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17화 (117/224)

117

* * *

신재욱의 골이 터진 직후.

바이에른 뮌헨과 하노버 96의 경기를 지켜보던 전 세계 축구팬들은 경악했다.

└ 저 5번 한국인!!! 진짜 잘한다니까? 골키퍼 앞에서 침착하게 페인팅 넣고 골 넣는 거 봤지? 쟨 당장 스트라이커로 뛰게 해도 한 시즌에 10골은 넣어줄 선수야!

└ 난 이택현? 맞나? 하여튼 저 공격수도 인상 깊던데? 신재욱과의 연계가 아주 환상적이었어. 특히 마지막에 원터치로 내준 패스는 완전히 예술이었어!

└ 쟤네 둘의 연계는 좋을 수밖에 없어. 내가 알기로는 이택현이랑 신재욱은 12살인가 13살부터 함께 호흡을 맞췄더라고.

└ 뭐? 둘이 완전 베스트프렌드잖아?

└ 맞아. 그래서 더 놀라워. 나이가 같고, 가장 친한 친구 둘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이렇게 뛰고 있잖아. 더구나 얘넨 겨우 17살밖에 안 됐어.

└ 17살에 이런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2명이나 보유하고 있다니…… 갑자기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부러워지는걸?

└ 어린 한국인 두 명이 하노버 96을 완전히 죽여놨군! 난 바이에른 뮌헨의 팬은 아니지만, 저 둘이 나오는 경기는 앞으로 꼭 챙겨봐야겠어.

└ 도대체 바이에른 뮌헨은 저런 천재들을 어떻게 찾아내는 거야? 나이도 어린 선수들이 실력이 너무 좋잖아?

같은 시각.

세리머니를 하던 신재욱은 진한 미소를 지으며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봤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고급 볼 컨트롤(B)’이 ‘최고급 볼 컨트롤(A)’로 성장합니다!]

“고급 볼 컨트롤(B)이 성장했다고? 이건 대박이지!”

신재욱의 미소가 더욱 진해질 수밖에 없는 메시지였다.

우선 ‘고급 볼 컨트롤(B)’의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고급 볼 컨트롤]

[등급] B

[효과] 공을 다루는 게 매우 편해집니다.

공을 다루는 걸 편하게 해주는 효과였고, 실제로 신재욱은 여러 방면에서 이 ‘고급 볼 컨트롤(B)’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워낙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던 특성이었기 때문에, 신재욱은 기대감이 담긴 눈으로 ‘최고급 볼 컨트롤(A)’ 특성의 정보를 확인했다.

[최고급 볼 컨트롤]

[등급] A

[효과] 공을 다루는 게 대단히 편해집니다. 또한, 드리블과 탈압박이 더 편해집니다.

“역시 대박이라니까?”

정보를 확인한 신재욱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꾸만 웃음도 새어 나왔다.

‘공을 다루는 게 지금보다 더 편해지고, 드리블이랑 탈압박을 할 때도 더 편해진다고? 이건 효과가 너무 좋잖아? 아, 너무 여기 정신 팔렸네.’

아직 확인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신재욱은 허공에 뜬 글씨들을 전부 치워버렸다.

지금은 다가오고 있는 동료들과 시간을 보낼 때였다.

“요오오오오! 재욱! 골 넣은 거 축하해! 하노버의 골키퍼를 그냥 털어버리던데? 근데 도대체 그런 깡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으하하하! 기어코 또 골을 넣는구나! 이봐, 코리안 몬스터! 2경기 연속으로 골 넣은 기분이 어때?”

“신재욱! 너는 어떻게 골키퍼랑 일대일 상황에서 한 번을 안 놓쳐? 훈련 때도 그러더니, 실전에서도 결정력이 100%네?”

“얘 노이어랑 일대일 할 때도 안 놓치는 괴물이잖아.”

“하긴 마누엘 노이어와의 일대일에서도 이기는데, 어떤 골키퍼랑 붙어도 쉽게 느껴지겠지.”

“축하한다! 한국에서 온 괴물 둘이 또다시 골을 만들어냈구나!”

