맞지……? 프라이부르크 수비수가 개못하는 거 아니지?

└ 수비수가 못하긴 했는데, 신재욱 태클이 예술이었어. 난 정확히 공만 빼내는 슬라이딩 태클을 저렇게까지 잘하는 선수는 본 적이 없어…….

└ 공 뺏고 때린 슈팅은 또 왜 저렇게 깔끔하지? 구석으로 정확히 감아 찬 거 본 사람?;;;;

└ 하하… 당황스럽다…….

└ 근데 누가 신재욱 스트라이커로 불안하다고 했냐? 누가 의심했어? 어? 축알못 빨리 튀어나와 봐.

└ 일단 더 지켜보자. 방금 골은 너무 충격적이긴 한데, 어찌 보면 너무 기습이었으니까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 지켜보긴 뭘 지켜봐ㅋㅋㅋㅋ 19초 골이야ㅋㅋㅋ 만 17살짜리가 3경기에 나와서 4골 1도움 기록하고 있어ㅋㅋㅋㅋ 심지어 2경기는 후반에 교체되어서 들어간 거야ㅋㅋㅋㅋㅋ 이래도 지켜봐? 인정할 건 인정하자. 신재욱은 그냥 차원이 다른 천재야ㅋㅋㅋㅋ

└ 위에 말이 맞아. 지금 신재욱 폼 미쳤어. 생소한 스트라이커로 나와서도 이렇게 활약할 정도면 얘는 그냥 애초에 수준이 다른 선수였던 거야.

타앗!

경기장 중앙에 공을 내려놓으며, 신재욱은 동료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올렸다.

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행동이었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다들 왜 이렇게 멍을 때려?”

동료들 모두 넋이 나간 표정으로 신재욱을 쳐다보고 있었다.

휘익!

신재욱은 이번엔 프라이부르크 선수들을 바라봤다.

저들 역시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전부 넋이 나간 채로 신재욱을 쳐다보고 있었다.

스윽!

신재욱은 붉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중얼거렸다.

“다들 왜 이래? 당연한 걸 가지고.”

* * *

경기장에 있던 선수들 대부분이 경악하며 넋이 나간 상황이었지만.

그나마 빨리 정신을 차린 건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그나마 신재욱의 실력을 팀 훈련에서 보고 있어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바이에른 뮌헨이 공을 점유하는 시간도 점점 길어졌다.

― 바이에른 뮌헨의 흐름이 좋네요! 신재욱 선수가 프라이부르크 선수들에게 큰 충격을 줬기 때문이겠죠?

―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 겁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골을 허용했거든요? 이러면 선수들로선 멘탈이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 토니 크로스, 프랑크 리베리에게 패스합니다! 리베리,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진 않네요. 다비드 알라바에게 공을 넘깁니다!

― 바이에른 뮌헨의 플레이가 너무 좋은데요? 프라이부르크는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위험해 보입니다!

해설들의 말처럼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바이에른 뮌헨으로 넘어가 버렸다.

프라이부르크로서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그리고 프라이부르크의 선수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집중했다.

현재 진행 중인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모든 신경을 쏟았다.

그때였다.

다비드 알라바가 뒤로 돌리는 척 페인팅을 준 뒤, 기습적으로 크로스를 뿌렸다.

프라이부르크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빠르게 휘어 들어오는 날카로운 크로스였다.

그리고 그 순간.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신재욱이 본능적으로 위치를 이동했다.

원래도 위치선정이 좋은 그였는데, 지금은 ‘스트라이커의 본능(A)’ 특성으로 인해 도움까지 받는 상태였다.

[스트라이커의 본능]

[등급] A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슈팅의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타앗!

위치를 바꾼 신재욱이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점프력을 높이기 위한 하체 훈련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일까?

신재욱은 제법 높이 뛰어오를 수 있었다.

‘집중하자.’

공중에 뜬 지금.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날아오는 공을 바라봤다.

공은 빠르게 날아왔다. 눈을 잠깐이라도 깜빡이면 놓쳐버릴 정도로.

‘지금!’

신재욱은 날아오는 공을 끝까지 바라보며 이마를 가져다 댔다.

강하게 하는 헤딩이 아닌, 공에 실려 있는 힘을 살린 채 방향만 바꿔놓는 헤딩슛이었다.

실수는 없었다.