세리머니 타임이 끝난 이후.

경기는 곧바로 재개됐다.

하노버 96의 선수들은 계속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그러나 이들의 의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도.

삐익! 삐이이익!

― 바이에른 뮌헨이 리그 13라운드 경기에서 하노버를 상대로 6 대 0 대승을 거뒀습니다!

* * *

하노버 96과의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신재욱은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

가장 먼저 받은 전화는 부모님에게서 온 전화였다.

― 재욱아! 경기 잘 봤다! 정말 잘하더라!

“감사해요. 아버지.”

― 그래,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고.

“예. 힘들면 바로 얘기할게요.”

― 밥은 잘 먹고 있는 거야?

“너무 잘 먹어서 문제에요. 여기 밥 되게 맛있거든요.”

― 잘됐네. 그럼 이제 엄마 바꿔줄까?

“예. 바꿔주세요.”

― 아들! 잘 지내고 있는 거니?

“잘 지내고 있죠. 경기는 보셨어요?”

― 그럼! 우리 아들 나오는 경기인데 당연히 봤지! 전반전엔 우리 아들이 안 나와서 조금 졸았는데, 후반전부터는 자리에서 안 일어나고 집중해서 봤어. 우리 아들, 너무너무 잘하더라!

“늦은 시간이라 피곤하셨을 텐데, 봐주셔서 감사해요.”

― 그게 무슨 말이니, 남도 아니고 사랑하는 아들이 나오는데 당연히 봐야지!

“하하……감사해요.”

― 그래, 어제 경기해서 피곤할 텐데 얼른 쉬어.

“예, 어머니.”

― 알겠어~! 끊을게 아들!

“예!”

부모님과의 통화를 마친 신재욱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 바그너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 신재욱 선수우우우우우우!

“…진정하세요.”

― 아, 제가 너무 흥분했나요? 으하핫! 신재욱 선수의 활약상을 보고 하루를 참았다가 연락을 하는 바람에 흥분했던 게 더 크게 터졌나 봐요. 너무 시끄러웠죠?

“예. 귀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 미안합니다! 그나저나 축하한다는 말 하려고 연락드렸어요! 2경기 연속 골 기록 정말 축하드려요! 정말 어제 경기를 보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지 뭐예요? 꿈에 그리던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의 동시 출격을 보고 한 번 울 뻔했고, 두 분이 합작해서 2골을 만드실 때도 계속 눈물이 날 뻔했어요. 아, 솔직히 조금 울긴 했지만, 이건 비밀입니다. 그리고…….

진 바그너와의 통화는 길게 이어졌다.

워낙 말이 많은 사람이 흥분하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수다의 왕’이 따로 없었다.

원래라면 적당히 듣고 끊어버렸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진 바그너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게 느껴졌으니까.

그리고.

그나마 다행인 건 옆에 이택현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진! 옆에 택현이 있는데, 바꿔드릴까요? 얘도 어제 골 넣고 도움도 기록하고, 되게 잘했잖아요.”

― 오오! 안 그래도 이택현 선수한테도 따로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그래 주시면 저야 고맙죠! 옆에 계셨구나?

옆에 계셨구나? 진 바그너의 마지막 말.

그 말을 들은 이택현은 몸을 떨었다.

동시에 원망스럽다는 표정으로 신재욱을 노려봤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진 바그너를 혼자 상대하는 게 어려운 것을.

‘나라도 살아야지.’

부모님, 진 바그너, 그리고 지인들과의 통화까지 모두 마친 뒤.

신재욱은 팀 훈련에 참여했다.

전날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받는 훈련의 강도는 평소보다 훨씬 약했다.

사실상 힘든 건 없는,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교체로 뛰어서 그런지 몸 상태가 괜찮네.”

신재욱은 몸의 이곳저곳을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후반전에 교체되어 투입된 것이었기에,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지도 않았다.

그때였다.

“재욱!”

팀의 주장 필립 람이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 1군에 온 뒤로 많이 가까워진 동료 중 하나였다.

“필립! 몸은 좀 어때요? 요즘 계속 풀타임 뛰고 있잖아요.”

“나야 뭐, 괜찮지. 익숙하니까. 지금 몸 상태면 다음 경기도 충분히 풀타임으로 소화할 수 있어.”

“대단하시네요.”

“대단하긴 무슨, 오래 축구 하고 싶으니까 평소에 관리하는 거지.”

“평소에 거의 집에 계신다고 했죠?”

“그렇지. 가족들이랑 보내는 게 좋으니까. 그리고 멀리 나가면 피로가 쌓여서 경기력에 안 좋아.”

“우와…….”

신재욱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필립 람은 현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풀백 중 하나로 평가받는 위대한 선수인데, 거만한 모습이 전혀 없고 매번 모범을 보이며 많이 뛰는 선수였다.

지금 말하는 것처럼 축구밖에 모르는 사람이기도 했다.

더구나 체력과 멘탈 모두 좋았다.

최근 몇 경기를 계속해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군말 없이 다음 경기에도 풀타임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는 넌 괜찮아? 교체로 나와서 뛰긴 했어도, 짧은 시간에 많이 뛰던데.”

“저야 멀쩡하죠. 풀타임도 뛸 준비가 되어있어요.”

“하하! 그래, 지금처럼 잘하면 금방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야.”

필립 람과의 대화는 즐거웠다.

하지만 길게 이어가진 못했다. 필립 람은 팀의 주장이었고, 모든 선수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돌아다니는 중이었으니까.

“필립 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지.”

멀어지는 필립 람을 바라보던 신재욱은 몸을 일으켰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과 약속한 시각이 됐기 때문이었다.

“감독님, 들어가도 될까요?”

신재욱은 감독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이윽고 들어오라는 말을 듣곤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게.”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인자하게 웃으며 신재욱을 반겨줬다.

대화는 가벼운 주제로 시작됐다.

숙소에서의 생활에 관한 질문과 답변, 훈련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와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이처럼 가벼운 대화를 나누던 도중,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분위기가 변했다.

신재욱 역시 미소를 지우고 감독의 말을 기다렸다.

“자네 혹시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적 있나?”

“예?”

“자네를 볼 때마다 스트라이커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거든. 그래서 묻는 것일세.”

스트라이커로 뛰어본 적 있냐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질문.

이 갑작스러운 질문에 신재욱은 잠시 고민했다.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건 환생 전인데…….’

스트라이커로서의 경험이 없다고 말할 것인지, 있다고 말할 것인지를.

그러나 이내 솔직하게 말하기로 결정 내렸다.

“예.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적이 있고,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도 스트라이커입니다.”

그러자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눈이 커졌다.

“호오! 역시 그랬군! 그런데 왜 그동안 스트라이커로 뛰지 않았나?”

“스트라이커로 뛰기엔 지닌 능력이 부족했었어요. 포지션을 고집할 때가 아니었죠. 제겐 경기에 나가는 게 더 중요했거든요.”

“……말 못 할 일들이 있었나 보군. 사실 방금과 같은 질문을 했던 건, 지난 경기에서 자네에게서 스트라이커로서의 재능을 봤기 때문이었네. 그런데 스트라이커가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이라니, 오히려 얘기하기 편해졌어.”

“어떤 얘기를 하시려고……?”

“다음 경기에 스트라이커로 출전해보게. 아직 원톱은 조금 위험하고……그래! 마리오 고메스와 함께 투톱으로 뛰면 괜찮겠군.”

“……스트라이커요?”

신재욱은 떨리는 눈으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을 바라봤다.

감독의 눈에선 오직 진심만이 느껴졌다.

“그래. 스트라이커. 마리오 고메스나 마리오 만주키치와 같은 타겟형 스트라이커와 토마스 뮐러를 투톱으로 사용하는 전술 알고 있지?”

“……예. 알죠.”

“다음 경기엔 자네가 토마스 뮐러의 역할을 맡게 될 거야.”

“……!”

“그리고 선발로 출전하게 될 거니까 컨디션 조절 잘해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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