수천, 수만 번을 해왔던 동작이었으니까.

철렁!

프라이부르크의 골망이 또다시 흔들렸다.

이번에도 골을 넣은 선수는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신재욱이었다.

― 우오오오오오오오! 골입니다! 고오오오오오올! 신재욱입니다! 전반 19초 만에 골을 기록했던 신재욱 선수가 이번엔 전반 11분 만에 추가 골을 기록했습니다!

― 아름다운 헤딩이었습니다! 신재욱 선수! 완벽한 위치선정이었고, 완벽한 헤더였습니다! 다비드 알라바 선수가 올려준 크로스를 정확히 방향만 바꿔서 골로 연결하네요! 엄청난 헤딩 테크닉을 보여주며 골을 기록한 신재욱입니다!

전반 11분에 나온 두 번째 골.

그 장면을 본 한국 축구팬들은 정신을 차리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 어지럽다, 어지러워ㅋㅋㅋㅋㅋㅋ 신재욱 얘 뭐야ㅋㅋㅋㅋ 도대체 얼마나 더 놀라게 해주려는 걸까?

└ 헤딩 예술이다…… 위치선정도 개쩔었어…… 얘 그냥 공격수인데? 공격수 그 자체잖아? 이런 애가 왜 미드필더로 뛰었던 걸까?

└ 미드필더로도 말도 안 되게 잘하긴 했는데, 스트라이커로 두니까 그냥 괴물인데?;;;; 프라이부르크가 약한 팀이 아닌데, 그냥 혼자 씹어 먹고 있잖아;;;;;

└ 신재욱 월클이야??? 왜 이렇게 잘해???

└ 살려줘…… 지금 정신이 혼미해지려고 해…… 도대체 만 17살짜리 신재욱이 왜 스트라이커로 나와서 프라이부르크를 개털어버리고 있는 거야……? 이게 내가 알던 분데스리가가 맞아?

└ 나도 어지럽다…… 이쯤 되니까 신재욱이 잘하는 건지, 프라이부르크가 ㅈ밥인 건지 구분이 안 돼…….

└ 일단…… 경기를 좀 더 보자…… 신재욱 움직임에 집중해서 봐야겠어…….

└ 나도 이제 신재욱만 본다.

이제 한국 축구팬들은 오로지 신재욱의 움직임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공이 없을 땐 어떤 움직임 보여주는지, 공을 가졌을 땐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지를 바라봤다.

그리고.

한국 축구팬들은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 드…… 들어갔습니다……! 신재욱 선수…… 의 골입니다……! 프랑크 리베리 선수의 패스를 받아서 때려낸 터닝슛이 그대로 골로 연결됐습니다……!

― 이, 이제 겨우…… 전반 15분인데…… 허허! 신재욱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이건 정말… 보면서도 믿기가 어렵네요…!

프랑크 리베리에게 패스를 받자마자 몸을 돌리며 때려낸 신재욱의 슈팅이 또다시 프라이부르크의 골망을 흔들었으니까.

└ 와!!!!!! 해트트릭 했어!!!!! 아니, 신재욱 미쳤잖아????

└ 너무 잘해!!! 이건 뽀록도 아니야!!! 그냥 리얼 100% 실력이라고ㅋㅋㅋㅋㅋㅋ

└ 경이롭다 진짜ㅋㅋㅋㅋ 이 정도면 그냥 골 넣는 기계 아니야? 뭔 저기서 저런 터닝슛을 때릴 수가 있지?ㅋㅋㅋㅋㅋ

└ 터닝슛 타이밍이 말도 안 되게 빨랐어ㄷㄷㄷㄷ 저런 건 골키퍼가 절대 못 막지ㄷㄷㄷ

└ 전반전 15분인데 3 대 0ㅋㅋㅋㅋㅋ 신재욱 해트트릭ㅋㅋㅋㅋㅋㅋ 이거 뭐냐고ㅋㅋㅋㅋㅋ

└ 신재욱은 앞으로 걍 스트라이커로 주전 먹겠는데???

└ 타고났다는 게 이런 거구나…… 천재는 스트라이커로 첫 출전 한 경기에서 이렇게 할 수가 있는 거였어…….

그리고 지금.

“하하!”

전반 15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신재욱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바로 이 맛이지.”

잠시 잊고 있었던 스트라이커로서의 감각들이 전부 살아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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